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iful Top Star RAW novel - Chapter (59)
침대에서 잠을 자던 영준은 날카로운 알람 소리에 놀라 벌떡 일어났다가 도로 이불을 뒤집어쓴다.
이불 밖으로 손을 더듬어 알람을 찾아 끄고 시간을 확인한다.
한 시간이 늦게 알람이 울렸다.
알람이 고장 난 것이다.
영준은 화들짝 놀라 침대를 박차고 일어나 출근 준비를 서두른다.
“♬ 알람이 고장 났어. 오늘도 지각이야. 내 인생도 고장 났어. 오늘도 지각이야. 사는 게 왜 이러니. 재미라곤 하나 없어. 이 모든 게 네 탓이야. 알람! 알람! 알람! 알람! 이 모든 게 네 탓이야. 알람! 알람! 알람! 알람! ♬”
양복을 입고 가방을 들고 무대를 한 바퀴 달린다.
끼이이익!
급정거 소리에 이어 폐지 수거 노인이 리어카를 끌고서 건널목을 건너다가 차에 치일 뻔한다.
영준은 노인에게 다가가 안전하게 길을 건너게 도와준다.
인사하고 가려는데 그 노인이 달걀 크기의 작은 알람 하나를 누가 볼 새라 영준에게 건네주고는 황급히 사라진다.
그렇지 않아도 알람이 필요했던 차에 반갑긴 한데···.
알람을 주머니에 넣고 노인과 헤어져 회사에 출근한다.
김 부장에게 야단을 맞는데 어느 순간 직장 상사가 움직이지를 않는다.
벽시계도 움직이지 않는다.
사무실의 다른 직원들은 모두 움직임을 딱 멈춘 채 움직이지 않고 영준 혼자 움직이고 있다.
그런데 어딘가에서 신비롭고 아름다운 음악 소리가 들린다.
소리가 어디서 나는 거지?
알고 보니 자신의 주머니에서 나는 소리이다.
주머니에 손을 넣어보면 알람이 있다.
알람이 울리면 시간이 멈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영준은 노래를 부르며 김 부장의 의자에 앉아 자신이 당했던 것처럼 잔소리를 늘어놓기도 하고, 남몰래 좋아하는 선영에게 사랑을 고백하기도 한다.
떨리는 손으로 선영의 블라우스 단추 하나를 풀었는데 음악이 멈추면서 시간이 원래대로 돌아간다.
시간이 멈춘 동안 영준이 옮겨 놓은 의자 때문에 김 부장이 엉덩방아를 찧고 선영은 블라우스 단추 하나가 풀려 있다는 걸 깨닫고 황급히 단추를 잠근다.
영준은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신기한 알람을 소중하게 간직한다.
고급 레스토랑에 들어가 시간을 멈추게 하고서 최고급 요리를 공짜로 먹고, 백화점에 들어가 갖고 싶었던 옷과 물건 들의 주인이 되어 백화점을 뛰어다닌다.
선영의 사랑을 얻기 위해 선영이 좋아하는 선물을 주기 위해 알람을 울리게 한 뒤 선영의 다이어리를 뒤지다가 선영이 영준을 남몰래 좋아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영준은 선영에게 적극적으로 구애하고 선영도 영준의 구애를 받아들이게 되면서 두 사람은 급속도로 친해진다.
김 부장이 다급한 업무를 시키면 영준은 시간을 설정하여 알람이 울리게 한 뒤 화급 업무를 처리해 김 부장에게 가져다준다.
알람 덕분에 회사에서는 인정을 받고, 선영의 사랑을 얻게 된다. 교통사고가 날 뻔한 회사 사장을 구해 주기도 하고.
그렇게 영원히 행복이 지속될 줄 알았으나 위기가 찾아온다.
알람을 빼앗으려는 자가 나타난 것이다.
사악한 마법사 다다.
다다는 자기가 알람의 주인이라며 돌려달라고 한다.
다다에게 겁을 먹은 영준은 순순히 알람을 돌려주려는데 한 요정이 나타나 알람을 다다에게 돌려주지 말 것을 애원한다.
그러자 다다가 요정을 공격하고 엉겁결에 영준이 요정을 보호한다.
다다는 엄청난 마법을 부릴 수 있지만 알람을 가진 영준에게만은 통하지 않는다.
알람을 가지고 있는 한 다다가 자기를 공격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영준은 다다에 대항하며 요정을 구해준다.
요정은 알람의 진짜 주인이다.
영준은 요정에게 알람을 주려고 하지만 요정은 다다의 마법에 걸려 알람을 지킬 힘이 없다며 마법이 풀릴 때까지 자기 대신 알람을 지켜달라고 부탁한다.
알람이 다다의 손에 들어가게 되면 세상의 모든 연인은 서로를 저주하며 적이 되어 싸우게 될 거라는 것이다.
할 수 없이 영준은 알람을 품에 지니고 있게 된다.
다다는 영준에게서 알람을 빼앗기 위해 온갖 사악한 마법을 부리지만 영준은 꿋꿋이 알람을 사수한다.
다다는 영준이 선영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고 선영을 납치한다.
영준은 선영을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쓴다.
우여곡절 끝에 선영을 찾아내지만 다다는 선영의 목숨과 알람을 교환하자고 한다.
영준은 선영을 구하기 위해 다다의 제의에 응하고 알람과 선영을 교환한다.
하지만 영준이 다다에게 넘긴 알람은 가짜.
진짜는 목에 걸고 있다.
다다가 온갖 사악한 마법으로 영준을 공포에 몰아넣기 위해 온갖 마법을 부린다.
천둥과 번개로 혼을 빼놓는가 하면, 포탄이 날아다니는 전쟁터로 만들기도 한다.
시체들이 살아 움직이며 공격하고, 육감적인 여인들이 춤과 노래로 영준을 유혹하기도 한다.
선영은 극도의 공포에 휩싸여 비명을 지르고, 영준은 그런 선영을 끝까지 보호해준다.
영준이 공포에 굴복하지 않자 다다는 결국 포기하고 사라진다.
선영은 목숨을 걸고 자신을 지켜준 영준이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선영 또한 영준을 깊이 사랑하게 된다.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영준은 알람을 지켜야 한다.
알람이 다다의 손에 들어가게 되면 사랑하는 연인들이 적이 되어 서로를 원수로 여기게 되고, 영준과 선영도 그렇게 될 테니까.
한편 다다는 영준으로부터 알람을 빼앗기 위해 과도하게 마법을 사용하는 바람에 힘이 약해진다. 요정은 그 틈을 노려 다다의 마법에서 벗어나게 된다.
요정은 영준에게 찾아와 그 사실을 말하고 알람을 돌려줄 것을 부탁한다.
영준은 돌려주기 싫은 마음도 없지 않지만 요정에게 알람을 돌려준다.
대신 요정은 또 다른 알람을 선물로 준다.
그 알람은 평생 세 번밖에 사용할 수 없으며 시간을 설정해 알람이 울리면 알람 소리를 들은 사람에게 사랑의 감정을 회복시켜 준다고 한다.
영준과 선영은 결혼식을 올린다.
시간이 흘러 5년 뒤.
영준과 선영은 대판 싸우고 이혼 위기에 처한다.
영준은 요정에게 받은 알람을 사용해 위기를 극복한다.
노인이 된 영준과 선영의 은혼식이 열린다.
행복한 은혼식이다.
하지만 자식들 내외는 그렇지 못하다.
싸우느라 정신없다.
영준은 요정에게 선물받은 알람을 사용한다.
알람 소리가 울리자 서로를 헐뜯고 싸우던 자식들 내외가 급변해 사랑의 감정을 되살린다.
흥겨운 음악이 흐르고 영준과 선영을 비롯해 자식들 내외가 행복한 춤을 추면서 막이 내린다.
***
우혁은 연기에 몰두하느라 객석을 전혀 보지 않았다.
볼 마음도 생기지 않았고, 볼 수도 없었고, 보아서도 안 된다.
여유가 없어서가 아니었다. 그는 영준이라는 극중 인물에 완전히 몰입해 있었던 것이다.
공연이 끝난 뒤 커튼콜이 이어졌다.
공연장에서 박수가 이어지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우혁의 차례.
우혁이 무대로 나가자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성, 휘파람이 터져 나왔다.
우혁은 여주인공인 윤설화의 손을 잡고 관객에게 인사를 올렸다.
그제야 객석이 눈에 들어왔다. 빈자리가 거의 보이지 않았다.
꽃다발을 든 관객들이 무대 위로 올라왔다.
정 실장, 이 피디, 백곰을 비롯해 일반 팬들이 우혁에게 몰려들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반가운 얼굴이 보였다.
사랑하는 아내.
우혁은 아내가 환하게 웃으며 건네주는 꽃다발을 받으며 아내를 안아 주었다.
무대의 배우들과 관객들이 계속해 박수를 쳤다.
우혁은 아내가 객석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눈으로 좇았다.
아내의 자리 옆에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나란히 앉아 계셨다.
어머니는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시고, 아버지는 무대를 가리키며 옆 사람과 대화를 나누었다.
주인공이 자기 아들이라고 은근슬쩍 자랑하는 거였다.
그 뒤쪽으로 SBC 이 국장, 문 피디, 권선자 선생님을 비롯한 [서울 가로등>과 [홍길동전>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들의 모습도 보였다.
커튼콜이 끝나고 대기실로 돌아왔다.
“수고했어!”
타샤가 배우들을 한 사람씩 격려했다.
마지막으로 우혁에게 손을 내밀었다.
“우혁 씨! 14000석이에요.”
우혁은 대답 대신 타샤의 손을 맞잡았다.
러닝 개런티를 했기 때문에 2800만 원을 번 셈이다.
소속사에 30%를 준다 해도 약 2000만 원이 우혁 몫이 된다.
저녁 식사 후에 공연이 한 번 더 남았다.
“오늘 연기 정말 좋았어요. 2회 때는 더 좋을 테고, 3회 때는 더 좋을 거예요. 관객들도 더 많이 들어올 거구요.”
타샤가 흥분해서 말했다.
일반적으로 한국의 뮤지컬 공연은 처음이 가장 좋고 뒤로 갈수록 시들해진다.
미국과 영국의 경우는 뒤로 갈수록 좋아지는 경우가 많지만 한국은 이슈에 따라서 불꽃처럼 일어났다가 금세 그 열기가 가라앉았다.
언론 홍보에 따라 관객들은 부나비처럼 이동했다.
그래서 6개월을 버티기 어렵다. 예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상황을 그 누구보다 잘 아는 타샤가 정반대의 얘기를 하고 있었다.
“이건 순전히 제 예감이에요. 뒤로 갈수록 관객이 늘 거라구요.”
“그랬으면 좋겠네요.”
“두고 보세요.”
타샤가 두 손으로 총을 쏘듯이 우혁을 가리키며 장담했다.
격려라고 생각했는데 타샤의 말대로 되어 가고 있었다.
한 달이 지나면서 우혁 조가 전석 매진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평일에 가끔씩 1000~2000석 정도 비기는 했지만 평일이라는 걸 감안하면 매우 놀라운 성적이었다.
반면 초반에 전석 매진을 기록하던 조승후, 옥수연 조는 한 달이 지나면서 관객들이 조금씩 줄어들었다.
3개월이 지나자 그 차이는 좀 더 벌어졌다.
관객수의 차이는 그리 큰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배우의 수익을 따지면 차이가 컸다.
유일하게 러닝 개런티로 계약했던 우혁은 50회 공연에 15억의 수익을 올린 데 반해 고정 개런티로 계약한 조승후와 옥수연은 우혁의 반에 그쳤다.
우혁이 러닝 개런티로 계약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타샤와 우혁 등을 포함한 관계자 몇 명이 다였기 때문에 우혁의 수입이 어떻게 되는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창작 뮤지컬인 [알람>의 대성공은 이례적이었기에 언론에서도 앞 다투어 다루었다.
대부분의 유명 뮤지컬이 그렇듯 내용은 단순하고 다소 유치한 측면이 있지만 소재가 참신하고, 화려한 춤을 비롯한 퍼포먼스, 다양한 장르의 음악, 배우들의 수준 높은 연기, 화려하고 독특한 무대 장치가 어우러진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뮤지컬이라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공연 5개월째가 접어들자 타샤가 우혁에게 상의를 해왔다.
“우혁 씨, 6개월 대관인데 연장 신청이 쇄도하고 있어요. 그런데···.”
타샤가 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다.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조승후, 옥수연 씨가 6개월까지만 하고 접겠답니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우혁이라도 두 사람과 같은 결정을 내렸을 것이다.
조승후 조는 3개월이 지나면서 주중 객석이 반 토막 나 버렸다. 주말에도 전석 매진은 드물었다.
5개월째가 접어들면서도 더욱 상황이 나빠졌다.
우혁 조가 전석 매진 신화를 이어가는 것과 대조적으로 하향세가 뚜렷했다.
조승후, 옥수연은 자존심이 상하기도 했겠지만 고정 개런티를 받으면서 제작사에 손해를 끼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조만간 주말조차 반 토막이 날 게 뻔했다.
“이렇게 하는 건 어떨까요?”
우혁이 조심스럽게 의견을 피력했다.
“주중 공연을 접고 주말만 하는 것으로.”
주중 공연 없이 주말에만 공연하는 뮤지컬이 적지 않았다.
“그렇게 되면 조승후 선배님 팀의 부담도 줄어들고, 주중 관객이 주말로 이동하는 효과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일요일이 토요일보다 관객수가 많으니까 저희 팀이 토요일로 옮기고 선배님들께 일요일을 양보해드릴 용의도 있습니다.”
“···.”
타샤는 여전히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생각에 잠겼다.
우혁 조의 주중 공연을 포기하자니 너무 아까웠다.
그렇다고 조승후 조가 빠지고 수금일 공연만 남길 수도 없는 문제였다.
공연장 대관은 일주일 내내 하는 것으로 계산을 해줘야 할 가능성이 높다.
화수토 공연만 하는 공연 팀을 찾기는 쉽지 않을 테니까.
“우혁 씨! 만약에 조승후 조가 완전히 빠진다면 토일 연속 공연 가능할까요?”
타샤가 우혁을 바라보며 말했다.
마음은 그렇게 하고 싶지만 주말 이틀 연속 4회 공연은 살인적인 일정이다.
“아니에요. 못 들은 걸로 해주세요. 내가 미쳤나 봐요.”
우혁이 대답도 하기 전에 타샤가 눈앞의 파리라도 쫓듯이 팔을 휘저었다.
“일단 조승후 선배님, 옥수연 선배님께 주말 공연이라도 하실 수 있는지 타진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만약 두 분이 안 된다고 하시면 그때 가서 다시 생각해 보시죠. 저희만 남게 된다면 토요일 1회, 일요일 2회를 할 수도 있을 겁니다.”
딱!
타샤가 손가락을 튕겼다.
“주말 3회 공연! 그럴 수도 있겠네요!”
타샤의 표정이 환하게 밝아졌다.
“일단 조승후, 옥수연 씨에게 주말 공연 가능한지 물어봐야겠네요. 고마워요, 우혁 씨!”
타샤가 치아까지 드러내며 활짝 웃어 보였다.
치아를 드러내며 웃는 일은 타샤에게 매우 드문 일이었다.
타샤는 휴대전화를 검색해 조승후의 전화번호를 눌렀다.
신호를 기다리다 문득 생각났는지 타샤가 우혁에게 물었다.
“참, 주말에 하는 TV 프로 있죠. 가면 쓰고 노래 부르는 거요.”
가면무도회를 말하는 거였다.
“4주 연속 가왕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 혹시, 우혁 씨 아닌가요?”
뜨끔!
난감해하는데 마침 조승후가 전화를 받았는지 타샤가 통화를 시작했다.
우혁은 통화하는 타샤에게 손을 들어 보인 뒤 슬그머니 빠져 나왔다.
한 시간 뒤에 가면무도회 녹화가 있어서 방송국으로 가야 한다.
우혁이 가왕이라는 사실을 아는 시청자들 그리 많지 않던데 역시 타샤는 예리하다.
정체를 숨기기 위해 음색과 성량을 조금 바꾸었는데 어떻게 알았지?
가면무도회 녹화가 끝난 뒤에는 jtvN으로 이동해 생방송 9시 뉴스 ‘만나고 싶은 사람’ 코너에 출연한다.
백곰과 함께 밴을 타고 방송국으로 가는 길에 타샤가 전화를 걸어왔다. 밝고 쾌활한 목소리로.
– 우혁 씨! 조승후 씨, 옥수연 씨가 주말 공연하기로 했어요. 요일은 토요일 그대로 하겠답니다.
[ 전석 매진 신화 > 끝ⓒ 길밖의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