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Leader of a Girl Group Destined To Fail RAW novel - Chapter (7)
7화.
엠텐과 컬러즈의 야심 찬 신작, ‘메이크 어 뉴 컬러’.
통칭, 메뉴컬에 대한 반응은 어땠을까?
티저 때는 그럭저럭 소수의 기대만 끌었었다.
컬러즈 소속 아이돌의 팬들은, 메이크 어 뉴 컬러가 나온다는 말에 반응이 반반이었다.
기대 반, 불만 반.
또 어떤 애들이 나올까?
기존 아이돌들에게나 잘하지, 또 왜 새 아이돌을 낸다는 거지?
그러나 기본적으로 ‘약간의’ 관심은 모두 있었다.
어떤 애들인지 얼굴이나 봐 보자.
그리고 자기소개 영상으로 진짜 맛보기가 시작되자-
★
류보라: 예쁠게
나: 죽을게
#오늘의_날씨는_보라무지개
금이를 더 이상 못 보겠습니다 금이가 여자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 여자를 사랑하게 됐습니다 이뤄질 수 없다는 걸 알기에 금이를 사랑하는 심장을 찢어내려 합니다
려유야 나 환갑이야 어떻게 려유 없으면 죽어
반응은 완전히 뒤집히기 시작했다.
역시 컬러즈는 컬러즈.
애들만큼은 기가 막히게 뽑았다는 평이 대부분이었다.
메뉴컬 누구 영상 보면 되는지 정리글.GEUL
12명이나 되는 애들 다 볼 필요는 없을 것 같고(컬빠면 봐도 됨) 머글들 위해 써주는 거임
류보라 – 얼굴이 잘함 솔직히 비주얼센터임 얼굴 보고 있으면 1분 호록 실력도 ㅍㅌㅊ
서백영 – 역시 연습생 10년 짬바 ㅆㅅㅌㅊ 근데 뭔가 남덕보단 여덕 모을듯
연주홍 – 막 잘하는 건 아닌데 뭔가 매력있음 귀여움 씹덕의 심금을 울림
김금 – 랩 ㅅㅌㅊ 돌빠는 몰겠고 의문의 힙덕들 영업 당하는 중
김려유 – 센터 논란인 거 치고 잘하던데? 실력은 ㅅㅌ임 솔직히 세손가락 안에 들었음
조희온 – 밸런스형ㅇㅇ 볼만함
★★윤청★★
– 미안하다 사실 얘 영업하려고 어그로 끌었다
그냥 확신의 메인보컬임
춤과 얼굴이 되는 메보가 있다?
근데 가장 놀라운 건 작곡도 잘함
자작곡 불렀는데 진짜 좋음
솔직히 자작곡 대부분 망하잖아 근데 진짜 좋음 왜 좋은지는 모름 걍 엠텐 놈들이 얼른 완곡 풀어줫음 좋겟음
일단 찍먹 해보셈 츄라이츄라이
컬러즈 메보 계열 이을듯
이게 뭔데 씹덕아
애초에 머글들은 이런 거 안 봐
└ㄹㅇ 컬덕들만 볼듯ㅋㅋ(컬덕)
근데 솔직히 윤청은 개 쩔긴 함 그건 반박 불가
물론 그중에서도 가장 반응이 좋았던 건 단연-
이번에 윤청이라는 애 뭐냐?; 기대 없이 봤는데 치임;
나였다.
★
아니 기대도 안 한 애가 제일 잘해; 역시 컬러즈는 메보…
윤청 1분 셀소 보셧음? 대박임
1분 자기소개에서 자작곡 부른 컬러즈 연생
***
오늘은 오랜만에 촬영이 없는 날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쉬는 날이라는 건 아니었다.
스케줄이 없는 날은 연습하는 날.
그건 당연한 규칙이다.
더군다나 곧 있을 촬영 준비도 해야 하니까.
“안녕하세요.”
나는 연습실 문을 열며 인사했다.
“어, 청이 안녕.”
“안녕하세요!”
확실히 연습실 분위기가 달라졌군.
전에는 인사도 건성으로 받아 주더니, 이젠 다들 인사를 받아 준다.
또, 동시에 내게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게 느껴진다.
오튜브나 SNS, 커뮤니티가 이래서 무섭다.
반응이 정말 실시간으로, ‘날것’ 그대로 올라오니까.
그리고 연습생들이 그걸 안 볼 리가 없었다.
자기 데뷔와 직결된 문제니까.
나는 평소대로 행동했다.
뭐 지금 잠깐 눈길을 끌었다고 해서, 그게 대단한 건 아니다.
이제 시작이다.
여기서 조금이라도 삐끗하면, 다시 꼴찌 후보가 될 수도 있어.
나는 몸을 풀고 나서, 다시 안무 시범 영상을 틀었다.
‘메뉴컬’의 첫 메인곡인 [Rainbow> 안무 영상을 말이다.
1화의 시작에 나올, 바로 그 메인 무대.
누가 색색이 놈들 아니랄까 봐, 첫 곡도 무슨 무지개야.
‘이런 건 센터가 중요한데.’
듣자 하니 센터는 어떤 논의도 거치지 않고 바로 정해졌다고 한다.
다름 아닌 김 이사에 의해서. 어떤 이유도 없이.
아주 불공평하게.
‘너무한 거 아닌가? 센터가 얼마나 중요한지 아시면서 그렇게 불공평하게…’
‘한두 번도 아니고. 밀어주기 너무 티 나서 짜증 나.’
‘야야, 누가 듣는다.’
그래서 그런가 연습생들의 불만이 꽤 있었다.
…아까 오는 길에 들었다.
“언니!”
연주홍이었다.
윤청의 기억에 따르면, 이른바, ‘막내의 정석’ 같은 애라고 했다. 애교도 많고 발랄하고, 언니들을 잘 따른다고.
근데, 뭔가 이상하게 무서울 때가 있다고.
…왜 무섭다는 건지는 좀 더 두고 봐야 알 것 같다. 뭔가 진짜 무섭다는 게 아니라, 다른 의미가 있을 것 같단 말이지.
“응?”
“저희 센터 누군지 얘기 들으셨어요?”
“아, 응.”
“아니, 미친 거 아니에요? 어떻게 저희한테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센터를 정하시지?”
“하하.”
“내가 다음 생에는 금수저로 태어나야지, 진짜.”
연주홍은 딱히 내 대답을 기대하고 말한 건 아닌지, 열심히 떠들다 떠났다.
폭풍 같구만, 사람이.
“…들었지?”
이번엔 서백영이었다.
다들 왜 나한테 갑자기 친한 척인가, 생각하다가 그 이유를 깨달았다.
유력 데뷔 후보가 되어서 그렇구나.
“어떤 걸요?”
“걔가 센터 된 거.”
“아, 네.”
서백영은 한숨을 쉬었다.
“너는 별로 화 안 나나 보네?”
“아, 네. 전 원래 딱히 센터 후보도 아니었어서.”
솔직한 내 말에, 서백영은 움찔했다.
넌 센터 후보기라도 했지, 윤청은 고려도 안 됐다.
“하긴, 너한테 이걸 말해서 뭐 하겠냐. 미안. 연습 마저 해.”
난 대충 고개를 끄덕이고 안무 연습을 이어 했다.
아, 그래서 그 센터가 누구냐고?
그거야 당연히 한 명뿐이지.
김려유.
***
“마이크 체크 한 번씩 하고 갈게요!”
이곳은 엠텐의 스튜디오 중 하나.
평소엔 음악 방송 할 때 쓰는 곳인데, 오늘은 특별히 ‘메뉴컬’을 위해 쓰이는 것 같았다.
나름 세트도 예쁘게 맞춰 놨네.
노래 제목이 ‘Rainbow’, 무지개다 보니 무지개 컨셉의 세트장이 준비되어 있었다.
자칫하면 촌스러울 수 있는 컨셉인데 별로 촌스럽지 않았다. 오히려 풋풋함만 느껴졌다.
역시 대형이라 그런가 자본으로 촌스러움을 덮었군.
나는 문득 원래의 내 소속사를 떠올렸다.
나는 원래 대형 소속사 출신이 아니었다. 중소 기획사 출신이었다. 중소가 뭐야, X소라는 말이 아깝지 않았다.
…그래도 이젠 나름 중대형 소속사라고 불리고 있었다.
물론 그것도 나 덕분이었다.
나 데뷔할 때만 해도 그냥 소기업이었지. 소속 아티스트가 나뿐이었으니까.
돈은 당연히 없었고 영업력은 더 없었다. 소속사 대표인 서 대표는 끈기와 독기 빼곤 딱히 뭐가 없는 사람이었다.
아니다, 날 발탁해 냈으니 보는 눈도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리허설 한번 하고 갈 건데, 다들 기본 상식 알죠? 불 들어와 있는 카메라를 봐야 합니다.”
오 PD는 대본을 말아서 연습생들을 향해 삿대질을 하고 있었다.
하여간 인성….
난 카메라를 힐끗 보았다.
불 들어와 있는 걸 보니 이것도 촬영 중이군. 정신 바짝 차려야겠다.
“자자, 대형 한 번씩 확인해 주시고! 공간 잘 보세요. 세트장이랑 연습실이랑 같진 않으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인 다음에 서백영을 보았다.
이제 네가 나설 차례인 것 같은데.
“얘들아, 우리 무대가 조금 위험하니까 잘 봐. 여기에 턱이 있어서 이 바깥으로 안 나가게 조심해야 해. 여기서 넘어져서 발목 나가면 답도 없는 거 알지?”
아니나 다를까, 서백영은 최고참답게 다른 연습생들에게 하나씩 충고해 주고 있었다.
“경아랑 청이가 맨 끝이니까 더 조심하고. 알지?”
“넵.”
“수인이랑 희온이. 간격 잘 봐. 지금 너네 간격 안 맞잖아. 거울 하나 없다고 간격 못 맞춰?”
서백영은 가장자리에 있는 사람들부터 봐주다가, 서서히 센터 쪽으로 다가왔다.
“려유야, 센터니까 네가 가장 잘해야 하는 거 알지?”
오, 말에 뼈가 있네.
오 PD도 같은 생각을 했는지, 카메라 하나를 불러서 두 사람을 가리켰다.
얄미운 인간.
나는 사실, 처음에 김려유가 상의도 없이 센터로 내정되었다는 말에 의아했다.
센터 선발은 방송에서도 써먹기 좋은 소재였다.
연습생들 간의 경쟁과 열정, 그리고 선발전을 하면서 보여 주는 실력들.
그 모든 것들이 컨텐츠였으니까.
그런데 그렇게 뽑아내기 좋은 소재를 포기하고 그냥 바로 김려유를 센터로 찍어 버렸다고?
그 오 PD가? 왜?
하지만 나는 이내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당연히 잘해야죠, 고마워요 언니.”
오히려 오 PD는 이 ‘내정’으로 컨텐츠를 뽑아 먹을 생각인 거다.
근데 이상하네. 당연히 오 PD라면 김 이사랑 한통속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닌 건가?
하긴. 오 PD…. 자기 위에 누가 있는 걸 못 보는 성격이긴 하지….
돈보다 자존심이라는 건가. 나는 과연 자존심 강한 두 인간들 중에 누가 이길지 고민하다 그만두었다.
누가 이기든 별로 기분이 좋지 않을 것 같았다.
“고마울 게 뭐가 있어. 고마우면 잘하면 돼.”
두 사람은 카메라 앞이라 방긋 웃으며 말하긴 했지만, 각자 말투엔 가시가 돋아 있었다.
그도 그럴 만했다.
춤으로 센터를 정해야 한다면 서백영이어야 했으니까.
만약 비주얼로 센터를 정해야 했다면- 비주얼은 호불호가 갈리니까 딱 한 명만 꼽을 순 없어도- 김려유는 아니지.
나는 열두 명의 연습생을 둘러보았다.
그래.
비주얼로 굳이 뽑아야 한다면 류보라지.
가장 시원시원한 피지컬, 배우 출신이라 그런가 표정도 좋고- 무엇보다 얼굴 하나는 최고였다.
이상적인 센터상이랄까.
“준비됐죠? 이제 리허설 갈게요!”
뭐, 어찌 됐든 윤청은 센터를 하기엔 아직 좀 입지가 부족했다.
메인 보컬감이라고 하긴 하지만, 보컬 외에 나머지는 암담하다는 게 아직까지의 평가였으니까.
원래 사람에 대한 평가는 한 번의 무대에 그렇게 쉽게 뒤집힐 수 있는 게 아니기도 하고.
…그리고 지금은 굳이 센터를 할 필요 없어.
오히려 사양이다.
센터? 좋지. 일단 처음에 눈길을 끌기 딱 좋은 자리니까.
하지만 첫 센터는 양날의 검이다.
자격이 있는 사람이 그 자리에 있으면 빛을 발하겠지만-
자격 없는 센터가 얼마나 물어뜯기 좋은 상대인지 나는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