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Leader of a Girl Group Destined To Fail RAW novel - Chapter (72)
72화.
“….”
아홉 명의 연습생들은 지금 두 명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작은 대기실에 갇혀 있다 해서, 바깥 사정을 아예 모를 리 없었다.
대기실에도 텔레비전은 있었기 때문이었다.
카메라가 있어서 핸드폰을 꺼낼 순 없었지만….
방송만 봐도 지금 여론은 대충 짐작이 갔다.
이번 방송은 오 PD가 왜 악마의 편집, 막장의 대가로 유명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공평하게 모두의 편을 들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명확히 ‘누군가’의 편을 들고 있는 방송.
또, 명확히 ‘누군가’를 저격하고 있는 방송.
그 두 명의 ‘누군가’들은 매우 다른 표정으로 대기실에 앉아 있었다.
연습생들은 사실 방송을 보고 식겁했다.
자신들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자극적으로 방송이 된 것이다.
가장 자극적인 인터뷰만 열심히 잘라서 내보냈으니 당연했다.
“아유, 춥다.”
여름인데도 춥다며 김금이 에어컨 온도를 높였다.
제일 필터 없는 반응만 한 사람이라, 더 찔렸다.
어쨌든 김려유가 있는 앞에서 방송을 보려니 멋쩍긴 했다.
아무리 인과응보라지만, 거의 매일같이 보던 사이였으니까.
다행인 게 있다면 김려유는 표정이 굳어 있을 뿐, 조용하다는 점이었다.
아마도 카메라 앞이라서 일단 참는 것 같았다.
여기서 더 사고 쳤다간 정말 실시간으로 끝장난다는 것을 본인도 아는 것이었다.
“청 언니, 안 추워요? 언니 에어컨 바로 아래라서….”
“난 괜찮아. 금이 너 원하는 대로 온도 설정해도 돼.”
남몰래 훌쩍이던 연주홍과 달리, 윤청은 정말 고요했다.
기뻐 보이지도, 슬퍼 보이지도 않았다.
그저 평소와 똑같아 보였다.
“곧 리허설이니까 다들 목 풀어 볼까요?”
“어, 어? 그래!”
“그럽시다!”
연습생들은 그런 윤청의 태도에 더 무서웠다.
그동안 억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을 텐데.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카메라는 집요하리만치 윤청과 김려유 두 사람만 잡았다.
둘 다 말이 없는 건 똑같았지만,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그리고 그런 둘의 모습은 2분할로 나뉘어져 생방송으로 확실하게 중계되고 있었다.
***
현장의 반응은, 그야말로 살벌했다.
현장에 있는 팬들이라 해서 지금 상황을 모르는 게 아니었다.
오히려 누구보다 피부로 느끼고 있었다.
김려유의 슬로건을 들고 있는 팬들은 반응이 갈렸다.
슬쩍 슬로건을 내리는 팬과, 악착같이 더 들어 올리는 팬으로.
물론 90%는 후자였다.
묘한 기 싸움 속에서, 전주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열한 명의 연습생들이 나타났다.
드디어 여기까지 왔어
난 지금 핸들을 잡았어
도입부는, 센터의 몫이었다.
그렇다면, 센터는 누구의 몫이었을까.
리허설 때와는 확연히 다른 컨디션의 연습생.
김려유였다.
와 시작한다
아 맞다 센터 김려유였짘ㅋㅋㅋㅋㅋㅋㅋ쟤 센터하려고 개나댓자나….^^
지독하다지독해그녀의센터사랑..
싸늘한 건 인터넷 반응뿐만이 아니었다.
아까만 해도 목이 터져라 응원하던 팬들이, 모두 조용했다.
물론 함성을 지르는 팬들도 있었지만, 아까에 비하면 10분의 1도 안 됐다.
와 현장 반응 개싸늘한거봐
춥다 추워
Boy 넌 내 뒤에 타
신유현의 파트.
와아아아!
그렇게 상위권인 연습생도 아니었는데, 함성이 미친 듯이 터져 나왔다.
순위 발표식 1위였던 김려유보다도 몇 배로.
당사자인 신유현마저 깜짝 놀랄 정도의 반응이었다.
우리의 앞에 펼쳐진 고속 도로
비록 그 끝은 알 수 없지만
Here we go
끼발 서백영 나오니까 반응
와 진짜 팬들도 이악물고 하는듯…
함성 때문에 현장 지진난닼ㅋㅋㅋㅋㅋㅋㅋㅋ
현장러들을 시샘하고, 시기하고, 질투하고……..
지금 나와 함께 달려
여기 우리 당장 달려
보라 미모가 나라다…
류보라 내여자미쳣니 하
하ㅠㅠ다 필요업고 너무 쭈와,,
Only way highway
다른 길은 없어
브레이크는 없어
It’s my way my way
또 김려유 파트냐? 무슨 메보보다 파트가 많아?
진짜 브레이크가 없긴 했네…
└시히히발
└└이제 다른 길도 없게 생기긴함 ㄹㅈㄷ…
내 앞길을 막지 마 Go away
주홍아!!!!!!!!!!!!!!!!!!!!!!!
아ㅠㅠㅠㅠ 내새끼 이게 존나 유일한 파트라는 게 말이됨?ㅠㅠ
말도 안되는 포인트
김려유 파트: 38초
연주홍 파트: 4초
윤청 파트: 3초
신호따윈 무시해
중요한 건 오직 눈앞에 있어
그나마 다행인 점: 메보 이경아
절망인 점: 리드 김려유
말도 안되는 점: 윤청 섭7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청청을 지키진 못햇지만 그나마 경아라도……..
이경아윤청을 두고 메보 ㅇㅈㄹ하던 멘트를 잊을 수가 없다…
@: 저는… 메보?!
나: 메를 맞아야 정신차리려나
그 뒤로도 김려유의 분량은 엄청났다.
이게 메인 보컬인지 리드 보컬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이번에 실수하면 정말로 미끄러질 거란 것을 알았는지, 다들 큰 실수는 없었다.
그러나 굳어진 표정과, 묘하게 뻣뻣해진 몸은 숨길 수가 없었다.
김려유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연습생들이 그랬다.
아ㅠㅠㅠㅠ 주홍이 평소보다 훨씬 컨디션 안좋아보이더라… 우리 사랑둥이가ㅠㅠㅠㅠ
윤블 식은땀 흘리면서도 무대 끝까지 다 잘해줘서 고마워ㅠ
특히, 논란의 중심이었던 두 연습생이 가장 힘들어 보였다.
팬들의 기분 탓인지, 정말로 힘들어서일지는 알 수 없었다.
***
윤청 멘탈 봐
나였으면 다른 연생들 인터뷰 때 눈물고이고 김려유 인터뷰 때 오열했을텐데…
진짜 멘탈 꽉 붙잡는 게 보이네
무대 직전이라 더 그런가봄
난 그런 거 독해보여서 진짜 소름끼치던데 차라리 질질 짜던 연주홍이 인간미있었어
└뭔 독해 독하긴ㅋㅋㅋㅋ 그래 니같은 애들때문에 청이도 학을 떼서 독해졌겠다 아직도 려스트들 바득바득 지랄하네
└└난 오히려 김려유 정말 독해보이던데^^ 한 마디도 사과 안 하고 뻔뻔하게 앉아있는 거 보니까 보통은 아니구나 싶더라
다들 윤청 얼굴만 봤구나 난 손 봤는데 다들 걔 손 봄? 달달 떨리고 있더라 걔도 간신히 멘탈 잡고 있는 거야
└ㄹㅇ????
└└ㅇㅇ 증거 짤 여깄음
└└└진짜네ㅠㅠㅠㅠㅠㅠ아 맴찢…
└└└└얘 이제 기껏해야 스무살이야… 온갖 조롱 다 당했는데 빌미도 주고 싶지 않아서 이악물고 버티는 거겠지
연습생들 아무도 김려유 옆에 있으려 안하는 거
딱 봐도…ㅋㅋ
나도 그거 보고 느낌…ㅋㅋ 윤청은 논란 터졌을 때도 연생들이 다 싸고 돌았잖아
└ㅇㅇ… 평소 어땠을지 감 오더라
PD가 돌려까는 거 아득바득 지 애 착하다는 증거랍시고 들이밀던데ㅋㅋㅋㅋ 느그들 빼고 온 세상이 다아는데…
이제 무대 두 개 남았네
그동안 윤청 머리채 잡았던 새끼들은 양심 있으면 투표로 보답해라
11시 30분부터다
8 아니면 윤청 아니면 8 윤청
일케 셋 중 하나 보내면 됨
걍
8
이거 보내면 됨
잘 모르시면 그냥 8 찍으세요
니들이 그렇게 외치는 정의구현^^ 8번입니다요
다섯 명 다 할 필요도 없어 모르면 걍 8하면 돼
한 명만 뽑아도 투표수 다 인정되니까 8이라도 찍어
김려유 몇 번이야?
그 번호만 빼고 랜덤으로 5개 써서 보내게^^
욕하러 들어왔다가 웃는중
5번임 5 빼고 8 넣으면 돼
└9번도 넣어줘 우리 주홍이도 피해자임…
└└ㅇㅋ 8 9 또?
└└└서백영 7번입니다 7번 서백영을 뽑아주십시오
8번 꼬옥 넣어주면 되^^
아직 무대가 두 개 더 남은 상황이었다.
그리고, 투표 시간까지 이제 1시간 정도 남아 있었다.
팀별 무대는 투표 전에, 팬송 단체 무대는 투표 시작 후에 있을 예정이었다.
그리고, 오 PD가 팀별 무대를 투표 직전에 넣은 이유가 있었다.
“이야, 우리 홍 사장님.”
어느새부터인가 홍 사장이 칩거 생활을 끝냈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처음엔 반신반의했던 오 PD가 그 말을 믿게 된 건, 얼마 전의 미팅에서였다.
김 이사를 완전히 찍어 누른- 그 미팅.
그리고 김려유가 완전히 홍 사장의 눈 밖에 난 미팅.
“또 직접 와 주실 줄은 몰랐네요.”
대충 다른 사람을 보낼 줄 알았는데.
오 PD는 겉으론 실실 웃었지만, 속으론 한참을 욕했다.
홍 사장만큼 상대하기 까다로운 인물도 별로 없었기 때문이었다.
김 이사는 짜증이 나지만, 어렵진 않았다.
그러나 홍 사장은 짜증나는데다가 어렵기까지 했다.
“아마도, 마지막 방송이 워낙 중요하기 때문이겠죠?”
“아무래도 그렇죠. 저희의 차세대를 뽑는 방송이니까.”
홍 사장은 방송이 주는 ‘서사’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알고 있었다.
재능 위에 매력 있고, 매력 위에 서사 있다.
홍 사장이 강력하게 믿는 신념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회는, 그 서사의 정점이나 마찬가지였다.
마지막 회에서 연습생들의 서사를 어떻게 써 내려가냐에 따라, 데뷔조가 달라질 정도니까.
“이미 말씀해 주신 대로 투표 방식은 다 바꿔 놓았습니다만. 더 원하시는 게 있는 건가요?”
“그럼요. 있죠.”
“어떤…?”
오 PD는 살짝 당황했다.
“제가 원하는 데뷔조요.”
이렇게 직설적으로 나온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