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swordsmanship instructor at the Fantasy Academy RAW novel - Chapter 149
아카데미의 검술 강사가 되었다 (149)
우리 선생님은 천재 작곡가?
내 멱살을 잡으려고 했던 것 같지만 그대로 팔을 비틀어 꺾어 뒤로 돌렸다.
“아악!”
“사람 말을 좀 끝까지 들으시죠. 여기가 조용해서 잠깐 앉아 있던 건데, 사생은 무슨.”
매니저인 것 같은데 덩치는 좀 있지만 마나는 느껴지지 않는 거로 봐서 헌터는 아닌 것 같다.
헌터도 아니면서 무슨 배짱으로 말도 안 듣고 손부터 나가는 건지.
“자… 잘못했습니다.”
“어? 혹시….”
여자들 중에 1명이 나를 알아본 것 같다.
“아악! 죄송합니다, 팔 좀….”
“밖에 따로 표시도 없었고 말도 안 끝났는데 손 먼저 나가는 건 안 좋은 버릇입니다.”
경고와 동시에 팔을 풀어 주고 밖으로 나왔다.
원래 나도 가수 구경하려 했지만, 흥미가 팍 식었다.
연예인이라고 살짝 기대했는데 딱히 예쁜지도 모르겠고.
내가 봤을 땐 세진이나 루시엘이 훨씬 낫다.
“강 선생님? 강 쌤이 왜 거기서 나오세요?”
민 선생과 뒤에는 정 선생을 비롯해 나처럼 오늘 무대에 오르는 선생들이다.
“다른 데는 시끄럽고 여기만 조용하기에 잠깐 앉아 있었는데 가수 대기실이라고 해서 나오는 길입니다.”
“네? 가수들이랑 선생님들은 여기 같이 쓰기로 했는데….”
“가수 전용이 아니었군요.”
“네. 천막이 그렇게 여유가 많진 않아서요. 원래 가수들은 대부분 차에서 대기하는데, 무슨 일 있으셨어요?”
“매니저인가 저를 사생팬으로 오해해서 멱살을 잡으려 하더라고요.”
“네?”
“강 선생님을요?”
“와, 미쳤네.”
“강 선생님을 몰라보던가요?”
“저기, 강 선생님, 그래서 어떻게… 혹시 죽었나요, 그 사람?”
1학년 검술 담당인 정 선생이 오버를 한다.
“아니… 정 선생님, 뭘 죽여요? 누가 들으면 오해하겠네. 일반인인 것 같아서 좋게 그러지 말라고 경고만 하고 나왔습니다.”
“전달이 제대로 안 돼서 오해가 있었던 것 같은데. 같이 가요.”
지금 들어가서 다시 보면 서로 불편할 것 같아 됐다고 하려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마땅히 다른 곳에서 기다릴 곳도 없고 뒤에 메고 있는 기타도 너무 걸리적거렸으니까.
애초에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피할 이유가 없지.
들어가자마자 시선이 쏠리는데 무시하고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민 선생이 매니저 쪽에 다가가서 이야기를 하는데 매니저가 주뼛거리며 내게 다가온다.
“저기, 죄송합니다. 아까는 제가 오해를 해서….”
“알았으니까 가세요.”
손으로 가라는 시늉을 하고 휴대폰이나 할까 하는데 마침 품속에서 진동이 느껴진다.
휴대폰을 꺼내 보니 전화가 아니라 톡이다.
세진이 녀석이다.
뭔가 쑥스러워 따로 말을 안 했는데….
[나 대기실이지.] [대기실이요? 공연 운동장에 있는 무대에서 하는 거 아니에요?] [뒤에 천막 거기가 대기실이야.] [아, 그랬죠. 잠시만요.]잠시만이라니 설마 오려는 건가?
사실 축제 때 세진이랑 좀 돌아다니며 즐길 생각이었지만, 카페가 워낙 바빠서 도저히 시간이 안 났다.
다른 선생들도 있고 가수도 있어서 오지 말라고 답장을 보내려는데 천막이 걷히더니 세진이 녀석이 들어왔다.
일단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더니 걸 그룹 쪽에서 멤버 1명이 세진이에게 다가간다.
“세진아!”
말과 동시에 세진이를 껴안는데… 뭐지?
“세별 언니? 오랜만이네요. 그런데 언니가 왜…?”
“왜긴 왜야, 공연하러 왔지.”
“보통 가수들은 공연할 때만 잠깐 오고 따로 대기실은 안 쓰던데.”
“일찍 도착했거든. 차에서 기다리려 했는데 마침 히터가 고장 나서. 그보다 너 졸업하지 않았어? 나 보러 온 거야?”
“아, 사실 저 오늘 언니가 공연하는진 몰랐고 선생님 보러 온 건데… 쌤!”
살짝 껄끄럽지만 무시할 수 없기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직 집에 안 갔어?”
“공연은 보고 가야죠. 다른 사람도 아니고 선생님이 나오신다는데.”
말을 하며 눈을 살짝 흘기는 게 아무래도 말 안 해 줘서 약간 삐친 것 같다.
“딱히 볼 것도 없을 텐데.”
“볼 것도 없긴요. 강 선생님 노래는 진짜 최고였는데요.”
언제 왔는지 민 선생님까지 내 옆에 붙어 이야기를 한다.
아주 잠시였지만 세진이 녀석, 분명 인상을 찡그렸다.
설마 뭔가 오해를 하는 건가?
“최고는 무슨… 그냥 떠밀려서 나온 건데요.”
“에이, 웬만한 가수는 명함도 못 내밀 것 같던데요. 게다가 자작곡이잖아요.”
“취미로 만든 건데 너무 비행기 태우지 마세요.”
진짜 만든 게 아니라 전생에 즐겨 듣던 노래인데 자꾸 칭찬을 하니 양심이 찔린다.
“너무해요. 아까 카페 갔을 때 공연한다고 말도 안 해 주시고. 선생님 반 학생들이 말 안 해 줬으면 못 보고 갈 뻔했잖아요.”
역시 말을 안 했던 게 문제였나 본데, 일단 대화 화제를 돌려야겠다.
“정말 볼 거 없는데… 그보다 옆에는 아는 사이?”
“아, 이쪽은 세별 언니예요. 어릴 때부터 옆집 살아서 친하게 지냈어요. 세별 언니, 우리 선생님은 알죠?”
“아… 안녕하세요. 아까는 실례가 많았어요. 저희가 오해를 해서….”
“오해요?”
“아까 여기 왔을 때 이분이 혼자 계신 거 보고 우리 매니저 오빠가 사생팬인 줄 착각해서….”
“착각해서요?”
“아니라고 설명을 하려는데 갑자기 멱살을 잡으려 하더라고.”
“네? 선생님 멱살을요?” 깜짝 놀란 표정이다.
“잡으려고 했지. 잡힌 건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
“당연히 그렇겠죠. 그 사람 살아 있어요?”
“아니, 내가 뭐 그럼 죽이기라도 했겠어? 오해 잘 풀었고 사과도 받았으니까 신경 쓰지 마.”
솔직히 지금도 그리 마음에 들진 않지만, 말 그대로 사과도 받았고 멤버 중에 이렇게 세진이랑 친한 언니도 있으니 더 문제 삼을 순 없으니까.
“매니저 오빠가 조금 성격이 급해서 다시 한 번 사과드릴게요. 죄송합니다.”
“괜찮습니다. 사과도 이미 받았는데요.”
“그런데 오늘 노래하세요? 아까 옆에 분 말 들어 보니 자작곡이라고 하던데….”
“별거 아닙니다.”
길게 이야기하고 싶진 않아서 딱 잘라 끊고 세진이와 함께 천막을 나왔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민 선생이 나오는데, 이제 공연 시작 시간이 된 것 같다.
세진이를 돌려보내고 천막으로 돌아와 준비를 하다 보니 어느덧 내 차례가 됐다.
“다음 순서는 우리 헌터 1 학교에서 가장 잘생긴 선생님이 준비하셨다는데요. 지연 씨는 누군지 알겠어요?”
“당연히 알죠. 헌터 1학교에서 그 선생님을 모르면 간첩이잖아요.”
“외모면 외모, 능력이면 능력… 2학년 후배님들에게 들은 바에 의하면 노래도 정말 잘하신다니 기대가 되네요.”
“강신혁 선생님, 나와 주세요!”
사회를 맡은 학생들의 멘트에 손발이 다 사라질 것만 같다.
축제 규모가 웬만한 대학 축제급이니 사회자도 전문 사회자를 쓸 것이지.
그랬으면 저런 멘트는 안 나왔을 텐데….
한숨을 한 번 쉬고 무대에 올라가자 환호성이 들려온다.
사람들도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것 같다.
이미 작년 수련회 때 경험했으니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올라오니 약간 긴장이 된다.
하지만, 연습도 많이 했고 아까 리허설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100%는 아니어도 그때만큼만이라도 하면 되겠지.
“반갑습니다. 2학년 10반 담임 강신혁입니다.”
“잘생겼다!”
“우, 유, 빛, 깔, 강신혁!”
“사, 랑, 해, 요, 강신혁!”
검술반 녀석들과 우리 반 녀석들이다.
우리 반 녀석들은 카페 하느라 바빴을 텐데 플래카드까지 만들어 왔다.
마음은 고맙지만, 얼굴이 너무 화끈거린다.
“제가 들려드릴 곡은 ‘해바라기’라는 곡입니다. 자의가 아니라 등 떠밀려 나온 거니 조금 못해도 이해해 주세요.”
마지막에 이해해 달라는 말이 웃겼는지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 나온다.
보험까지 깔아 뒀으니 지체할 것 없이 바로 연주와 함께 노래를 시작했다.
이번에 준비한 곡은 머즈 못지않게 좋아했던 SC워너비의 곡이다.
너는 나의 행복
오직 한 사람
비가 내려도 같이 맞아 줄
하나뿐인 내 사랑
달달한 노래를 불러서
너의 눈이 웃게 만들고
네 뺨에 입 맞추면 나를 못 보지
항상 계속 보고 싶어서
그냥 생각나 들렀다고
어설픈 핑계에 너는 웃었지
오오, 너는 나의 태양
너는 나의 사랑
오직 한 사람
비가 내려도 같이 맞아 줄
하나뿐인 내 사랑
오오, 세상 누구라도 어떤 사람이라도
그녈 대신 못 해
나에겐 오직 그녀뿐이야
정말 사랑해
같은 방향이라 했지만
사실 정반대로 가야 해
함께라서 그것도 마냥 좋았지
새구둘 사 주란 네 말에
혹시 네가 떠날지 몰라
매번 다음에 사 준다고 했지
오오, 너는 나의 태양
너는 나의 여신
오직 한 사람
비가 내려도 같이 맞아 줄 하나뿐인 내 사람
오오, 세상 누구라도 어떤 사람이라도
그녈 대신 못 해
나에겐 오직 그녀뿐이야
정말 사랑해
해바라기 같은 존재가 되고 싶어
오직 너에게 내겐 전부인 너에게
나를 믿어 줄래
한번 믿어 볼래
모든 걸 줄게
세상 그 어떤 사람보다도
너를 사랑하니까
오오, 백년 천년 만년 세상 끝날 때까지
너만 바라볼게
고마워 네가 내 여자라서
너무 행복해
너를 사랑해]
* * *
“와, 노래 진짜 좋지 않아?”
“그러게. 이게 진짜 자작곡이라고?”
“진짜 대박 아니야? 아까 그 여선생이 오버하는 거라 생각했는데 장난 아니잖아.”
“얼굴도 잘생기고 능력도 좋고 노래까지…. 진짜 가수 해도 성공했을 것 같은데.”
“아까 취미로 만든 거라고 했지? 각 잡고 만들면 돈 쓸어 담겠다.”
나도 애들과 같은 생각이다.
처음에 못 해도 이해를 해 달라길래 기대를 안 했는데,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노래가 좋았다.
처음에 부른 해바라기라는 노래도 좋았지만, 관객들의 앵콜 요청으로 부르고 있는 이 ‘너에게로 떠나는 여행’은 정말 전율이 인다.
“에이, S 랭크 헌터인데 가수를 하겠어?”
“하긴 S 랭크 헌터면 이쪽은 아예 관심도 없겠지.”
어떻게 말이라도 붙여 볼까 했는데 애들 말이 맞다.
헌터 학교의 교사 수익은 길드에 있는 헌터와 비교하면 상당히 짜다고 알려져 있지만 어디까지나 비교 대상이 일반 헌터일 때니까.
A 랭크 헌터만 되도 한 달에 수억씩은 번다는데, 강신혁 저 사람은 A 랭크 헌터도 아니고 무려 S 랭크 헌터다.
S 랭크 헌터면 걸어 다니는 중견기업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러니 저런 재능을 가지고도 취미로 하는 거겠지.
저 외모에, 저 능력에, 저 재능이라니.
신은 참 불공평한 것 같다.
“상철 오빠?”
“오빠?”
“어? 왜?”
“우리 차례잖아. 다녀온다고.”
“아, 그래. 갔다 와.”
“아주, 넋을 잃었네. 노래가 그렇게 좋았어?”
“실없는 소리 그만하고 다녀와. 실수하지 말고.”
애들을 올려보내고 내려오는 강신혁 씨에게 다가갔다.
아까 실수를 해서 첫인상이 좋진 않겠지만, 이런 다이아몬드 원석… 아니, 다이아몬드를 만났는데 가만히 두고 볼 수만은 없지.
직접적으로 데뷔하는 건 힘들겠지만 노래만이라도 받을 수 있다면 엄청난 도움이 될 테니까.
* * *
처음엔 꽤 긴장했지만 부르다 보니 자연스럽게 풀려 내가 생각해도 꽤 괜찮게 불렀던 것 같다.
반응도 엄청났고 그 덕에 살짝 텐션이 올라가 예정에도 없던 앵콜까지 해 버렸다.
앵콜을 끝내고 나니 민 선생이 밑에서 한 곡 더해도 괜찮다고 사인을 보냈지만 앵앵콜은 오버다.
따로 생각해 둔 곡도 없었고.
노래를 마치고 내려오니 살짝 쑥스러움이 고개를 들고 올라온다.
그래도 이제 정말 다 끝났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이제 편한 마음으로 구경이나 하려는데 아까 내게 시비를 걸었던 매니저가 다가온다.
“저기, 강신혁 씨….”
“뭡니까? 아까 일이라면 정말 됐습니다.”
“그 문제가 아니라 다른 이야기를 좀 하고 싶은데, 잠깐만 시간을 내 주시면 안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