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Leader of a Girl Group Destined To Fail RAW novel - Chapter (9)
9화.
메이크 어 뉴 컬러 1화가 끝나고, 인터넷에서는 그야말로 대박이… 났을 리는 없고.
꽤 반응이 오고 있었다.
? 메뉴컬 왜 재밌음
└메뉴판이 재밌다고요? 당신의 돼지력..존중해..
└ㄴㄴ 엠텐에서 하는 돌 서바 줄임말임
└컬러즈 신인여돌 만든데
└님 데 아니고 대임
└또 만듬? 아니 있는 애들이나 잘 키우라고ㅋㅋ
└ㄹㅇㅋㅋ 우리 백색소음애들 정규나 내주라고 색색이새끼들아
이게 뭔데 어떻게 찍먹해야하는 건데 누가 영업 좀 해봐
└이제 1화함; 진정 좀
색색새끼 돈에 미쳤냐? 또 나와?
류보라 근데 이제 아이돌함? 연기 때려쳣나봄?
└ㅇㅇ 걔 컬러즈 들어간 게 언젠데요
└태초에 빛이 있었다…
└이 밈이야말로 ㄹㅇ고인물ㅠ
└할미 드립 잘치지…?
메뉴컬 재밋어요? 또 어그로 왕창 끌면 안 볼 거임
└그래도 컬러즈 사랑하시죠?
└애들은 죄가 없음
└뭘 죄 없어 그걸로 돈 버는 애들인데
└돈 벌면 죄인이라는 논리 또또 으이구 또또
김금 나오더라 응 아이돌래퍼 안사요
└아 걔 언프리티머니 나온 애 아님? 결국 아이돌 하나보네
└뻔하지 뭐ㅋㅋ 거기서도 실력 안 되서 발렸잖음
└되x 돼o 남 까고 싶으면 일단 님 맞춤법부터…
└아까부터 맞춤법 갖고 시비 오지네ㅋㅋ 님 갈 길 가시라고요
아 애들 또 멘토로 끼팔이나 하지마라 엠텐
#번애쉬_그만굴려
#컬러즈_아티스트보호해
└22
└33
└ㅁㅊ 일만알티 기념 영업합니다 번애쉬 단하 한 입 츄라이츄라이
아 컬러즈ㅋㅋ아ㅋㅋ(지갑열며)신인여돌나온다고?(팬티휘두르며)아ㅋㅋ내가이러면또파줄줄알어?아ㅋㅋ(통장열며)
컬러즈 오디션 프로그램 오프닝곡 컨셉 분석.bunseok
윤청 목걸이랑 연주홍 브로치를 보시죠.
황금색 날개가 있는 걸 알 수 있죠.
그리스로마 신화에 이리스라는 무지개의 여신이 황금색 날개가 있죠.
이걸 보아 무지개의 여신들 컨셉이라는 것을 알 수 있죠.
…(중략)…
따라서 새 여돌 그룹 이름은 스틸블루가 되지 않을까, 하고 예상할 수 있죠.
남들 다 눈치 깐 거 지만 아는 척 날카로운 척
└ㄹㅇㅋㅋㅋㅋㅋ
…뭐 이런저런 소소한 반응을 끌며, 1화는 막을 내렸다.
시청률은 1.23%.
생각보다는 준수한 출발이었다.
물론 인터넷 반응은 훨씬 뜨거웠다.
아니 근데 김려유 심사위원 조카인 건 좀 에바 아님?
└그니까 솔직히 심사위원을 다른 사람으로 하든가
└김모경이 컬러즈 대표 프로듀서라 안 될 걸
└아니 대형인데 뭐 프로듀서 한 명밖에 없냐?
첫곡부터 센터시키는 거 너무 속보이지 않냐
└ㄹㅇㅋㅋ
애들 반응 ㄹㅇ 쎄한데 뭔가 특혜가 있긴 있나봄
└방송으로도 느껴지는데 실제론 더하겠지
└궁예 작작해ㅋㅋ
나는 소속사 2층에 있는 노트북을 빌려 반응을 모니터링하다가, 그만두었다.
뭐 좋은 거라고 이걸 더 보냐.
지금은 미션이 중요하니까.
나는 핸드폰을 꺼내 알림을 보았다.
[‘메이크 어 뉴 컬러’의 첫 번째 미션은?] [‘메이크 어 뉴 컬러’. 일명 ‘메뉴컬’의 첫 번째 미션이 화제이다. ‘메뉴컬’의 첫 번째 미션은-]“…컬러즈 선배 그룹의 노래 커버하기.”
다음 미션을 미리 알려 주고 있는 알림을.
***
현재 컬러즈에서 활동 중인 그룹은 네 개이다.
12년 차 걸그룹 그레이쉬.
8년 차 보이그룹 올컬러즈.
6년 차 걸그룹 화이트노이즈.
2년 차 보이그룹 번애쉬.
모두 개성 강한 그룹이지만, 딱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모두 아주 성공한 아이돌 그룹이라는 거지.”
어떤 곡을 선택하든,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면 욕을 엄청나게 먹을.
컬러즈는 워낙 실력파 아이돌 그룹을 키운다는 자부심이 강했다.
그래서 그런가, 모든 그룹들이 상당히 밸런스 있게 실력이 좋았다.
“첫 미션은 단체 미션을 줄 줄 알았는데. 단독 미션이네.”
커버곡 미션이야 오디션 프로그램이나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선 유구한 주제지.
문제는 그걸 어떻게 해내느냐이다.
나는 쭉 기사를 읽어 내렸다.
혹시나 더 단서가 있을까 싶어서.
그러다가, 한 문장에서 멈춰 섰다.
“이런.”
등골이 매우 싸해지는 문장이었다.
“이렇게 되면 선택권이 너무 줄어드는데.”
일단 무조건 올컬러즈나 번애쉬는 피한다.
데뷔도 전부터 보이그룹과 엮여서 좋을 게 없어. 특히 1:1이면 더 엮이지 않는 게 좋아.
케미가 있어도 문제, 없어도 문제니까.
“그러면 선택지는… 그레이쉬냐, 화이트노이즈냐, 네.”
흠.
나는 두 그룹의 노래들을 쭉 살펴보았다.
그레이쉬는 비교적 R&B 보컬 위주의 곡이 많은 반면에, 화이트노이즈는 힙합 베이스의 퍼포먼스 위주의 곡이 많았다.
“흠.”
뭘 골라야 잘 골랐다고 소문이 날까.
이런 미션은 선곡이 반은 먹고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너무 유명한 노래는 위험해. 이미 다른 아이돌 선배들이 커버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비교당하기 쉽다.
그렇다고 너무 생소한 노래를 고르면 또 호응을 얻기 힘들지도 몰라.
적당히 신선하면서도 모두가 같이 흥얼거릴 수 있는.
그러면서도 또 강력한 임팩트를 줄 수 있는 것이어야 하는데.
“쉽지 않네.”
나는 쭉 노래를 살펴보다가 어떤 노래를 발견하고, 멈칫했다.
“어, 잠깐만.”
생각지도 못한 노래가 하나 있었다.
왜 진작 이 생각을 못 했지?
“…이거다.”
이거면… 될 것 같다!
***
다시 돌아온 촬영 날.
대망의 미션 발표 날이었다.
저번의 연습실에서 다들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열두 명의 연습생들은 모두 긴장한 채로, 오 PD를 보고 있었다.
오 PD는 그런 구도를 좋아했다. 자신이 권력자라도 된 듯한 구도를.
표정만 봐도 즐기고 있는 거 보인다. 얄밉긴.
나야 미리 알았지만, 다른 연습생들은 꿈에도 모르겠지.
“자, 다들 모였으니 첫 번째 미션을 발표하겠습니다!”
오 PD는 갑자기 커다란 화이트보드를 가져왔다.
화이트보드에는 종이가 붙어 있었다.
아마도 종이 위의 스티커를 떼면 미션이 드러나는 형태의 연출 같았다.
그냥 한 번에 좀 알려 주지, 거.
“자, 미션지를 뗄 사람은 바로바로~!”
오 PD는 연습생들을 슥 둘러보았다.
그리고 한 연습생을 지목했다.
“류보라 연습생!”
음, 전혀 놀랍지 않은 선택이었다.
류보라.
나도 익히 알고 있는 연습생이었다. 윤청이 아니라, 백녹하도 알고 있었던 연습생.
그만큼 유명한 연습생이었다.
…정확히는 유명한 아역 배우였지.
“미션지를 뜯어 주세요!”
오 PD는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
“네, 그러면 제가 한번 뜯어 보겠습니다!”
류보라는 특별히 기쁜 기색도, 긴장한 기색도 보이지 않았다.
그냥 굉장히 방송에 걸맞은 톤으로 미션지 앞에 섰다.
역시 방송 짬밥이 보이는구만.
나는 류보라를 슬쩍 관찰했다.
서백영이 컬러즈의 에이스 연습생이라면, 류보라는 컬러즈의 강력한 센터 후보 연습생이었다.
한마디로 둘 다 굉장히 유력한 데뷔 후보라는 뜻.
류보라는 일단,
“첫 번째 미션은…!”
예뻤다.
엄청.
아역 배우답게 이목구비가 매우 화려하며 시원시원했고, 전체적인 프로포션도 그저 연예인 같았다.
여기 있는 연습생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비주얼이니까 말 다 했지 뭐.
“‘컬러즈의 선배 그룹 커버하기’입니다!”
류보라가 미션을 다 읽자마자, 연습생들 사이에서 짧은 탄식이 새어 나왔다.
예상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연습생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두려워 보였다.
물론 류보라는 혼자 매우 태연했다.
류보라가 유명한 이유 중에 하나지.
“우와, 벌써 기대되네요!”
강철 멘탈.
언제나 단단하게 웃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5살 때부터 방송한 경력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애기 때부터 류보라는 단 한 번도 울지 않고 모든 스케줄을 소화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대중들은 영특하고 속이 깊어 보이는 아이를 사랑했다.
그래서 류보라는 나름 전 세대에서 사랑받는, 유망한 아역 배우였다.
그런데 갑자기 아이돌 한다고 컬러즈에 들어와서 다들 놀라긴 했었지.
오 PD는 연습생들의 반응을 즐기며 끼어들었다.
그리고 미션에 대해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1. 컬러즈 소속 아이돌의 노래라면 모두 가능하다.
2. 커버곡으로 선택한 그룹의 멤버를 멘토로 지정받는다. 단, 멤버는 랜덤.
3. 단독으로 곡 전체를 커버해야 한다.
4. 다른 연습생과 곡이 겹치는 건 상관없다. 겹치지 않게 상의해도 상관없음.
5. 단, 지금으로부터 1시간 이내로 곡을 선택해서 말해야 한다.
다른 규칙들이야 그런대로 괜찮았다.
문제는 마지막 규칙이지.
“1시간 안에 곡을 고르라고요?!”
당연히 연습생들은 모두 패닉 상태가 되었다. 몇 명 빼고.
나는 놀라지 않은 연습생들을 눈여겨보았다.
서백영,
류보라,
그리고 의외로 김려유.
쟤도 생각보다 멘탈이 세네?
“네네~ 지금부터 1시간 딱 잽니다. 시작!”
얄미워!
연습생들은 야유를 보낸 다음에, 바로 허겁지겁 노래를 찾기 시작했다.
나도 너무 안 찾으면 좀 그러니까, 찾는 척했다.
한 20분 정도 지났을까.
“윤청.”
김려유가 나를 불렀다.
뭐지?
“응?”
“넌 무슨 노래 할 거야?”
오, 탐색전 시작.
다른 연습생들도 궁금했는지, 귀를 쫑긋 세우는 게 보였다.
“글쎄. 아직 감이 안 잡히네. 려유 너는?”
“난 정했어.”
의외로 김려유는 재고 따지는 것 없이,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화이트노이즈 선배님의 [Make big noise>.”
분하지만, 꽤 어울리는 선택지군.
화이트노이즈의 데뷔곡이자, 엄청난 패기와 자신감이 포인트인 노래이다.
그리고 김려유는-
“뭐, 너도 하고 싶으면 해. 난 그런 거 신경 안 써.”
‘나보단 못하겠지만.’이라고 생각하는 거 다 보인다.
저 근거 없는 자신감이 정말 대단하기도 했고.
“[Make big noise> 좋은 노래지. 파이팅 해.”
나는 그렇게만 대꾸하고 다시 시선을 돌렸다.
저런 얕은수에 넘어가지 말자.
김려유는 내가 본인을 무시하는 게 꽤 마음에 들지 않는지, 눈빛이 싸늘하게 굳고 있었다.
카메라 앞이라 숨기고 있었지만, 다들 느낄 수 있었다.
“…백영 언니. 언니는 뭐 해요?”
그러나 김려유는 이성은 있는지, 바로 타깃을 바꿨다.
“나는 그레이쉬 선배님의 [백야> 할 거야.”
역시 서백영은 이미 준비가 되었군.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선택이었다. 잘 어울려.
다른 연습생들은 아직 감이 잡히지 않는지, 머리를 싸매고 있었다.
물론 다들 시간이 지나자 하나둘씩 노래를 정했다.
대부분 화이트노이즈나 그레이쉬의 노래를 선택했다.
아무래도 같은 걸그룹 노래가 커버하기는 더 쉬우니까.
“…저는 올컬러즈 선배님의 [단단> 하겠습니다.”
래퍼 포지션인 김금과-
“저는 번애쉬 선배님의 [Midnight red> 하겠습니다.”
서브 보컬 포지션인 희온 빼고.
흠. 번애쉬라.
김금이야 어느 정도 납득이 되는 선택이지만… 번애쉬는 조금 위험한 선택 같은데.
번애쉬는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보이그룹이었다.
요즘 가장 주목받는 라이징 스타기도 했다.
뭐, 내 알 바는 아니지.
“그럼 이제 다 정했고….”
오 PD는 하나씩 기록하다가, 나를 힐끔 보았다.
아직 나만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나는 꿋꿋하게 기다렸다.
왜냐하면, 내 아이디어가 조금-
“저는 퍼플애플 선배님의 [forbidden> 하겠습니다.”
의외인 면이 있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