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Leader of a Girl Group Destined To Fail RAW novel - Chapter (50)
50화.
Shoot, shoot
너에게 날 쏠 거야
Skit, Skit
우린 같은 추를 타고 흔들려
I can’t run away from you
먼저, 댄스 포지션 A의 [The Pendulum> 무대였다.
연습생들은 대기실에 다 같이 모여 다른 팀의 무대를 보아야 했다.
그러나 댄스 포지션 A의 무대에 온전히 집중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모두 그 무대 아래에서 대기 중인 한 팀에게 온통 신경이 쏠리고 있었다.
“아까 그거… 청 언니 아니었어?”
이주선이 당황한 눈으로 말했다.
“청 언니 맞았음.”
김금이 의기양양하게 답했다.
거봐. 내가 뭐랬어. 올 거라 했잖아. 대충 그렇게 말하는 듯한 입꼬리였다.
“몸 괜찮아졌나 보다, 그래도.”
“청 언니가 문제가 아냐. 지금.”
방수인이 모니터를 턱끝으로 가리켰다.
“려유 언니 오늘 무슨 일 있었나? 안무 실수만 벌써 두 번째야. 아까는 동선 헷갈려서 센터 설 때 아닌데 센터 섰어….”
“백영 언니가 센터일 때였는데, 그걸 그렇게 빼앗았으니…. 백영 언니가 바로 위치 바꿔서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대형 사고였어. 부딪히기라도 했으면….”
“누구 하나 다쳤을 수도 있었지….”
그랬다.
지금 김려유는 벌써 두 번째 안무 실수를 내고 있었다.
저번에 심사 위원들의 피드백을 받고 완전히까지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 노래를 되돌려 놓았기 때문이었다.
당연히 중간 평가 때보다 훨씬 무대가 어려워졌다.
하지만 그 정도는 당연히 해낼 줄 알았던 김려유가, 흔들리고 있었다.
“리허설 땐 안 저랬는데. 너무 긴장해서 멘탈 나갔나?”
신유현마저 의아해했다.
“려유 언니 조금만 더 힘내요!”
박하은이 카메라를 힐끗, 보며 외쳤다.
“이 와중에도 백영 언니는 진짜 쩐다.”
신유현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같은 포지션이지만, 서백영은 차원이 달랐다.
“물론 언니가 올라운더긴 했지만, 그래도 보컬이 저 급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저 정도면 거의 메인 보컬급 아냐?”
“그니까. 어디 뭐 산 들어가서 득음하고 왔나.”
연습생들은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절대 흔들리지 않는 서백영을 보며 감탄했다.
“그리고 의외로 주홍이가 잘하네.”
“의외 아니야.”
이주선이 냉정하게 말했다.
“주홍이 원래 잘했어.”
“네가 웬일로 주홍이 칭찬을…? 이거 연주홍한테 말하면 거의 3일 치 일기에 쓰여질 기록감….”
“말하지 마! 너 말하면 저번에 너도 연주홍 뭔가 감긴다고 했던 거 다 이를 거야!”
김금과 이주선이 투닥거리는 동안, 댄스 포지션 A의 무대가 끝났다.
“이거 댄스 포지션 A 팀 MVP 려유 언니 아닐 수도 있겠다….”
“근데 원래도 전 백영 언니가 될 거라 생각했었어요.”
연습생들이 수군거렸다.
술렁이는 분위기가 김려유의 잔잔한 몰락을 예고하고 있었다.
그 단단한 코어 팬이, 고작 이 두 번의 실수로 무너질까.
아닐 것이다.
그러나, 대중들의 시선은 조금 달라질 수 있다.
약간 쎄한 면이 있지만 실력만은 깔 수 없는 연습생에서, 고작 그 정도 실력으로 쎄하게 군 연습생으로.
“어, 나온다. 나온다.”
“헉. 보컬 팀 나온다.”
“그때 손끝 진짜 대박이었는데.”
연습생들이 소곤거렸다.
“경아 언니가 그랬는데, 중간 평가 때는 못 보여 준 컨셉이나 안무 많았대.”
“그럼 본무대는 더 대박이라는 뜻?”
“근데 청 언니 컨디션이 다 돌아왔을까?”
“그니까. 그게 관건이겠다. 사실 MVP가 중요하니까….”
“보라가 MVP 될지도 모르겠다.”
이주선과 김금은 싸우던 것도 멈추고 모니터를 보았다.
사라졌던 윤청이 돌아왔다.
모두의 걱정을 끌어안고서.
과연 괜찮을까?
[보컬 팀. 난항을 꽤 겪었다고 들었는데요. 맞나요?]도희영도 방청객들과 시청자들의 걱정을 알고 있는지, 가려웠던 곳을 긁는 질문을 던졌다.
[흠흠.]마이크를 잡은 건, 이경아였다.
[네. 아마 방송을 보시면 다들 아시게 되겠지만…. 청이가 사실 정말 많이 아팠어요.] [….]아마도 방송에 나갈 땐 다음과 같은 자막이 붙겠지.
[자막: 며칠간 입원해야만 했던 윤청 연습생] [자막: 바로 직전까지 병원에 있다가, 겨우 출근!] [어머. 지금은 괜찮은 건가요, 윤청 연습생?]도희영의 질문에, 마이크가 윤청에게로 넘겨졌다.
카메라, 수백 명에 달하는 방청객들의 눈, 연습생들의 눈이 모두 윤청을 향했다.
그걸 알고 있는지 윤청도 싱긋, 미소 지었다.
-으아아아!!
-청아!!!!!!!!!!청아!!!!!!
-아프지마!!!!!!!!!!!!
방청객석에서 거의 오열에 가까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윤청은 하하, 웃으며 그쪽을 향해 손을 흔들어 주었다.
[와, 윤청 연습생. 벌써 엄청난 인기네요.]도희영조차 깜짝 놀란 얼굴로 말했다.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행히 컬러리스트님들과 저희 팀원들 덕분에 지금은 괜찮아졌습니다.]어쩐지 평소보다 살짝, 허스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가 팬들의 마음을 더 미어지게 했다.
특히 이 구역의 윤청 악개 ‘컬덕’은 거의 오열 직전이었다.
어쩐지 평소보다 더 마르고 수척해 보이기까지 했다.
***
“청이 오늘 진짜 컨디션 안 좋아 보인다.”
프리즘 홈마가 걱정스럽게 윤청을 보았다.
“근데 동양풍 컨셉인가 봐. 의상 대박 예쁘네.”
“그러게. 특이한 컨셉이라 눈에 띈다.”
“저건 100% 덕들의 마음을 저격한 청이의 전략이다….”
비록 윤청을 덕질한 지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프리즘 홈마는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우리 애는 본투비 아이돌이다.
머리도 좋아서 덕들이 어떤 포인트에서 환장하는지 알고 있었다.
평소라면 카메라를 들고 우리 청이의 처연미라도 잡아 보았겠지만, 이번 무대는 철저하게 비밀로 부쳐지는 비공개 방송이었다.
엠바고가 빡세게 걸려 있는 만큼, 가방 수색도 확실했다.
결국 프리즘 홈마는 카메라를 들여오는 것만은 포기했다.
그러나 방청 후기만큼은 누구보다 생생하게 남길 자신이 있었다.
그녀가 누구인가.
무려 팔로워 칠만 팔천 명의 홈마 아닌가.
짬바가 증명하는 덕력!
사진이 안 되면 글로라도 생중계해 보겠다!
“앞에 김려유처럼 무대 말아먹으면 안 되는데….”
프리즘 홈마와 함께 온 다른 홈마가 말했다.
이 홈마는, ‘Over the rainbow’, 도희영의 홈마스터였다. 일명 렌보 홈마로 불리곤 했다.
그리고 프리즘 홈마의 대학교 동기이기도 했다.
사실 오늘 여기 온 건 도희영을 보기 위해서였다.
아직 메뉴컬 연습생들에게는 호기심 정도의 감정이었다.
그렇기에 그의 입에서는 냉정하기 짝이 없는 평가들만 가득했다.
“너무 걱정 마. 원래 팬들은 처연미 이런 거 나오면 반응 더 쩔잖아.”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라니깐. 성대 나갔으면 어떡해.”
“괜찮음. 아프다고 피의 쉴드 가능. 하긴 그렇게 치면 김려유도 중압감 쉴드 가능하겠군.”
“이 각박한 새끼…. 오로지 희영이만 빠는구나….”
“애초에 희영 님 아니면 안 왔지. 연습생들은 아직 희영 님 발톱의 때도 따라가지 못한다.”
프리즘 홈마는 이를 부득 갈았다.
“너 그 말 후회할 거다.”
“후회 안 할 건데?”
“너 나중에 청이한테 청며들고 나서 그 말 한 거 이불 차지나 마.”
“네 다음 청프.”
렌보 홈마는 코웃음 치며 무대로 눈을 돌렸다.
아무리 연습생들이 난다 긴다 해도, 도희영을 따라갈 순 없다.
우리 희영 님이 얼마나 개쩌는데.
“무대 시작한다. 어떡해. 내가 정신 나갈 것 같아.”
“유난 떤다.”
물론, 당연히-
임이여
만월마저 희짓는 밤에
어디로 가고 있는지
무대가 시작하자마자, 렌보 홈마는 자신의 말을 후회했다.
***
평소보다 훨씬 독하게 살을 빼고, 완전히 처연함 그 자체로 무장을 하고 온 윤청.
그런 윤청의 첫 도입부는 사람들의 혼을 쏙 빼놓기 충분했다.
눈가에 있는 눈물점을 강조한 메이크업.
현대적으로 해석된 비녀로 반만 고정하여 옆으로 흘러내리는 흑색 머리칼.
그리고 손에 들린 붉은색 비파.
윤청은 홀로 무대에 나타나 노래를 불렀다.
낙엽이여
꽃이 될 바에는 지겠다던
나의 사람이여
어디까지 왔는지
윤청은 자신의 눈물점에서부터 손가락을 쭉, 쓸어내렸다.
마치, 눈물을 나타내듯이.
그러자, 미리 손에 검은색 화장을 묻혀 온 건지, 눈 화장이 눈물에 번진 것처럼 검은색 아이라인이 살짝 번지기 시작했다.
이해할 수 없는 인연이라
생각했어
이어지는, 류보라의 등장.
그런데 무대 구성이 특이했다.
류보라는 윤청의 반대편, 돌처럼 보이는 무대 장치에 걸터앉아 있었다.
이어질 수 없는 인연이라
생각했어
손에는 붉은색 실타래를 들고 있었다.
운명을 뻗어
닿는 것은 그대의 손끝
인연을 뻗어
얽힐 수만 있다면 손끝
이어지는, 이경아의 후렴구 선창.
이경아도 윤청의 한참 뒤에 마련된 그네에 앉아 있었다.
손에는 붉은색 상사화가 들려 있었다.
수양버들처럼 흔들리는 눈
나는 보았어 그대의 흔들리는
손끝을
이어서, 이경아의 반대편에 나타난 조희온.
손에는, 붉은색 나비가 얹혀 있었다.
운명을 뻗어
닿는 것은 그대의 손끝
인연을 뻗어
얽힐 수만 있다면 손끝
이번 후렴구는 네 사람이 동시에 불렀다.
이어지지 못한 약속
미어지는 마음으로
그대를
나는
그렇게 잔잔하게 이어지는 발라드인가, 싶을 때쯤.
잡을게 내가
어떤 미망 속에서라도
잡을게 그댈
곡의 분위기가 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