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33)
도움 (4)
케이너스 길드가 건넨 계약금은 10억원.
상우는 그 중의 절반인 5억원 어치인 쥬얼 5000개는 계약 자리에서 즉시 지급받았다.
박원태는 상우와 강준모가 쥬얼이 담긴 가방을 챙기고 길드를 나서는 뒷모습을 보면서 뭔가 생각에 잠긴 표정이었다.
‘별 효용도 없는 잡템을 처분했으니 일석이조다. 하지만···.’
근데, 잡템을 받아가는 상우의 자신만만한 태도는 왠지 손해를 본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박원태는 계속 고민하고 있었던 거였다.
“쥬얼은 사람한테 사용할 수 없지. 아마도 자신의 분신한테 사용하려는 게 분명해.”
사람에게 사용 못한다는 제약과 몬스터화라는 부작용 때문에 외면 받는 쥬얼.
그는 아이템 제조시 재료 정도로나 사용되는 그 잡템을 온전히 소화할 수 있는 헌터가 나타났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부작용이 없다는 말인가···. 2팀장, 정상우를 주시하게.”
만약 그의 판단이 맞다면, 헌터 순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다.
* * *
상우는 집에 돌아온 즉시 쥬얼을 사용했다.
그가 받은 최하급 쥬얼들은 다음과 같았다.
───────────────
근력의 쥬얼: 1200개
순발력의 쥬얼: 1000개
체력의 쥬얼: 900개
지구력의 쥬얼: 800개
마력의 쥬얼: 450개
재생력의 쥬얼: 650개
───────────────
007가방에 100개씩 비닐 포장으로 깔끔하게 정리된 쥬얼들.
상우는 먼저 근력의 쥬얼 1봉지를 꺼내어 분신에게 사용했다.
1호에게 하나둘 쥬얼을 섭취시키자, 1호의 근육이 울룩불룩 튀어나오며 징그러워져 갔다.
그와 동시에 상우의 근육도 미세하게 부풀기 시작했다.
알 배기는 느낌과 함께 상우의 근육결이 미세한 상처가 생기고 순식간에 아물면서 순식간에 커져갔다. 근섬유 하나하나가 꼬이면서 탄탄해져갔다.
강해지고 있는 거였다.
다만, 몸 전체적으로 그렇게 성장하니 약간 감기몸살에 든 것처럼 아파오기 시작했다.
‘으윽, 생각보다 아픈데.’
이미 전에도 한 번 겪었던 일이지만, 이번에는 유난히 심했다.
그렇게 근 성장의 통증을 참으면서 쥬얼들을 먹였을 때였다.
[근력 수치가 인간 한계인 1에 도달하였습니다.]
[1차 한계를 돌파합니다.]
[분신 강화 스킬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마력수치가 1에 도달했을 때도 떠올랐던 메시지가 다시 나타났다.
다만 별 차이 없이 스무스하게 넘어갔던 마력 때와는 달리, 몸 전체적으로 변화가 있었다.
약간 보디빌더처럼 커지고 있던 상우의 근육이 조금씩 압축되어가기 시작한 거였다.
근섬유 하나하나가 질겨지고 밀도 있게 압축되었다.
상우는 주먹을 꽉 쥐어보았다.
꽈아악-
어떤 물체라도 터트려버릴 수 있을 거 같은 자신감이 들었다.
‘이게 힘이구나.’
고작 능력치 1에 도달했을 뿐인데도, 어마어마한 힘이 솟아올랐다.
이것이 보통의 인간이 한계까지 발휘할 수 있는 힘이다.
‘하지만 모자라.’
상우는 분신에게 쥬얼을 더 먹였다.
근력, 순발력, 체력, 지구력, 재생력, 마력.
더, 더, 조금 더.
그와 동시에 상우의 몸도 급속도로 성장했다.
내장기관이 강화되고, 이미 상우에게 있던 희미한 복근이 선명해져갔다.
가슴 근육이 커져가며 윤곽이 또렷해져갔고, 등 근육도 조금씩 넓어졌다.
어깨도 동그랗게 부풀어 올랐으며, 허벅지는 돌기둥처럼 단단해져갔다.
키도 조금씩 커지며, 상우의 몸이 잘 빚은 조각상처럼 변해갔다.
몸 전체가 발달하였다.
그렇게 상우는 며칠에 걸쳐, 쥬얼 5000개를 모두 흡수할 수 있었다.
시간이 오래 걸린 이유는 한번에 1000개 이상의 쥬얼을 사용하자, 분신의 통제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
[능력치]
·근력: 0.850 → 1.450
·순발력: 0.660 → 1.160
·체력: 0.791 → 1.241
·지구력: 0.688 → 1.088
·마력: 1.153 → 1.407
·활력: 0.336 → 0.339
·재생력: 0.423 → 0.774
───────────────
쥬얼들을 먹이는 중에도 분신들을 사냥과 훈련을 시켜왔다.
그렇게 얻은 자잘한 능력치를 빼더라도 도합 2.5의 능력치가 상승했다.
어마어마하게 변화된 수치.
‘5.0이 올랐으면 좋겠지만, 분신 강화 스킬의 레벨이 아직 낮아서 반영이 50%밖에 안 되니···.’
그래도 대부분의 능력치가 E급 헌터의 평균이라는 능력치 1을 넘어섰다.
특히 절감하는 건 재생력이었다.
갑자기 세진 힘 때문에 턱수염을 면도하다가 베이는 경우가 잦아졌는데, 재생력이 높아져서인지 그 정도 가벼운 상처는 하루면 말끔히 나아버렸다.
대신 육체가 크게 변화하자, 몸은 성장을 위해 끊임없이 영양을 요구했다.
상우는 단백질 보충제와 각종 영양제를 퍼먹으면서 생각했다.
‘이제 E급 헌터도 시간문제인가.’
E급 던전을 몇 번 돌아서 협회의 기준만 통과하면 바로 올라갈 수 있을 터였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밥 먹고 샤워까지 마친 상우는 옷을 입기 시작했다.
티셔츠를 입을 때였다.
투두둑.
몸이 커져서일까, 아니면 힘이 쎄져서일까.
면 소재의 옷이 가볍게 찢겨나갔다.
‘이런··· 옷도 다시 사야겠네.’
급격히 변화된 육체에 적응하고 시험해볼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시간이 없었다.
오늘이 바로 오딘의 탑으로 출발하는 날이었으니까.
* * *
비행기를 타고 수십 시간의 비행 끝에 도달한 곳은 아이슬란드였다.
그곳에는 오딘의 탑으로 향하는 발할라 포탈이 있다.
‘진짜 크다.’
반경 1km.
통상적인 포탈에 비해 훨씬 거대한 그 포탈은 넓은 초원에 홀로 자리하고 있었다.
너무나도 거대한 크기에 상우는 압도되었다.
마치 신비한 자연 현상을 목도하고는 그 위대함에 전율을 느끼는 것처럼.
“가시죠.”
허나, 지체할 시간이 없다.
침을 꿀꺽 삼킨 상우는 강준모와 함께 케이너스 길드를 따라 포탈을 넘어갔다.
포탈을 넘어가자 보이는 건 우주였다.
말 그대로,수많은 별무리들이 반짝거리는 어두운 밤하늘 같은 우주 말이다.
“헙.”
바로 우주 공간이라니.
상우는 이미 이 내부 상황에 대해 몇 차례 주의 안내를 받았지만, 놀라서 숨을 참았다.
“괜찮습니다. 알 수는 없지만, 뭔가 결계가 쳐져있는지 여기서도 숨을 쉴 수 있으니까요.”
케이너스길드 공략2팀장 유시우가 말했다.
그의 말처럼 놀란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자, 숨 쉬는데는 지구와 별 차이가 없었다.
그러자 주변이 눈에 들어왔다.
바닥은 푸석푸석해 보이지만 단단한 하얀색 재질의 암석이었고 매우 평평했다.
마치 누군가가 그렇게 가공한 것처럼 보였다.
허나, 그런 평평한 대지는 쭉 펼쳐지다가 끝자락에 다다라 끊어져 있었다.
마치 홀로 떨어져나가 우주를 떠도는 돌덩어리 같았다.
그렇게 깨져나간 하얀 대지 위로 검은색 탑이 서있었다.
“여기가 오딘의 탑입니다.”
오딘의 탑.
공략방법이 알려지지 않은, 최악의 던전에 드디어 도착한 것이다.
그들은 검은탑 최하단, 1층에 있는 입구에 다다랐다.
입구는 무언가 검은색으로 일렁거리는 액체로 덮여있었다.
“여기가 입구입니다. 보시다시피···.”
유시우가 입구에 돌멩이를 던졌다.
허나, 돌멩이는 액체 같은 입구 표면에 살짝 잠겼다가, 이내 도로 튕겨져 나왔다.
“일반 사물은 통과할 수가 없습니다. 다만 착용한 장비나 물품은 허용되지요.”
그래서 구호물품을 전달할 수 없는 거였다.
그렇다고, 구호물품을 들고 구조대를 보내자니, 구조대마저도 던전에 갇혀버릴 가능성이 너무 높았다.
그런 이유에서 분신이 필요한 거였다.
이제 상우가 나설 차례였다.
“후···. 들어가겠습니다.”
자리를 잡은 상우는 대동한 분신 1호에게 패밀리어 스킬을 사용했다.
◎◎◎◎◎◎◎◎◎◎◎◎◎◎◎
시야가 반전되며 1호의 눈으로 보게 된 상우.
1호의 몸은 두꺼운 방한복으로 감싸져있어서 후덥지근했다.
그는 1호를 구호물품 배낭을 짊어지게 하고는 오딘의 탑으로 들여보냈다.
입구의 검은 액체 같은 표면에 닿자, 이번에는 반발 없이 배낭 째로 1호가 오딘의 탑으로 들어섰다.
패밀리어 스킬은 유지되고 있었다.
이미 오딘의 탑에 도전한 다른 소환사들이 소환수로 실험했었기에 알려진 사실이었다.
“성공이다!”
상우의 귀로 케이너스 길드의 환호소리가 들려왔다.
아마도 구호물품이 넘어간 사실이 기쁜 거 같았다.
‘집중하자.’
신경 쓰지 않으려 애쓰며, 상우는 1호의 시야에 집중했다.
오딘의 탑 1층 내부는 단순했다.
끝없이 펼쳐진 얼음 지대라는 것.
그게 다였다.
대신, 뒤를 돌아보자, 있어야 할 입구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래서 탈출을 못하는구나.’
거기에 미친 듯한 추위까지.
방한복을 입고 있음에도, 손가락, 발가락, 귀와 코, 신체 말단들이 떨어질 거 같은 추위가 1호를 덮쳐왔다.
‘으윽, 1호야 플랜A 실행해.’
그러자 1호가 재빨리 배낭에서 여러 가지 아이템들을 꺼내고 있었다.
1호의 의지력과는 상관이 없는지, 배낭을 뒤지는 1호의 신체가 덜덜 떨리고 있었다.
그 감각을 공유하고 있는 상우 역시 너무 고통스러웠다.
‘으윽···.’
상우는 1호가 군수업체인 트론 사의 아이템을 사용하여 휴대용 벙커를 생성하고, 그곳에 포션백과 해독제패키지, 발열구, 마정석꾸러미 등을 내려놓는 걸 지켜봤다.
일단 입구 포지션에 구호물품을 세팅하는 1차 계획이 완료되었다.
이후 1호는 진입 사실을 남기기 위해, 신호탄을 발사하였다.
피유웅- 펑!
태양이 없음에도 빛이 있는 새하얀 극빙지대의 하늘에 타오르는 마법의 글씨가 새겨졌다.
[케이너스 길드 생존자는 시작 위치로.]
친절하게 한국어로 적힌 마법의 글자들이 하늘을 밝혔다.
고개를 들어 신호탄이 정상적으로 작동한 걸 확인한 1호는 움직여 안내표지판까지 설치 완료했다.
‘수고했어. 이제 수색을 시작하자.’
이제 공략1팀의 생존자들을 찾아야 할 차례.
눈은 내리지 않았지만, 온 사방이 하얀 눈과 얼음인 이곳에서 어떻게 생존자들을 찾아야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일단 무작정 앞으로 가보기로 했다.
얼마를 걸었을까.
3레벨 패밀리어 스킬의 범위인 3km를 넘어가자, 패밀리어 스킬이 해제되려는 느낌이 왔다.
지지직거리며 흔들리는 시야.
‘여기까지인가.’
다시 1호를 돌아오게 하려할 때였다.
1호의 다리가 급속도로 얼어붙기 시작했다.
‘어, 어, 어? 끄아악-.’
그리고 순식간에 얼어붙어버리는 1호의 몸.
패밀리어 스킬로 1호와 감각이 공유된 탓에, 상우는 1호의 온몸이 얼어붙는 그 끔찍한 고통을 고스란히 느꼈다.
그리고 그때, 1호의 얼어붙어 일그러진 시야 너머로 뛰어드는 기괴한 그림자가 있었다.
퍽-
1호의 몸이 부서져 내렸다.
◎◎◎◎◎◎◎◎◎◎◎◎◎◎◎
“으아아악-!”
상우의 원래 몸으로 시야가 돌아왔다.
갑자기 상우가 몸을 웅크리고 미친 듯이 몸을 떨어대자, 주변에 대기하고 있던 케이너스 길드원들이 다가왔다.
“추··· 추워···.”
온몸이 얼어붙는 끔찍한 고통.
분신이 역소환될 때까지 겪은 그 고통으로 상우는 한동안 패닉 상태에 빠졌다.
“구호물품은 일단 오딘의 탑으로 들여보내는데 성공했으니, 일단 여기를 빠져나가죠.”
상우가 정신을 못 차리자, 케이너스 길드는 철수를 결정했다.
상우를 부축해서 일사분란하게 발할라 포탈을 향해 빠져나가는 일행들.
그렇게 그들이 떠난 후였다.
아무도 없을 거 같았던 오딘의 탑 1층, 그 극빙지대 어느 한 곳에 변화가 생겼다.
갑자기 아지랑이처럼 일렁거리는 공간.
그리고 그 공간에서 작고 귀여운 얼굴이 쏙 튀어나왔다.
그녀는 정찰을 하는지 주변을 둘러보더니, 다시 공간 속으로 사라졌다.
잠시 후, 다시 쭉 갈라지는 공간.
그 속에서 방한복을 껴입은 일단의 사람들이 튀어나왔다.
“냉기수호자들은 이동한 거 같아.”
“다행이다. 으으- 추워.”
“냉기 저항이 아무리 올라도 이 추위는 적응이 안돼.”
“말할 시간에 빨리 이동하자.”
“그래. 유나야, 오늘은 어디로 갈 거야?”
나침반이 안 통하는 이 공간.
리더의 감에 전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음··· 어디로 가지.”
박유나는 사방을 둘러보며 어디로 갈지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들이 바라보는 하늘에서는 1호가 쏘아올린 신호탄의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박유나는 이내 한 곳을 골랐다.
그 방향은 아쉽게도 1호가 있던 시작 위치와 정반대 방향이었다.
“일단 오늘은 이쪽으로 가보죠.”
그들은 말없이 얼음으로 가득한 지대를 걷기 시작했다.
한 걸음, 두 걸음 이동하는 그들.
그들의 방한복에는 선명하게 케이너스 길드의 마크가 새겨져 있었다.
오랜 시간 1층을 헤매는 그들의 기색은 매우 지쳐보였다.
* * *
오딘의 탑에 구호물품을 전달한 이후.
상우는 몇 번 더 분신을 오딘의 탑에 들여보냈다.
분신들을 1층의 극한에 한기에 노출한 탓인지 냉기 저항 능력치가 개방될 정도였다.
허나, 예상한대로 극적으로 공략1팀을 구조한다든지 하는 큰 성과는 없었다.
결국 10일 동안 매일 1번씩 그렇게 구호물품을 쌓고 나자, 케이너스 길드는 완전 철수를 결정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온 상우.
바로 박원태와 미팅을 하게 되었다.
“오딘의 탑 1층 내부는 기존의 알려진 것과 일치하네요. ‘냉기수호자’라 명명한 정체불명의 존재에게 기습을 당하는 것도 그렇고.”
“예. 제가 만약 좀 더 강했다면, 모습을 봤을 텐데 전혀 볼 수가 없었습니다.”
“공략1팀의 흔적은 있던가요?”
“전혀요.”
상우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하···.”
탄식을 내뱉는 박원태.
‘동생이 갇혀있다고 했지. 안타깝다.’
허나, 도와주고 싶지만 자신은 아직 너무 약하다.
게다가 자신도 여동생을 구해야하지 않은가.
계약대로 이행했으니, 상우는 최선을 다한 셈이다.
“제가 아는 건 여기까지입니다. 혹시 또 제 도움이 필요하시면 연락주세요. 계약은 아직 유효하니까요. 착수 10회에 대한 비용 10억원은 이전처럼 절반은 현금, 절반은 쥬얼로 받겠습니다. 쥬얼 준비되는 대로 연락 주십시오.”
빨리 사냥을 해서 엘릭서 비용을 한 푼이라도 더 벌고 싶은 마음에, 정보 교환이 끝나자마자 상우가 자리에서 일어서려 할 때였다.
“정상우 씨, 잠깐만요. 아직 안 끝났습니다.”
“예?”
박원태가 진지한 어조로 얘기했다.
“계약 조건 중에 코칭 해드릴 게 남아 있잖아요? 상우 씨 훈련,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붙잡는 박원태.
그는 케이너스 길드의, 아니 여동생을 구할 유일한 희망이 정상우임을 정확히 캐치하고 있었다.
‘빡세게 굴려주지.’
월검月劍 박원태.
그가 진심으로 상우를 키우기로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