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69)
“헙!”
충격에 의해 상우는 튕겨나갔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충격이었기에 시야가 빙글빙글 돌며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곤 균형을 잡아 바닥에 착지했다.
탓-
상우는 재빨리 주변을 훑으며 자신을 공격한 게 무엇인지 확인했다.
그것은 기다란 송곳 형상의 막대기였다.
그때 눈앞으로 쇄도해오는 그림자.
위이이잉-
‘이 새끼가.’
흐릿한 그림자를 향해 상우가 검을 휘둘렀다.
촤아악-
찐득찐득한 초록색 액체를 뿜어내며 갈라지는 그림자.
털썩-
상우는 바닥에 쓰러진 그것의 정체를 확인했다.
두 팔과 두 다리가 달렸고, 날개가 달린 그것은 괴물이었다.
외피는 곤충의 그것을 닮았고, 팔은 사마귀의 형태였다.
거기에 전갈 같은 형상의 꼬리까지.
‘뭐야, 엄청 징그럽네.’
상우도 처음 보는 몬스터였다.
마치 거대한 모기가 인간형처럼 생긴듯한 그 괴물은, 반으로 쪼개진 상체에서 걸쭉해보이는 초록색 피를 꾸역꾸역 뿜어내고 있었다.
상우가 그런 괴물을 검으로 뒤적거리며 살펴보고 있을 때였다.
위이이잉-
위이잉-
쉬이이익-
상우를 공격했던 것과 비슷하게 생긴 녀석들이 또 다시 날아들기 시작했다.
그 수만 해도 수십 마리.
모기 같은 녀석들의 엄청난 날개짓 소리에 사방에 위이잉- 거리는 굉음이 퍼졌다.
공격은 끝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곤 녀석들은 상우와 분신들을 포위하고는 전갈 형상의 꼬리에서 침을 쏘아냈다.
슉- 슉- 슉-
상우는 곧장 검을 휘둘러 바람을 일으켰다.
나머지 분신들도 각자의 방향을 맡았다.
[풍벽]
세 개의 바람의 벽이 삼각꼴로 세워지며 모기 형상의 괴물들의 공격을 차단했다.
그러자, 녀석들이 육탄 돌격을 하기 시작했다.
상우가 눈을 빛냈다.
[연풍참]
상우와 분신이 쏟아낸 오러가 실린 바람의 검기가 사방을 점하며 날아갔다.
키야아아아아악-!!! 순식간에 동강동강 썰려나가는 날벌레 괴물들.
[순발력이 0.001 올랐습니다.]
[순발력이 0.001 올랐습니다.]
[순발력이······.]
[분신 강화 스킬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스톰브링어 3단계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요란했던 등장과 달리 허무한 결말이었다.
상우는 꽤나 강해보이는 몬스터의 등장에 살짝 긴장했다가, 금방 풀어졌다.
‘별 거 아니네. 아, 근데 옷에 피 튀었잖아. 새 건데.’
상우는 새로 입은 파워드슈트에 묻은 괴물의 체액을 보며 투덜거렸다.
검은색이라 티는 나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새 제품이었는데 벌써 더러워지니 아쉬웠다.
그때 더럽혀진 파워드슈트의 겉면이 요동치더니 체액을 흘려보냈다.
얼룩도 남지 않고 깔끔해진 슈트.
“와, 청결 마법도 걸려 있다고 했나. 대박이네.”
상우는 슈트가 더욱 마음에 들었다.
그에 반해 분신들은 사방에서 튄 체액으로 범벅이었다.
상우가 피식 웃었다.
“내가 나중에 니들도 이거 다 입혀줄게.”
“예.”
대답도 잘하는 분신들.
그렇게 긴장을 풀고, 새로 만난 몬스터 사체 하나의 샘플을 구해서 이동하려던 참이었다.
위이이잉-
아까 들었던 날벌레들의 소리가 멀리서 들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쐐애애액-
상우의 귀에 무언가 날아드는 듯한 바람소리가 포착됐다.
‘또?’
상우는 본능적으로 그게 아까 공격당했던 날벌레괴물들의 독침 공격임을 알아채고는 검을 휘둘렀다.
서걱-
잘리면서 빗겨나가는 독침.
하지만 독침은 한두 개가 아니었다.
수백 개는 되는 듯한 독침들이 비처럼 사방을 뒤덮었다.
독침은 눈 깜짝할 사이에 상우와 분신들에게 들이닥쳤다.
터더더더더더더더덩-
까가가가가가가가강-
이윽고 독침 세례가 끝난 후.
주변 숲의 나무들마저 독침 공격에 의해 산산조각 날 정도였음에도 불구하고, 상우는 멀쩡했다. 금강불괴 때문이었다.
대신 분신들의 몸은 이곳저곳에 상처가 수두룩했고, 상우가 입은 파워드슈트와 분신들의 옷가지는 모두 걸레짝처럼 변해있었다.
거의 나체처럼 변한 상태.
그 상황에서 상우가 입은 파워드슈트의 섬유가 재생되기 시작했다.
동시에 분신들의 피부에 난 자잘한 상처들도 재생되고 있었다.
상우는 웅크렸던 몸을 일으키며 이를 빠드득 갈았다.
“이런 썩을 것들이···.”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상우는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날벌레떼를 향해 뛰어들었다.
그리고 그 뒤를 분신들이 뒤따랐다.
“뒤져라-!” [돌풍참]
[돌풍참]
[돌풍참]
주변 세 방향을 향해 바람의 회오리에 휘말린 날벌레들이 터져나갔다.
[순발력이 0.001 올랐습니다.]
[순발력이 0.001 올랐습니다.]
[순발력이······.]
그리고 그런 공격들 사이.
멀리 떨어진 숲속에서 한 남자가 그런 상우의 격전을 지켜보고 있었다.
시대에 맞지 않게 칙칙한 색의 로브를 걸친 그의 모습은 마치 코스프레라도 한듯했다.
-마스터. 황충으로는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신체가 단단하여 공격이 통하지 않습니다.
-지구전으로도 어렵겠는가?
-보관된 황충의 역소환 속도가 너무 빨라서 어렵습니다. 1시간도 붙잡아놓기 힘들 거 같습니다.
-알았다. 데이터만 가지고 이만 철수하라.
-예.
남자가 통신을 종료하고 상우를 공격하던 날벌레들, ‘황충’을 불러들였다.
-돌아와라.
그의 말에 감응이라도 한 듯, 상우를 공격하던 황충들이 일제히 몸을 돌려 남자에게 향했다.
그런 황충들을 향해 남자가 로브의 후드를 벗어내리며 입을 쩌억 벌렸다.
쩌어어어억-
마치 고무라도 되는 듯, 어마어마한 크기로 확장되는 남자의 입.
그 입을 향해 황충들이 쏟아져 들어가기 시작했다.
슈우우우우우욱-
마치 아공간이라도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수백 수천마리의 황충들이 남자의 입으로 들어갔다.
그때였다.
“찾았다.”
남자는 흠칫하며 고개를 돌렸다.
거기엔 상우가 뛰어들고 있었다.
상우는 황충들을 뒤쫓아왔던 거였다.
그리곤 남자가 입으로 황충들을 빨아들이는 걸 보고는 곧장 공격을 가하던 찰나였다.
순간적으로 상우의 머릿속에 스치는 아이디어.
‘9호야, 저 남자 입속으로 들어가.’
상우가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9호가 윈드워크로 바람처럼 몸을 날려 벌어져있던 남자의 입속으로 황충들과 함께 빨려들어갔다.
동시에 남자의 몸에 상우가 생성한 녹푸른 오러블레이드가 서린 검이 내리찍혔다.
촤아아악-
오러 블레이드는 가슴을 깊게 가르며 지나갔다.
초록색 피를 뿜으며 주춤주춤 물러서는 남자.
로브가 잘리며 앞섶이 드러났다.
그리곤, 남자의 입이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저 녀석, 사람이 아니잖아.’
입이 줄어들어 드러난 남자의 얼굴은 분명 사람의 얼굴이었다.
근데 로브와 옷이 잘려나가며 드러난 남자의 몸은 상우를 공격했던 황충들과 비슷했다.
마치 벌레의 외골격처럼 보였다.
“Warped Graphics Septem quoque. Tu es fortis.(역시 칠죄종인가. 당신은 강하군).”
스마트고글 때문에 상우는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스마트고글을 통해 들려오는 남자의 낯선 언어는 매우 생소했다.
‘영어는 아닌데. 러시아어? 어디지? 들어본 거 같은데.’
매우 혀를 굴리며 물 흐르듯 내뱉는 형식의 언어였다.
하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남자의 입속으로 빨려 들어간 9호.
아직 분신과의 링크가 남아있었으니까.
그는 곧장 9호와 패밀리어 스킬을 시도했다.
하지만 공간이 제약되었는지 연결이 되지 않았다.
‘이런··· 9호야, 주변에 보이는 거 다 파괴해.’
상우가 9호에게 명령을 내렸다.
그와 함께 남자의 표정이 흠칫 변했다.
“무슨 짓을 한 거냐.”
“선물이지. 그나저나, 칠죄종을 안다고?”
“음······.”
상우가 저벅저벅 다가갔다.
동시에 물러나는 남자.
그때, 일단의 무리가 다가오는 기척이 느껴졌다.
위이이이이잉-
모두의 시선이 그쪽을 향했을 때.
바이크를 탄 사람들이 상우와 남자의 주변에 도착했다.
그들은 전투복장을 갖추고 있어서 헌터로 보였는데, 그들의 가슴팍에는 선명하게 U.H.A라는 마크가 새겨져 있었다.
미국 헌터 협회(USA Hunter Association) 소속으로 보였다.
“Are you Mr.Jung(정상우 님 맞습니까)?”
“예. 맞아요.”
상우의 대답에 남자가 통신기로 무언가 보고를 했다.
삐리삐리삑-
“정상우 헌터, 찾았다.”
-앞의 남자가 범인이다. 제압하라.
“알겠다. 오버.”
이미 주변 헌터들은 남자와 황충들을 포위하고 각자의 무기로 겨누고 있었다.
리더로 보이는 남자가 등에 멘 총을 뽑아들며 황충을 소환해낸 남자를 겨눴다.
총은 일반적인 총의 형상이 아닌, 마치 SF영화에서 볼법하게 생겼다.
그리곤 외쳤다.
“당신을 살인미수혐의로 체포한다.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라.”
그 모습에 황충을 소환해낸 남자는 안색을 굳혔다.
“막아라.”
순식간에 주변에 남아있던 황충들이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사격 개시!”
황충들의 움직임에 주변 헌터들이 각자의 총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피융- 피융- 피융-
일반적인 총알이 아닌 마탄들이 허공을 수놓았다.
마탄에 의해 벌집처럼 변해버린 황충들.
‘이거 끼어들기 곤란하겠는데.’
마탄들이 너무 많아서 상우는 뒤에 물러서서 이를 지켜봤다.
그때, 황충들에게 명령을 내린 남자의 몸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메타몰포시스(Metamorphosis: 변태)]
남자는 상우를 괴롭혔던 황충들, 그와 비슷하게 생긴 모습으로 변해가는 남자.
하지만, 황충들보다 훨씬 거대하고 단단해 보이는 형태였다.
그렇게 벌레처럼 변한 그 남자는 이내 거대한 날개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위이이잉-
모기의 날갯짓처럼 엄청난 빠르기 때문인지, 귀가 찢어질 듯한 초음파가 사방에 퍼졌다.
이후 그 추진력으로 순식간에 날아오르려 하는 괴물.
“어딜!”
이제 지체할 수 없기에 상우가 10호와 함께 비처럼 쏟아지는 마탄의 사이로 뛰어들었다.
“위험해!”
하지만, 미국 헌터의 비명과 달리 상우에게 문제가 없었다.
타다다다다당-
까가가가가강-
마법내성 때문인지, 금강불괴 때문인지 마탄마저 상우에게 큰 피해를 주지 못했으니까.
[돌풍참]
[돌풍참]
상우와 10호는 앞을 가로막는 황충들에게 돌풍참을 날리며 순식간에 황충들 무리를 날려버렸다.
그리고는, 남자, 아니 괴물을 향해 뛰어올랐다.
하지만, 역시 모기와 비슷한 생김새라 그럴까.
그 정체모를 괴물은 엄청난 속도로 하늘을 향해 치솟으며 날아가 버렸다.
있는 힘껏 뛰어올랐다가, 추진력을 잃고 바닥으로 떨어지는 상우와 10호.
[순발력이 0.001 올랐습니다.]
[근력이 0.001 올랐습니다.]
[마력이 0.001 올랐습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능력치는 계속 오르고 있었다.
왜냐면 9호가 괴물의 몸속에서 날뛰고 있었으니까.
상우는 눈을 빛냈다.
‘9호야, 마나폭발을 사용해.’
그렇게 명령을 내리고 몇 초가 지났을 무렵.
“터져라.”
상우의 한 마디와 함께,
꽈아아아아앙-
하늘에 섬광이 피어났다.
동시에,
[순발력이 0.001 올랐습니다.]
[순발력이 0.001 올랐습니다.]
[근력이 0.001 올랐습니다.]
[마력이 0.001 올랐습니다.]
[체력이 0.001 올랐습니다.]
[순발력이······.]
[마나폭발 스킬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수없이 많은 시스템 메시지가 쭈르륵 생성되었다.
“짱나게 하고 있어.”
상우가 중얼거렸다. 그리고 그 모습을 멍하니 보고 있던 사람들.
“이럴 수가··· 저 괴물을 한 방에 날려버렸다고?”
“엄청 쎄잖아!”
“저 동양인, C급 맞아?”
“어 맞아. C급 헌터가 공격당하고 있다길래 서둘러 출발했잖아.”
“근데 왜 저렇게 쎄. S급 헌터인데 잘못 안 거 아냐?”
웅성거리는 미국 헌터 협회 소속 헌터들.
리더로 보이는 남자가 상우에게 다가왔다.
“정상우 헌터님, 괜찮으신가요?”
“네, 전 괜찮습니다. 근데, 진짜 빨리 오셨네요.”
상우는 그들이 던전 경비소에서 출발한 긴급출동대원들임을 짐작했다.
그의 짐작이 맞았다.
“하하, 저희 일인걸요. 드론으로 던전 내부 감시하다가 이상 상황 감지하고 바로 긴급출동했습니다.”
“아, 그러셨군요.”
“근데 뭐, 저희가 안 왔어도 알아서 제압하셨겠네요. 대단하십니다.”
“아니에요. 와주셔서 든든합니다.”
상우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그 모습에 미국 헌터들이 껄껄 웃어댔다.
한 헌터가 상우에게 불쑥 물었다.
“그런데 미스터 정? C급인데 엄청 쎄시네요. 헌터 등급 잘못 표기되신 거 아니에요?”
“그건 아니구요. 승급 심사가 좀 오래 걸려서 그렇죠, 뭐.”
사실은 상우가 너무 단기간에 강해져서 헌터등급이 못 따라가고 있는 거지만, 괜히 사실대로 말하면 재수 없어 보일까봐 상우가 조심스레 둘러댔다.
“심사가 오래 걸려요? 미국 같으면 바로 S급으로 올려주는데.”
“맞아요. 미국이 헌터 등급 심사는 빠릿빠릿하죠.”
“미스터 정, 미국으로 오세요. 우리나라가 최고입니다. 하하. 물론 농담인 거 아시죠?”
농담반 진담반으로 상우를 꼬드기는 긴급출동대원들.
역시 헌터들은 강자들을 대우하고 인정해주기 때문일까.
리더 뿐만 아니라 주변 헌터들 또한 상우에게 호감을 드러냈다.
그때 리더가 나서서 분위기를 수습했다.
“자자, 헌터님 귀찮게 하지 말고, 사건 현장 수습하도록.”
“예.”
“이 벌레 같이 생긴 정체불명의 괴물들은 샘플 챙기고. 어이, 에릭. 너는 몇 명 데리고 그 폭발한 괴물 잔해 좀 찾아놔.”
“넵.”
리더의 지시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사건 현장을 수습하는 대원들.
상우도 그 모습을 보며 사냥을 종료하기로 했다.
사실 그는 좀 심각한 상태였다.
‘분명 그 녀석 칠죄종을 알고 있었어.’
상우를 공격했던 그 괴물로 변한 남자.
그는 칠죄종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리고 정확히 상우를 노려 이상한 괴물들로 상우를 공격했다.
‘칠죄종을 노리는 다른 헌터의 소행인가? 집단?’
무엇이 되었든 상우가 표적이 되었다는 게 문제였다.
‘난 금강불괴도 있고, 어느 정도 강해져서 문제가 없긴 한데.’
물론 상우는 그런 녀석들이 나타나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다만, 자칫하면 가족들도 위험에 쳐할지도 모른다는 게 문제.
상우는 주변에 널브러진 황충의 사체에서 팔을 뜯어냈다.
추욱-
사마귀 팔 같이 생긴 그것을 보며 상우의 표정이 굳어졌다. ‘정보가 필요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