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undless Necromancer RAW novel - Chapter 56
055. 스킬 합성 (1)
숙련도 노가다는 생각했던 것처럼 쉽게 이루어졌다.
쉬는 동안은 스켈레톤들을 사냥하고 가디언들이 생성될 때마다 놈들을 죽일 뿐.
「숙련도가 0.08% 상승합니다.」
「숙련도가 1.2% 상승합…….」
「숙련도가 1.2% 상…….」
단순한 반복 작업이었기 때문에 그다지 힘든 것도 없었다.
오히려 이런 것으로 손쉽게 숙련도를 올릴 수 있단 것이 즐거울 따름이었다.
심지어…….
「근력이 4 상승했습니다.」
「민첩이 3 상승했습니다.」
「체력이 5 상승했습니다.」
「마력이 4 상승했습니다.」
「내구가 5 상승했습니다.」
그 외에도 부가적인 능력치들도 꽤 올릴 수 있었다.
물론 ‘푸른 겁화의 아귀’에게서 흡수했던 사령도 능력치로 바꾼 것이지만…….
그걸 생각해도 능력치 상승률이 상당히 괜찮았다.
티끌 모아서 태산이라고 했던가?
‘딱 그 말이 들어맞네.’
스켈레톤을 수십 마리씩 잡고 가디언들도 쭉 사냥하니 꽤 능력치가 상승했다.
그리고…….
「고유 특성 ‘네크로맨시’의 숙련도가 100%에 도달했습니다.」
「고유 특성 ‘네크로맨시’의 등급이 한 단계 상승합니다.」
그토록 갈망했던 고유 특성의 성장도 곧 이룰 수 있었다.
‘이제야 네크로맨시의 등급도 C급인가……?’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를 읽은 나는 슬며시 웃음을 지었다.
또 새로운 능력이 추가되었을 것을 생각하니 뿌듯했다.
‘대기실로 돌아가면 확인해 봐야겠네.’
그 순간이었다.
“미, 친……. 괴, 물 새끼…….”
방금 전 도망치는 것을 시도했다가 사지가 박살 난 리치가 울분을 토해 냈다.
“악마도 치를 떨 놈 같으니……. 죽은 후에도, 저주할 것이다…….”
아예 온몸의 뼈가 금이 가서 죽기 직전이 되어서야 꺼낸 말이었다.
사지를 전부 부숴서 그런 건지 아니면 가디언을 일으키는 것에도 제약이 있었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소환할 때마다 몸에 점점 금이 늘어나는 걸 보니 곧 죽겠네.’
그런 리치를 보며 나는 아쉬움을 느끼며 입맛을 다셨다.
“…….”
좀 더 써먹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이제는 그럴 수도 없는 모양.
‘몇 퍼센트라도 더 숙련도를 올리고 싶었는데 안 되겠네.’
더 죽는 것을 지켜보다간 사령을 흡수하는 것도 못 할 수 있었다.
네크로맨시는 내가 직접 죽여야만 사령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나, 서……. 역겨웠다, 인간이여……. 내세에서는 부디 마주치지 않기를 바라…….”
죽음을 직감했는지 리치가 증오스럽다는 듯 무언가를 읊조리고 있었지만…….
‘별로 들어주고 싶지는 않네.’
이내 나는 유언을 남기는 리치에게 다가가서 머리통에 검을 내리꽂았다.
「리치의 사령을 흡수했습니다.」
「숙련도가 17.4% 상승합니다.」
파가각―!
「업적 ‘악마를 넘어선 인격자’를 달성했습니다.」
「민첩이 1 상승합니다.」
8층 시련의 끝을 고하듯 머리뼈가 부서지며 메시지들이 떠올랐다.
「축하드립니다, 시련의 탑 8층을 돌파하셨습니다.」
「돌파 보상으로 모든 능력치가 +2 상승합니다.」
「돌파 보상으로 ‘30,000포인트’를 획득하셨습니다.」
「돌파 보상으로 ‘700 SP’를 획득하셨습니다.」
「추가 돌파 보상으로 ‘300 SP’를 획득하셨습니다.」
「대기실로 이동하십시오.」
“드디어 8층 시련도 끝났네.”
시간제한이 없었던 덕분에 오랫동안 꿀을 빨 수 있었던 시련이었다.
흡사 보너스 스테이지 같다고 해야 하나?
철혈의 군주를 만나며 겪었던 혼란스러움이 싹 정리되는 듯 느껴졌다.
‘이계의 도전자니 뭐니 내가 어쩔 수 없는 걸 고민해 봤자지.’
곧 내가 아니라도 ‘이계의 도전자’에 대해서 다른 도전자들도 알게 될 터다.
심지어 ‘계층 난입’이 활성화됐으니 더 그럴 것이다.
‘그러니 그때까지는 나도 최대한 성장해야 해.’
탑을 올라가는 것은 곧 강해질 수 있는 지름길이며 많은 걸 알 수 있는 수단이다.
그러니…….
‘지금껏 내가 바라던 것처럼 탑을 오르면 돼.’
더 고민할 것은 어디에도 없었다.
현재 내가 해야 할 것은 묵묵히 이 길을 나아가는 것뿐이다.
「대기실로 이동합니다.」
그것이 내가 내린 결론이었다.
***
「9층 대기실에 입장하셨습니다.」
「시스템 확장이 시작됩니다.」
「관리자들이 시련을 관측할 수 있게 됩니다.」
「질문권의 답변 제약이 해제됩니다.」
「스킬 상점에서 C급 스킬을 구매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대기실로 돌아오니 시스템이 확장되며 온갖 메시지들이 떠올랐지만…….
나는 그런 메시지에 관심을 두는 대신에 곧바로 상태창을 열었다.
『한성윤』
『후광 – 지배자』
『근력 – 67』 『체력 – 66』
『민첩 – 66』 『마력 – 63』
『내구 – 63』
『고유 특성 – 네크로맨시(C)』
『고유 권능 – 스킬 합성』
『권능 – 명경지수(C-)』
『스킬 – 자세히 보기』
이것저것 능력치도 올랐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네크로맨시였다.
『고유 특성 – 네크로맨시(C)』
『숙련도 – 0%』
『기본 효과 – 죽은 자의 혼을 흡수하여 능력치 혹은 마력 등의 무언가를 강화 및 보충한다.』
『부가 효과 – 죽은 자의 혼을 사용하여 주변에서 망자를 하나 일으킬 수 있다. 이때 망자의 수준은 소모한 사령의 질과 양에 비례한다.』
『세부 효과(1) – 영구적인 능력치 상승의 수치는 해당 특성의 랭크와 사령의 질에 비례한다.』
『세부 효과(2) – 혼을 보관하다가 쓸 수도 있으며 보관 용량의 한계치는 랭크에 비례한다.』
『세부 효과(3) – 죽은 자의 혼을 흡수할 시 20%의 확률로 혼에 각인된 스킬 중 한 가지를 습득할 수 있다.』
『세부 효과(4) – 죽은 자의 혼을 사용하여 신체를 보호한다. 단, 이때 보호막에 소모되는 사령은 충격량에 비례한다.』
『세부 효과(5) – 죽은 자의 혼에서 스킬을 흡수할 시, 해당 스킬의 숙련도를 그대로 계승할 수 있게 된다.』
이내 네크로맨시의 새로운 세부 효과를 본 나는 눈을 부릅뜰 수밖에 없었다.
“…….”
스킬을 흡수할 시, 숙련도를 그대로 가져오게 된다는 설명.
그걸 본 나는 이내 허탈하게 웃었다.
‘스킬 숙련도의 계승이라니…….’
그렇지 않아도 사기적인 것이 스킬 흡수인데 거기에 숙련도 계승이란다.
그다지 특별한 능력이 생긴 것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쓸 만했다.
‘스킬은 나중에도 더 얻게 될 테니…….’
적어도 네크로맨시의 등급을 C급으로 올린 보람은 있었다.
심지어 네크로맨시의 변화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죽은 자의 혼을 흡수할 시 20%의 확률로 혼에 각인된 스킬 중 한 가지를 습득할 수 있다.』
본래는 ‘일정 확률’이라고 적혀 있던 부분에 정확한 수치가 드러났다.
즉, 스킬 흡수 확률이 공개된 것이다.
‘예전에도 생각했던 거긴 한데……. 확실히, 스킬 흡수 확률이 높네.’
본래는 사기적인 능력 때문에 10%도 안 되는 확률로 흡수되지 않을까 했는데…….
꽤 스킬이 잘 흡수됐던 만큼 수치상으로 드러난 확률도 낮지 않았다.
‘이제 고유 특성은 더 살펴보지 않아도 되겠네.’
그다지 변한 것이 더 없음을 확인한 나는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늘 그랬듯 성장했음을 확인한 후,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정해져 있었다.
「상점」
「카테고리 : 무기」
「카테고리 : 방어」
「카테고리 : 스킬」
「카테고리 : 잡화」
성장한 것에 맞춰서 9층 시련에 대비해야 했다.
“검은 아직 좀 더 써도 되겠고, 문제는 방패랑 스킬인데…….”
방패나 스킬은 현재 좀 애매한 부분이 꽤 많았다.
현재 쓰고 있는 방패는 사용도가 줄어들었고 헌터식 단검술 스킬은 성장이 끝났다.
즉, 이제 점점 내 전투 스타일이 바뀌게 될 것이란 뜻인데…….
‘어쩌지?’
본래 방패를 썼던 것은 불확실한 위협에서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실제로도 꽤 많은 공격을 막아 내며 여기까지 다다른 것이기도 했고.
그렇지만 이제 더 방패의 중요성이 느껴지지 않을 지경까지 나는 성장했다.
‘네크로맨시의 보호막 능력도 있는 이상, 방패는 더는 중요하지 않아.’
좀 씁쓸하긴 했으나 그것이 바로 현재 내 상황이다.
그럼 이제 어떤 식으로 싸워야 하는가?
‘그게 문제네.’
헌터식 단검술을 대체할 만한 스킬도 있어야 하고…….
방패의 빈자리를 대체할 무언가가 또 있어야 한다.
그게 있어야 내 전투 스타일이 좀 더 확실하게 정립될 터다.
“어쩔 수 없나…….”
이내 나는 한숨을 푹 내쉬며 스킬 상점으로 들어갔다.
일단은 헌터식 단검술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을 얻어야 했다.
‘스킬이 없으면 만들 수밖에 없지.’
그게 최선일 것이다.
「스킬 상점에 입장하셨습니다.」
「구매 가능한 스킬 목록을 표시합니다.」
“흠…….”
스킬 상점의 목록을 쭉 내려보며 나는 눈을 찌푸렸다.
생각했던 것보다도 쓸 만한 스킬이 거의 없었다.
‘아니, 정확하게는 가격 대비 쓸 만한 스킬이 없는 거겠지.’
스킬 상점에 있는 것들은 대부분 가격이 비쌌다.
뭐든 간에 스킬은 10,000포인트부터 시작하니 비쌀 수밖에 없었다.
‘포인트를 막 쓴 사람들은 스킬은 사지도 못하겠는데……?’
그나마 나는 먹는 것도 절제하고 물약도 최대한 적게 샀다지만…….
다른 도전자들도 그렇게 아끼며 시련을 통과할 수 있었을까?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추가 돌파 보상도 못 받은 사람들은 더 그렇겠지.’
일단 살아남기 위해서 뭐든 사서 썼을 것이다.
그러니 스킬 상점 같은 것을 이용하긴 힘들 테고 말이다.
‘하긴, 스킬 상점을 쓸 사람이 어디에 있겠냐만…….’
스킬 습득이 아예 안 되는 나 같은 특이 케이스를 빼면 스킬을 살 사람도 없긴 했다.
어쨌든 간에 스킬이란 것은 ‘반복 행동’ 및 ‘습득 조건’을 통해서 획득할 수 있으니까.
그게 안 된다는 것은 습득하려는 스킬에 아예 적성이 없단 뜻이니 미련이 있을 리도 없다.
그런 만큼 스킬 상점은 특별한 스킬을 빼면 다들 사용하지 않을 터다.
물론…….
‘스킬 습득이 불가능한 나는 그렇지 않지만.’
나는 스킬 상점을 이용할 수밖에 없기에 이내 묵묵히 살 만한 스킬을 추렸다.
그리고…….
「스킬 : 공용 검술(E-)」
「가격 : 25,000포인트」
「설명 : 모든 검술의 기본기가 담긴 공용 검술입니다. 온갖 검술에 대해서 기본적인 지식이 늘어나며 도검류를 사용할 시, 절삭력이 1.5배 상승합니다.」
“당장은 이게 최선이겠네.”
이내 스킬 상점에 있던 무기술 중에 그나마 괜찮은 것을 찾아냈다.
물론 이것 외에도 다른 무기술이 있기는 했지만, 그것들은 제외했다.
왜냐하면…….
‘스킬 합성으로 헌터식 단검술의 등급을 높이려면 조합을 생각해야 해.’
이제 나는 스킬 상점에서 산 스킬로 ‘스킬 합성’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간단한 것이 곧 최고의 선택이라고 했던가?
공용 검술은 도검류에 대해서 대부분 능통한 사람들이 얻는 스킬이다.
즉, 단검술 스킬과 조합한다고 해도 그다지 상성이 상관없다는 뜻.
「공용 검술(E-)을 구매하셨습니다.」
「25,000포인트가 차감됩니다.」
스킬을 산 후, 나는 이어서 공용 검술의 상세 설명을 띄웠다.
『스킬 – 공용 검술(E-)』
『숙련도 – 0%』
『설명 – 모든 검술의 기본기가 담긴 공용 검술.』
『효과 – 온갖 검술에 대해서 기본적인 지식이 늘어나며 도검류를 사용할 시, 절삭력이 1.5배 상승한다. 단, 이 절삭력 상승은 다른 무기술 효과와 중첩되지 않는다.』
무기술에 관련된 스킬들이 하나같이 비싼 탓에 포인트가 좀 많이 깎이긴 했지만…….
‘그걸 고려해도 꽤 괜찮은 스킬이야.’
스킬 조합의 상성도 그렇고 ‘모든 검술의 기본기’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그렇다.
무슨 검을 쓰든 간에 그 검을 잘 다룰 수 있게 되며 스킬 효과도 적용되는 것이다.
범용성만큼은 포인트 값을 한다고 해야 하나?
‘이 수준이면 헌터식 단검술도 좀 더 좋게 나오겠지.’
이내 그렇게 판단한 나는 곧장 ‘스킬 합성’을 발동했다.
「고유 권능 ‘스킬 합성’이 활성화됩니다.」
「스킬 목록을 열람합니다.」
「현재 있는 스킬 중에서 합성 재료를 골라 주십시오.」
뭘 골라야 하는지는 정해져 있었다.
헌터식 단검술과 공용 검술을 고르니 메시지가 이어서 떠올랐다.
「합성 재료의 수준이 맞지 않습니다.」
「스킬 ‘헌터식 단검술’이 합성의 중심이 됩니다.」
‘스킬끼리 등급이 다르면 이렇게 되는 건가…….’
「스킬 ‘헌터식 단검술’을 중심으로 스킬 합성이 진행됩니다.」
「현재 상위 등급의 스킬이 합성될 확률은 75%입니다.」
「합성을 진행하시겠습니까?」
스킬까지 구매한 상태에서 진행하지 않는단 선택지는 애초부터 없었다.
고민할 것도 없이 나는 곧바로 합성을 진행하겠냐는 메시지에 응했다.
그러자…….
「스킬 합성이 완료되었습니다.」
「새로운 스킬이 생성됩니다.」
이어서 메시지가 떠오르며 황금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그렇다는 것은…….
그토록 바라던 ‘새로운 무기술’이 성공적으로 생성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