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545)
545화
“계속 돌진해라, 목숨을 아끼지 마라. 어차피 없지만.”
“딱!”
술법사들 사이에 뛰어든 파프닐의 지시에, 해골병들은 이를 드러내며 돌진했다.
“젠장!”
“온다!”
이에 맞서 술법사들도 주술을 쓰거나 강시를 소환했다.
“가라, 묵혈강시!”
“너만 믿는다, 백화강시!”
얼핏 보면 사람처럼 생긴 강시들이 해골병들을 막아선다.
중국의 고급 언데드.
한국 서버로 치면 데스나이트나 블랙 데스나이트 같은 녀석들이다.
관절의 움직임도 실제 사람 같고.
전투 경험과 기술까지 녹아 있어 동 레벨의 플레이어들보다 훨씬 강하다.
그러나 갑자기 맞서 싸우느라 진영도 흐트러져 있었고, 해골병들의 강함도 상상 이상이었다.
무엇보다 해골병들 사이에 파프닐이 끼어 있었다.
[철폭]강시들의 땅 아래, 주술사들의 몸 주변에서 폭발이 일었다.
폭발에 휩쓸린 강시들의 몸에 창과 칼이 박혀 들어갔다.
“……카악!”
강시들이 쓰러진 다음은 술법사의 차례.
지켜 줄 마인들이 없는 술법사들은 파프닐과 해골병들에게 한 끼 식사거리에 불과했다.
“……예상대로군.”
오면서 본 중국 유저들은 파프닐이 이쪽으로 공격해 올 것이라고 예상 못 한 모습이었다.
그럴 만했다.
설마 동물 반란군의 보스를 처치한 뒤, 정비 없이 또 다른 전투를 시작한다는 선택을 할 플레이어가 있겠냐는 생각.
중국 유저들이 아무리 전투를 좋아한다지만, 그런 그들마저도 파프닐이 물러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계산을 먼저 한 뒤, 승리하는 싸움에 들어가는 파프닐이라면 더욱.
그러나…….
‘이 전장이라면 무조건 해야지.’
파프닐은 씩 웃었다.
중국 유저들도 여러 가지를 계산했겠지만 간과한 게 하나 있었다.
이곳은 동물 반란군의 중심부.
롱암이 당했지만, 주변엔 아직 1천만 마리가 넘는 동물 무리가 남아 있다는 게 그것이다.
“해골병 소환.”
병력을 보충한 파프닐은 계속 전진했다.
쓰러진 술법사와 강시 들, 그리고 주변에 있던 동물 반란군의 시체가 금세 금속 해골병들로 일어났다.
“너희는 북쪽으로 계속 전진하고, 너희는 남쪽으로 20분 정도 전진하다가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라.”
해골병들을 여러 곳으로 보낸 파프닐은 복돌이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복돌아, 너는 해야 할 일이 있다.”
“멍?”
“너는 지금 전투에서 빠져서…….”
무릎을 굽힌 뒤 속삭였다.
“너밖에 할 수 있는 녀석이 없는데, 되겠어?”
“끄으응……. 잘될지 모르겠습니다. 멍.”
“잘하면 햄버거 줄게.”
“멍!”
햄버거.
TV에서 홍보 영상이 나올 때마다, 저도 모르게 입가에 침이 고였던 환상의 음식이 아닌가.
파프닐, 오진환이 식사를 챙겨 주지 않는 건 아니다.
그러나 그 내용 대부분은 상추, 소고기를 비롯한 건강식.
저런 사치품을 먹을 기회는 흔치 않았다.
“멍멍! 열심히 하겠습니다!”
타탓, 복돌이는 곧바로 다른 곳으로 향했다.
‘나 참, 그렇게 햄버거가 좋나?’
하긴, 건강식만 24시간 365일 먹으면 가끔은 색다른 걸 먹고 싶어 할 만도 했다.
“나도 지지 않게 열심히 움직여야겠군.”
파프닐은 해골병을 소환한 뒤 계속 전진했다.
천마신교 측이 정신을 차리기 전, 최대한 많은 피해를 누적시켜야 했다.
“저기 있다.”
“공격!”
천마신교 무인들이 파프닐을 보고 검기를 내쏘았다.
해골병들이 앞을 막았지만, 몇몇 공격은 파프닐의 몸에 그대로 맞았다.
-검기에 당했습니다.
-단단한 방어구, 금속 방어벽으로 피해를 대폭 줄였습니다.
-어두운 마나에 당했습니다.
-어둠 속성 내성이 아주 높아 효과가 취소됩니다.
“어딜.”
공격이 지나가자 파프닐은 해골병들 사이에서 튀어나와 무인들을 공격했다.
[사자왕의 심장 2단계]MP를 보다 많이 소모해, 스킬의 공격력을 높이는 사자왕의 심장의 두 번째 효과.
마인들의 검이 몸과 함께 잘려 나가며 진영이 뚫렸다.
중국 유저들의 특징인 공격 일변도의 플레이.
약하거나 비슷한 상대들에겐 굉장히 까다롭지만.
보다 강한 상대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위험이 있었다.
“크아아악!”
“억!”
십수 명의 마인을 없앤 파프닐은 다른 곳으로 향했다.
목표는 주변 마인, 주술사들이 모이고 있는 지점.
“온다, 놈이 오지 못하게 막아!”
“우오오오!”
수라대 소속 무인들이 붉은 오라를 머금고 파프닐을 향해 쏟아졌다.
경공 덕분에 말을 탄 기사들보다도 훨씬 빠른 속도.
그 순간 파프닐의 몸이 사라졌다가 마인들의 등 뒤에서 나타났다.
공간 이동 마법, 블링크를 써 적들을 흘려보낸 것.
파프닐은 그대로 마인들의 옆구리에 거머리처럼 붙어 후열을 공격했다.
“크악!”
“이게……!”
가속도가 붙은 마인들은 방향 전환을 하기 힘들어했다.
파프닐이 따라붙어 철폭을 쓸 때마다 여러 마인들이 폭발에 휘말려 사망했다.
“나 수라대 3대주 장명길! 흑풍대와 흑지대의 복수를 하러 왔다……!
부대를 이끌던 간부급 마인들이 사방에서 박도나 청룡 언월도를 휘두르며 포위했다.
제대로 된 협공도 아니고 전투 중 펼치는 것이었기에, 진법이나 협공의 버프 효과도 발휘되지 않는다.
본래는 하면 안 될 일이지만, 파프닐을 꺾고 싶다는 욕심을 참지 못했다.
파프닐은 가볍게 금속 벽을 세워 주변 공격을 막은 뒤, 벽을 블러드 익스플로전으로 터뜨렸다.
수천 개의 철 조각이 사방으로 터져 나오고, 등 뒤에서는 해골병들이 길을 막고 창을 찔렀다.
“크에에엑!”
장명길과 마인들은 에픽급의 천 옷, 그리고 검 등을 떨어뜨리고 사망했다.
마인들을 쓰러뜨리면서도 쏠쏠한 소득을 올리는 파프닐이었다.
-천마혈검대 5대주 : 파프닐이 후방에서 주술사들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죠?
-고월추 : 차라리 잘된 일이다. 주술사 몇을 미끼로 내어 주고 진영을 완성한다. 억지로 주술사들을 지키려다가 놈이 도망가면 곤란하니, 최대한 빨리 천라지망을 완성하는 데 집중하도록.
-고월추 : 천마혈검대는 나를 따라 움직인다. 천랑대와 수라대가 놈을 붙드는 사이, 흑화대와 염마대가 놈을 포위, 만마전의 고위 NPC들을 배치해 도망치지 못하게 하도록.
고월추의 지휘하에 천마신교 원정군은 크게 한 바퀴를 돌았다.
수라대와 천랑대가 파프닐을 쫓아 움직이는 사이.
진짜 정예라 할 수 있는 천마혈검대는 고월추와 함께 크게 우회해서 파프닐을 포위했다.
남은 동물 반란군 무리, 파프닐의 언데드들이 있었지만 사실상 없는 것과 다름없는 돌진.
“저 녀석이 본교에서 신신당부한 파푸닐인가?”
“화령마뇌 녀석이 말한 것보다 훨씬 위험해 보이는데?”
“낄낄, 지금 가서 잡아 버려?”
포위망의 중간 지점.
만마전에 소속된 전대의 마두들이 히죽거리며 마기를 끌어올렸다.
그때 고월추가 급히 말했다.
“안 됩니다. 교주님께서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계십니다.”
“흥…….”
“끌끌, 교주가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천마신교의 새 교주는 신성한 불의 선택을 받은 교의 후계자.
비록 바깥에서 왔다고 하지만, 그 권위는 기존의 어떤 교주들보다도 강대했다.
마두들은 흥분을 억누르며 포위망이 완성되기를 기다렸다.
그사이 파프닐은 계속해서 적의 후미를 노려 피해를 입혔다.
“철폭.”
“크아악!”
“아악!”
해골병들과 함께하는 주술사, 궁수 사냥!
한 차례 스킬을 쏟아부으면 검을 든 마인들이 연달아 달려왔다.
“이놈!”
“우리와 싸우자!”
동물 반란군의 본거지가 있는 곳은 대밀림.
공격을 피할 지형은 넘쳐 났다.
파프닐은 마인들의 공격을 나무 사이로 피하며 창을 내질렀다.
힘주어 달려오던 마인들은 창을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꿰뚫려야 했다.
피하려고 해도 등 뒤나 옆의 나뭇가지에 걸리거나, 넝쿨에 몸이 엮여서 서로 부딪히는 상황.
“이 새X!”
“죽여!”
중국 유저들이 품속에서 주머니를 꺼내 뿌렸다.
희뿌연 가루가 사방에 퍼졌다.
-산공독에 당했습니다.
-강력한 독 저항력으로 독의 효과가 듣지 않습니다.
암살자들이 주로 쓰는 각종 독.
전투 중에 독을 쓰는 건 비매너라 여겨지긴 하지만, 중국에서는 이기기만 하면 되기에 딱히 문제는 없었다.
다만 이번엔 상대가 좋지 않았다.
파프닐이 담피르가 된 후로, 독 면역은 계속해서 상승해 왔다.
당장 금속에도 수많은 독성 물질이 있고, 쇠독이라 불리는 것도 전부 독이니까.
네크로맨서의 레벨이 높아지고, 외차원의 버섯을 사역하게 된 후로는 거의 만독불침이라 할 수 있었다.
“크헉!”
산공독이 효과를 발휘하길 기다리던 중국 유저들 사이로 궁드닐의 창날이 지나갔다.
“계속 나아가야겠군.”
한 곳에 있는 것이야말로 적들이 바라는 일이다.
파프닐은 해골병들을 이끌고 동물 반란군을 넘어 서쪽으로 움직였다.
이미 뒤를 잡았으니, 계속해서 약한 부분을 노리는 것.
그렇게 수천 명, 아니 1만 명가량의 중국 유저들을 처리했을 즈음.
파프닐은 주변의 숲이 어느새 사라져 있는 것을 눈치챘다.
‘숲이 남아 있었을 텐데…….’
자연적인 지형이 아니라, 엄청난 인력과 자원으로 주변의 숲을 밀어 버렸다.
그렇게 만들어진 언덕 위를 비롯한 주변 곳곳에는 중국 유저들이 가득 서 있는 게 보였다.
‘미친…….’
설마 숲이 방해가 되니 그대로 밀어 버린 건가?
파프닐은 헛웃음을 지으며 멈춰 섰다.
‘예상보다 훨씬 빠른데?’
10만가량이나 되는 인원을 움직이다 보니 최소한 2시간은 걸릴 줄 알았는데.
고작 1시간도 안 되는 시간 만에 방향을 돌리다니.
그만큼 이 중국 유저들이 엘리트라는 뜻이리라.
물론 부대 일부를 희생양으로 던져 주어서 가능한 일이겠지만 말이다.
파프닐은 남은 HP, MP를 확인했다.
‘다행히 어느 정도 회복됐군.’
네크로맨서의 스킬 중 다크 룰이라는 스킬은 사역마들이 준 대미지의 일부를 HP, MP로 회복하는 스킬이었다.
이 스킬을 켠 채로 움직이며, 바닥까지 꺼져 있었던 HP와 MP를 어느 정도 채운 것.
엘리트 해골병들을 복구한 건 아니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해볼 만했다.
“네 이놈, 파푸닐!”
고월추는 심호흡을 한 뒤 목소리에 내공을 담아 외쳤다.
“이곳에 펼쳐진 것은 천라지망이다. 오늘 여기서 한국 서버 최강이라 불리는 네놈을 꺾어, 천마신교의 위대함을 온 세계에 증명할 것이다!”
이 자리는 굉장히 중요한 자리였다.
네트워크를 통해 중국은 물론 해외의 유저들에게까지 방송이 나가고 있는 상황.
만약 여기서 파프닐을 쓰러뜨린다면 중국 서버의 힘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보여 줄 수 있으리라.
자신은 있었다.
자신과 동생을 비롯한 천마혈검대.
만마전의 마두들.
그 외 십만여 명이 펼치는, 중국 서버 최고, 최강의 다대일 전술 천라지망.
이 정도면 설령 운영자가 와도 이길 수 없으리라.
“……말 다 했냐?”
그 순간 파프닐이 대꾸했다.
“그럼 어디 한번 덤벼 봐.”
손을 든 뒤, 가운뎃손가락을 까닥이면서 말이다.
“이…… 이……. 전군, 공격해라!”
“공격해라!”
“와아아아!”
지시를 받은 마인들이 일제히 달려오기 시작했다.
흑화대의 대원들이 몸에서 검은 불꽃을 일으켰고, 염마대원들은 악귀를 빙의시킨 채 달려 내려왔다.
‘역시 이 순간이 오는군.’
천마신교 정예군은 동물 반란군과 다르다.
압도적인 PVP 경험을 쌓은 데다, 명령 체계가 확실히 잡혀 있어 헛걸음도 하지 않는다.
파프닐이 아무리 활약을 해도, 포위망에 갇히게 되는 건 예정된 수순이라는 것.
“좋아, 해보자고.”
그야말로 온 세상이 파프닐을 적으로 삼은 듯한 모습.
파프닐은 그 앞에서 궁드닐을 들고 휘둘렀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