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ch the ghost munchkin! RAW novel - Chapter 169
169화
“인신의 조치가 자네로서는 다행인 모양이군.”
“… 당연하지 않나?”
“인신은 숨겼고, 나는 그것을 찾을 것이네.”
“그것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나?”
“글세, 지금은 알 수 없지만, 덕팔이가 그걸 가져다줄 것이라 믿네.”
“덕팔이가?”
“그 아이는 영리하니 지 스승이 무엇을 어떻게 숨겼는지 알고 있을 것이라 믿네.”
“덕팔이는 절대 자네에게 협조하지 않을 것이네.”
“글세, 그건 지켜보면 알 일이고.”
“내가, 내가 절대 그렇게 두진 않을 것일세.”
김상필이 발끈하여 화를 내자 이연성이 두 눈에 거만을 가득 담은 채 비웃었다.
“자네가? 이곳에서 죽을 자네가 말인가? 하하하”
이연성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검은 그림자 하나가 김상필의 가슴을 훑고 지나갔다. 그리고.. 그 모습 그대로 김상필이 모로 쓰러졌다.
“미안하네. 친구! 자네와 함께 그 세상에 가고 싶었지만, 덕팔이에게 작은 경고가 필요할 것 같아서 말이야. 하하하”
이연성이 아무 일 없다는 듯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
덕팔이 호텔로 돌아온 것은 늦은 밤이 된 후였다. 은혜가 초조한 얼굴로 덕팔을 기다리다 덕팔을 보고 가슴에 안겨들었다.
“왜 이렇게 늦었어요?”
“어이쿠야.”
덕팔이 은혜를 한 손으로 안으며 은혜를 진정시켰다.
“왜요? 무슨 일 있었어요?”
“덕팔씨가 안 와서 저녁도 못 먹고 있었잖아요.”
“아, 이런! 먼저 식사를 하시지..”
“저는 아무것도 못 느꼈는데 덕팔씨가 먼저 가라고 하니까 걱정도 되고… 오지도 않고..”
“그냥 지하실 한 바퀴 돌아보고 오려고 했는데 엉뚱한 인물을 만났지 뭐예요.”
“누구요? 설마? 드라큘라?”
“네, 블러드 체페슈가 나타나더니 화를 내더군요. 자신의 잠을 방해했다고…”
**
[이방인, 그대의 말은 충분히 이해하였다. 내가 그대를 어찌할 수 없다는 것도 인정하겠다. 하지만 이방인인 그대들을 계속 이곳에 둘 수 없다. 나는 나의 병사들을 일으켜 그대들을 이 땅에서 몰아낼 것이다.]블라드 체페슈의 말은 엄숙하고 단호했다. 덕팔이 귀밑머리를 긁으며 난처한 얼굴이 되었다. 블라드 체페슈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얼마 전에 깨어났다. 그 이유를 물어야 했는데 저렇게 화를 내니 더 이상 대화가 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렇죠. 뭐, 굳이 이 도가 아니더라도 왕의 군사들을 상대하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닐 겁니다.] [나를 겁박하려 하는 것인가?] [… 그런 건 아니구요. 단지 현실을 말씀드린 겁니다. 당신은 더 이상 이 땅의 주인이 아닙니다. 당신의 귀족들은 당신의 복수가 두려워 당신을 죽였습니다. 당신의 백성들은 당신을 우러러보지만 그만큼 두려워합니다. 당신이 이 땅을 지켜주길 바라지만 당신이 다시 일어나 이 땅에 서는 걸 바라지 않습니다.] [알 수 없는 말들이군.] [오늘 밤, 당신의 백성들 곁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십시오. 나의 말이 틀리다면 이틀 후, 달이 없는 밤에 군사들을 일으키세요. 그때가 당신의 군대가 가장 강할 때이니.. 제가 상대해 드리죠.] [오만하다. 이방인이여!]
블러드 체페슈의 목소리에 노기가 가득하였지만, 다시 검을 휘두르는 일은 없었다.
[오만인지, 방종인지, 아니면 자신감인지는 그날 알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남은 대화는 그때 다시 하도록 하시죠.]덕팔이 뒤를 돌아 계단을 오르려 하니 블러드 체페슈가 덕팔을 불러 세웠다.
[그대, 이방인이여! 이 땅에 머무는 이유가 무엇인가?] [당신들의 후손을 잘살게 하려구요. 덤으로 돈도 좀 벌고.. 그것뿐입니다.] [내 후손들을 잘 살게 한다고? 확실히 그 이상한 이방인들과는 다르군. 그들은 오직 탐욕에 눈이 멀어 나의 심장을 가져갔는데…] [그 문제까지 내일모레 한꺼번에 이야기하시죠. 필요하다면 그 심장인지 뭔지는 제가 찾아다 드리겠습니다.] [그대와의 재회를 기대하겠다.]덕팔은 계단을 올랐고, 블라드 체페슈는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
“세상에.. 그럼 진짜 드라큘라가 있었다는 거네요?”
“아뇨. 그는 흡혈귀 같은 것이 아니에요. 그저 왕의 영혼일 뿐이죠. 그에 대한 다른 이야기들은 전부 상상 속에서 탄생한 결과물들 같았어요.”
“그럼 처녀의 피를 빤다거나.. 뭐 그런 거는 없겠네요.”
“그러지 않을까요?”
두 사람이 침대에 걸터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근데요. 덕팔씨는 왜 여기까지 온 거예요?”
“예? 아버님의 부탁이었잖습니까?”
“자꾸 그렇게 말을 돌릴 거예요? 이 일에 관심을 가진 건 덕팔씨였잖아요. 솔직히 덕팔씨도 누군가가 드라큘라의 전설을 이용해서 우리의 일을 방해하려는 거라는 것쯤은 알고 있었잖아요. 아빠도 인간이 한 일임을 확인하고 싶으신 거였구요.”
“하하.. 알고 있었어요?”
“제가 바본 줄 아세요? 그런데 그런 일에 수수료가 천억 원이라는 것도 웃기고, 그 황당한 요구를 받아준 아빠의 생각도 모르겠고.. 뭐예요? 제가 모르는 뭔가가 있는 거죠?”
은혜가 눈을 치켜뜨자 덕팔이 그런 은혜가 귀여웠는지 두 손으로 양 볼을 잡더니 쭈욱 늘였다.
“그런 거 없습니다. 저는 단지 잠시의 휴식과 도망이 필요했고 아버님께서는 저의 확인이 필요하셨던 거죠. 수수료는… 으음.. 저도, 아버님도 생각지 못한 부작용 같은 것이라고나 할까요? 김 변호사님이 필요 이상으로 유능하신 부작용! 뭐, 그런 겁니다.”
“그러니까, 덕팔씨와 아빠는 서로의 이해가 합치된 거고, 그 과정에서 향숙이 이모가 쓸데없이 능력 자랑을 했다는 거죠? 그것밖에 없는 거죠?”
“네, 맞아요.”
은혜의 표정이 조금 풀렸다. 그러나 은혜의 알 수 없는 두려움이 사라지자 장강의 뒷물처럼 궁금함이 밀려왔다.
“그럼, 덕팔씨는 이 먼 곳까지 왜 도망을 친 건데요?”
“그건 이연성 어르신을 피하기 위함이었죠.”
“이연성 어르신요? 그분은 왜?”
“실패의 뒷이야기를 말씀드려야겠네요.”
덕팔이 표정을 고치더니 그날 별장에서 있었던 일 이후로 시간을 돌렸다.
**
별장에서 나온 덕팔과 몽달은 곧장 향숙의 집으로 향했다.
“다 됐다. 이젠 빙의가 될 일이 없을 거야. 잡귀는 물론이고 악귀들도 민수 너만 보면 줄행랑을 놓기 바쁠걸?”
“고마워요. 형”
몸을 돌려받은 민수가 덕팔을 꼬옥 안아주었다.
“나 말고 옆에 계신 분께 감사 인사를 드려. 제수씨께서 네 몸에 남은 신력을 신령수의 기운으로 품어주신 탓이니까!”
“어혜화님, 감사합니다.”
“호호호. 별말씀을..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네요.”
어혜화는 민수의 인사를 받으면서도 몽달의 표정을 살피느라 바빴다.
“민수야, 형이 부탁한 거.. 잘했어?”
“아, 예. 형 말처럼 저분과 그 일본사람의 대결을 지켜봤는데… 후아.. 정말 3D 영화하고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스팩타클했어요.”
“어땠어?”
“결론만 말씀드리면 저분이 이겼어요. 이겼다는 표현보다는 상대가 안 될 정도로 압도적이었어요.”
민수의 말에 몽달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민수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자신은 분명 그에게 졌다. 처참할 정도로.. 다시 승부를 내자고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패배했다. 그런데 저 젊은이는 자신의 승리라고 말하고 있다.
몽달이 사실을 정정해 주려고 할 때, 덕팔이 몽달을 팔을 잡고 민수에게 턱짓하였다.
“처음에는 워낙 빨라서 눈으로 쫓기도 힘들었어요. 어차피 제 눈이야 저분이 돌리는 거니까 그냥 TV를 보듯 상황을 지켜보면 되는 것이었지만 정말 아슬아슬했거든요. 근데 시간이 지날수록 승패가 분명해졌어요. 검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제가 보아도 저분은 그 일본사람을 봐주고 있는 것처럼 보였거든요.”
“그런데?”
“아, 그런데요. 저분이 이상한 짓을 하기 시작했어요. 뭐랄까.. 아! 끝났구나 싶을 때, 저분의 검이 멈춰졌죠. 아주 잠깐이었는데 마네킹이 된 것처럼 몸이 굳어지는 느낌이랄까? 그 일본사람이 궁지에 몰리면 한 번씩 그랬어요. 그렇게 궁지에서 빠져나오면 또 박빙, 다시 저분이 그 일본사람을 몰아붙이면 또 마네킹이 되고.. 계속 그런 식이었던 것 같아요.”
덕팔이 고개를 주억였다. 하지만 몽달은 민수의 말을 믿지 않는 눈치였다.
“혹시, 네 몸이 멈칫거릴 때마다 그 일본사람의 신력이 확연하게 줄어들거나 하지는 않던?”
“신력은… 제가 잘 모르겠는데.. 몸이 여러 번 멈칫거리니까 그 일본사람이 힘들어했어요.”
“… 그랬군. 그리고 또? 다른 할 얘기는 없어?”
민수가 슬쩍 몽달의 눈치를 살피더니 덕팔만 들으라는 듯 작게 속삭였다.
“저분요. 매번 같은 방식으로 싸웠어요.”
“응?”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한번 몸이 경직되고 나면 마친 모든 것이 리셋되는 것처럼 처음부터 다시! 그런데 그걸 상대도 알고 있었는데 매번 같은 결과가 나왔어요. 여러 번 보니까 알겠더라구요.”
덕팔이 고개를 주억였다. 덕팔의 고개가 여러 번 끄덕여지니 몽달이 덕팔에게 물었다.
[저 아이의 말은 사실과 다르네. 거짓으로 내 면을 세워줄 요량인 것 같으니 새겨듣지 말게.]“아니야, 몽달! 잘못 알고 있는 것는 민수가 아니라 자네야.”
[… 그게 무슨 말인가? 승부를 한 내가 더 잘 알지. 어찌 저 아이가…]덕팔이 몽달의 어깨를 두드려 주곤 민수에게 작별을 고했다.
“민수야, 네가 아영이 곁에 있으면 아영이도 악귀들로부터 무사할 수 있을 거야. 이 형 말! 무슨 뜻인지 알지?”
민수가 얼굴을 슬쩍 붉히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덕팔이 향숙에게 인사를 하고 현관문을 나섰다.
“변호사님, 이제 검사 며느리를 보실 수 있겠네요. 하하”
“호호호, 정말? 하지만 결혼은 덕팔씨가 먼저야. 알지?”
“네, 잘 알고 있습니다. 내일 뵐게요.”
덕팔이 나가고, 어혜화가 향숙과 민수에게 눈인사한 후 현신을 풀어 몽달 곁에 섰다.
[서방님, 이제 돌아가지요. 자세한 이야기는 덕팔 나으리에게 들어야 할 듯싶습니다.] [… 그럽시다. 부인.]****
00지방검찰청 214호 검사실.
“뭐요? 찾았어요?”
양 계장이 전화를 받다 말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어디 요양원요? 아, 거기 압니다. 제가 갈게요.”
전화를 끊은 양계장이 아영 곁으로 다가왔다.
“왜요? 연락이 왔어요?”
“찾았답니다. 서울에 있는 요양원이었는데 그걸 모르고 있었습니다.”
“서울에 있는 요양원은 모두 뒤져봤잖아요.”
“그러게 말입니다. 이 요양원은 제가 이미 두 번이나 다녀온 곳인데.. 갑자기…”
띠리리링 띠리리링
그때 아영의 휴대폰이 울렸다.
“여보세요? 언니?”
[아영씨! 영훈이 몸 찾았어?]“어? 언니가 어떻게 알아요? 저희도 방금 연락을 받았는데?”
[덕팔씨가 그러더라고, 영훈이 몸을 찾았을 거라고..]“뭐야? 오빠는 알고 있었으면서 왜 말을 안 해 준거래요?”
[알고 있었던 것 같지는 않던데?]“쳇, 하여간 저희가 가볼게요.”
[부탁해. 전화 주고..]은혜의 전화가 끊어지자 아영이 외투를 챙겨 들었다.
“가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요양원을 탈탈 털어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