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55)
스톰코어 마나엔진의 스킬 레벨이 올랐다.
게다가 거기서 그치지 않고 그의 몸에 자리 잡은 코어로 인해, 이전까지 고요하게 흘렀던 상우의 체내에 흩어진 마나들이 코어를 중심으로 빠르게 회전, 순환하기 시작했다.
마나는 체외로 벗어나지는 못하고 상우의 몸을 빠른 속도로 휘돌았다.
‘완벽하다.’
레이븐은 또 한 번 감탄했다.
시작부터 스톰코어의 힘으로 흐르는 마나의 흐름이 첫 단계라 볼 수 없을 정도로 도도했다.
코어가 생겨나고 마나에 바람의 속성이 부여되기 시작하는 게 첫 번째 단계라면, 체내에 마나를 순환하고 원하는 곳으로 움직이는 건 두 번째 단계였다.
코어가 워낙 완벽하기에 다음 단계가 저절로 실행되고 있었던 거였다.
-좋다. 다음으로 넘어가지. 이제 체내를 순환하기 시작한 마나의 흐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통제할 수 있어야···
레이븐의 코어 강론은 저녁때까지 이어졌다.
* * *
그날 늦은 밤.
코어를 만들고 마나 훈련을 하다가 지친 상우는, 간신히 약속을 핑계로 레이븐의 마수(?)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레이븐과 글러트니를 호텔방에 내려주고, 경도를 만나러 가는 길.
‘그래도 대단한데. 이 스톰코어란 게.’
지금도 자신의 가슴 한 가운데에 자리 잡은 코어가 느껴졌다.
그가 코어로 의념을 집중하자, 코어가 회전하기 시작했다.
‘이것도 마나호흡 만렙처럼 자동으로 안되나. 왠지 될 거 같은데. 분신들한테 시켜볼까.’
상우는 분신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스톰코어를 계속 순환시키면서 지금의 명령을 수행해라.’
잘 될지 안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명령을 내려놓았다.
다행히 명령이 잘 먹혔는지,
[스톰코어 마나엔진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마력이 0.001 올랐습니다.]
이런 시스템 메시지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상우는 만족해하며 경도와의 약속장소에 도착했다.
그곳은 경국대 앞, 술집이었다.
주차할 데가 없어서 경국대 캠퍼스 안에 주차하고 술집으로 향했다.
딸랑-
문을 열고 들어서자, 불콰하게 취한 사람들의 시끌벅적한 음성들이 들려왔다.
상우는 경도를 찾았다.
한쪽에 컴공과 동기들과 함께 앉아 있는 경도가 보였다.
“요-! 왔어?”
경도가 상우를 발견하고 손짓했다.
상우는 테이블로 향했다.
“이야- 우리 헌터님 오셨네.”
“상어 오랜만이다. 잘 지냈냐.”
상우의 얼굴을 보자 반갑게 맞아주는 친구들.
상우도 웃으며 인사했다. “그럭저럭 지냈지. 니들은 살판 났나보네.”
“뭔 소리야. 과제하랴 시험 공부하랴 죽겠구만.”
“그럼 요 턱살 뭔데.”
“이거? 휴대용 목베개랄까···.”
“뭐? 크크크큭.”
오랜만에 만났지만, 마치 어제 보고 오늘 본 사이처럼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상우는 경도를 비롯한 친구들과 함께 시시덕거리며 떠들었다.
대부분 상우의 헌터 활동에 대한 친구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시간이었다.
“너 능력이 분신술이라던데 그게 뭐냐? 뭐길래 6개월만에 C급 1위 된 거야.”
“그냥 말 그대로 나랑 똑같은 분신 만들어내는 능력이야.”
“그럼 별로 안좋은 거 아니야?”
뭘 잘 모르는 친구가 한 마디 했다.
그러자, 옆에서 면박을 준다.
“아니지 븅신아. 분신 하나 생기면 전력이 2배 되는 거고, 둘 생기면 3배되는 거지. 언더스탠?”
“아~ 그렇겠네. 그럼 졸라 사긴데?”
상우가 얘기하지 않아도 자기들끼리 북치고 장구치고 했다.
“뭐, 사기까지는 아니고. 근데 소문이 어디까지 퍼진 거야. 다 알고 있네.”
“경국대에서 너 엄청 유명해. 특히 컴공과에서는 너 모르는 사람 없을걸? 그리고 SNS에서도 너 S급 될 루키라고 소문 자자하고.”
“남의 일에 참 관심이 많네.”
“야. 컴공과 나와 봤자 박봉인데, 넌 헌터 돼서 1년에 십억원 가까이 버는데 안 부럽겠냐. 부러우니까 관심이 많은 거지.”
‘십억원이 아니라 수백억원인데.’
그 말에 오류가 있었지만 상우는 굳이 나서서 정정해주지는 않았다.
아마도 C급 헌터들의 일반적인 수입을 생각하는 듯 했다.
“근데, 여동생 치료했다고? 그거 불치병이라서 너 무슨 엘릭서 구해야 된다고 그러지 않았냐.”
“아, 그거 블레스 씨가 도와줘서 치료했지.”
상우가 덤덤히 대답했다.
“대박. 너 블레스도 아냐?”
“얘 그때 그 프랑스 S급 몬스터 나왔을 때도 있었잖아.”
“개쩐다. S급 몹은 잡으면 얼마나 버냐?”
최대 관심사는 역시 수입이었다.
“나도 몰라. 정산 지분은 블레스 씨 다 줘버려서.”
“아··· 겁나 아깝네. 그럼 너 거지냐. 크크큭.”
“거지겠냐. 돈 억수로 버니까 걱정 붙들어 매셔.”
“올~ 그럼 오늘 상어가 쏘는 각, 인죵?”
“인정. 한 턱 쏴라.”
상우가 피식 웃었다.
“그래, 오늘 형님이 크게 쏜다. 먹고 싶은 거 있냐.”
“회, 회, 회, 회! 회 먹자!”
“콜!”
“그럼 자리 이동할까? 나가자.”
상우는 대리를 부르고, 친구들은 택시를 태운 채로 강남으로 이동했다.
이후 고급 일식집에 들어가 비싼 코스요리와 술을 시켜먹었다.
“와, 상우 덕분에 이런 데서 술도 마셔보네. 고맙다.”
“나도. 이런 데 처음 와본다.”
“가끔 데려가줄게, 인마.”
“알았습니다, 행님.”
“야, 사케 더 시켜도 되냐?”
“먹고 싶은 거 다 시켜.”
역시 남자애들이라 그런지 술을 미친 듯이 퍼먹었다.
하지만 상우는 몸이 좋아져서 술을 많이 마셔도 취하는 듯 하다가 금방 깨버렸다.
독 내성 때문에 알코올 분해 속도도 빨라진 거 같았다. 몇 시간이 지났을까.
그렇게 즐겁게 놀고 마시고 계산할 때 보니 몇백만원의 술값이 나왔다.
각성하기 전의 자신이라면 손을 벌벌 떨 금액이었지만, 지금은 하나도 부담스럽지가 않았다.
이제 이 정도 돈은 거의 껌값이랄까?
‘돈이 많다는 게 이런 거구나.’
지금도 통장에는 수백억의 돈이 잠들어 있었고, 앞으로 그는 더 많은 돈을 벌 테니까.
이제 돈은 크게 중요한 거 같지 않았다.
상우가 밤 늦게 도착한 터라, 술집을 나왔을 때는 이미 꼭두새벽이었다.
3차를 가자는 친구들을 모두 택시를 태워서 집에 보내고, 상우는 대리 운전을 불러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돌아가는 길에도 상우는 정신이 말똥말똥했다.
‘나는 앞으로 무엇을 하게 될까.’
창밖을 바라보며 앞으로 자신의 미래와 계획에 대해 골똘히 고민했다.
‘돈은 지금도 충분하긴 한데. 뭘 해야 하지? 그냥 지금처럼 분신들 굴리면 될까.’
상우는 잘나가는 다른 헌터들은 무엇을 하는지 커뮤니티를 뒤져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날 밤을 꼬박 새듯이 인터넷을 돌아다닌 끝에 상우는 결론을 낼 수 있었다.
‘그냥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면 되는 거였어.’
친구를 만나고, 맛있는 거 먹고, 게임하고, 운동하고, 연애하는 등 대부분의 헌터들은 일상을 매우 즐겁게 보내고 있었다.
‘그래. 나도 하고 싶은 것만 하자.’
그리고 돈은 넘치는 게 아니었다.
‘뭔 차가 이리 비싸.’
그동안 상우는 가성비 좋은 수천만원 대의 SUV 차량을 타고 다녔다.
그런데, 남자의 로망인 스포츠카 하나를 구매하려고 마음먹고 차종을 알아보자, 비싼 차들은 수십억원이 넘어갔던 것.
이왕이면 최고의 차를 구매하려한 상우였지만, 그 가격에 살짝 망설여졌다.
‘아냐, 그깟 30억, 또 벌면 되지. 분신들 열심히 굴리는 거야.’
사고 싶은 게 생기고 나니, 또 사고 싶은 게 생겨났다.
‘맞아. 아빠도 차 바꿔드려야 하는데. 아빠 차도 한 대 뽑아드리고.’
그러고 나니 엄마가 걸렸다.
‘엄마는 집을 해드려야 되나? 아냐, 지금 집도 잘 살고 있는데. 아, 근데 지금 집도 좀 애매한데··· 철통 보안인 집 없나.’
나만의 완벽한 집을 갖고 싶은 욕구도 생겨났다.
‘집은 나중으로 하고, 일단 차부터 사볼까.’
결심이 선 상우는 바로 유명 자동차 매장을 방문했다.
차 매매는 지난번에도 첫차를 살 때 한 적이 있었지만, 잘은 몰랐기에 이 부분에 잘 아는 강준모를 대동한 채였다.
“드디어 차에 눈을 뜨셨군요. 남자는 역시 람보르기니죠. 자, 가시죠.”
상우는 매장에서 딜러와 상의한 후에 가장 멋있어 보이는(상우는 차에 대해 잘 몰랐다) 스포츠카 한 대를 뽑고, 아빠도 차 한 대를 뽑아드렸다.
자신은 람보르기니였고, 아빠는 롤스로이스 팬텀이었다.
이름은 너무 길어서 외우길 포기했다.
물론 강준모가 추천해준 종류들이었다.
“헌터님, 이번에 차 몇 대 더 뽑으시죠.”
그는 세금 때문에라도 그가 좀 더 소비생활을 해야함을 어필했다.
하지만 상우는 차는 지금도 충분히 만족하고 있었기에 사양했다. “에이전트님, 엄마한테도 선물을 해드리고 싶은데, 뭐 없을까요?”
“많죠. 백화점만 가도 널렸습니다.”
“아, 한 번 가봐야겠네요.”
두 사람은 바로 백화점으로 가서, 백화점도 한 번 휩쓸었다.
거기서 가족들에게 줄 스마트 고글도 하나씩 다 샀다.
그날 백화점에서 사온 선물을 한가득 엄마에게 안겨드리자 집은 난리가 났다.
“아들~ 고마워. 잘 쓸게!”
이애숙 여사는 상우가 선물한 옷들과 냉장고를 보면서 즐거워했다.
상우는 엄마가 그렇게 행복해하는 모습을 처음 본 거 같아 마음이 뭉클해졌다.
‘엄마, 내가 더 잘해줄게.’
이후 며칠 뒤.
두 차가 집으로 배송되었다.
상우는 롤스로이스 팬텀을 아빠 정성현에게 보여드렸다.
“고맙다. 아들. 잘 타고 다니마.”
무뚝뚝하게 말했지만, 그도 왠지 감격에 겨운 눈치였다.
“뭘요. 또 필요하신 거 있으시면 사드릴게요. 막 타고 다니세요.”
“알았다. 여보, 드라이브나 하러 갈까?”
“좋아요~”
이후 상우도 새로 뽑은 람보르기니를 본격적으로 타고 다녔다.
처음에는 그냥 이름값만 보고 샀지만, 타면 탈수록 왜 람보르기니가 이름값을 하는지 알게 되었다.
어느새 람보르기니는 상우가 제일 아끼는 애마가 되어있었다.
“오빠, 람보르기니 태워줘!”
“응, 안돼. 꺼져.”
“아, 쫌! 차가 닳아 없어지냐!”
“어, 너가 조수석에 앉으면 닳음.”
어찌나 애지중지했던지, 여동생도 잘 안태워주려 했다.
그렇게 즐겁게 지내길 며칠.
-[레이븐]: 훈련 ㄱㄱ
레이븐은 스마트고글을 만지작거리더니, 드디어 톡 메시지로 연락을 하기 시작했다.
그걸 보면서 상우는 뜨끔했다.
‘하긴 이제 본격적으로 스톰브링어 검법 훈련을 해야 될 때가 되긴 했지. 근데 다 같이 하려면 실내 체육관 같은 거 대여해야 되는데.’
레이븐이 사부가 되었기에, 훈련은 이제 앞으로 자주하게 될 터였다.
그러려면 고정적으로 훈련할 장소도 또 구해야 했다.
‘나만의 훈련장도 가지고 싶단 말이지.’
훈련장을 만들 생각을 하자 또 돈이 필요했다.
돈은 다다익선이라 했던가.
하고 싶은 게 늘어나니 역시 돈은 태부족이었다.
그때 상우의 뇌리를 스친 돈 나올 구석이 떠올랐다.
‘맞다, 그러고 보니 5000억원짜리 내기가 있었지.’
2년 안에 A급 몬스터를 잡으면 엘릭서를 받기로 한 박원태와의 내기.
얼마전에 내기 조건을 5000억원 현금 수령으로 변경했었다.
아직 1년도 안 지났기에, 시간은 충분했다.
‘그래, A급 잡아서 5000억 받아서 다 하자. 땅 사서 집도 만들고, 훈련장도 만드는 거야. 흐흐.’
그러기 위해서는 A급도 쉽게 썰어버릴 무기를 갖춰야 했다.
그리고 그 무기는 상우에게 이미 있었다.
‘스톰브링어’라는 무기가.
이제 그 칼날만 잘 벼리면 될 뿐. 목표가 생긴 상우는 즉시 움직였다.
* * *
거대한 실내 훈련장.
그곳에 분신들이 우글우글 모여 있었다.
모두 14기의 분신들.
그들을 모아놓고 상우는 레이븐과 대면하고 있었다.
“싸부님. 검에다가 오러 만드는 게 너무 어려워서 그런데요. 단기 속성으로 가르쳐주세요.”
-단기속성? 그런 건 없다. 그저 자신이 깨달아야 할 뿐.
“그, 마나 흘려넣는 거 있잖아요. 마나원격제어. 그걸로 분신한테 오러 만드는 거 한 번만 시범 보여주시면 안되나요?”
-흠, 그게 도움이 된다면. 알았다.
상우는 글러트니를 앞으로 불렀다.
-걘 안돼.
“왜요?”
-명치에 자리한 이상한 기운 때문에 원격제어가 안먹힌다.
“아, 탐식 말씀이시군요. 알았어요. 그럼 1호야, 이리와. 글러트니, 넌 자리로 돌아가.”
글러트니가 들어가고 1호가 앞으로 나섰다.
레이븐은 1호의 등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 잠시 후.
1호의 오른손에 주어진 검의 칼날 부분에 오러가 서리기 시작했다.
-이게 오러다. 이 코어와 마나의 움직임, 검에 마나를 뿜어내어 덧씌우는 감각을 익히면 된다.
“오-! 거기서 오러블레이드는 어떻게 하나요?”
-마나 밀도의 차이와 요령, 그리고 감각과 이미징이지. 보여주마.
레이븐은 다시 1호의 몸에 집중했다.
그의 손에서 뿜어진 마나가 1호의 마나와 만나 섞여들어 오른팔로 뻗어나갔다.
그리곤 검으로 마나가 흘러들어가기 시작했다.
이후 아까처럼 오러가 뿜어져 나오는 듯 하다가, 검 전체를 오러가 감싸며 유리처럼 단단한 형상을 띄기 시작했다.
위이잉-
오러블레이드였다.
그리고 오러블레이드는 검신의 길이를 넘어서 점차 길어졌다.
오러블레이드는 거의 2m 가까이 길어졌다가 이내 사라졌다.
약간 힘이 드는지 레이븐이 이마를 훔쳤다.
-역시 다른 이의 몸을 통해 제어하는 건 몇 배나 힘이 드는군. 어떠냐, 제자야. 도움이 되었느냐.
“네, 매우 도움이 되네요. 이제 되나 안 되나 시험해볼 일만 남았습니다.”
상우에게는 뭔가 노리는 바가 있었다.
그리고 그건 분신들을 통해 나타났다.
‘얘들아, 잘 봤지? 사부님이 보여준 오러 만드는 감각, 그거 기억해서 그대로 다시 실현해봐.’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14기의 분신들이 든 검에서 오러가 뿜어져 나왔다.
[오러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오러 스킬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오러 스킬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오러 스킬의 레벨이···.]
그리고 오러 스킬이 생성되며 무섭게 레벨이 오르기 시작했다.
‘아니, 오러를 한 번에 펼쳤다고?’
레이븐의 입이 떡 벌어졌다.
검법과 마나엔진을 가르친 게 불과 며칠 전인데, 바로 오러를 사용했으니까.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잘했어. 이번엔 오러블레이드다. 오러블레이드를 시전했던 감각 그대로 실현해봐.’
그러자, 분신들의 검에 서린 오러가 짙어지며 단단한 형상을 이루기 시작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