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85)
아이언 메이든으로 무기를?
상우는 감이 잘 안 왔다.
“불길하긴 하지만, 지금도 기능이 괜찮은데 굳이 무기로 바꿀 필요가 있을까요?”
“쉽게 말해서 아이언 메이든의 기능을 최대한 가져오면서 사용하기 쉽게 검이나 망치, 뭐 그런 형태로 바꾸는 것이지. 자네도 보다시피 이 관, 쓰기도 불편하고 흉측하지 않는가.”
그 말에 상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무기로 쓰기엔 좀 그렇죠? 제가 악당도 아니고.”
“그래서 녹여서 새로 아이템을 만들어보자는 것일세.”
상우는 잠시 고민했다.
‘하긴 요새 기능도 별로 없는 티타늄 검만 쓰느라 질린 참이었어. 좋은 무기를 하나 장만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그는 듀베르의 제안을 수락했다.
“좋아요. 무기로 만들어주세요.”
“알았네. 그럼 무슨 무기로 만들어주면 되는가?”
“전 검이면 다 좋아요. 아, 활이나 총, 둔기류도 괜찮긴 한데···. 일단 제가 스톰브링어 검법을 쓰니 검이 좋겠네요. 검으로 해주세요.”
상우의 얘기를 듣던 듀베르가 웃었다.
“그럼 검으로 하고, 거기에 다른 외형도 추가해보도록 하지.”
“어? 검을 모양을 바꿀 수 있는 건가요?”
“일단 내 예상은 가능할 거 같다네. 원념의 강철이 유체 속성에서 물질화도 가능하고, 크기의 축소, 확대도 가능한 걸 보면 말이야. 일단 녹여서 만들어봐야 확실해지겠지만 말일세.”
“오··· 되면 대박이겠네요.”
듀베르의 의견이 상우는 퍽 맘에 들었다.
‘평상시에는 검으로 싸우다가, 원거리 적을 만나면 총이나 활로 바꿔서 공격하고, 검으로 상대하기 어려운 덩치 큰 녀석들은 전투해머로 바꿔서 날려버리고··· 흐흐. 좋은데?’
물론 그렇게 만들어진다면 말이다.
“그리고 아이언 메이든의 철이 많으니, 레이븐 공작의 검도 하나 만들어주지. 그러면 될 거 같군.”
“좋습니다. 지금 바로 제작 가능할까요?”
“작업실로 가지.”
작업실로 내려간 그들은 곧장 듀베르에게 팔의 길이와 손의 크기, 검신의 무게 등등 수치 체크를 받았다.
“일단 녹여봐야 알겠지만, 아리아의 마법처리도 필요하고 하니, 한 달 정도 걸릴 거 같네.”
“예, 알겠습니다. 그럼 그때 다시 올게요. 베르샤엘 씨, 여기 분신 데려가세요.”
“예. 감사합니다. 상우 씨, 그리고 레이븐님 다음에 봐요.”
-다음에 뵙겠습니다. 아리아, 그리고 듀베르 님.
이후 아리아에게 연구용 분신 하나를 붙여준 상우는 레이븐과 함께 김우현의 작업실을 찾았다.
“와썹!”
밝은 인사와 함께 불쑥 작업실에 들어간 상우.
새하얀 작업실에서 비커들 사이에 틀어박힌 김우현이 보였다.
군모를 눌러쓴 그녀의 얼굴은 다크서클로 파리했다.
“··· 왔냐.”
“어. 왔는데 반가운 척이라도 좀 해주라.”
“어··· 반갑다···. 근데 옆에 누구?”
“아, 우리 사부님이셔. 인사드려.”
그 말에 앉아있던 김우현이 힘없이 일어나더니 고개를 푹 숙였다.
“안녕하세요오.”
-제자의 동료인가보군. 반갑구나. 김우현은 겨우 3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레이븐이 상우의 사부라는 사실에 의문이 들었지만, 그에 대해 물어볼 기운이 없었다.
밤샘작업으로 피곤했기 때문이다.
“근데 잠 안 잤어? 엄청 피곤해보이네.”
그 말에 김우현이 상우를 째려봤다.
“야! 누가 누구 때문에 못자고 있는데!”
그러면서 옆에 쌓여있는 포션들을 가리켰다.
“너 위험하다고, 빨리 강해져야 된다고 해서 쉬지 않고 만드느라 잠도 못 잤거든!”
아마 김우현은 사태가 끝난 걸 모르고 있었나보다.
상우는 피식 웃었다.
“어이구, 그래쪄요? 착하네.”
그는 김우현의 머리를 툭툭 쓰다듬어주었다.
그러자 그녀가 질색했다.
“아쫌, 머리는 만지지 마라. 죽는다.”
“키도 작은 게 뒤통수가 동글동글 귀여워서 그랬다 인마. 근데 너 뉴스도 안보냐.”
“갑자기 웬 뉴스?”
“나 바티칸 쳐들어간 뉴스.”
“엥?”
스마트 고글로 홀로그램 창을 띄우더니 인터넷 기사를 검색하는 김우현.
그녀는 그제야 상우가 자신을 위협하던 테러리스트를 물리쳤음을 깨달았다.
“아놔··· 그럼 나 뻘짓 한 거야?”
그녀의 머릿속에 밤샘 작업으로 열심히 포션을 만들던 나날들이 스쳐지나갔다.
‘하, 이 등신···. 너무 일에 집중하느라 바깥소식을 몰랐어.’
허탈해진 우현은 모든 기운이 빠졌는지 털썩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런 그녀의 어깨에 상우가 손을 얹었다.
[리커버리]
환한 기운이 김우현의 전신을 감싸며 피로를 어느 정도 해소시켜주었다.
“엄마야, 이게 뭐야?”
“회복 스킬이야. 근데 넌 맨날 놀랄 때마다 기집애 같이 놀라냐. 놀라는 것 좀 바꿔라.”
아직도 김우현이 남자인 줄 아는 상우였다.
우현은 화낼 기운도 없어서 그냥 그러려니 했다.
“남이사. 암튼 저리 가. 나 잠 좀 자게.”
그녀는 상우를 밀어내고는 작업실 한 쪽에 놓인 소파로 비척비척 걸어갔다.
상우는 그런 우현을 붙잡았다.
“야, 잠깐만. 자려면 좋은 데서 자야지. 여기서 자면 입 돌아간다.”
“하, 호텔로 돌아갈 기운도 없거든? 좀 내비둬.”
“잠깐만.”
상우는 김우현이 만들어놓은 포션 상자를 아공간에 마구 털어넣었다.
마구 집어넣는 것 같지만, 분신들마다 적당한 개수의 포션을 가져갈 수 있게 분배하면서 말이다.
이윽고 다 넣은 상우는 소파에 누운 김우현에게 슬쩍 다가갔다.
“으X.”
누워있는 김우현의 허리를 감아 오른쪽 어깨에 들쳐 멘 상우.
‘운동 하나도 안하나. 살 엄청 부드럽네.’ 물컹하며 김우현의 부드러운 몸이 상우의 단단한 팔에 감겼다.
“앗! 뭐야!”
그때 그 잠깐 사이에 슬핏 잠이 들었다가 깜짝 놀라는 김우현.
그런 그녀를 아랑곳하지 않고, 상우는 레이븐에게 말했다.
“잠깐 기다려봐. 사부님 오래 기다리셨죠. 이제 서울로 가시죠.”
-알았다.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상우의 앞에 아공간이 열렸다.
동시에 아공간으로 뛰어드는 레이븐.
그 뒤를 김우현을 업은 상우가 뒤따라 뛰어들었다.
휙-
그리고 잠시 후.
상우와 레이븐, 김우현이 아공간을 통과하여 도착한 곳은 상우네 집이었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식사가 한창이었던 상우네 가족들은 이들을 소홀히 대접하지 않았다.
“많이 먹어요~”
“네? 네···.”
-감사합니다.
얼떨결에 식사자리에 함께 하게 된 김우현과 레이븐.
다행히 레이븐은 상우네 가족들과 안면이 있었기에 편하게 식사를 하는 중이었다.
“레이븐 씨 지난번에 보니까 라면 좋아하더라고요. 여기 새로 끓여왔어요~”
-감사합니다. 어머님.
음식도 많은데 레이븐을 위해 라면을 따로 준비해준 상우의 엄마였다.
레이븐은 라면과 여러 음식들을 맛있게 먹었다.
역시 뛰어난 운동신경 덕분일까.
한국에 와서 처음 배운 젓가락질도 능숙하게 사용하여 면발을 흡입하는 레이븐.
후르륵- 후르릅- 꿀꺽-
-음··· 역시 국물이 끝내주는군요. 정말 맛있습니다.
이후 레이븐은 엄청난 먹성을 자랑하며 음식들을 흡입하기 시작했다.
옆에 분신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미 배가 부른지 상우만이 배를 통통 두드리며 김우현을 쳐다보고 있었다.
“우리 엄마 음식 잘하지?”
“우물우물··· 응? 어, 응. 맛있네. 하하.”
“많이 먹고, 게스트룸 가서 푹 자고 가.”
“하하··· 고맙다··· 하하하.”
김우현은 이를 바득바득 갈면서 밥을 꾸역꾸역 먹었다.
낯선 사람들 속이라 김우현은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였다.
‘그래도 좋은 분들인 거 같아.’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집, 좋은 사람들과 화목한 가정.
‘가족···.’
대격변 때 부모를 잃어버리고 고아가 된 우현은 갑자기 눈물이 핑 도는 걸 느꼈다.
눈시울이 붉어진 우현.
초인이라 시력이 좋아서, 상우는 그런 우현의 모습을 놓치지 않았다.
‘쟤 왜 갑자기 울어? 내가 강제로 데려와서 화나서 그러나.’
그는 자신을 위해 노력해준 우현이 고마워서 밥 좀 먹이고 좋은 곳에서 재우려고 한 거였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너무 자기 멋대로 움직인 거 같았다.
“아, 그러고 보니 우현이 너, 너무 피곤하겠다. 밤샜다며. 잠이나 먼저 잘래?” 상우의 말에 상우의 엄마도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밤 샜어요? 그럼 엄청 피곤하겠다. 내가 괜히 밥 먹으라고 붙잡았네. 어서 가서 쉬어요.”
“어?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음식 정말 맛있어요.”
우현은 밥을 와구와구 퍼먹었다.
피곤하지만, 따뜻한 밥이 마음을 포근하게 해주었다.
* * *
김우현을 게스트룸에 보내서 자게 두고, 상우는 방에 누워 있었다.
‘경호하는 분신들이랑 파밍용, 그리고 헤리티지 본사에 박아놓고···.’
나머지 분신들은 다시 열심히 사냥을 돌리고 있었다.
‘사부님한테 분신 붙여줬고··· 아, 포션 먹어야겠다.’
상우는 생각난 김에 김우현이 만들어놓은 포션들을 분신들에게 먹였다.
독 내성이 상당히 오른 탓인지, 이전보다 많은 용량을 분신들에게 먹일 수 있었다.
‘리커버리 스킬을 쓰면 되긴 하지만, 그럼 내성이 잘 안 오른단 말이지.’
그래서 독내성을 기를 생각으로 김우현의 특제 독포션을 아무런 처치 없이 분신들에게 꾸역꾸역 먹였다.
그렇게 다 먹이고 난 후.
여유로워진 상우는 상태창을 열어 확인했다.
‘어디 볼까나. 상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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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치]
·근력: 27.780 → 43.120
·순발력: 24.011 → 50.654
·체력: 26.192 → 42.799
·지구력: 25.667 → 41.222
·마력: 46.123 → 57.808
·활력: 13.822 → 21.332
·재생력: 32.192 → 45.465
·정신력: 11.283 → 37.484
·물리내성: 100
·마법내성: 55.392 → 61.778
·독내성: 15.283 → 22.323
·화염내성: 7.285 → 9.677
·냉기내성: 12.361 → 14.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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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마어마하게 상승한 능력치들.
‘어디보자···. 그 바티칸에서 나왔던 벌레 다루는 녀석 죽였을 때 순발력 엄청 올랐었지. 그리고 최하급 쥬얼도 1만 개 먹였고, 포션도 방금 먹였고, 질투의 상징 얻으면서 전체 능력치 다 올랐고···. 진짜 성장 엄청 빠르네.’
누구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상우였다.
그는 상태창을 보면서 가슴 깊이 차오르는 뿌듯함과 만족감을 느꼈다.
동네방네 소리치며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하지만 부족하지. 마스터 같은 괴물 녀석들이랑 상대하려면 아직 멀었어.’
그렇기에 안주해서는 안 되었다.
지금 상우의 목표는 모든 능력치 100 달성.
‘모든 능력치 100만 찍어도 S급 평균은 도달하는 거니까. 일단 찍고 보자.’
그리고 이번에 에르제베트와 싸우면서 뼈저리게 느꼈던 그의 부족한 점들을 메꿀 생각이었다. 우선 처음 개선할 건 글러트니였다.
먹는 건 잘하지만, 입의 용적이 적어서 탐식 능력을 활용하는 게 제한이 있었던 것.
‘글러트니는 개량이 필요해. 염력은 있으니까, 이제 입 크기만 늘리면 되나.’
하지만 상우가 아리아를 통해 새로 얻은 안면변환 스킬의 레벨은 도통 오를 생각을 안했다.
레벨을 올려도 변화 정도가 미미하기도 했고.
‘이번에 뱀파릭 오러 얻은 거 보니까, 탐식이 발동하면 가끔 능력 자체를 가져오기도 하는 거 같은데, 이거 이용해서 비슷한 능력 있는 몬스터 조져야겠다.’
그래서 상우는 노선을 바꿔보기로 했다.
몬스터들 중에서 능력을 가져오는 걸로 말이다.
그리고 흡수할 능력으로 선정된 것은···.
‘슬라임이 제격이지.’
온몸이 액체 형태인 부정형 생명체.
만약 슬라임의 특성을 흡수할 수 있게 된다면 자유로이 몸을 늘이고 줄일 수 있을 거라고 상우는 판단했다.
‘안되면 뭐 그냥 마는 거고.’
그래서 상우는 그가 F급 시절에 다니던 슬라임 던전에 글러트니와 엔비를 보내놓은 상태였다.
그 둘은 엔비가 질투의 낙인을 찍어서 글러트니에게 먹이는 형태로 파밍(?) 중이었다.
‘슬라임 능력 제발 떠라.’
글러트니는 상우의 명령에 따라 열심히 슬라임들을 흡입 중이었는데, 아직까지는 도통 능력을 얻을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저, 자잘한 능력치들만 오르고 있었을 뿐이다.
‘노가다 하다보면 되겠지 뭐. 어차피 내가 노가다하는 것도 아니고. 글러트니, 엔비 파이팅이다!’
상우는 능력치를 얻을 때까지 그 두 분신을 방치해두기로 했다.
‘글러트니 개량은 일단 이렇게 해놓고, 다음은 마법인가.’
에르제베트를 상대하면서 가장 절실했던 건 바로 화염 마법.
‘쎈 화염마법 하나만 있었어도 그렇게 쩔쩔 매지는 않았을 거야. 진짜 스톰브링어 검법이 쎄긴 하지만, 속성 공격은 좀 약해.’
그런 속성공격의 단점을 메워줄 게 바로 화염 마법이었다.
‘베르샤엘 씨한테 화염 마법 스킬구 좀 구하고, 화염 속성 인챈트 스킬도 구해야겠다. 검에다가 불 속성 씌워서 돌풍참 쓰면 화염회오리가 나가려나.’
기대감에 찬 상우는 화염 마법을 찾아 헤리티지본사에 있는 분신을 움직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