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ear fragrance goes ten thousand miles RAW novel - Chapter 1
맑은 향기가 만리를 간다
1화
1. 삼왕자
그는 무림(武林)을 동경하였고, 천하제일(天下第一)을 목표로 세웠으며, 입신지경(入神之境)을 꿈꾸었다.
그래서 몸을 단련하고, 기의 운용에 몰입하고, 무공에 매진하며, 참을성을 다지고, 뜻한 바를 행하고, 속박받지 않고자 하였다.
하지만 무림에는 그보다 강한 마흔다섯 명의 고수가 존재했다.
그래서 기쁨, 노여움, 슬픔, 즐거움, 미움, 사랑까지 버렸다.
“흥, 천하제일의 고수라도 된 듯 건방을 떨더니, 궁지에 몰리니 입도 뻥긋하지 못하는구나!”
무림에서 손꼽히는 마흔다섯 명의 고수들은 그를 둘러싸며 욕하고 비웃었다.
몇 명을 제외하면 한 번씩은 그에게 무릎을 꿇고 목숨을 구걸했던 자들이었다.
하지만 그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이마를 타고 흐르는 땀을 손끝으로 훔치며 붉게 물들어가는 서녘을 바라보았고.
“부질없구나.”
끝끝내 놓을 수 없었던 욕망을 버렸다.
“오늘이야말로 네놈 손에 죽은 동도들의 원한을 갚겠다!”
그는 고수들의 외침을 흘려넘기며 자신이 무심에 들어섰음을 깨달았다.
“높고 낮고, 있고 없음은 모두 마음의 뜻이라.”
그렇기에.
“너희는 없다.”
마흔다섯 명의 고수는 그의 손짓을 따라 씻기듯이 사라졌다.
그리고.
“나 또한 존재하지 않으니…….”
그 또한 사라졌다.
* * *
주(周) 애왕(哀王) 희거질(姬去疾)은 즉위하고 석 달 만에 동생 희숙습(姬叔襲)에게 시해당하였다.
다섯 달 후.
형 사왕(思王) 희숙습(姬叔襲)을 시해한 희외(姬嵬)는 스스로 즉위하여 고왕(考王)이 되었다.
* * *
어느 날 밤, 사례태감 방임을 옆에 두고 홀로 술잔을 기울이다 취기가 한껏 오른 고왕은 울적한 기분을 풀어야겠다며 암행에 나섰다.
그런데 낙읍(주나라 성도) 외곽에 이르렀을 때, 맑았던 밤하늘에 갑자기 먹구름이 생기며 달을 가렸다.
그리고 안개가 짙게 깔리면서 광풍까지 휘몰아치니.
히히힝!
말이 무언가에 놀라 뛰쳐나가는 바람에 고왕은 홀로 무리와 떨어져 길을 잃었다.
근위군의 고수들과 방임은 종적이 사라진 고왕을 밤새 찾았고, 다음날에야 외떨어진 초가 앞에서 발견했다.
고왕은 혼자가 아니었다.
신분이 천한 아낙들처럼 화장기 하나 없고, 옷차림도 볼품이 없었으나, 물고기가 물속으로 깊이 숨어버리고, 기러기는 넋을 잃고 대열에서 떨어질 만큼 아름다운 여인과 함께였다.
여인의 이름은 초요.
곧 고왕과 함께 입궁하여 빈의 책봉을 받는다.
왕비보다 더한 총애를 받았던 초빈(楚嬪).
하지만 그녀는 입궁 후, 일곱 달 만에 사내아이를 낳다가 산고로 사망하였다.
게다가 세 번째 왕자로 책봉될 사내아이는 끔찍한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다.
의녀를 돕던 궁녀들이 비명을 지르며 혼절했을 만큼 모습 또한 괴이했고.
온갖 소문이 돌았다.
초빈이 아들을 낳을게 두려웠던 왕비가 은밀히 술사를 고용해서 저주했다, 초빈을 시기한 빈들이 음식에 독을 풀었다, 시해당한 애왕과 사왕의 원혼이 복수했다는 등의 이야기들이었다.
곧 왕실에 피바람이 불었다.
소문의 의혹을 규명하겠다는 이유였다.
수많은 이들이 지독한 고문을 견디지 못하고 짓지도 않은 죄를 자백하며 형장으로 내몰려 참수되었다.
그러나 자백을 뒷받침할 증거 하나 없었으니, 그 모든 죽음은 원망하고 분풀이할 상대가 필요했던 고왕을 위해 인신 공양한 것에 불과했다.
그렇게 초빈사화(楚嬪死禍)라 불린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그리고 고왕의 분노가 천둥 벼락을 동반한 먹구름처럼 왕실을 뒤덮은 영향으로, 초빈이 낳은 삼왕자에게 주목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아니, 모두가 고의로 외면했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었다.
괜한 관심으로 또다시 고왕의 분풀이 대상이 될까 두려워서 몸을 사린 것이다.
한편으로 삼왕자가 장애까지 있는 칠삭둥이고, 진단한 어의들도 오래 살기 힘들다고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을 들일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던 거고.
게다가 고왕조차도 단 한 번을 찾지 않고, 뒷배가 되어줄 가문 하나 없는 갓난아기 왕자에게 관심을 둘 왕족과 귀족은 없었다.
그렇게 삼왕자는 온갖 불운과 모두의 외면 속에서 죽어갈 것만 같았다.
* * *
13세에 궁녀로 입궁한 진정희는 나이 사십을 바라보도록 나인 신분을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상궁이 되지 못한 그녀는 출궁을 통보받고 짐을 싸야만 했다.
그랬는데.
“축하해요, 진 나인. 여기 상궁의 지위를 증명하는 신분패를 받아요.”
진 나인은 출궁 전날에 번갯불에 콩을 볶듯이 진 상궁이 되었고, 출궁을 위해 챙겨둔 봇짐을 품에 안고서 유일각(唯一閣)의 정문 앞에 섰다.
한때는 고왕이 문턱이 닳도록 들락였고, 찾아오는 고관대작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었으나, 이제는 모두에게 외면받는 삼왕자 희천의 거처.
호흡을 가다듬은 진 상궁은 정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응애~ 응애~
얼마나 오래 울었는지 까칠하게 쉰 아기의 울음소리가 마당까지 들려왔다.
쌍스러운 욕이 섞인 궁녀들의 원망과 분노의 외침도 함께.
진 상궁은 급히 마당을 가로질러가 문을 열고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 * *
왕비와 빈들이 머무는 내정의 곤녕궁(坤寧宮) 소속 나인들은 울화를 터트렸다.
“정말, 왜 안 먹는 거야!”
“아유~ 짜증 나! 귀여운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이 끔찍한 것이, 생긴 것만큼이나 정말 속을 썩이네!”
“마 상궁님, 왕비님께서 다른 손에 넘기기 전까지 절대 죽게 해선 안 된다고 하셨는데, 어떡하지요? 이러다 우리도 함께 죽게 생겼어요!”
양손으로 귀를 틀어막고 침상에 누워 있던 마 상궁은.
“아이씨!”
벌떡 일어나 나인의 손에서 그릇을 뺏었다.
“뭣들 해, 이 소악귀의 입을 벌리지 않고!”
나인들이 꿈틀대는 삼왕자의 사지를 잡고, 양 볼을 눌러 억지로 입을 벌리자, 그릇에 담긴 양젖을 수저로 떠서 항아리에 물을 채우듯 밀어 넣었다.
응애! 캑캑! 응애! 캑캑!
삼왕자의 얼굴이 파리하게 질렸다.
양젖이 목에 걸려 숨통을 막은 것이다.
하지만 마 상궁은 개의치 않고 수저로 양젖을 계속 욱여넣었다.
“무슨 짓이에요!”
방으로 뛰어 들어와 단번에 상황을 파악한 진 상궁은 얼른 다가와 마 상궁을 밀어내고 요람에서 삼왕자를 안아 들어 양젖을 모두 뱉게 했다.
“마 상궁님, 이게 무슨 짓인가요? 하마터면 삼왕자님이 숨 막혀 죽을 뻔했잖아요!”
그러나 마 상궁은 태연한 얼굴로 어깨를 으쓱였다.
“어머, 진 나인이 무슨 소릴 하는지 모르겠네. 너희는 진 나인이 왜 저런 말을 하는지 알겠니?”
“저희도 영문을 모르겠습니다, 마 상궁님.”
진 상궁은 마 상궁이 발뺌하고, 나인들이 동조하는 행태가 어처구니없었으나, 더 따져 묻지 않았다.
왕실에서 20년 넘게 생활하며 이런 행태들을 보고 겪은 게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출궁한다는 진 나인이 여긴 어쩔 일이야?”
“유일각으로 배정되었어요.”
“아! 진 나인이 삼왕자님을 맡기로 한 모양이네?”
“진 상궁으로 불러주세요.”
“어머, 상궁까지 되었어? 축하해! 아주 겹겹으로 축하할 일만 생기네. 역시 복중의 복은 말년 복인가 봐.”
마 상궁의 조롱과 비웃음에도 진 상궁은 흔들리지 않고 따져 물었다.
“젖먹이 유모는 어찌하고, 양젖을 먹이는 거죠?”
“삼왕자님을 보면 몰라?”
“모르겠는데요.”
“후~ 진 나인은 정말 눈치가 없다니까. 그래서 그 나이를 먹도록 나인에 머무른 거겠지만.”
“진 상궁으로 불러주세요.”
“이번 한 번만 말해 줄 테니까, 잘 들어. 젖먹이 유모는 민가에서 데려와야 하는데, 유모를 통해 삼왕자님의 용모가 퍼져 나가기라도 하면 어째.”
삼왕자는 오른 무릎을 굽히지 못했다.
왼손은 뒤틀리고 굳어서 말라비틀어진 나뭇가지처럼 보였다.
또 머리카락과 눈썹을 포함해 털이 하나도 없는 데다가, 마치 옻나무에 비비기라도 한 것처럼 온몸에는 뻘건 두드러기와 발진이 퍼져 있었다.
그나마 얼굴은 덜했지만,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기 특유의 주름진 얼굴이라 더 보기 안 좋았다.
삼왕자가 어미를 잡아먹고 태어난 소악귀라는 소문도 이런 모습을 본 이들에게서 퍼져 나간 것이었다.
“가뜩이나 저주니, 원한이니, 이상한 말이 많은데, 왕실의 체통을 위해서라도 삼왕자님의 존재는 최대한 유일각 안의 문제로만 남겨놔야 한다고.”
하지만 진 상궁은 마 상궁의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삼왕자님이 왜 문제라고 하시나요?”
“뭐야, 정말 몰라서 묻는 거야?”
“저는 모르겠네요.”
“아이고, 그러세요? 네네, 그렇게 세상만사가 다 긍정적이신 분께서는 삼왕자님께 어찌 양젖을 먹이실지 참 궁금하네? 우리 솔직해지자고. 지금이야 고렇게 안고 있지만, 우리가 나가자마자 징그럽다며 내팽개칠 거잖아? 나처럼 어떻게든 굶어 죽는 일이 없게 수저로 퍼먹이려 할 테고. 안 그래?”
“그럴 리가요. 삼왕자님은 조금도 징그럽지 않고, 양젖을 먹이는 건 전혀 어려울 게 없어요.”
“흥, 누가 그런 거짓말을…….”
마 상궁은 말을 계속 잇지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
진 상궁이 상의를 풀어헤치고, 가슴을 훤히 드러냈기 때문이다.
그녀는 가슴 한쪽을 삼왕자의 입에 물리고, 그릇을 기울여 양젖이 가슴 위로 조금씩 흘러가게 했다.
쪽쪽!
언제 울었냐는 듯 열심히 가슴을 타고 흘러내리는 양젖을 빨아 먹는 삼왕자.
“어머, 어머, 징그러워라!”
나인들은 오만상을 찡그리며 고개를 돌리고 몸서리까지 쳤다.
진 상궁은 그런 나인들이 이상하게 보일 뿐이었다.
“아기가 젖을 빠는 건 자연의 순리인데, 무엇이 징그럽다는 게냐.”
그러나 마 상궁이 맞받아쳤다.
“아무리 나이가 많지만, 시집도 안 간 처녀가 가슴을 드러내고도 부끄러움을 모르다니, 진 나인은 참 음란하고 천박한 여자였네?”
“이슬처럼 맑고 천진스러운 눈으로 세상을 보는 아기왕자님 앞에서 장성한 남정네에게 몸을 보인 것처럼 여인의 부끄러움을 말하는 게 더 음란하고 천박한 거 같은데요?”
“뭐! 진 나인, 너 많이 컸다!”
“키는 원래 내가 마 상궁님보다 컸죠.”
“진 나인, 너……!”
“마 상궁님, 저를 진 상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나 역시 마 상궁님을 존중할 수 없어요. 어디, 일단 말부터 편하게 터 볼까요?”
마 상궁은 말문이 막혔다.
진 나인은 성정이 순하고, 유연하며 예의 바르지만, 한 번 내뱉은 말은 끝까지 지켰다.
아무리 상전의 명령이라도 옳지 않다고 생각하면 절대 따르지 않는 올곧은 성품으로도 유명했다.
수많은 궁녀 중에서도 드물게 박식하고 유능한 그녀를 측근으로 삼으려 한 비빈이 아무도 없던 것도 그 때문이었고.
“이제 삼왕자님은 낮잠을 주무셔야 하니, 시끄럽게 하지 말고 그만 나가주세요.”
마 상궁은 분함에 이를 바드득 갈며 돌아섰다.
하지만 문을 열고 나가기 전, 진 상궁을 돌아보고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 깜빡했는데, 유일각에 배치된 궁녀는 진 나인, 아니 진 상궁뿐이야. 끼니는 물론이고, 이 넓은 유일각을 청소하고 관리하고, 그 몸서리치게 귀여운 삼왕자님을 돌보는 것까지 모든 걸 혼자 해야 한다는 거지. 내가 승진을 축하한다고 했던가? 호호호!”
“…….”
“그리고 삼왕자가 유일각 밖으로 나가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할 거야. 만약 내 말을 가볍게 듣고 어기게 된다면…….”
마 상궁은 손날로 자신의 목을 긋는 시늉까지 하며 경고했다.
진 상궁은 담담히 되물었다.
“그건 전하의 뜻인가요, 왕비님의 뜻인가요?”
“내가 그걸 알려줘야 해? 그리고 어느 쪽인지 알면 뭐가 달라지니? 하여튼, 자기 주제를 모르는 건 나인일 때나, 상궁이 되어서나, 달라진 게 하나도 없어요.”
비웃음을 날린 마 상궁은 나인들과 함께 떠났다.
진 상궁은 한숨을 내쉬며 품에 안은 삼왕자를 내려다봤다.
양젖을 모두 먹은 삼왕자는 어느새 깊이 잠들어 있었다.
진 상궁은 삼왕자의 모습에서 남동생을 떠올렸다.
태생적으로 몸이 약했고, 장애가 있어서 한 발을 절기까지 했던 남동생은 그녀가 친구들과 밖에서 나물을 캐고 돌아올 때면 싸리로 만든 낮은 울타리 밖까지 나와서 반겼다.
하지만 진 상궁은 그런 남동생이 부끄러웠고, 왜 나왔냐고 화를 내곤 했었다.
남동생이 그해 겨울을 넘기지 못하고 시름시름 앓다가 죽고 나서는 얼마나 후회를 했던지.
‘네가 나에게 사죄할 기회를 주려고 삼왕자님께 보냈니?’
진 상궁은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닦고, 시큰한 코끝을 손등으로 훔치며 다짐했다.
“삼왕자님의 지붕이 되어 비를 막을게요. 벽이 되어 바람도 막을게요. 하늘이 무너진다고 해도 삼왕자님은 꼭 지킬게요. 제 목숨을 걸고 약속해요.”
* * *
90세를 넘긴 백온은 25대 도왕(悼王)부터 시작해 31대 고왕(考王)까지, 주왕실에서만 7대째 어의인 인물이었다.
27대 원왕(元王)이 즉위하고부터 왕의 전담을 젊은 어의들에게 넘겨주고, 29대 애왕(哀王)부터는 일선에서도 완전히 물러나, 왕실의방에 있는 처소에서 약초나 말리며 모두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었지만.
그런 백온이 서신을 받고, 수년 만에 왕실의방을 나섰다.
그가 뒷길을 통해 느릿느릿 걸어서 당도한 곳은 유일각의 뒷문이었다.
정확히 때를 맞추어 문을 열고 나온 진 상궁은 공손히 머리를 숙이며 백온을 맞이했다.
“어서 오세요, 백 어의님. 직접 찾아뵈었어야 했는데, 송구합니다.”
일찍부터 비빈들에게 외면받은 진 상궁은 힘들거나 하찮아서 궁녀들 모두가 꺼리는 업무를 전전했다.
의원들을 보조하는 의녀의 역할도 그중 하나.
주머니 속의 송곳과 같던 진 상궁은 백온의 눈에 들어 그를 보조하며 사제 간과 다를 바 없는 인연을 맺었다.
“허허허, 송구는 무슨. 죽을 날만 기다리는 노인네를 불러주었으니, 고맙기만 하지”
“안으로 모시겠습니다.”
진 상궁을 따라 들어간 백온은 곧 삼왕자에게 인도되었다.
“흠, 소문이 사실이었구만. 안타까운지고.”
백온은 티 없이 맑은 눈으로 올려다보는 삼왕자를 내려다보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네가 진맥을 해보니, 기이한 점이 느껴졌다고?”
이미 다른 어의들이 삼왕자를 살펴보았고, 1년을 넘기기 힘들다는 진단을 내린 생태.
하지만 직접 진맥을 해본 진 상궁은 생각이 달랐고, 백온은 다른 어의들보다 높이 평가하는 진 상궁의 의견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어디 한번 보자…….”
살포시 삼왕자의 손목을 잡은 백온은 눈을 감고 한참 동안 말이 없다가 놀란 신음을 흘렸다.
“어허, 이런. 내 생전 삼왕자님과 같이 진기한 체질은 처음이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