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ch the ghost munchkin! RAW novel - Chapter 23
23화
무당이란 신령을 섬겨 길흉을 점치고 굿을 주관하는 사람을 말한다.
무녀(巫女)·무자(巫子)를 통틀어 이르는 말로, 선령(善靈)·악령(惡靈)과 직접 통하며 그들을 다룰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을 지녔다고 하는 원시적 샤머니즘의 한 형태로서, 인간과 신의 사이를 연결해 주는 일을 직업적으로 맡는다.
인간의 모든 화복(禍福)은 신의 뜻에 따라 좌우되므로, 재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당들을 통하여 신과 접촉하여 재난을 미리 탐지하고 방지한다.
무당은 신비한 능력을 신으로부터 받은 반성인적(半聖人的)인 존재이기 때문에 중간에서 인간의 뜻을 신에게 전달하고 소원을 성취시킬 수 있는 능력을 지녔고 또 그런 위치에 있다. 질병이 나면 무당을 불러 굿을 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무당의 직능은 사제(司祭)·주의(呪醫)·예언자인 점에 있다. 사제란 공물(供物)과 기도로써 신의 뜻을 탐지하는 제의(祭儀) 주재의 구실이며, 주의는 주문으로 병을 고치는 의사라는 뜻으로, 질병·흉사 등의 근원이 되는 악령을 구축하는 일을 담당한다. 그리고 무당은 인간의 능력으로는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를 신을 통하여 판단하는 길흉점복(吉凶占卜)의 예언자가 된다.
무는 무당과 박수로 나뉘고, 무당은 무당의 정통인 숙련된 큰무당[大巫] 또는 단골무당과 미숙한 선무당으로 나뉜다. 단순히 무당이라 하면 여무(女巫), 특히 가무(歌舞)로써 강신(降神)하는 무녀를 뜻하나, 일반적으로 남무·여무 구별 없이 쓴다(주 : 두산 백과사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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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이래도 되는 거야?”
“변호사님이 괜찮다고 하네.”
“그래도 이건 좀…”
과거 윤석철과 정다미가 살던 3층 주택으로 이사를 온 덕팔, 아영, 은혜가 각자 정한 방에서 짐을 정리하고 있었다.
1층은 비워 놓기로 하였다. 손님이 올 수도 있고 묵을 수도 있으니 1층에 딸린 방은 접객용으로 남겨 주기로 했다. 3층은 덕팔의 서재 겸 작업장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방 3개가 딸려 있는 2층은 각자 방 하나씩을 차지하기로 하였다.
이에 대한 결정은 덕팔이 하였다. 은혜는 덕팔의 결정에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그대로 따랐고 아영은 덕팔의 이 결정이 무엇을 대비하기 위함인지 알고 있는 듯하였다.
“다들 회사에서 가깝잖아.”
“그렇긴 한데…”
“지하 창고도 있어서 물건을 보관하거나, 약을 달이기도 쉽고.”
“그래도 사건 담당 검사가 피의자 집에 사는 건…”
“그 사건 뺏겼다며?”
덕팔의 말에 아영이 입을 쭈욱 내밀었다. 밥상을 차려 놓으니 부부장 검사가 숟가락을 채 가버렸다.
“어휴.. 그 승진이 뭐라고!”
“잘 된 거야.”
“그래도 약 오르잖아.”
“그 사람들 마주하고 있으면 네가 더 힘들었을 거야.”
“뭐 그렇긴 해. 그 녹음 파일 속 그 목소리. 정다미씨가 이은미에게 빙의하여 녹음한 목소리라는 걸 아는 순간, 너무 가슴이 아프더라.”
아영이 짐을 풀다 말고 침대에 벌렁 누워버렸다.
“먼지가 많은데..”
“괜찮아. 미세 먼지도 먹고 사는데 이 정도 먼지쯤이야.”
아영이 고개를 돌려 유리창 밖 너머를 바라보았다.
“전망은 참 좋다. 산도 보이고, 마당도 널찍하고… 뭐가 문제였을까? 사건을 빼앗기는 바람에 물어볼 기회도 잃어버렸네.”
“글쎄, 아마 윤석철씨도 대답을 하지 못할 거야.”
“그럴까?”
“응.”
“인간의 욕심이란, 이성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니까..”
덕팔이 나무란 나무는 모두 잘려 나간 휑한 마당을 바라보고 있을 때, 은혜가 방으로 들어왔다.
“덕팔씨, 아버지께서 오늘 저녁에 오셔도 되냐고 물으시는데요?”
“언제든 환영한다고 전해 주십시오.”
조금 전, 그 침울함은 어디로 갔는지 영업용 미소를 지으며 대구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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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 완성되었다.
덕팔이 1주일이면 완성될 것이라고 하였지만, 그믐밤을 기화로 더 빨리 숙성이 되었다. 그러나 덕팔은 은혜에게 술을 내어주지 않고 뭔가 다른 조치를 취한 후에야 비로소 술의 완성을 알렸다.
1층 주방에서 시래기 된장국이 맛있게 끓는 냄새가 났다. 은혜는 식욕이 돌았는지 30분 전부터 주방을 들락거리며 최진학에게 전화하여 좀 더 빨리 올 수 없는지 재촉을 하였다. 덕팔은 마당에 불을 피우고 가마솥 밥을 하였다. 은혜의 식사량이 날이 갈수록 늘고 있어 전기밥솥으로는 감당하지 못해 내놓은 궁여지책이었다.
밥 익는 냄새가 활짝 열린 거실 창을 통해 집안으로 베어 들었다. 정상으로 돌아온 아영마저도 배를 슬슬 문지르는 것이 식욕이 한창 도는 모양이었다.
띵동.
은혜가 기다리던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은혜는 슬리퍼를 끌고 현관문까지 달리기하였다. 최진학과 그의 따르는 은혜의 모친. 아마도 억지로 남편의 손에 끌려오는 듯 표정이 좋지 않았다.
최진학은 비서를 통해 꽤 많은 선물을 들고 왔다. 집에 필요할 이런저런 것들을 꼼꼼히 챙겨 온 것으로 보아 유능한 비서를 두고 있는 모양이다.
야외 테이블에 식탁이 차려졌다. 가마솥에 한가득 담겨 있던 밥은 전기밥솥으로 옮겨졌고 그 안에는 삶은 무청과 시래기가 가득 들은 된장국이 담겨 있었다.
“허허, 맛있군. 내가 대학 다닐 때, 지리산 등반을 한 적이 있는데 말이야. 등산하는 내내 비가 와서 엄청 고생했지. 내려오는 길에 청학동을 지나 왔는데 너무나 맛있는 냄새가 나지 뭔가?
체면을 불사하고 무작정 들어가 밥 한 끼 얻어먹고 싶다고 했지. 아주머니께서 놀라는 표정이었지만 이내 흔쾌히 승낙을 해주셨네. 아마도 그때 그 집 식구들이 먹기 위해 갓 지어 놓은 밥을 나 혼자 다 먹었을 거야.
그때 그 맛과 똑같군. 정말 맛있어.”
“입맛에 맞으시다니 다행입니다.”
아영은 최진학이 어려웠는지 말이 없었고 은혜는 6그릇째 밥을 비우느라 말이 없었다.
“이 밑반찬들, 조금 얻어갈 수 없겠나?”
“가능합니다. 돌아가시는 길에 담아 드리겠습니다.”
“허허.. 염치가 없군. 대신 어려운 일이 있으면 언제고 말을 하게. 자네의 부탁이라면 언제든 들어 줄 테니!”
“감사합니다. 회장님.”
“회장님이라고 하니 거리감이 있군. 아버님이라고 하는 게 어떤가? 친구 아버지도 아버진데?”
“그렇게 하겠습니다. 아버님.”
“좋아. 좋아.”
최진학이 다시 식사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평소 과식을 하는 타입은 아닌 것 같은데 허리 벨트를 풀어놓고 식사를 하는 것을 보니 음식이 입에 착착 붙는 모양이었다. 덕팔이 슬그머니 일어나 유리병 하나를 들고 왔다.
“술이 다 익었습니다. 반주 한잔하시겠습니까?”
“아, 그게 그 술인가? 좋지, 좋고말고.”
덕팔이 내민 술잔을 받아든 최진학이 덕팔이 따르는 약술을 받았다. 술병을 건네받아 덕팔에게도 술을 따라 주려고 하였으나 덕팔이 이를 말렸다.
“오직 아버님만 드셔야 하는 술입니다.”
“그런가? 허허허, 이거 호강을 하는군.”
최진학이 술잔을 들어 입에 가져다 대더니 살짝 맛을 음미해 보았다.
“흐음…”
최진학의 이마가 좁혀졌다.
“왜요? 술이 써요?”
최진학의 반응이 좋지 않자 은혜가 그 이유를 물었다.
“아니다. 쓴 게 아니라.. 뭐라고 해야지? 뜨거운 여름에 시원한 계곡물을 마시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구나. 속도 편해지고.. 이게 진짜 술인가?”
“네, 술입니다. 하루에 딱 한 잔만 드셔야 합니다.”
“한잔? 허어.. 아쉬운데?”
최진학이 다시금 술맛을 보더니 다음부터는 찔끔찔끔 입술을 축이는 정도로 술을 들이켰다.
“이이는 술을 먹으면 안 되는데 심장에 무리가 없는 거겠죠?”
“네.. 사모.. 아니, 어머님.”
은혜의 모친은 여전히 탐탁지 않은 듯했다.
“일주일을 드시고 난 후에 병원에 가셔서 다시 한번 검사를 해보십시오. 심장과 심혈관에 호전이 있다고 하면 남은 술을 마저 드시고 만약에 호전이 없다고 하면 저에게 연락을 주십시오. 다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이 술을 마시면 내 심장이 치료가 되나?”
“심장을 치료하기 위한 술은 아닙니다만, 부가적인 효과로서 심장도 튼튼해지실 겁니다.”
“심장이 부가적인 효과면, 주 효과는 뭔가?”
“아버님께서 주어진 명대로 사실 수 있도록 몸에 담긴 이물질을 제거하는 술입니다.”
“내 몸에 담긴 이물질? 찌꺼기 말인가?”
“네”
최진학인 술잔을 들어 그 안에 있는 술을 묘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수명을 늘린다는 말이군?”
“명을 늘리진 못합니다. 단지 명대로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뿐입니다.”
“그래.. 하지만 내 귀에는 내 명줄을 늘린다는 말로 들리는구먼. 내게 더 할 말은 없나?”
“…. 없습니다.”
최진학이 고개를 주억였다. 최진학은 더 이상 이 문제에 대해 추궁하지 않고 화제를 돌렸다.
“은혜는 계속 학교를 다닐 거니?”
“아뇨. 이번 계절 학기가 끝나면 휴직을 할 생각이에요.”
“나도 그랬으면 한다.”
“여보!”
은혜의 모친이 다시 한번 반대를 하였다.
“일단 한 학기만 쉬어보자꾸나. 그 이후에 다시 너의 진로에 대해서 상의를 하면 될 듯싶다.”
“네, 아버지.”
“임 검사님이시라고?”
“네, 회장님.”
“은혜가 이 집에 있는 동안 잘 부탁해요. 나이는 많지만 오냐오냐 키워서 할 줄 아는 게 별로 없어요.”
“호호.. 저도 그래요. 저도 오빠한테 빌붙어 살고 있거든요.”
“허허허.. 그렇소? 그리 말해주니 내 마음이 한결 편해지는 군. 세 사람이 어떤 인연이 있어 이리 같이 살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것도 큰 인연이 아니겠소? 싫다 말고 잘 해줘요.”
“네, 회장님.”
“허허허.. 허허허”
최진학이 기분이 좋은지 연신 웃음을 터트렸다.
“내가 말일세, 이 술을 마시고 다시 술을 먹을 수 있게 되면 가장 먼저 자네와 소주를 한잔하고 싶은데, 어떤가?”
“저야 언제든 좋습니다.”
“그래그래, 꼭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군.”
최진학이 약술이 담긴 유리병 뚜껑을 닫더니 조심스럽게 품에 안았다.
“갑시다. 우리들이 오래 있으면 젊은 사람들이 불편해할 터이니..”
“아빠, 된장 누룽지 한 그릇 드시고 가세요. 정말 맛있거든요.”
은혜가 후식이 남았다고 이야기를 하자 최진학이 덕팔을 바라보았다.
“테이크아웃은 안 되나?”
“… 가능합니다. 아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