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578)
578화
롱기누스의 창.
1천 년 넘는 세월을 세상에 있어 오며 동서양의 신화에 박식한 세이멍은 곧바로 그것의 의미를 알아들었다.
“신을 죽인다는 창인가……!”
그렇다면 자신의 결계 주술이 뚫린 것도 설명이 된다.
‘단순히 여기 가상의 세계 속 오브젝트인 줄 알았는데……. 어떻게 했는진 모르겠지만 엄청난 양의 질량이 뭉쳐 있군.’
비록 슈퍼컴퓨터가 인공적으로 만들어 낸 양자 세계라지만, 그 법칙은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자신은 영혼만 남아 이 세계로 들어온 빙의자.
세계에 있는 시스템에 묶여 있는 지금은, 아직 저것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보다 어떻게 저 창을 가지고 온 거지?”
세이멍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짖었다.
“분명 감지를 몇 겹으로 하면서 막고 있었을 텐데.”
탕후루 뼈야 어떤 뼈로 만들건 상관없으니 논외다.
그러나 롱기누스의 창을 비롯한 갓급 아이템은 세이멍이 사방에 세워 둔 결계와 경보 알람을 피할 수 없었다.
만약 저걸 가지고 있었다면, 도시에 들어오자마자 결계가 반응해야 했을 터.
“그야 이것 덕분이지.”
파프닐은 그 앞에서 창대에 붙은 점액질을 떼어 내며 말했다.
“내가 괜히 탕후루를 고른 줄 아나?”
“꿀……. 설마 꿀 속에……!”
트릭을 눈치챈 세이멍의 입이 벌어졌다.
탕후루를 구성하는 지옥 흑벌의 지옥 마력꿀.
마력 흡수와 차단에 압도적인 꿀의 특성을 이용해 롱기누스의 창을 감춘 것이다.
실제로 꿀 속에 보관한 이집트 유물이나 미라가 수천 년 동안 살아 있다는 뉴스 기사나 내용을 보면 충분히 가능한 일.
“설마 그걸 노리고 탕후루 팔이라는 웃기지도 않는 짓을……. 멍.”
“그래. 정답이다.”
“……허를 찔렸군.”
세이멍은 이를 드러내고 으르렁거리다 물었다.
“한데, 그래서 어쩌라는 거지? 창을 가져와 내게 상처를 냈고, 그게 끝인가?”
롱기누스의 창을 쓰면 결계를 뚫고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건 확인이 되었다.
그러나 상황은 이전과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다.
세이멍의 환술과 수많은 주술 들은 여전히 파프닐에게 위협적이다.
단지 얼마 전까지는 무적이었지만, 이젠 쓰러뜨릴 수 있긴 하다는 조건이 생겨났을 뿐이다.
‘롱기누스의 창을 쓰면 대미지를 줄 수 있지만, 그걸 감안하고도 불리한 매치군.’
물론 파프닐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하는 수 없지. 그때까지만 버티는 수밖에.’
세이멍은 동물 반란군의 수장인 롱암도 감히 정면에서 거스를 생각을 하지 못한 강적.
그런 놈을 잡는 데 당연히 아무 생각 없이 전투를 시작한 건 아니었다.
“네놈의 개 때문에 잠시 내가 혹했지만, 이제 두 번 다시 당할 내가 아니다.”
세이멍은 뒤로 물러나 주문을 외웠다.
육각형 모양의 기둥들이 주변에서 나타나더니, 기둥 속에서 구멍이 열린 후 파프닐과 복돌이를 향해 광선을 쏘아 대기 시작했다.
“카아악!”
“칵!”
광선에 맞은 해골병들이 산산조각 나며 부서진다.
‘역시 저건 단순한 스킬이 아니야.’
호라이즌에 있는 어떤 마법이나 스킬도 저렇게 말도 안 되는 위력의 스킬을, 쿨타임 없이 쏟아붓지는 못한다.
갓급 스킬이라면 모를까.
하지만 아까 공간을 가르던 공격을 떠올리면 그건 주술이 맞았다.
“복돌아, 멍키 매직을.”
“멍멍멍!”
복돌이가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었다.
그때마다 쏟아지는 고위 마법들이 세이멍의 주술들과 맞부딪히며 소멸했다.
“나도 질 수 없지.”
파프닐은 블랙 노바를 써 세이멍의 광선을 요격했다.
방향 하나를 틀어 세 개에서 네 개의 광선들을 서로 충돌해 터지게 하면서 세이멍의 공격을 연달아 피했다.
그야말로 곡예의 경지에 다다른 컨트롤과 공격을 하며 몬스터들의 공격을 받아 내길 열댓 번.
“피하는 것도 이제 끝이다.”
세이멍이 발을 구르자 파프닐과 복돌이의 발이 접착제라도 밟은 것처럼 땅에 붙었다.
“죽어라! 멍!”
그런 둘을 향해 세이멍이 손을 모으더니, 그 안에서 새하얀 빛의 화염구를 만들어 냈다.
“저, 저건……!”
“멍! 주인님, 해다, 멍!”
복돌이가 혀를 빼물고 외쳤다.
단순한 화염구라고 생각하고 싶어도, 그러기엔 세이멍이 만들어 낸 태양은 열기가 너무 강했다.
“이것도 받아 낼 수 있나 한번 보자꾸나.”
말을 마친 세이멍이 몸을 돌리더니, 돌려 차기로 태양을 차 날려 보냈다.
“이런……!”
파프닐은 급히 메탈 슬라임 킹을 몸에 두르려 했다.
그때였다.
-시스템 위그드라실이 버그를 감지했습니다.
-버그를 수정합니다.
파지직!
날아들던 태양이 다음 순간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그뿐만이 아니다.
-부정한 콘텐츠로 스펙을 올린 게 확인되었습니다.
-시스템 체계와 반하는 스킬을 사용 중인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버그를 수정합니다.
시스템 메시지가 연달아 뜨더니, 세이멍의 주변에 가득하던 주술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거나 약체화되었다.
“이, 이놈이……!”
이를 악문 세이멍이 외쳤다.
“네놈 대체 무슨 짓을……!”
“나는 한 게 없는데.”
정말로 파프닐은 한 게 없었다.
단지 세이멍을 찾고 있던 슈퍼컴퓨터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부정 스킬을 빼앗았을 뿐.
‘어쨌건 놈이 주술을 못 쓰는 지금이 기회로군.’
파프닐은 곧바로 스킬을 사용했다.
-마도 반전을 사용했습니다.
-모든 지능, 지혜가 힘, 민첩 스테이터스로 변환되었습니다.
다음 순간 파프닐의 팔다리에서 근육과 핏줄이 돋아났다.
모든 지능과 지혜를 육체적인 스테이터스로 바꾸자, 가볍게 걷는 것만으로도 몸이 수 미터나 앞으로 뻗어 나갔다.
파프닐은 그 상태에서 곧바로 세이멍에게 달려들었다.
“엇!”
세이멍은 급히 앞발을 휘둘러 창날을 막았다.
그 순간 롱기누스 스피어의 창대가 뱀처럼 꿈틀대더니, 세이멍의 얼굴 옆 목 부분을 쳤다.
“깨개갱!”
볼품없이 날아가는 세이멍.
파프닐은 그런 세이멍을 향해 창날을 연달아 내리꽂았다.
-타이거 스트라이크.
-매서운 바람의 창 찌르기.
-약점 연속 공격!
화려하고 어려운 스킬 대신, 짧고 간결하지만 금방 준비되는 기본 스킬들의 연속 공격.
세이멍이 진짜 몬스터나 NPC라면 절대 좋다고 할 수 없겠지만, 현실의 주술사인 그에게 이런 공격은 굉장히 까다로웠다.
아무리 강력한 주술을 쓸 수 있더라도, 일단 주문을 외우거나 준비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
“크르릉. 이노……. 꺼엉! 껑!”
심지어 세이멍은 주술사지 전사가 아니었다.
어떻게든 거리를 벌리려 해도 파프닐은 그때마다 세이멍이 물러서는 방향 쪽으로 미리 가 있다가 창날을 들이밀었다.
실력 차이가 많이 나는 상대와 싸운다면, 상대는 몇 수 앞을 보고 전투를 유도할 수 있다.
지금 상황도 그랬다.
세이멍이 일격을 피하고 있지만, 창대를 맞으며 몸에 대미지가 누적되었다.
“하는 수 없군.”
세이멍의 몸 주변에서 검은 불꽃이 일었다.
그대로 거리를 벌린 파프닐을 향해, 세이멍은 수천 개의 부적들을 태우며 일갈했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죽여야 할 적을 두고, 아끼고 있을 수는 없지.”
세이멍의 주변에서 흘러나온 검은 그림자가, 그대로 파프닐이 있는 주변 공간을 잡아 뜯었다.
“따…… 딱!”
앞을 막던 해골병이 순식간에 몸을 잃고 바스러졌다.
“저건…….”
마도 반전을 쓰고 좁힌 거리를 내주는 건 아까운 일이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었다.
파프닐은 세이멍에게서 몸을 피하며 시장 거리 한복판을 달렸다.
“도망칠 수 없다……!”
탕후루 마차와 다른 마차들이 가득한 거리.
그곳을 질주하는 파프닐의 등 뒤로, 수많은 공격이 터져 나왔다.
퍽! 와장창.
부서지는 마차들 사이에서 쏟아진 탕후루가 바닥에 쏟아졌다.
땅에서는 그림자 촉수가 솟구치고, 번개, 불 등이 하늘에서 비처럼 쏟아져 내린다.
그때마다 파프닐은 아슬아슬하게 빈틈을 파고들거나, 해골병과 언데드 등으로 몸을 가로막으며 도주했다.
그러나 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
“……이런.”
달리던 파프닐의 발걸음이 천천히 멈췄다.
눈앞에는 커다란 금오시의 성벽이 굳건하게 서 있었다.
등 뒤를 돌아보자 그곳에선 그림자 구름 위에 탄 세이멍이 유유히 이쪽을 향해 내려오고 있었다.
“여기까지다.”
세이멍은 부적을 연달아 찢으며 말했다.
“너만 쓰러뜨리면 내 주술을 막을 놈은 더 이상 없다. 그것이 완성되면 이 세계의 법칙은 나의 것……. 네놈이 다시 부활해 온다 해도, 그때 이미 나는 신이 되어 있을 것이다.”
“말은 잘하는군.”
파프닐이 대답하자마자 눈앞에 메시지가 나타났다.
-마도 반전의 스킬 지속 시간이 끝났습니다.
-모든 스테이터스가 본래 수치로 되돌아갑니다.
엎친 데 덮친 격.
포위당한 데다가 빠른 속도로 싸울 수 있던 스킬까지 끝났다.
마법 싸움으로 갈 수도 있지만, 세이멍은 그 부분에서 파프닐과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의 괴물이었다.
“아무래도 쓰고 있던 주술이 끝난 모양이로군.”
세이멍도 그 사실을 눈치챘는지, 비글의 한쪽 입가가 슬쩍 올라갔다.
동시에 파프닐의 주변 곳곳에 그림자가 변한 촉수들이 나타나며 퇴로나 지원을 차단했다.
완벽히 구석에 몰아넣은 상황에서 세이멍이 말을 이었다.
“지극히 어려운 적수였다만, 실로 좋은 분투였다.”
“젠장…….”
“동물 반란군이나 동물 신의 능력과는 무관하게, 주술은 존재하는 것. 네놈을 기억하도록 하겠다.”
기억할 수밖에 없었다.
1천 년 전부터 몸을 여러 번 갈아탔다지만, 자신의 몸에 창대로나마 상처를 남긴 건 저 인간이 처음이었으니까.
“자, 끝이다.”
그때였다.
세이멍이 공격하려던 파프닐이 손을 뻗었다.
“소용없……. 응?”
마저 주술을 쏘려던 세이멍의 몸이 멈칫했다.
주변에 나타난 금속 슬라임이 자신을 노리고 덤벼들었기 때문이다.
“쓸데없는 짓…….”
세이멍은 가볍게 손짓하는 것으로 떨쳐 내려 했다.
그러나 진짜는 슬라임이 아니었다.
“이, 이건……!”
검은색과 금색이 섞인 끈끈한 점액질의 액체가 세이멍의 앞‧뒷발과 몸을 덮쳐 온다.
“타, 탕후루 시럽……!”
세이멍은 주술을 써 탕후루 점액질을 떨쳐 내려 했다.
그러나 그럴수록 탕후루 시럽은 더욱 거세게 엉겨 붙으며 세이멍을 묶었다.
“이 꿀……. 보통 꿀이 아닌…….”
“마력을 흡수하는 흡수율이 높기로 유명한 마력꿀 탕후루 시럽이지.”
자성 제어를 진행하는 파프닐이 말했다.
“탕평책이 단순히 탕후루 뼈를 숨겨 놓는 것뿐인 줄 알았나?”
“무슨…….”
당연히 해골병과 뼈를 숨겨 오려는 위장술의 이름이 아니었나?
“틀렸어.”
파프닐은 득의양양한 미소를 띤 채 말을 이었다.
“이번만큼은 진짜 숨김없이 제목을 지었으니까.”
바닥 곳곳에 있던 탕후루 시럽이 계속 뻗어 나와 세이멍을 몇 겹으로 덮었다.
주술로는 벗어날 수 없는 공격에, 세이멍의 비글 표정에 처음으로 식은땀이 흘렀다.
“마, 말도 안 돼……. 나갈 수 없다고?”
결계나 음양술, 분신술, 전이술.
어떤 주술을 써도 몸에 붙은 탕후루 시럽이 전부 흡수해 버린다.
마치 늪과 같았다.
아무리 강한 맹수가 몸부림을 쳐도 절대 놓아주지 않으면서, 천천히 진흙 속으로 가라앉혀 종래는 맹수가 있었다는 것조차 기억하지 못하게 된다.
끈적끈적한 덩어리들이라는 점에선 실제 늪과 마찬가지였다.
“잡았다. 세이멍.”
“아, 안 돼…….”
세이멍은 그 순간 처음으로 공포에 휩싸였다.
1천 년 넘게 피해 온 죽음이 점차 다가오고 있는 것에 대한 공포.
그 공포가, 평소라면 절대로 하지 않을 짓을 하게 했다.
“아우우우!”
세이멍이 하울링을 내짖었다.
다음 순간 그가 발을 내지르자 엉겨 붙던 탕후루 시럽이 터질 듯이 튕겨 나왔다.
파프닐의 눈이 커졌다.
“저건……!”
틀림없었다.
방금 내지른 앞발 공격은, 동물 반란군의 최고 간부였던 캥황의 캥프시롤 펀치였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