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Leader of a Girl Group Destined To Fail RAW novel - Chapter (55)
55화.
“….”
쪼록.
“…….”
쪼로로록.
나는 조용히 빨대로 딸기에이드를 마셨다.
이 집 딸기에이드 잘하네.
“저, 청아…….”
“나 아직 먹는 중임.”
“응….”
조희온의 입을 막은 후, 나는 딸기에이드에 집중했다.
아니, 여긴 가정집인데 왜 이렇게 딸기에이드를 잘 만들어?
그랬다.
여기는 조희온의 집이었다.
오 PD에게 부탁해서, 조희온의 번호를 알아낸 나는 그대로 조희온에게 문자를 보냈다.
조희온
집 주소 불러
혹시 답장 안 오면 진짜 가지고 있던 메모리 카드부터 풀고 시작하려 했다.
그러나 내 성격을 대충 알고 있는지, 조희온은 바로 답장했다.
조희온
00로 123 0000아파트 203동 1021호야…
지금 간다
지금???
저 문자에는 답장하지 않았다.
“무슨 생각이었는지 말해.”
“!”
“짧게 요약해서 말해. 지금 정말 열받아서 인터넷에 영상 풀기 일보 직전이니까.”
“미, 미안해!”
조희온은 일단 냅다 무릎부터 꿇으려 했다.
그렇게는 못 내버려 두지.
“나 그런 거 매우 혐오해. 그냥 당당하게 말해.”
“으, 응….”
조희온은 결국 입을 열기 시작했다.
“우리끼리 방청객석으로 가기 전에 김 이사님이 나를 찾아왔어….”
‘자진해서 나가.’
‘네?’
‘건강상의 문제라고 하고. 지금 나가면 이번에는 데뷔 못 하겠지만, 다른 소속사 데뷔조에 넣어 줄 테니까.’
‘아니, 그게-’
‘그럼 아예 너, 이 바닥 발도 못 붙이고 살고 싶니?’
김 이사는 차갑기 짝이 없는 눈으로 조희온을 내려다보았다.
‘제가 그냥 나가더라도, 윤청이… 그 영상을 풀려고 할 거예요. 그때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었다고요. 메모리 카드는 윤청의 손에 있고요.’
‘윤청 데뷔시킬 거야, 우리가. 그 조건으로 메모리 카드 없애라고 할 거고.’
‘!’
‘그 눈엣가시 같은 계집애, 데뷔 안 시키려고 했는데. 독한 면이 있는 걸 보니 데뷔 안 시키는 게 더 후환이 있겠다 싶더라. 그렇게 원하는 데뷔 시켜 주고 이 일은 덮으면 돼.’
‘….’
‘그러니까 넌 지금 하차해. 여기서 더 버텨 봐야 윤청이 지랄하는 것밖에 더 되겠니?’
나 참.
들을수록 기가 막혔다.
자기가 뭔데 남을 데뷔시키냐 마냐야.
엄연히 수십만 명이 보고 있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데뷔를 해도 내가 내 능력으로 하는 거지.
데뷔를 시켜 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나한테 투표해 준 팬들인 거고.
컬러즈가 기여를 하는 부분이 있더라도, 김 이사가 기여를 한 부분?
절대 없지.
남 음식에 알레르기 유발 가루나 뿌려 대는 인간인데.
“미안해.”
조희온은 진심으로 미안해 보였다.
그러나,
“네 사과 별로 관심 없어.”
“…!”
조희온은 꽤 충격적으로 보였다.
왜 자기가 충격을 받지?
설마 내가 용서해 줄 거라고 생각한 건가?
“나는 네게 기회를 줬어. 하지만 너는 네 이득을 위해 도망쳤고. 내 데뷔 때문이라고 하지 마. 아닌 거 알아. 넌 네가 데뷔하려고 도망친 거야.”
말 한마디가 끝나 갈 때마다 조희온의 고개는 더 수그러들었다.
“네가 모든 것을 자수하기 전까지, 이 일의 원흉이 김 이사와 김려유라는 것을 밝히기 전까지 난 널 용서하지 않을 거야.”
“그럼… 싸울 생각인 거야, 넌?”
싸울 생각이라….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김 이사가 그러더라. 만약 내가 폭로하면, 프로그램 전체를 중단시키겠다고. 그러면 피해를 보는 사람이 생기겠지.”
“…정말 그렇게 말했다고?”
“내 데뷔도 불투명해질 거고.”
조희온은 놀란 것처럼 보였다.
새삼 또 놀랄 건 뭐지.
원래 그런 미친 사람인 걸 몰랐던 것도 아닐 텐데.
“그래. 그러니까 지금 당장은 참을 거야. 다른 연습생들이 나 때문에 데뷔하지 못하는 건 싫으니까.”
“…너.”
나는 공동 1위를 했을 때 펑펑 울었던 이주선을 떠올렸다.
그만큼 절박한 아이들이다.
그런 꿈들을 자기 이기심 때문에 아무렇지도 않게 중단시키겠다고 말하다니.
김 이사에 대한 증오만 커졌다.
“그리고 나도 데뷔해야 하거든.”
무려 1위로 말이지.
이쪽도 절실하긴 마찬가지라고.
“그러니, 잠깐 참는 것뿐이야. 내가 다시 싸울 수 있게 된다면, 그땐 참지 않을 거야.”
그래.
잠시뿐이다.
일단 참고… 또 다음 기회를 기다리자.
***
김 이사는 약속을 지켰다.
일은 확실하게 덮으려고 노력했으니까.
다행히 여론은 빠르게 수습되었다.
[희온: 이렇게 나가게 되어서 미안해, 청아. 하지만 나는 끝까지 너를 응원할 거야. 경아 언니, 보라. 모두 너무 고마웠어요.]자막: 서로 포옹하는 [손끝> 팀…
[보라: 희온 언니가 그동안 데뷔를 못 하면 어떡하나, 압박감을 되게 많이 받긴 했어요.] [려유: 아무래도 컬러즈는 우리나라 최고의 소속사잖아요. 그러다 보니 대단한 연습생들도 많고요. 그 사이에서 작아진다는 기분을 느꼈던 것 같아요.] [청: 희온이가 힘들 때마다 옆에 있어 주려고 노력했어요. 저희 둘 다 극한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 속에 있다 보니, 가끔 신경전을 벌일 때도 있었죠. 하지만 기본적으로 저는 희온이를 지지해요.] [희온: 청이가 항상 제 곁에 있어 줬어요. 불화설은 사실이 아니에요. 정말로요. 청이 같은 사람도 없어요. 연습생 시절 내내 가장 착한 친구였어요.]제작진들은, 아직 해당 부분을 방송에 내보내지 못했기 때문에 급히 인터뷰를 찍어 오튜브에 올렸다.
세 번째 미션 경연은 2주 후에나 방영이 되기 때문에, 그 간격을 메우기 위한 차선책이었다.
이 영상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동영상 속 연습생들은 정말 서로 돈독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청청 왕따 가해자설 누가 만들었냐? 진짜;
청온 응원합니다 더 큰 대한민국…
하여간 한국인들 진짜… 어린 애들 어떻게든 머리채 잡으려고 루머부터 만들지?
루머 양성하는 갠팬들아 제발 현생 좀 살아
윤청 루머 유포 사이트
‘여자 연예인 클라우드’ 라는 진짜 유명 악질 사이트 있음
여자 연예인들 덕질하는 곳 아니냐고?
ㄴㄴ
여자 연예인들 안티질 음습하게 하는 애들 모인 곳임
아래 사진 봐봐
[캡처] [캡처]윤청 루머 유포 다 여기서 시작한 거야 제발 속지 좀 마
학습능력이라는 게 없냐?
자매품으로 남자연예인 클라우드라는 곳이 있음… 여기는 남연들 루머 만드는 곳ㅠ
└우리 애들도 여기서 진짜 거지같은 루머 많이 만들어짐… 여기 아직도 이지랄하는구나
물론 이런 해명들을 믿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다.
아니면, ‘믿지 않는 척’해서 돈을 버는 사람들이거나.
오튜브의 사이버 렉카가 그 대표적인 예시였다.
▶ [윤청 조희온 불화설 사실인 이유]
▶ [데뷔도 아직 안 했는데 ‘인성 대박’ 연습생]
▶ [메뉴컬 윤청 성형]
▶ [메뉴컬 윤청 전 소속사 증언, 진짜 쎄함]
▶ [역대급 개소름; 윤청 인성 파탄 증거 모음]
나뿐만 아니라 김려유, 류보라, 김금, 조희온이 주요 타깃이었다.
인기가 많을수록 사이버 렉카들의 타깃이 되는 법이다.
특히나 나는 방금 올라온 따끈따끈한 논란까지 있으니까.
그냥 도마 위에 올라온 생선 그 자체였다.
“이걸 믿는 사람도 있어요?”
김려유를 제외한 모든 연습생들이 날 위해 분노해 주었다.
특히, 김금이.
김금은 워낙 이런 일들에 많이 시달려 봤기 때문에, 더 공감해 주었다.
“아니, 우리 소속사는 뭐 해요? 이런 인간들 고소 안 하고?”
“아직 내가 자기들 아티스트 아니다 이거지 뭐.”
막말로 난 아직 연습생 신분에 불과하니까.
“와, 우리 소속사 인성.”
“소속사는 원래 이득만 좇는 집단이야. 뭘 기대하면 안 돼, 금아.”
나는 누워서 뒹굴거렸다.
오랜만에 받은 휴일이다.
금쪽같은 휴일에 사이버 렉카나 보면서 화낼 이유는 없지.
“그런 거 그만 보고 쉬어. 우리 미션도 하나 줄어들었잖아. 그냥 이 상황을 즐기자.”
그랬다.
우리가 간만에 휴일을 얻게 된 이유.
바로 미션이 하나 줄어들었기 때문이었다.
원래 남은 미션은 두 개였다.
하지만 컬러즈와 엠텐 측에서, 연습생들의 과로 논란이 커지자 하나로 줄여 버렸다.
이제 남은 건 최종 미션뿐이었다.
2화 정도 붕 뜬 시간은, 우리의 일상과 소소한 이벤트로 채울 생각 같았다.
100% 어디서 이상한 PPL 따 와서 그거나 홍보하라 하겠지.
“그건 그렇긴 한데…. 언니는 화도 안 나요?!”
“나.”
“그럼 왜…!”
“그런데 그 화가 우리를 지배하게 두어선 안 돼. 그냥 데뷔한 다음에 고소 들어가면 되지.”
원래 나쁜 짓으로 돈 버는 놈들은, 돈 잃을 때 제일 분노하는 법이다.
그러니 금융 치료가 답이라는 뜻.
“와, 언니는 진짜 어른이다.”
김금은 답지 않게 감탄사까지 내뱉었다.
그래…. 나이로는 성인을 넘긴 했지.
“아무튼, 이상한 거 그만 보고, 숙제부터 하자. 보라, 이리 와. 너는 아까부터 계속 핸드폰 잡고 뭘-”
나는 류보라의 핸드폰을 보고 흠칫 놀랐다.
류보라는 내 기사에 달린 악플들을 하나하나 신고하고 있었다.
“…어….”
이런 걸 신경 쓰는 앤 줄은 몰랐는데.
“빡치게 하잖아요.”
“그, 그랬어?”
“다 했어요. 숙제나 해요.”
“으, 응.”
나는 어쩐지 작아졌다.
우리 셋은 태블릿 PC 앞에 모여 앉았다.
제작진들이 내준 숙제를 하기 위해서였다.
“이걸 어떻게 해야 제일 반응이 좋을까요?”
바로, 게릴라 콘서트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