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Leader of a Girl Group Destined To Fail RAW novel - Chapter (155)
오늘은 팬들이 오매불망 기다린 날이었다.
무려 쇼케이스와 뮤직비디오가 동시에 풀리는 날!
김 대리는 듀얼 모니터를 준비해 하나는 쇼케이스 영상이 실시간으로 방송되는 오튜브를, 나머지 하나는 커뮤니티와 SNS를 틀어 놓았다.
팬질의 재미는 함께 주접을 떠는 거에 있었으니까.
‘엇. 오늘 MC 이솔이네.’
요즘 해외 투어 때문에 엄청 바쁘다더니.
스틸블루의 데뷔 앨범을 프로듀싱해 주었던 인연으로 왔나 보다.
지금은 본인 앨범 프로듀싱하느라 손을 뗐다곤 하지만, 그래도 팬들에게 이솔은 고마운 사람이었다.
김모경에게서 스틸블루를 구해 준 은인…!
‘혹시 솔로 앨범 나오면 열심히 스트리밍할게요….’
김 대리는 모니터 너머의 은인에게 90도 인사를 했다.
[솔: 자, 오늘은 저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후배 그룹의 두 번째 앨범을 소개해 드릴 건데요.]이솔은 스틸블루에 관한 몇 가지 귀여운 일화를 말해 주었다.
이를테면, 김금이 이번 앨범에 하도 진심이라 맨날 본인 작업실에 찾아와 드러누워 있었다거나 야식을 같이 먹느라 둘 다 살쪘다는 이야기 같은 일화.
물론 이솔은 짬바가 있어서 살이 쪘다고 혼나진 않았지만 김금은 신인이라 혼났다고.
[솔: 다만 ‘그’ 금이라 들은 척도 안 했지만요.] [솔: 자긴 청리더가 혼내는 거 아니면 딱히 귀에 안 들어온다고….] [솔: 그래서 청리더한테 안 혼나는 선까지만 한다고 하더라고요.]‘귀여워….’
내 최애의 tmi는 tmi가 아니라 빛과 소금이니까.
김 대리는 싱글벙글 모니터를 보았다.
[솔: 자, 잡담은 이 정도만 하고. 그렇게 금이가 저를 괴롭혀서 나온 노래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솔: 이번 앨범 ‘Paper Dol’의 더블 타이틀곡, [You’re my word>. 김금 작곡에 류보라가 메인 작사를 한 곡인데요! 제가 보증하는 노래이기도 합니다.]동갑즈의 협업,, 벌써 짜릿해,,
둘이 얼마나 투닥대면서 곡 썼을지가 보여서 너무 귀여우뮤ㅠㅠ
보라보라의 작사와 금김금김의 작곡? 이건 무조건 되는 주식이지ㅠㅠㅠㅠㅠㅠ
모두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You’re my word>.
더블 타이틀곡임에도 메인 타이틀곡만큼이나 엄청난 기대를 받았다.
일단 김 대리부터가 손꼽아 기다린 곡이었으니까.
그리고 드디어 그 베일이 벗겨지는 순간이었다.
‘헉.’
멤버들이 나왔다…!
‘김금 센터 미친아….’
이번 앨범 첫 컨셉 포토도 김금이더니, 이번 더블 타이틀 센터도 김금…!
바야흐로 김 대리의 모든 소원이 성취되는 순간이었다.
애쉬블론드에, 컬링이 굵게 들어간 헤어.
그리고 역대급으로 화려한 메이크업.
평소 색조가 많이 들어간 메이크업을 거의 하지 않았던 김금이었으나, 오늘만은 달랐다.
하이틴 컨셉의 화려함을 강조하듯, 머리부터 발끝까지 골드 베이스였다.
다른 멤버들도 마찬가지였다.
역대급으로 힘준 헤메코에, ‘아이돌’이라는 느낌이 확연히 들었다.
‘이 와중에 윤청 샌드베이지 컬러에 S컬 중단발…. 내일부터 백퍼 치즈냥이 별명 생성되겠구만.’
이쁘네.
이번에는 뭔가 전체적으로 귀여운 느낌이 드는 게, 팬들이 환장하기에 딱 좋았다.
서백영은 블랙-그레이 발레아쥬 스트레이트 헤어.
연주홍은 시그니처 컬러인 코랄핑크와 백금발이 섞인 투톤 단발이었다.
머리끝에만 살짝 염색이 들어가서 귀여운 느낌이 더 강조되었다.
‘스블이들 혹시 이번 컨셉이 큐트…?’
그렇게 한 명씩 보던 김 대리는 류보라를 본 순간 생각을 멈춰 버렸다.
그리고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김금의 도입부가 시작되었다.
I heard you call me Still
Remember how I spell you?
I call you ever and ever
It will be Forever
나지막이 읊조리는 듯한 싱잉랩 도입부.
잔잔한 도입부 속, 멤버들은 손으로 김금의 입술을 가리고 있었다.
너의 한 줄이
나의 한 페이지를 만들어
너의 한 단어에
난 몰래 수백 장의 이야기를 써
본격적인 시작.
서백영의 파트.
‘어?’
김 대리는 흠칫 놀랐다.
그녀가 예상했던 김금 스타일의 노래가 아니라….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노래였기 때문이었다.
평소 빠른 템포로 이루어졌던 김금의 곡들과는 달리, 이번 노래는 미디엄 템포의 R&B 팝이었다.
아이돌 노래치고는 상당한 모험일 텐데.
그러나 김 대리는 그게 더 좋았다.
모험일 수 있는 도전을 하는 게 더 김금다웠으니까.
너의 이름이
내 혀끝에 앉은 순간
너는 나의 단어가 되었어
You’re my word
다음은, 연주홍.
핑크색 베레모를 쓴 채 활짝 미소 지으며 다음 파트를 이어 갔다.
손가락으로 입술을 톡 치고선 ‘You‘re my word’라고 말하는 연주홍은, 팬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너의 푸름이
내 세상에 부딪힌 순간
너는 나의 세상이 된 거야
You’re my world
이어서, 윤청의 두 번째 후렴구.
멤버들이 윤청에게 부딪히듯 모였다가 흩어지는 순간.
터져 나오는 미소와 함께 살짝 들어간 애드립.
우리의 단어가 모여
하나의 소절이 되고
Happily ever after
영원한 해피 엔딩으로
함께 달려가는 거야
시원시원한 류보라의 파트.
공백기 동안 보컬 연습을 빡세게 한 게 느껴졌다.
깔끔하게 올라가는 고음과 성량에, 김 대리는 자기도 모르게 박수를 쳤다.
어쩌면 자신의 최애가 동갑 라인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류보라 팬 사랑 미쳤구만.’
직접 쓴 가사에서 팬 사랑 티 팍팍 내는 아이돌 뭔데….
프리즘 홈마는 조용히 눈물을 삼켰다.
더블 타이틀곡이 팬송이라니.
팬들을 위해 만든 앨범다웠다.
이번 앨범으로 에버블루는 팬덤 굳히기 제대로 들어가고 있었다.
그래서 앨범 5423509242개 사면 되는 거임? 전 앨범도?
어어. 끈어. 스블 에블 사랑 어어.
애들은 한을 안주는데 나 혼자 한 ㅈㄴ게 쳐먹는중임.. 제발 100년 정도만 더 일해줘라..
역대급 힐링 무대였던 [You’re my word>가 끝나고.
이제 남은 건 메인 타이틀곡, [Paper Dol>이었다.
먼저 쇼케이스에서 뮤직비디오를 공개한 후 타이틀곡 무대를 할 예정이라 했는데.
그럼 이제 뮤직비디오가 나오겠구나.
이미 개인 티저에서 어마어마한 기대를 모았기에, 뮤직비디오에 대한 기대는 더 컸다.
‘너무 기대돼서 오히려 실망할까 봐 두려울 지경이야.’
오죽하면 이런 생각을 하는 팬들이 있을 정도였다.
우리도 이렇게 불안 반, 기대 반인데 스틸블루는 더 긴장했겠지.
[솔: 이제, 여러분이 기대해 주셨던 [Paper Dol> 뮤직비디오 공개의 순간입니다.]헉.
잠깐 다른 생각을 하는 사이, 벌써 광고 타임과 MC 멘트까지 끝나 있었다니.
프리즘 홈마는 경건하게 손을 모으고 핸드폰 화면을 보았다.
[Paper Dol]곧, 전광판에 글자가 나타나고.
카메라가 그 글자를 클로즈업하더니, 아예 뮤직비디오로 화면이 전환되었다.
개인별 티저 영상처럼, 예쁘게 꾸며진 책상 위.
스틸블루&에버블루 교환 일기가 놓여져 있었다.
그리고 곧 분홍색 파자마 옷을 입은 누군가가 들어와 침대에 누워 한숨을 쉬었다.
얼굴은 일부러 보이지 않게 잡은 게, 아마도 수많은 에버블루들을 상징하는 것 같았다.
무언가 일이 잘 풀리지 않은 듯, 파자마 옷을 입은 소녀는 몸을 계속 뒤척였다.
그리고 이내 일어나더니, 책상 앞에 앉아 다이어리를 폈다.
파란색 펜을 쥔 소녀는 3월 4일 칸에 무언가를 썼다.
[왜 이렇게 지치고 힘들지?] [한 명 정도는 누군가가 내 편을 좀 들어 줬으면 좋겠어] [내가 잘하고 있는 거라고 말해 주면 좋겠다]우울함이 뒤섞인 속마음에 한숨을 내쉰 소녀는 다이어리를 덮은 뒤 컴퓨터를 켰다.
컴퓨터 배경 화면에는 활짝 웃고 있는 스틸블루가 있었다.
소녀는 스틸블루의 팬인지, 인터넷으로 스틸블루의 뮤비를 보았다.
곧 기분이 풀린 소녀에게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고, 파자마 에블은 화면을 껐다.
그리고 다시 다이어리를 펴서, 페이퍼 돌 스틸블루를 하나하나 붙였다.
우울함만 담겨 있던 자신의 일기 위에 말이다.
그러자 어느새 우울했던 일기는 사라져 있고.
남은 건 스틸블루뿐이었다.
소녀는 만족스럽다는 듯, 다시 다이어리를 덮고 침대로 가 누웠다.
그리고 불이 꺼진 순간….
음악의 전주가 시작되었다.
아까와는 다르게, 경쾌하고 빠른 템포와 비트였다.
네 손끝에 있을 때만
나는 살아 있어
푸른색 작은 불빛들이 창문을 타고 들어왔다.
그리고 교환 일기에 살짝 내려앉았다.
네가 날 오리고 붙여 줄 때만
나는 여기 있어
그 순간 다이어리가 열리고, 연주홍이 기지개를 피면서 다이어리 밖으로 튀어나왔다.
연주홍이 멤버들을 하나둘씩 깨우자, 멤버들도 눈을 비비며 일어섰다.
오늘은 널 위해
어떤 Doll이 될까
내게서 뭘 보고 싶어?
다음은 서백영.
다섯 멤버는 모두 다 다른 컨셉의 옷을 입고 있었다.
연주홍은 에버블루와 같은 파자마를 입고 있었다면, 서백영은 살짝 힘 풀린 수트를 입고 있었다.
I can be any I-Dol
Maybe like a Paper Doll
종이 속에 화면 너머에 있어도
너의 꿈을 이뤄 주고 싶어
너의 편이 되어 주고 싶어
이어서, 류보라는 자신의 전용 종이 옷장을 열더니,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류보라의 옷이 계속해서 변했다.
어떤 컨셉이든 다 되어 줄 수 있다는 듯, 여유로운 얼굴로.
네가 나를 덮어도
너는 나의 영원한 주인공이기에
이 이야기는 끝나지 않아
I’m Paper Doll
I’m Your Doll
윤청은 처음으로 다이어리 바깥으로 나왔다.
그리고 폴짝, 뛰어 에버블루의 침대까지 달려갔다.
작은 인형의 몸으로 높은 침대까지 도착한 순간.
그 위에는 이미 김금이 여유롭게 기다리고 있었다.
Every Day is the Big Day
나의 모든 칸칸이
너의 모든 나날이
내겐 like Birthday
or Debut Date
들어 줄 준비됐어
Spell me Tell Tell me
김금은 에버블루의 손 옆에서, 뭔가가 마음에 안 든다는 듯 알짱거렸다.
그러다가 에버블루의 손 위에 누운 후, 마이크를 잡았다.
들려줘 너의 이야기
붙여 줘 나를 여기저기
가만히 널 기다리는 건 싫어
내가 너에게 달려갈 거야
난 Alive doll
or
ALIVE DOL!
김금의 경쾌한 랩이 끝나자, 류보라는 김금을 베개 쪽으로 밀어냈다.
그러자 멤버들이 모두 베개 위에 모여, 에버블루의 꿈속으로 뛰어들었다.
어쩌면 악몽일 수도 있고.
어쩌면 행복한 꿈일 수도 있는 그곳에서.
스틸블루는 함께 외쳤다.
우린 언제까지나
계속될 거야
나는 너의 곁에서 살아 있으니까
I’m Alive Dol
I’m You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