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mythical shepherd slave RAW novel - Chapter 249
“제기랄··· 비키란 말이야! 저, 저기 적들이 오는데···!!”
자기들끼리 서로의 활로를 막은 아카이아의 함선들은 이리저리 휘청이면서, 동시에 옴싹달싹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어처구니 없게도 운좋게 탈출을 꾀할 수 있던 배들은, 방금 전까지 선봉을 빼앗겼다며 분해 하던 아테네 등 여러 나라들의 군선이었다. 그들은 먼 후방에서 쇄도해오는 적들을 보고 빠르게 선회해 도망을 택했다.
그러나 그런 행운은 ‘운 좋은’ 선봉대에게는 허락되지 않았다.
“피해!! 적들이 온다!!!!”
“피하라고? 흐, 흐하하하!! 대, 대체 어디로!!!!”
-콰콰콰콰쾅!!!!!!
그렇게 갈 길 잃은 정어리들은 당연히 상어의 먹잇감이 될 뿐이다.
그들이 제대로 탈출하려면 돛을 접고 노의 힘에 의존해야 했다.
그러나 노의 힘만으로 달리면 적들보다 굼떠진다.
다시 돛을 펴면 그들에게 속도감을 주던 북풍이 이제는 적을 위한 올가미가 되어 그들을 괴물배들을 향해 몰아넣는다.
모든 선택지들이 봉쇄당했으니 결과는 하나뿐이다.
-쿵!!!!
죽음.
-쿠콰쾅!!!!
배들이 쪼개진다.
다시 배들이 쪼개진 파편들로 노를 저어 움직이기는 더 어려워진다.
탈출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그리고, 그동안에도···
적들은 가까워진다.
아카이아인들의 무덤이 바다 위에 세워지고 있었다.
피냄새가 난다.
물속의 육식하는 것들이 그 유혹적인 향내를 맡고서 튀어올랐다가, 이 기묘하게 튼튼하고 광택이 나는 살가죽을 가진 생물들을 보고 실망한 채 되돌아간다.
그러자 물고기들의 관심조차 사지 못한 인간들은 발버둥치고, 공기방울을 내뿜으며 마구 몸을 떨어대다가 곧 체념하고 죽음을 택한다.
이름 없는 시체들이 오케아노스의 품에 안긴다.
***
“아노이토스 님? 지금 나가시면 위험하다고 파리스 님께서 말씀을···”
“알아, 나도 잘 알아. 밖이 위험한 거. 근데 우리 앞에 뭐가 있지?”
“···예?”
“영광이 있잖아. 영광이.”
아노이토스는 투구를 쓴 뒤 곧장 밖으로 나선다.
화살들이 날치떼처럼 날아다니고, 적들의 ‘까마귀’가 그래도 장식은 아닌지 가끔 아군 선박에 걸려 진격로를 만들기도 한다.
그렇지만 아노이토스는 그 모든 걸 헤치고 나아가 햇살 속에 서 있는 그의 우상을 바라본다.
“파리스 님!!!!”
“아노이토스? 왜, 여기까지··· 아니지. 숙련된 항해자가 막 필요하던 참이니.”
파리스 님께서 그 두 눈에 수심을 담고서 이 아노이토스를 보신다.
“일단 초반의 충격으로 적 대오가 마비되었다만, 지금 너무 깊숙이까지 들어온 건 아닌가? 이대로 너무 지체하면 전열을 추스린 적들에게 포위당하는 형세가 될 텐데?”
주군께서 내게 조언을 구하신다.
방금 전부터 귀에 피가 흐르지만 상관 없다. 뭐, 투창이 스쳐지나간 거겠지만 아무튼 죽지는 않았잖은가?
아아, 위대하신 주군.
그분의 수심을 덜어드리는 게 우선이다.
“주군, 제가 보기에 저깄는 게 대장선입니다. 일단 저걸 잡으면 싸움의 가장 큰 위험을 없앨 수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하긴요? 당장 달려들어가야죠!”
“하지만 꽤 큰 100인승의 적선들이 몇 겹씩 둘러싸고 있는데···”
“주군, 난간 꽉 잡으십시오.”
“뭐?”
아노이토스는 곧장 배의 고물 쪽으로 달려가 멍청히 서 있는 키잡이를 옆으로 밀쳤다.
“비켜라!!”
“예, 예?”
“지금부터!! 좌익의 아군 전원이 저쪽을 향해 돌격한다!! 북을 울리고 노를 저어라!!!! 충격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린다!!!!”
-쿵! 쿵! 쿵! 쿵!
기수가 배 양옆으로 나아가 깃발을 흔들어대자 그 신호를 받아들인 다른 배들 역시 파리스와 아노이토스가 탄 배 주위로 모여들기 시작한다.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그렇게 쐐기의 형태가 그려진다.
적의 심장에 박아버릴 쐐기다.
아노이토스는 이 ‘방향키’라는 물건을 손에 쥐고서 저 수면 아래의 도도한 물살을 느낀다. 물고기인지 시체인지가 툭툭 치고 나가는 충격을 손으로 감지하면서는 일종의 쾌감으로 몸을 부르르 떤다.
이것도, 저 삼각형의 돛도, 이 모든 게, 다 위대하신 주군의 안배하심이다.
그는 목표물을 향해 시선을 고정하고는··· 자신을 향한 주군의, 프리아모스의 아들 파리스의 시선을 느낀다.
주군, 저를 보십시오.
저희가 여기까지 왔습니다.
안탄드로스의 머저리 용사 지망생과 양치기 노예가 여기까지 왔습니다! 무수한 적들을 죽이고 이 바다에 피로써 역사를 새기게 되었습니다!
저를 지켜봐주십시오!!
“헤라클레스!!!!”
그의 가슴 구석구석까지 짠 바닷바람과 거룩한 신심이 파고 들어온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신앙의 대상은 이것저것 잘 부숴대던 어느 아카이아인이 아니다.
지금 그의 신이자 우상이자 이상이 바로 곁에서 살아숨쉰다. 그를 승리로 인도한다.
그는 그 살아숨쉬는 신의 이름을 부르짖는다.
“파리스를 위하여!!!!!!”
그러자 근방의 모든 아군들이 따라 외친다.
“파리스를 위하여!!!!!!!!”
저 갑판 아래 노잡이들의 눈이 흥분으로 뒤집힌다. 속도가 갑자기 5할은 더 빨라진 듯싶고, 이 세상은 그만큼 더 느려진 것 같다.
하지만 부족하다.
“위대한 조국과 왕을 위한 드높은 신심으로 나아가라!!”
“안탄드로스!!!!!!”
“파리스!!!!!!”
더 빠르게.
“더 힘을 내서 북을 치고 노를 저으란 말이다아!!!!!!”
“우와아아아아아아!!!!!!”
더 빠르게.
온힘을 다해 방향키를 이리저리 뒤트는 아노이토스의 팔근육이 도드라진다. 그 두 눈에 실핏줄이 터지고, 내지르는 함성은 진작에 성대를 찢어버릴 듯했다.
더 빠르게. 더 빠르게. 더 빠르게. 더 빠르게. 더 빠르게. 더 빠르게. 더 빠르게. 더. 더. 더. 더. 더. 더!!!!
마치.
목적지에 다다르기 위해 태어난 화살처럼!!!!
-쿠콰콰콰콰콰쾅!!!!!!
***
이도메네우스는 바보가 아니다.
“사, 살려줘. 살려주십시오, 포세이돈 님.”
“네레우스의 따님들이시여, 뱃사람들의 노래를 들으시는 분들이시여, 제발, 제발 저희에게 삶을 허락하여 주시옵고···.”
그도 저 ‘까마귀’가 만능일 거라 생각하지는 않았다. 약점이 있는 무기다. 다만 적들의 의표를 찌를 무기일 뿐이다. 딱, 그 정도로 생각했을 뿐이다.
그냥 잠시 착각 한 번만 했을 뿐이란 말이다.
저 갈고리가 연결된 가교가, 저 앞으로 쭉 뻗은 길이 영광의 길이라고 착각 한 번 정도는··· 해볼 수 있지 않은가?
-콰쾅!!!!
그 착각의 대가로 모든 걸 잃어야 한다니 부당하지 않은가?
-콰콰콰콰쾅!!!!
이제 적들이 가까워 온다.
굉음과 함께.
“와, 왕이시여!! 지금 아테네의 왕 메네스테우스를 태운 함선이 전열에서 이탈하고 있습니다!!”
“다른 도시와 부족들의 군선 역시 마찬가집니다! 저희 역시 벗어나야 합니다!!!!”
“···닥쳐라.”
이도메네우스는 충혈된 두 눈을 부관에게 들이대며 말했다.
“여기서 물러서면? 물러서면 우리는 무엇을 얻나?”
비웃음과 불명예.
차라리 그뿐이라면 도망칠 수 있다. 고작 일신의 패배뿐이라면 그 역시 감당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여기서 정말로 패배해버린다면, 크레타의 국력을 돌이킬 수 없이 소모해버린다면 그들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이 전쟁에서 진정 패권이 결정되고야 만다면 연합군에 공을 세우기는커녕 큰 해악을 끼친 크레타는 패권의 변두리에조차 끼지 못할 것이다. 지도의 끝자락에 놓인 약소국이 되고 말리라.
그는 왕이다.
크레타인들에게 번영과 영광을 약속한 지도자다.
그렇기에, 도망칠 수 없다.
“전열을 가다듬는다. 아직까지 아군의 피해는···”
-콰콰콰콰콰쾅!!!!!!
“···아군의 피해는, 크지 않다. 고작해야 80척이 깨졌을 뿐이다.”
고작 80척.
···고작?
그래, 고작.
조국의 영광과 패권에 비하면 값싼 대가다.
수십 척이 도망가고, 수십 척이 무력화되며, 수백 명이 죽고, 수천 명이 항복하더라도 상관 없다.
이 전투에서 이기기만 하면.
이기기만 하면···?
이길 수 있나?
거기까지 생각이 닿은 순간.
-쾅!!!!!!!!
그는 온 천지가 뒤흔들리는 감각을 느끼며 휘청였다. 충돌의 근원지는 굳이 찾을 것도 없었다.
“···.”
“···.”
검게 칠해진 적선이, 이 대형 갤리선을 들이받았다. 왠지는 몰라도 그 배는 후진하여 충각을 뽑지 않고 기다렸다.
그리고, 적선에서 전사들이 건너온다.
자세히 보니 세 사람뿐이었다. 모두 그가 알아볼 수 있을 만큼 유명한 이들이었다. 헥토르, 아이네이아스, 그리고··· 그리고···.
“이도메네우스, 메리오네스, 미노스의 고결한 후예들이여.”
개중 검은 사자가죽을 두른 헥토르가 두 눈을 불태우며 말한다.
“항복해서 병사들을 구하시오. 우리는 포로를 죽이거나 노예로 삼지 않으니.”
“···.”
“···.”
“···헛소리.”
모두의 침묵 속에서 이도메네우스는 말을 꺼낸다.
“크레타의 모든 씨족과 부족을 대표하여 말하노니, 방금 그대의 말은 헛소리요.”
그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칼을 집어든다.
“항복하는 그 순간, 우리의 조국은 끝장인데 그게 어떻게 병사들을 구하는 길이란 말이오.”
싸워야 한다.
-쾅!!!!
-콰콰쾅!!!!
이 쓸모없는 저항으로, 남은 크레타인 모두가 죽는다 하더라도.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아군의 배가 짓부수어지고 있다 하더라도.
발악은, 적어도 발악만큼은 해보아야···
-피쉬쉬쉿!!!!
“크아아아악!!”
이도메네우스의 온몸에 격통이 번진다. 왼팔의 혈관과 신경이 살 속으로 비집고 들어온 강철 촉에 의해 망가진다.
“여기서 이기면 끝날 줄 아시오?”
아름다운 목소리, 찰랑이는 머리, 잘생기는 얼굴, 활과 화살.
아, 그자로군.
“아직 트리에레스는 10척도 더 넘게 남아있소. 몰랐소? 하기사 알 수야 없었겠지.”
“···.”
“희망을 찾지 마시오. 애초에 그대에게는 없었던 것이니.”
나를, 크레타를 이렇듯 나락으로 떨어뜨린 남자.
그가 무심히 주위를 돌아보며 말한다.
“여깄는 모두, 싸울 건가?”
프리아모스의 아들 파리스.
저 아폴론과 같이 잘생긴 파리스.
그의 등 뒤로 떠오른 태양에 왕자의 곱슬머리가 황금처럼 찬란히 반짝이고, 그늘진 그의 얼굴에 두 눈이 마치 투쟁을 부르는 화성처럼 빛나니.
이도메네우스가 쓰러지자 전의를 상실한 이들은 창칼을 휘두르질 못한다. 저 거룩한 목소리에 저항할 수가 없다는 듯이.
쓰러진 이도메네우스는 가까이 걸어오는 아름다운 왕자를, 위대한 개선장군을 멍하니 올려다본다. 그의 지시 아래 적선들이 아군 배들을 부수고, 깨뜨리고, 바닷속으로 가라앉힌다.
아직 전투가 끝나지 않았건만 승패는 가려졌다. 누가 이 바다를 지배할지도 정해졌다.
도망친 아군의 배가 수십 척이고, 깨진 것 역시 수십 척이다. 앞으로 깨질 것까지 합하면 백여 척은 될 테고.
이 배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그럼 이 배의 사람들은?
이도메네우스는 이미 모든 게 자신의 손을 떠났음을 깨닫는다. 패권의 향방도, 크레타 섬의 운명도, 심지어 저기 바로 앞에서 깨지고 짓부숴지는 함선들의 운명조차도.
그가 구할 수 있는 것은 이제 이 배 하나에 의지하는 사람들뿐이었다.
“···크레타의 왕으로서, 아니 이 배의 선장으로서 선언하오.”
저 상아 같은 턱과 뺨에 손을 올렸다. 고랫적부터 이어진 탄원의 관습대로였다.
그리고 그는 힘 없이 고개를 떨궜다.
“항복하겠소.”
전투는 한나절을 더 이어졌다.
104척의 배가, 5,547명의 아카이아인과 함께 수몰되었다.
외전-일곱번째 스타시몬
수십, 수백 척의 배들이 테네도스와 트로아스 반도 사이의 좁은 바다에서 만났다. 그리고 서로 부딪히고 깨졌다.
수천 명의 인간들이 하데스의 왕국으로 향했고, 수많은 배들이 오케아노스의 품 안으로 영원히 빨려들어갔다.
물론 실상을 더 정확히 표현하려면, 조금 더 자극적인 말을 써야 할 것이다.
[프리아모스의 아들이···] [···데우칼리온의 아들을 격퇴했군.] [아카이아의 아들들이 트로이아의 아들들에게 학살당했네.]학살.
하늘에서 사태를 관망하던 신들은 그렇게 진단했다.
먼 훗날 이 땅에 등장할 비행기나 인공위성과 같이 정확하고도 냉철한 시선들. 장수하는 신들의 시선이 저 구름 위의 대기에서 지상을 훑었다.
[실로 놀랍군. 정녕 역풍을 받아서도 저리 기민하게 움직일 수 있다니.] [다만 돛잡이들의 수고가 이전에 비해 더해지는군요. 아마 숙련된 기술자들이 필요해질 것입니다.] [그렇더라도 놀랍지 않은가, 메티스의 딸이여? 결국 20척 정도밖에 되지 않는 함대가 수천 명의 용맹한 사내들을 순식간에 이 땅에 태어나지도 않은 것처럼 쓸어버렸으니···.]지상을 뒤흔드는 자, 위대한 포세이돈의 눈이 푸른빛으로 일렁였다.
그는 오랜 세월을 살아오면서 수많은 생물들이 제 몸을 바꾸어가는 것을 보았다. 물속에서 턱도 없이 꿈틀거리던 것들이 점차 단단한 판으로 제 몸을 감싸고, 척추를 만들어가며, 지느러미를 뻗어나갔다.
그것은 맹목적인 수백, 수천 번의 꿈틀거림 속에서 이뤄진 것이었다. 인간들이 배라는 것을 만들어 바다로 향하는 과정 역시 그리 다르지 않았다.
고작해야 널빤지 몇 장에 의존해 헤엄치던 것들이, 점차 그것들을 겹쳐 뗏목을 만들고, 돛을 만들어 바람을 가두고, 닻으로써 그것을 땅에 고정한다.
그 모든 과정은 수만 명이 수억 번씩 어설프게 허우적거리며 이뤄졌다. 아무리 획기적인 발견일지라도 얻어걸린 것이 태반이었고, 필멸자들의 보잘것없는 지혜는 그 속에서 대단한 역할을 수행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그가 보는 광경은 달랐다.
한 인간이 마치 이 세상의 정답을 알고 있다는 듯 활보한다.
그가 행하는 바는 수천 년 동안 축적된 장인들의 경험을 뛰어넘었고, 그의 생각은 어떤 허우적거림도 없이 곧장 결실로 가닿았다.
마치 누군가 예지를 내려주듯이.
[나는 본래 저 아이가 만들어낸 것들이 어느 신의 장난인 줄로만 알았네. 그, ‘가위’란 물건만 하더라도 결국 아이깁토스인들이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 않았나?헤파이스토스가 인간 소년의 몸을 빌려 재미난 일을 벌인다고만 생각했지. 그 이상 진지하게 생각지는 않았는데···]
그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지금 저 배에 달린 신비로운 돛을 보라. 한 필멸자의 머릿속에서 나왔다 믿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고도 아름답다.
저 트로이아의 왕자는 저것을 다루는 법까지 정리하여 선원들에게 직접 가르쳤으니 더더욱 놀랍다.
[저것은, 결단코 내가 차지해야 했거늘···.]포세이돈의 말은 단순히 삼각형 돛에만 해당하는 말이 아니었다.
그는 저 아이가 소년일 적 미리 거두지 못했음을 마음 깊이 아쉬워했다. 만약 저 아이가 대장장이가 아니라 상인이었더라면, 뱃사람이었더라면 어땠을까?
깊은 아쉬움과 미련이 뚝뚝 묻어나는 발언에, 결국 지혜의 여신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바다의 지배자께서 욕심이 과하십니다. 너무 많은 것을 원하는 이는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법이지요.]포세이돈이 그 말에 가만히 속을 끓이자, 아테나는 휘파람을 불어 올빼미를 불러내며 말한다.
[결국 프리아모스의 차남이 저 지혜의 산물을 누구에게 바쳤는지 알고 계시잖습니까?] [그래, 그래. 자네에게 바쳐졌지.] [당연한 일입니다. 저 돛을 만드는 데 수고로이 손을 놀린 이들은 결국 길쌈하는 여인들이 아닙니까? 그들은 제게 기도를 올리며 실과 실을 엮으니 말입니다.]아테나가 어깨에 앉은 올빼미에게 전황을 전해듣고 있자, 포세이돈은 혀를 차며 계속 중얼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