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t the Hero Party RAW novel - Chapter 294
〈 294화 〉 예언은 죽음을 가리킨다(6)
* * *
사라는 카일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
카일의 태도는 완고했으며, 이 일에 대해서 카일은 그 어떤 반론도 받지 않는다는 듯 행동했다. 사라가 무슨 말을 해도 카일은 듣지 않았다.
화를 내도, 눈물을 흘려도, 팔을 붙잡은 채 애원을 해보아도 소용이 없다.
라니엘이 그곳에 온다면, 자신 또한 가야 한다.
카일은 그렇게 말할 뿐이었다. 마치, 그것이 제 의무라는 것처럼. 그 완고한 태도를 사라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럴 거면 왜 쫓아낸 건데요?」
라니엘의 목표가 너무나도 높아서.
더는 목숨을 걸고 싶지 않아서.
위험한 일에서 발을 빼고 싶어서, 라니엘을 파티에서 쫓아냈던 게 아니었던가. 그런데 왜 지금에 와선 다시 사지로 기어들어가려 하는 것인가.
「그래야 하니까.」
카일은 그렇게 답할 뿐이었다.
더이상 카일은 아무 말도 들려주지 않았다. 사라는 어느 순간부터 자신과 카일 사이에 놓인 벽을, 그 순간 어느 때보다 강하게 체감했다.
···지난 수년간의 여정 끝에, 끈기도 집념도 닳을 대로 닳아버린 사라다. 그녀는 더이상 신을 완벽하다고 여기지 않으며, 성녀로서의 의무도 다하려 하지 않는다.
밀어서 안 되면 포기한다.
되지 않는 일에 힘을 들이지 않는다.
한번 그리 살아보건대, 이전보다 훨씬 편했다.
체념과 포기를 곁들인 삶은 끈기와 집념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삶보다 달콤했다. 그 달콤함 속에서 사라는 살아왔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마저 차마 그렇지는 못한다.
“죽어요.”
지금 마저도 그리했다간, 잃고 만다.
“카일도, 당신도 죽을 거에요. 북부에서 당신은 죽음의 칼을 향해 달려들 테고, 그때 죽음의 칼은 왼손으로 검을 쥐고 있었어요.”
카일을 잃는다.
“왼손으로 검을 쥔 죽음의 칼이에요. 그게 뭘 의미하는지는 당신이 더 잘 알지 않아요? 못 버텨요. 죽어요. 무조건 죽는다구요. 그때와는 다르잖아요.”
그 사실을 사라는 상상하기조차 싫다.
“카일이 버텼던 그때와는 달라요. 카일은 그때처럼 검을 휘두르지도 못하고, 당신도 그때처럼 무식한 일을 벌일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러니, 할 수 있는 것을 한다.
사라는 무릎을 꿇은 채 옛 동료에게 애원했다.
“내가··· 아니, 제가 당신에게 잘못한 일이 많아요. 알고 있어요. 당신은 언제나 옳았고, 저는 언제나 틀렸다는 사실도 알아요.”
자존심이 높은 사라이나,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런 걸 따지지 않는다. 모든 걸 굽히고 사라는 자신이 싫어했던 옛 동료의 앞에 머리를 조아린다.
“미안해요. 죄송해요. 잘못했어요. 그러니까, 제발 한 번만 부탁을 들어주세요.”
···높은 위치에 오른 이들이 으레 그렇듯, 하물며 델로힘 교단을 대표하는 사라는 그 누구에게도 머리를 조아려 본 적이 없다. 자신은 신을 대리하는 인물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
그러니, 이것이 처음이다.
누군가에게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려 본 것은, 이것이 처음이다. 그렇게 처음으로 굴복을 하는 와중, 사라는 굴욕 따위는 느끼지 않는다.
“부탁할게요, 라니엘.”
제 머리를 조아리는 것으로 일이 해결 된다면, 몇 번이고 머리를 바닥에 조아릴 수 있다.
하지만, 사라는 알고 있다.
“제발, 제발···.”
라니엘에게 이런 게 통할 리 없다는 것을.
언제나 올곧게 살아가는 라니엘에게, 이런 부탁이 먹힐 리가 없다는 것을 사라는 알고 있다. 그것을 알고 있음에도 사라는 기어코 라니엘에게 찾아왔다.
“······.”
침묵이 감돈다.
라니엘은 그 어떠한 대답도 들려주지 않는다. 그것이 거절을 의미하는지, 아니면 다른 무언가를 의미하는지 사라로서는 알 수 없다.
사라가 천천히 머리를 들어 올렸다.
옅은 분홍빛의 머리칼이 그녀의 고개를 따라 나부낀다. 흔들리는 머리칼 사이로 사라가 앞을 보았다.
그곳엔 라니엘이 있다.
변하고 변해버린 옛 동료가 있다.
사라의 녹빛 눈동자가 라니엘의 푸른 눈동자를 살핀다. 그리고, 사라는 불현듯이 깨닫는다. 자신을 보는 라니엘의 시선이 예전과는 다름을.
2.
클로에의 이름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이후, 클로에는 이름 높은 기사들과 마주할 기회가 많아졌다. 그들은 클로에의 서임식을 가까이서 본 이들이요, 갈라할의 위광을 기억하던 이들이다.
그들의 앞에서 클로에는 최선을 다해 제 가능성을 증명했다. 누군가는 박수를 쳤고, 누군가는 아직 불 꺼진 시대는 오지 않을 것이라며 안도했다.
그 사실이 클로에는 기쁘면서도 부담스럽다.
어깨에 짊어진 짐이 늘어나는 것만 같기에. 그런 일상과 학업을 반복하던 어느 날이다. 또 한 명의 손님이 클로에를 찾아왔다.
찹찹.
제 뺨을 두어 번 때리며, 표정을 딱딱하게 굳힌 클로에가 방문을 열었다. 그리하여, 갈라할의 뒤를 이을 용사의 후보로서 손님을 마주하려는 순간이다.
“···벨노아?”
문 앞에 서 있는 인물에 클로에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찾아온 손님은 제 소꿉친구, 벨노아다. 최근 몇 달간 마주할 일이 얼마 없었던 친구.
“시간 괜찮냐?”
“으, 으응.”
클로에가 당황하는 사이 벨노아가 방 안에 들어와 자리를 잡고 앉았다. 자리에 앉아 클로에의 눈치를 보던 벨노아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그, 클로에.”
어색함 속에서 벨노아가 말했다.
“···또 전장에 갈 일 있냐?”
“아직은 없긴···하지. 당분간은 수업에 집중할 테니까. 그래도 몇 달에 한 번씩 얼굴을 비추기는 할 것 같아. 전장이든, 기사분들 앞에서든.”
“그러냐.”
벨노아가 짧게 숨을 내뱉었다.
“그럼 같이 가자.”
“···응?”
“같이 가자고. 전장이든 뭐든 간에 말야. 누구 만나야 할 일 있으면 혼자 가지 말고 같이가.”
클로에가 눈을 깜빡였다.
벨노아는 멋쩍은 듯 시선을 돌린 채, 제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이었다.
“···나도일단은 흑색 마탑주의 수제자잖아. 어지간한 자리에는 다 낄 수 있어. 그리고, 전장에서도 도움은 될 거고.”
저 자신을 광고하고 있는 가운데, 벨노아는 왠지 모를 부끄러움을 느낀다. 클로에의 눈치를 살피며 벨노아가 중얼거렸다.
“네가 싫으면 말고.”
“···으, 으응? 아냐, 싫어하는 거 아냐.”
클로에는 황급히 손사래를 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냥 좀 당황해서···.”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하나. 그리 고민하며 클로에가 제 입술을 우물거렸다. 그러기를 잠시, 클로에는 이내 이런 고민이 죄다 쓸모없음을 느꼈다.
‘···벨노아 앞에서까지 이럴 필요는 없는데.’
용사로서 앉아있는 것이 아니다.
그냥, 편한 친구를 만나는 것인데··· 이렇게 하나하나 생각하며 행동할 필요가 있던가? 생각해보기에, 그럴 필요는 없었다.
“음, 으음···.”
클로에는 머뭇거리다가.
“응.”
고개를 끄덕이며 웃어 보였다.
“응, 좋을 것 같아.”
그렇게 클로에가 지은 미소는, 벨노아가 언제나 알고 있던 클로에의 모습이다. 카르디 영감의 가게에서 별것 아닌 일로 무던히도 웃어대던 그 모습.
“사실, 좀 힘들었거든.”
클로에가 중얼거렸다.
“갑작스럽기도 하고, 다들 나한테 엄청 기대하고··· 뭐라도 더 보여줘야 할 것 같고. 괜히 막 어깨에 힘 들어가고···.”
그렇게 말하는 와중, 클로에의 어깨에선 힘이 빠진다. 그 목소리도 자연스러워진다.
“그래도, 지금은 편하네.”
편하다.
그리 중얼거린 클로에의 모습을 바라보며, 벨노아는 고개를 아래로 푹 숙였다. 당황하여 왜 그러냐고 묻는 클로에의 말을 흘려들으며, 벨노아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교수님 말이 다 맞았네.”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그저, 연기하고 있을 뿐이다.
그 말이 정확하게 들어맞은 지금, 벨노아가 느끼는 것은 부끄러움이다.
“후우···.”
제 멋대로 착각하고 오해해버렸음을 깨달은 벨노아는 제 눈가를 쓸어내리며 한숨을 내뱉었다. 숨을 뱉은 벨노아가 고개를 들어 올렸다.
“클로에.”
클로에와 눈을 마주친 벨노아가 웃어 보였다.
“네가 말했다.”
“응, 으응? 뭐를?”
“그래 주면 좋을 것 같다고, 네가 말한 거야.”
벨노아가 검지를 세워, 얼빵한 표정을 짓는 클로에의 이마를 쿡 눌렀다.
“오지 말라 해도 따라 갈 거다. 아득바득 쫓아갈 거야. 그러니까, 내칠 생각 하지 마라.”
짖궂은 웃음을 흘리며 벨노아가 말했다.
“질척한 걸로는 어디 가서 안 진다.”
3.
상황을 파악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울리는 마도구, 쏟아지는 전언.
서신 위로 떠오르는 글자를 몇 줄 읽은 것 만으로 라니엘은 상황의 파악을 마쳤다. 수십 년 만에 나타난 예언자는 북부에 죽음이 나타날 거라 예언했다.
그리고, 그 예언자는 지금 제 눈앞에 있다.
라니엘은 아무말 없이 제 앞을 바라봤다. 그곳에는 자신을 향해 머리를 조아리는 사라가 있다. 그 자존심 높은 사라가, 자신의 앞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고 있다.
“······.”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라고 라니엘은 생각한다.
라니엘이 알고 있는 사라는 지나치리만치 가벼운 인물이다. 무언가를 위해 사라가 무릎을 꿇고 애원하는 모습은 상상해본 적도 없다.
상상으로도 해본 적이 없는 것.
그런일이 지금 일어난 와중, 라니엘이 느끼는 것은 당황함이다. 본적이 없는 사라의 일면에 라니엘은 제 눈살을 찌푸렸다.
‘···북부로 가지 말라고?’
내가 가면, 카일이 그곳에 간다고?
쉽게 수긍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라니엘이 생각하기에, 카일은 그리하지 않을 것이다. 죽음의 칼과 같은 강적과의 대적을 두려워하는 녀석이니.
‘하지만···.’
사라의 태도를 보아 하건대, 카일은 정말 그럴 모양이었다. 그 의도를 파악하는 것은 나중으로 미룬 뒤, 라니엘은 사라를 흘겨봤다. 때마침 사라가 고개를 들어 라니엘을 바라봤다.
둘의 시선이 겹쳐진다.
그 순간 사라는 당황한 듯 제 눈을 깜빡였다.
“···라니엘?”
“뭐.”
“저 안 쫓아내요?”
“지금 고민 중인데.”
사라가 더욱더 모르겠단 표정을 지었다.
“···머리칼 붙잡고 안 끌어내요?”
“너 대체 날 뭐로 보는 거냐?”
라니엘이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 자존심높은 성녀님께서 무릎 꿇고 애원하시는데 이야기는 들어봐야 할 거 아냐.”
라니엘이 제 앞에 놓인 의자를 가리켰다.
“앉아.”
“···예?”
“앉으라고. 거기서 고개 처박고 얘기할 거면 얘기하던가.”
사라가 머뭇거리며 라니엘에게 다가왔다.
그런 와중, 제 새하얀 법의에 묻은 먼지를 털 생각도 없어 보였다. 분홍빛 머리칼에 묻은 먼지를 바라보며 라니엘이 속으로 혀를 찼다.
‘어지간히도 간절한가 본데.’
저런 모습은 처음 봤다.
쉽게 포기하는 사라다. 단 한 번도 사과를 입에 담은 적이 없는 사라다. 그 뻔뻔함과 모순된 언동에 질린 라니엘은 사라를 인간이라 여기지 않았다.
지금은 아니다.
여전히 싫기는 마찬가지이나, 최소한 이야기를 들어볼 정도는 됐다. 그렇게 라니엘은 사라의 입을 통해 예언의 자세한 정보를 들었다.
“···그래서, 시쳇더미 사이에서 나랑 카일이 죽음의 칼에게 달려들었다고?”
“···네.”
“죽는 모습은 안 봤고?”
“거기까진 보지 못했어요. 그 순간, 눈보라가 몰아쳐서 시야가 완전히 가려져버렸으니까.”
턱을 매만지던 라니엘이 입을 열었다.
“내가 그럴 리가 없는데.”
“···예?”
“내가 죽음의 칼에게 똑바로 달려들 리가 없다고.”
라니엘이 제 손등을 툭툭 두들겼다.
“나는 마법사야. 백병전이 가능하고, 근접해서 싸운다곤 해도 우선은 마법사란 말야.”
“···그게 무슨 뜻이에요?”
“이 등신아, 마나를 쓴다고 마나를. 신체 강화도, 근접전도 전부 마나가 있어야 가능한 거야.”
그런데, 가니칼트는 어떻지?
라니엘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주문이 안 통해. 마나가 먹통이 된다고. 그놈 가까이 다가가는 순간, 내 모든 주문이 끊겨버려.”
“그건···.”
“너도 봤잖아. 그래서, 내가 멀찍이서 협곡을 무너트려 생매장시키려 했던 거고.”
가니칼트에겐 주문이 통하지 않는다.
다가가는 순간 모든 마나가 흩어져 버린다.
“그런 괴물한테 내가 달려든다고? 넌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하지만, 예언에선.”
“그렇다면 뭔가 이유가 있었겠지.”
라니엘이 턱을 괸 채 중얼거렸다.
“가니칼트에게 주문이 통하게 됐다. 내가, 카일의 보조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네 예언에서 가리키는 건 그거 아냐?”
그녀가 눈을 가늘게 떴다.
“너, 눈보라가 날렸다 했지.”
사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언의 마지막에는 항상 눈보라가 날렸다. 마치, 설원이 통째로 뒤집히는 것과 같은 눈보라가···.
“그거, 혹시 잿가루 아니냐?”
사라가 입을 다물었다.
“야.”
라니엘이 사라를 노려봤다.
“너 뭔가 착각하나 본데, 나라고 해서 승산 없는 싸움에 내 목숨을 판돈으로 도박을 하진 않아.”
남들이 보기엔 지나치리만치 위태로워 보여도.
그것이, 단순히 목숨을 버리는 것 같아 보여도.
“승산이 보이니까.”
라니엘은 언제나 승산이 있을 때, 제 목숨을 판돈에 올렸다. 승산이 보이면 망설이지 않을 뿐이다.
“가능성이 있으니까 그런 짓을 했겠지.”
“···하지만!”
“나도 알아. 그래 봐야 못 이길 거란 건.”
라니엘이 턱을 괸 채 말했다.
“지금 상태의 카일로는 모자랄 거고, 내가 무슨 짓을 벌인다 해도 가니칼트는 못 이겨. 그걸 내가 모를 것 같냐? 나도 알아.”
알고 있다.
“그래도 쫓아내는 거라면 어떻게든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
설산을 무너트리던, 설원을 아예 엎어버리던, 무슨 수를 써서든··· 찾아보면 답은 있을 거다.
“가능성이 희박하잖아요.”
“그러겠지.”
“죽는다니까요? 왜, 자꾸···.”
“몰라서 묻냐?”
라니엘이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아니면 누가 할 건데. 켈르할름? 카리옷? 드라카? 그도 아니면 데스텔?”
“···그건.”
“아니면 왜. 이제 막 용사가 된 클로에한테 부탁이라도 할까? 막아달라고?”
못하잖아.
그건 안되는 거잖아.
그리 중얼거리며 라니엘이 말했다.
“나 밖에 할 사람이 없고, 나라면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가야지. 내가 아니면, 그곳에 있는 사람들이 죄다 죽을 텐데.”
하지만, 하고 라니엘이 사라를 노려봤다.
“카일 그놈은 상관없어. 나야 이렇게 생각하니까 거기에 가는 거고, 카일 그 자식한테까지 강요할 생각은 없다.”
“···예?”
“그놈이 없으면 없는 대로 다른 답을 찾아야지.”
라니엘이 쓰게 웃었다.
“무서워서 도망친 찌질이 새끼한테 목숨 걸라고 강요 안 한다고. 오지 말라고 해. 필요 없으니까.”
그러니.
“너도 나한테 강요하지 마. 내가 카일, 그 새끼 눈치 보면서 행동해야 하냐? 말을 해도 꼭 좆같이해요, 좆같이.”
그 웃음에서 사라는 위화감을 느낀다.
사라는 망설임 끝에 입을 열어 물었다.
“···당신.”
“뭐.”
“라니엘 맞아요?”
“아니?”
라니아 반 트리아스가 웃었다.
“아플리아 교수, 라니아 반 트리아스인데.”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