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Leader of a Girl Group Destined To Fail RAW novel - Chapter (10)
10화.
제작진: 다른 연습생들의 선곡, 어땠어요?
[보라: 다들 잘 골랐던데요?] [주홍: 아니, 저 빼고 다 똑똑이들이에요. 다들 어떻게 그렇게 척척 나와? 나 빼고 다 짰죠?] [금: …만만치 않다?]제작진: 가장 잘 고른 연습생은 누구인 것 같아요?
[려유: 백영 언니? 본인 매력을 정확히 아는 느낌이었어요. 그 언니가 진짜 얄밉게 잘해요.] [희온: 다들 잘하긴 했지만… 아무래도….] [경아: 청이.] [수인: 윤청 연습생이요.] [백영: 청이죠.] [주홍: 아니, 저 진짜 놀랐어요. 그 언니 아이큐 200인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해?]제작진: 왜 윤청 연습생이 가장 잘 선택했다고 생각했어요?
[유현: 저는 당연히 지금 활동 중인 선배님만 떠올렸어요.]제작진: 퍼플애플은 어떤 선배님인가요? 왜 생각 못 했어요?
[희온: 아니, 엄밀히 말하면 퍼플애플 선배님이 저희 소속사 출신은 아니니까. 그래서 생각 못 했죠.] [백영: 설마 소속사 사장님을 커버할 생각은….]그랬다.
청이 선택한 ‘퍼플애플’은 사실 컬러즈 소속이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컬러즈의 대표인 ‘홍연서’가 퍼플애플 소속일 뿐.
홍 사장은 많은 엔터테인먼트 사장들처럼, 아이돌 출신이었다.
제작진은 이걸 인정해 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지만 결국 인정했다.
어떻게 인정된 거냐고?
“재밌잖아? 나름 화제도 될 것 같고.”
오 PD의 이 한마디 때문에 통과였다.
[보라: 그리고 그게 떠올렸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대선배님이니까 자신감이 없으면 힘들죠. 자신감이 보여서 좋았어요.] [주홍: 무려 25년 전 노래잖아요! 대박적.] [려유: 그게 그 정도인가? 솔직히 뭐, 다들 생각은 했을걸요. 굳이 안 고른 거지.]제작진: 그럼 려유 연습생은 떠올리긴 했었다?
[려유: 떠올리기야 했었죠. 근데 전 화이트노이즈 선배님들을 좋아해서.] [주선: 시간을 더 줬으면, 다들 떠올렸을 거예요. 근데 시간이 너무 촉박하니까 못 떠올린 거죠.]제작진: …그렇다는데?
[금: 다른 연습생이 그래요? 시간 더 있었으면 자기도 떠올렸을 거라고?] [금: (폭소)] [금: 콜럼버스의 달걀이야 뭐야.] [금: 뭐… 그럼 진작 떠올리지. 인정할 건 인정해 줘야죠. 청 언니 선택 좋았어요. 저는.] [주홍: 아니, 그렇게 안 봤는데 그 언니가 다크호스예요! 저번에 자작곡도 그렇고!]***
제작진: 왜 퍼플애플의 [forbidden>을 골랐나요?
[청: 아 저는….]자막: 윤청 연습생의 충격적인 대답은…?
[청: 일단 제가 퍼플애플 선배님을 매우 존경하고요.] [청: (수줍은 미소)] [청: 그리고 뭐랄까. 멘토라는 말을 듣자마자 떠올렸어요.]제작진: 왜요?
[청: 기왕 멘토를 삼을 거라면… 최고 대선배님이… 좋지 않을까요? 특히나 사장님이면 더더욱….]자막: 불타오르는 야망…!
자막: 제작진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윤청 연습생
[청: 전 뭐, 커버하는 것 자체가 영광이죠. 사장님을 멘토로 삼는 것까진 기대 안 해요!]당연히 기대했다.
홍연서, 일명 홍 사장이 어떤 사람이냐.
일단 기본적으로 관종이다.
관심받는 거 되게 좋아한다. 딱히 홍 사장이 연예계 종사자 출신이어서는 아니고… 그냥 원래 사람이 좀 그랬다.
멋있는 척 무게는 잘 잡지만 내 눈에는 그냥 관심 종자였다.
아마 그 양반 요즘 방송 별로 안 해서 좀 하고 싶을걸. 손이 드릉드릉할 거다.
근데 또 막 나오기엔 면이 안 서니까.
내가 이렇게 떡밥을 던져 주는 거지. 나올 명분도 주고.
굳이 규칙을 마음대로 해석해 가면서까지 홍연서를 저격한 건 이유가 있다.
“청아. 아까 아이디어 좋더라.”
김려유.
얘 때문이었다.
나는 힐끗 카메라를 보았다. 빨간 불빛을 내며 돌아가고 있었다.
카메라 앞이라 말 거는 거군.
“아, 고마워. 너도 되게 선곡 잘했던데.”
심사 위원 중 하나인 김 이사의 친척.
김려유는 처음부터 자신이 김 이사의 친인척임을 공개했다.
나중에 논란이 생기는 것을 아예 차단하기 위해서.
어차피 데뷔조는 투표로 결정되는 것이고, 자신은 김 이사의 친척 연습생이 아니라 김려유로도 충분히 자신 있다며.
흥미로운 건 오히려 그런 태도 때문에 인기가 있었다는 것.
그런 자신감 있는 모습이 매력 있다나.
…확실히 보기 드문 캐릭터긴 해.
“이번엔 단독 미션이라 같이 못 했지만, 다음번엔 같이 잘해 보자.”
김려유는 내게 손을 내밀었다.
“좋지.”
그리고 나는 그 손을 맞잡아 주었다.
카메라 앞인데 뭔들 못 해.
“이제 연습 가?”
“응. 혼자 한번 불러 봐야지. 보컬 룸에서.”
“같이 가자. 나도 너 옆방에서 연습할래.”
“…그래. 그러자.”
카메라 앞만 아니었으면 바로 거절했을 텐데.
어쩔 수 없지.
…근데 얘 왜 이렇게 나한테만 친한 척이지?
나는 김려유와 나란히 보컬 룸으로 향했다.
김 이사를 견제하려면, 역시 홍 사장 정도는 나와 줘야겠군.
연예계를 구르면서 얻은 깨달음이 있다.
줄은, 잘 서야 한다.
기왕 서야 한다면 제일 센 놈한테 서야 했다.
제일 늦게 망할 놈에게.
***
D-3.
미션 평가 사흘 전이자-
대망의 중간 점검 날.
그리고 멘토를 처음 만나는 날이기도 했다.
메뉴컬에서 멘토의 존재는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멘토가 아무래도 소속사 직속 선배들이다 보니, 소속사 차원에서도 활발한 멘토 활동을 장려했기 때문이었다.
작게는 보컬과 댄스 조언부터, 크게는 컨셉을 같이 만들어 가기까지 했다.
그러다 보니 멘토의 존재는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었다.
그러니 다들 긴장할 수밖에..
“자자.”
오 PD는 연습생들이 다 오자, 본론을 시작했다.
“일단 여러분 무대는 심사 위원 세 분만 직접 보실 거고요. 멘토 분들은 영상을 전달받을 거예요.”
하긴. 열두 명의 멘토가 다 올 수는 없겠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 질문 있는 연습생?”
오 PD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누군가의 손이 올라왔다.
아, 쟤는….
“네, 연주홍 연습생?”
“저희 멘토님 누군지 언제 알 수 있어요?”
연주홍.
연습생들 사이에서는 평가가 확연하게 갈리는 연습생이다.
누군가는,
‘음, 걘 좀 애매하지 않나…? 실력이 최고인 것도 아니고, 비주얼이 남들보다 월등한 것도 아니고.’
이렇게 평가하지만.
누군가는,
‘데뷔하기 힘든 포지션일 수도 있지.’
이렇게 평가하다가도-
‘근데 막상 데뷔하면 걔가 인기 제일 많을걸.’
결국은 이런 결론을 냈다.
그리고 나도 동의했다.
왜냐하면.
“아, 그건 중간 평가가 모두 끝난 후에 알게 될 겁니다. 여러분은 평가 성적과 평가 영상을 들고, 멘토를 만나게 될 거거든요.”
실제로 연주홍은 데뷔를 했었고, 엄청나게 인기 있었기 때문이었다.
여기 있었던 그 누구보다도.
“헐 대박.”
물론 스틸블루로 데뷔한 건 아니었지만.
“그러면, 중간 평가 순서 제비뽑기 시작할게요. 김려유 연습생! 나와서 하나 뽑고 들어가세요.”
김려유를 시작으로 연습생들은 하나둘씩 제비를 뽑았다.
나도 중간 정도의 순서로, 제비를 뽑았다.
보자, 내 순서는….
12번.
마지막이었다.
좋네. 역시 눈도장을 제대로 찍으려면 마지막이 좋긴 했다.
…편집 순서를 어떻게 하냐에 따라 또 다르긴 하겠지만.
나 말고 다른 연습생들도 모두 순서에 그럭저럭 만족하는 눈치였다.
단, 1번으로 하게 된- 연주홍 빼고.
“망했다….”
연주홍은 머리를 쥐어뜯어 가면서까지 좌절하고 있었다.
왜 저렇게까지 좌절하지?
본인 실력에 자신이 없나?
하긴, 데뷔 초반에는 확실히 라이브가 조금 불안정하긴 했었지.
성장형 캐릭터였으니까.
그리고 그 성장을 누구보다 눈에 띄게 해내서, 인기가 많았던 거기도 했으니까.
사람들은 노력형 천재를 좋아한다.
그리고 연주홍은 천재는 아닐지 몰라도, 노력형 인재 정도는 되었다.
그 누구보다도 독하게 연습하고, 또 확실하게 실력을 성장시켰다.
“으아아아아아아….”
생긴 건 그렇게 안 생겼는데.
…말하는 것도 그렇겐 안 보이고.
쟤가 그 독한 연주홍이라니.
나도 활동 당시 연주홍을 몇 번 마주친 적이 있었다.
예능이든 무대든 엄청 독기 품고 하기에, 대단하다고 생각했었다.
…근데 데뷔 전엔 좀 허당인 면이 있었군.
“심사 위원들 입장하실게요!”
스태프의 말 한마디에, 순식간에 연습실 앞에 긴 책상에 놓여졌다.
그리고 의자 네 개까지 싹 세팅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심사 위원들이 들어왔다.
촬영이 시작한 이래로 처음 만나는 것이었다.
다른 심사 위원들 모두 기세가 만만치 않았지만-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아무래도 저 사람이겠지.
소속사 이사이자 프로듀서인 김모경.
김려유의 친척이자, 사실상 현재 컬러즈의 실세.
“오랜만입니다, 여러분.”
그리고 내가 언젠간 제거해야 할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