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ear fragrance goes ten thousand miles RAW novel - Chapter 59
59화
59. 상식적이지 않은
“하하, 꼴 좋다!”
현령은 난데없는 상황에 영문을 알 수가 없어서 어리둥절했지만, 진천의 몸에 불이 붙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여인들은 그게 착각임을 바로 알아챘다.
“현령님, 달려요!”
“왜?”
총관은 답답한 소리를 하는 현령을 뛰어넘었다. 현령도 그제야 불이 붙은 게 아니라, 진천이 불의 근원임을 알고 얼굴이 창백해졌다.
한 여자가 뒤를 막아서며 말했다.
“너는 현령님을 엎고 달려. 나는…….”
그러나 여자는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탈피하듯 불길을 벗어버린 진천이 어느새 지척까지 이르렀으니까.
“현령님, 돌아보지도 말고 도망쳐요!”
한 명은 위로 뛰어올라 칼을 내리치고, 다른 한 명은 아래로 낮게 숙이며 칼을 휘둘러 공세를 취했다.
그러나 순식간에 십여 개의 그림자로 흩어지며 쏟아지는 창살을 막아야 해서 곧장 수세에 빠졌다.
여인들은 힘으로 안 되고, 다급해져서인지, 말로 설득하려고 했다.
“소형제, 허현의 최고 관리를 죽이면…….”
“당신이 아무리 뛰어나도 수백 명의 병력을 감당할 수…….”
진천은 여인들의 말을 흘려넘기며 몰아쳤다. 일부 진심일 수는 있겠으나, 머릿속을 복잡하게 하고, 손발을 어지럽게 해서 반격할 틈을 만들려는 속셈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미 시비인 듯 기녀인 듯 정체를 숨기고 있던 전례가 있어서 생긴 의심이었다.
“막아! 죽여!”
도망치던 현령이 여인들의 사정도 모르고 소리쳤다.
“당신들도 고생이 많군요.”
진천의 말에 여인들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녀들도 아는 것이다. 현령이 지킬 가치도 없는 소인배라는 걸.
하지만 끝내 물러나지 않았다.
누구나 어떤 식으로든 강요를 받고 선택을 한다. 자세한 내막은 몰라도 이 여인들도 그럴 것이다.
윗전의 누군가가 현령을 호위하라 명령했을 거고, 현령이 어떤 인간인지 알면서도 거부하지 않거나, 못하거나 해서 지키는 중이리라.
하지만 진천 역시 물러날 수 없었다.
‘나도 당신들처럼 강요받고 있거든.’
다리 너머 마 유모와 아이, 장인이었던 남자, 그 외에도 초췌하고 두려움에 떠는 십수 명의 사람들이 진천에게 무언의 강요 중이었다.
그래서 선택했다.
저들이 다시 붙잡혀 노예로 팔릴까, 매일 밤 악몽을 꾸며 후환을 걱정하는 일이 없게, 현령과 총관을 반드시 죽이기로.
콰광-
묵직한 충돌음에 이어 두 여인이 피를 뿌리고 좌우로 튕겨 날아갔다.
진천은 그대로 비천무영신법을 펼쳐 한 번의 도약으로 다리를 뛰어넘었고, 다리 끝자락에서 송웅에게 진로가 막히며 양손에 각각 3개의 비수를 들고 던지려던 총관의 머리 위로 낙하했다.
퍼석!
피하거나 반격할 틈도 주지 않고 일격에 총관의 머리를 날려 버린 진천은 중간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현령과 마주 섰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현령은 훈계와 협박을 늘어놓을 만큼 당당했다.
“이봐. 너는 내가 현령이란 걸 무시하면 안 돼. 천자님으로부터 관직을 하사받은 내가 없으면 허현은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것이 되고, 이게 알려지면 최근 허현을 욕심내는 제와 초가 들이닥쳐 허현은 풍비박산이 나게 되어 있단 말이다. 당연히 수많은 남자가 죽게 되고, 여자와 아이들은 노예로 팔려나갈 거고…….”
“닥쳐라.”
진천은 말을 끊었다.
“자신의 임무가 그렇게 중요하다는 걸 아는 자가, 불의한 자들에게 태연히 뇌물을 받고, 야밤에 투기장에 와서 술을 처먹고 있어?”
“아, 그건…….”
자기가 있어야 허현이 지켜진다는 변명은 들을 가치도 없어 창살을 던졌다.
푹!
심장에 창살이 박힌 현령은 다리 밑으로 풍덩 하고 떨어져 어둠에 물든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거들떠보지도 않고 다리를 건넌 진천은 돌아서며 진각을 밟았다.
궁-
강가의 다져진 땅이 모래처럼 허물어지고, 단단히 박혀 있던 두 개의 통나무가 쓸려 내려가며 다리 역시 끊어졌다.
송웅이 옆으로 다가와 함께 투기장을 바라보며 말했다.
“싹 다 불타게 되었으니, 후련하구려.”
“송 형씨.”
“말해보시오.”
“마 유모와 사람들을 흑랑문으로 데려가세요. 따로 거처를 정하기 전까지만 언 총관에게 의탁해야겠습니다.”
“진 형제는 같이 안 가시오?”
“난 따로 볼일이 있습니다.”
“시간도 늦었는데 무슨 볼일이 있다는 거요?”
“흑랑문처럼 광풍회와 철혈방을 정리하려고 합니다.”
“아, 그 볼 일이었군.”
이번엔 가면 안 된다는 등의 잔소리는 하지 않았다. 허현에서 누구도 진천을 막을 수 없다는 걸 저 불타는 투기장이 증명하고 있었으니까.
“현청에도 방문할 생각이오?”
“그쪽은 나름의 체계가 있으니, 알아서 정리되고 관리가 될 겁니다.”
“동허전장은?”
“거긴 따로 맡길 사람이 있습니다.”
“광풍회와 철혈방의 위치는 아시오?”
“모릅니다.”
“이런 기회를 틈타 사고를 칠 자들이 더 많은 광풍회부터 가는 게 좋을 거요. 북허구로 쭉 나아가시오. 내가 여기저기에 앉혀둔 방도들에게 진 형제를 안내하라고 말을 해두리다.”
“고맙습니다”
“곧 사람들이 몰려올 테니, 귀찮게 주목을 받지 않으려면 서둘러 흩어져야 할게요.”
고개를 끄덕인 진천은 마 유모에게 다가갔다.
“저 사람을 따라가세요. 거처할 곳으로 안내해 줄 겁니다.”
“공자님은요?”
“따로 일이 있습니다. 서둘러 마무리하고 찾아가겠습니다.”
마 유모와 무리는 송웅을 따라 서북쪽 길로 떠났고, 진천은 곧장 북쪽으로 걸었다.
큰 화재가 생겼기에 다양한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급하게 몰려들었으나, 거지꼴로 절뚝거리는 진천에게 관심을 보이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늘 예외는 존재하기 마련.
“공자님,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젊은 거지가 다가와 공손히 머리를 숙였다.
어떻게 호칭을 써야 하는지까지 전달해 둔 걸 보면, 송웅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철두철미한 인물이었다.
그런 인물이 사형에겐 어떻게 그리 쉽게 붙잡혀 죽을 뻔했는지는 의아할 따름이었지만.
‘세상에는 내가 모르고, 짐작하기 힘든 일들이 너무 많구나.’
그렇기에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겠다고 마음을 다지며 거지를 따라 광풍회로 향했다.
* * *
진천은 절뚝거리며 서허전장 앞에 섰다.
아직 새벽어둠이 자욱하게 깔려 있었는데도, 안에서 묵직한 발걸음 소리, 매섭게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남궁쾌가 화로 하나 피우지 않아 어둑한 마당에서 홀로 검법을 수련하고 있었다.
“아, 진 공자.”
진천을 발견하고 깜짝 놀란 남궁쾌는 당혹스러운 시선으로 위아래를 훑었다.
갑자기 사라졌다가 며칠 만에 본 것도 그렇고, 거지꼴인 것도 있겠지만, 몸 여기저기에 붉은색의 크고 작은 핏자국이 있어서다.
진천은 가볍게 손을 내젓고.
“난 신경 쓰지 말고 계속하세요.”
계단으로 걸어가 앉았다.
남궁쾌는 다시 자세를 잡았다가 안 되겠다는 듯 고개를 흔들더니, 옆으로 와서 앉았다.
“그동안 어디에 있던 거요? 다들 진 공자를 걱정하고 있소이다.”
“남궁 형도 걱정했습니까?”
“아, 새벽에 검이나 휘두르고 있으니, 태평해 보였나 보군.”
“그런 건 아닙니다.”
“맹세코 나도 걱정했소. 지금 검을 잡은 건, 아직 전장의 일 처리가 끝나지 않아서 점원들에게 배우고 익히고 도우며 온종일 앉아 있다 보니, 달리 시간을 낼 수가 없기 때문이오. 어쨌든 나는 무인이고, 복수도 해야 하는데, 핑곗거리가 있다고 수련을 게을리할 수는 없지 않겠소.”
“훌륭한 마음가짐입니다.”
“허험, 고맙소. 여하튼, 방 소저는 기다리다 지쳤다며 어제부터 진 공자를 찾겠다고 시도 때도 없이 허현을 돌아다니는 중이오.”
“그랬군요. 나는 진 유모의 무덤을 찾아갔다가, 머리가 복잡해지고, 생각이 정리되질 않아서 돌아가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방 누님에게 이런 사정을 말해주시고, 걱정하지 말라고, 생각이 정리되면 돌아갈 테니 수고롭게 찾지 말라고 전해주세요.”
“알겠소. 전하리다. 그런데 다친 거요?”
“내 피가 아닙니다. 따로 다친 것도 없고요.”
남궁쾌는 그러면 그렇지,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이어지는 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광풍회와 철혈방을 다녀왔습니다.”
“점원들에게 듣기로 허현 흑도에서 수위를 다투는 문파라던데, 거긴 무슨 일로 갔소?”
진천은 궁가방을 거쳐 흑랑문에 가게 된 사정부터 투기장을 불태우기까지의 과정을 간략하게 이야기해 주었다.
“하…….”
남궁쾌는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며칠 안 보는 사이에 홀로 허현의 흑도를 초토화했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담담할 수는 없었으니까.
그러나 진천은 특유의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설명을 이어갔다.
“먼저 광풍회를 찾아갔지요. 흑랑문처럼 진행할 생각이었고, 당연히 흑랑문처럼 정리될 거라 믿었습니다.”
“선례가 있으면, 그렇게 되리라 기대하는 건 당연하지 않겠소.”
“그런데 아니더군요. 광풍회는 파벌이 많았는데, 한 자리씩 맡은 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회주의 자리를 차지하겠다면서도 합심해서 날 죽이려고 했습니다.”
진천은 새삼 밀려오는 피로감에 뻑뻑해진 눈을 손등으로 비비면서 말을 이어갔다.
“작정을 했기 때문에 시작부터 여러 명을 단호히 죽였는데도 포기를 모르더군요. 파벌의 수장들을 죽이면, 수장의 후임들이 수하들을 선동하여 다시 덤벼들었습니다. 후임들이나, 선동당하는 수하들이나, 실망스럽더군요. 그런데 실망은 화가 되고, 화는 고집이 되고, 고집이 세지는 만큼 냉혹하게 손을 쓰게 되더군요. 그래, 누가 이기나 끝까지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거침없이 죽였고, 그 마음으로 뒤이어 철혈방을 찾아갔는데…….”
광풍회처럼 엉망이 되었다.
남궁쾌는 마른침을 삼키며 물었다.
“두 세력을 다 몰살한 거요?”
“그 정도로 내가 미쳐 보입니까?”
“미쳤다는 뜻은 아니었소.”
“경고를 무시하고 덤벼드는 자들만 죽였습니다. 하지만 항복한 자들도 대부분이 내 통제 아래 들어오는 걸 거부하고 떠났습니다. 그건 잘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떠나지 않고 남은 자들은 흑랑문으로 보냈습니다. 광풍회와 철혈방과 흑랑문이 합쳐져 버렸으니, 이름도 바꿔야겠습니다. 추천할 만한 이름 없습니까? 아니군요. 그런 건 제가 생각하고 정해야 맞겠죠. 그건 그렇고, 동허전장도 맡아주십시오. 그냥 두 전장을 하나로 통합하세요.”
진천은 평소와 다르게 머리를 통하지 않고 떠들었다. 표정은 건조하고 무덤덤하지만, 그만큼 내적으로 충격과 혼란에 빠져 있었다.
“오늘 참 많은 사람을 죽였습니다.”
진 상궁의 당부를 떠올리며 가능한 죽이지 않겠다고 다짐했을 때는 죽여야 할 자도 죽이지 못하는 거 같아서 고민이었는데, 골라 죽이겠다고 다짐을 하자 고삐가 풀린 것처럼 너무 많이 죽이는 거 같아서 마음이 심란했다.
“투기장에서 죽인 수장들은 욕심이 그득했고, 그들의 수하들은 남들 괴롭히며 먹고 사는 흑도문의 일원이라 모두 나쁜 자들인 줄만 알았는데, 동료들의 복수를 위해서 죽음도 불사할 만큼 의리가 있더군요. 그럼 그냥 나쁜 자들은 아닐 텐데. 난 오늘 죽이지 말아야 할 자들을 너무 많이 죽였습니다. 이러다 내 몸에 혈향이 너무 깊이 배여 사라지지도 않을까 걱정입니다.”
남궁쾌는 말을 할수록 땅을 향하는 진천의 고개를 따라 처지고 있던 어깨를 잡았다.
“진 공자. 그들이 보여준 건 의리가 아니오.”
진천은 고개를 들고 되물었다.
“그게 의리가 아니면 뭡니까?”
“그건 멍청한 거요. 잘못 배워서 뭐가 옳은지 그른지를 모르고, 탐욕에 눈이 멀어 진 공자의 실력을 알아보지 못하고 무시하는 마음으로 무턱대고 덤빈 거요. 내가, 우리가 한때 그랬었기에 잘 알지.”
남궁쾌는 얼굴을 붉히면서도 이야기를 계속했다.
“게다가 그자들은 삐뚤어진 눈깔까지 가졌소. 죽음을 불사하고 지키거나 복수해 줄 정도로 가치 있는 자를 알아보지 못하니, 자기만큼 멍청한 자들만 옆에 두고, 자기끼리만 챙기면서 죽을 필요가 없었는데도 죽을 줄 모르고 불길로 날아드는 불나방처럼 멍청한 짓을 저지른 거요.”
남궁쾌는 눈도 깜빡하지 않고 진천과 눈싸움을 벌이며 말을 이어갔다.
“그자들은 쓸데없는 이유로 자살한 것과 다름이 없소. 그러니까 진 공자는 너무 세세히 따지지 말고, 마음에 깊이 담아두지 마시오. 그런 걸로 후회하고, 자책하는 것도 시간과 기력을 낭비하는 멍청한 짓이니까.”
“…….”
“저 마당을 보시오. 지금이야 흙을 메우고 단단하게 다져진 평범한 마당일 뿐이지만, 얼마 전까지 저 밑에는 여자와 아이들이 갇혀 있었소. 그리고 진 공자가 구해주었지. 그것이야말로 의리요. 사람에 대한 의리 말이오.”
진천은 상념에 빠졌고, 여명이 어둠을 가르며 등장할 때까지 말이 없었다.
뺨에 묻은 핏물 때문에 더욱 창백하게 보였던 얼굴에 아침노을이 드리웠을 때, 온기를 되찾은 듯 낯빛이 붉어진 진천은 말했다.
“남궁 형씨를 살려두길 잘한 거 같군요.”
남궁쾌는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나도 동의하오. 살려줘서 고맙소.”
진천은 일어나며 물었다.
“안에 내가 갈아입을 옷이 있습니까?”
“2층에 조금 허름해도 옷이 몇 벌 있으니, 골라 입으면 될 거요. 그 전에 씻을 거면 뒤편에 우물이 있소.”
고개를 끄덕인 진천이 건물 뒤편으로 걸어가자, 남궁쾌가 그를 불렀다.
“진 공자.”
진천은 남궁쾌를 돌아보았다.
“말씀하십시오.”
“주제넘은 말일지도 모르겠으나, 판단이 어려울 때는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시오. 본래 나는 전장의 일을 혼자 배우려다가 마음을 고쳐먹고 아우들에게 글과 숫자도 가르치며 함께했소. 처음에는 조금 번거로웠으나, 익숙해지고 나니 좋더이다. 물론, 크고 작은 실수도 있지만, 여러 명이 같이 고민하니 해결도 빠르고, 결과도 같이 짊어져서 부담도 적고 썩 나쁘지 않았소.”
진천이 가타부타 말이 없자, 남궁쾌는 어깨를 으쓱였다.
“진 공자는 머리가 좋고, 무공도 뛰어나서, 꼭 나처럼 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르오. 당연히 선택은 공자의 몫이기도 하고. 그러니까 참고만 하시오.”
진천은 문득 생각나서 물었다.
“아까 남궁 형씨가 펼치던 검법의 이름이 무엇입니까?”
“창궁무애검법이오.”
“멋진 이름입니다. 푸른 하늘은 끝이 없다는 거군요. 창공으로 한없이 뻗어나가는 검을 떠올리며 고안한 검법인가요?”
“이름의 연원에 대해서는 모르겠소.”
“어쨌든 남궁 형씨의 내공은 검 안에서만 맴도니, 검이 하늘까지 날아가는 건 불가능하겠군요.”
남궁쾌는 항변하듯 말했다.
“검이 하늘에 닿는 자체가 상식적이지 않은 일이오.”
“그럼 남궁 형씨는 어떤 마음으로 창궁무애검법을 수련합니까? 내 검은 절대 하늘에 닿을 수 없다는 마음으로 연마하는 건가요? 그렇다면 어쩔 수 없는 거겠지만요.”
진천은 건물 모서리를 돌아가 사라졌고, 고개를 갸웃하던 남궁쾌는 뒤늦게 뇌리를 강타당한 충격에 멍해져서 꼼짝도 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