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ne RAW novel - Chapter 67
제19장 신년 초 일상 (1)
청담동 이탈리안 레스토랑 로마.
검은색 롤스로이스 팬텀과 검은색 에스유브이 실버 크로스 두 대가 줄지어 멈추었다.
건장한 경호원이 차 문을 열어주자 영빈이 내리더니 이탈리안 레스토랑 로마와 먹구름이 낀 하늘을 한 차례 쳐다보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날씨가 마치 눈이 내릴 거 같은 그런 날이었다.
웨이터의 안내를 받은 영빈이 안쪽으로 걸어가면서 보니 손님이 아무도 없었다.
먼저 와서 앉아 있는 사람은 놀랍게도 재계 서열 26위의 한서 그룹의 계열사인 한서 마트의 한소영 상무였다.
흰색 리본 블라우스에 감색 재킷을 걸치고 있었으며 흰색 미니스커트 차림이었다.
“으음, 많이 기다린 겁니까?”
“아니에요. 나도 조금 전에 왔어요.”
그제야 영빈이 머리를 끄떡이면서 자리에 앉았다.
주차 공간에는 중형차 3대와 은색의 포르쉐 911 터보가 세워져 있는 것을 보았는데 소영이 타고 온 모양이었다.
웨어러블 스타리아가 한소영 상무의 뒷조사를 하여 알려준 사실을 떠올렸다.
소영은 25살인데 새해가 되었으니 이제는 26살이었다.
영빈은 28살에서 이제 29살이 되었기에 3살 차이였다.
뉴욕 주립 대를 졸업한 유학파 출신으로 한서 마트에 입사하여 1년 만에 상무가 되었지만 책임이 막중한 자리라서 제법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소영이 먼저 영빈에게 연락을 하였기에 거부하지 않고 이렇게 나왔다.
“얼마든지 거절할 수 있었을 텐데 이렇게 나와 주셔서 고마워요.”
“천만에요. 미녀의 부탁인데 거절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나왔습니다.”
“어머, 감사해요.”
영빈이 메뉴판을 펼쳐서 살펴보았다.
다양한 이탈리안 요리들이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시저 샐러드, 비프 페퍼크림 스파게티, 단호박 에스푸마, 토마토 파스타, 봉골레 파스타, 라비올리, 채끝등심 스테이크, 그릴드치킨 페투치네, 새우먹물 리조또, 크림 리조또, 치즈 그라탕, 마르게리따피자, 그리고 음료는 콜라와 레모네이드, 애플망고 스무디로 하겠습니다. 소영 씨도 메뉴를 고르시죠.”
“예? 같이 먹는 거 아니었어요?”
“예, 내가 먹을 것입니다. 소영 씨는 메뉴를 고르시면 됩니다.”
“예, 알겠어요. 그런데 그 많은 음식을 다 먹을 수 있어요?”
“그럼요. 남기지 않을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알았어요. 연어 샐러드와 봉골레 파스타, 라비올리, 채끝등심 스테이크, 피치 아이스티와 애플망고 스무디로 주세요.”
“예, 알겠습니다.”
웨이터가 물러가자 영빈이 컵을 들어 물을 마셨다.
그 모습을 소영이 바라보며 말했다.
“워낙 주문을 많이 하셔서 같이 먹는 것인 줄 알았어요.”
“그랬습니까? 내가 좀 많이 먹는 편이라서 말입니다.”
소영이 머리를 끄떡이고는 컵을 들어 물을 마시고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입고 있던 감색 재킷을 벗었다.
영빈도 입고 있던 재킷을 벗어 옆에 내려놓았다.
와이셔츠가 몸에 딱 붙었기에 근육질의 몸이 살짝 드러났다.
‘어머, 멋진 몸이야.’
몸이 좋을 거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직접 보니 더 몸이 좋았다.
웨이터가 다가오더니 식전 빵과 시저 샐러드와 연어 샐러드, 크림수프를 내려놓고 물러갔다.
영빈이 식전 빵을 집어 들더니 딸기 잼과 치즈를 뿌리고는 입에 넣었다.
포크를 이용하여 시저 샐러드를 먹어보고는 머리를 끄떡였다.
“생각보다 맛있네요.”
“다행이에요.”
청담동 이탈리안 레스토랑 로마에는 처음 와보는데 음식들이 정갈하면서도 솜씨가 있어서 맛있었다.
다음에 와도 좋을 거 같았다.
“호기심에 조사를 좀 하였더니 대단하시더군요.”
“그랬습니까?”
“예, 단기간에 9개의 회사를 설립하고 대부분의 회사들이 급성장을 하였더군요.”
“그건 그렇습니다.”
“좀 황당할 정도로 급성장이라서 놀랐어요.”
소영의 말에 영빈이 머리를 끄떡였다.
상식적으로 보면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그렇지만 그만큼 능력이 있기에 단기간에 급성장을 한 거였다.
“저번에도 말을 했습니다만 나는 일반적인 천재가 아니라 천재 중의 천재라서 그렇습니다.”
“예, 그때에는 농담처럼 들렸는데 사실을 알게 되니 그 말이 진실이었어요.”
소영의 말에 영빈이 씨익 웃으면서 포크로 시저 샐러드를 먹었다.
그때, 웨이터가 다가오더니 소영 앞에는 봉골레 파스타와 라비올리를 내려놓고 영빈에게는 비프 페퍼크림 스파게티, 단호박 에스푸마, 토마토 파스타, 봉골레 파스타, 라비올리를 내려놓았다.
아직 주문한 음식들이 다 나오지 않았는데 주방에서 한창 만들고 있었다.
“맛있게 드십시오.”
“그래요.”
웨이터가 인사를 하고 물러가자 소영이 테이블에 차려진 음식들을 살펴보았다.
확실히 영빈이 주문한 음식들이 많았다.
차려진 음식들만 해도 양이 상당했다.
그랬기에 어떻게 영빈이 다 먹겠다는 것인지 신기할 정도였다.
소영이 나직하게 말했다.
“이런 말을 하는 것이 그렇지만 호기심이 생기고 해서 만나보고 싶었어요.”
“나도 그랬습니다.”
“어머, 그래요?”
“그럼요. 미국 유학파 출신으로 똑똑하고 예쁘니 관심이 당연히 생기지요.”
“그냥 하는 말은 아니죠?”
“그럼요.”
“기분이 좋아지네요. 사실 영빈 씨를 만나면 조언을 좀 구하고 싶었어요.”
“조언이요?”
“예, 한서 마트가 작년부터 조금씩 매출이 떨어지고 있어요. 매출을 끌어올릴 만한 이벤트도 없고 말이에요.”
소영의 말에 영빈이 머리를 끄떡였다.
사실 한서 마트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모든 유통 업체들이 매출이 떨어지고 있어서 고전하고 있었다.
미국의 월드 마트와 코스트 에코, 프랑스의 까루피아까지 대한민국에 진출하여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 들어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땅한 대처 방법이 없었기에 더 큰 걱정이었다.
“흐음, 인터넷 배송 시스템을 더 확대하여 총알 배송을 해보는 것은 어떻습니까?”
“예? 총알 배송?”
“그렇습니다. 기본의 배송은 며칠씩 걸리는데 오늘 주문하면 내일까지 배송을 해주는 것이지요. 그리고 총알 배송 시스템을 구축하여 밤에 주문을 하더라도 새벽이나 아침에 배송을 해주는 것도 좋고 말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배송기사와 배송차를 대폭 늘려야 하는데요?”
“물론입니다. 과감한 투자를 해야 앞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
영빈의 말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하려면 수천억 원에서 조 단위가 될 수도 있었다.
그렇기에 선뜻 추진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과감한 배송 혁신 없이 매출을 늘리려고 하는 것은 불가능하지요.”
“듣고 보니 다 맞는 말이기는 한데 현실적으로 시도하기가 어렵네요.”
“그럼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한서 마트는 매출이 떨어질 것이고 결국 살아남기 어려울 겁니다.”
영빈의 말에 소영이 머리를 끄떡였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스윽! 슥슥!
영빈이 나이프로 채끝등심 스테이크를 적당한 크기로 썰었다.
그런 다음에 포크로 찍어서 입에 넣었다.
고소하고 부드러운 고기 맛에 육즙이 흘러나왔기에 맛있었다.
“맛있어요?”
“예, 맛있습니다.”
“그럼 저도 한 조각 주세요.”
“그럴까요?”
영빈이 포크로 한 조각을 찍어서 내밀었더니 그것을 소영이 받아먹었다.
누가 보면 연인인 것으로 착각할 정도로 다정하고 보기 좋았다.
“진짜 맛있네요.”
“한 조각 더 드릴까요?”
“좋아요. 주세요.”
영빈이 다시 포크에 채끝등심 스테이크 한 조각을 찍어서 소영에게 내밀었다.
그것을 받아먹고는 머리를 끄떡였다.
“맛있고 해서 좋기는 한데 이렇게 먹다가는 살이 많이 찌겠어요.”
“몸매 관리에 신경을 쓰는 소영 씨라면 충분히 신경이 쓰이겠군요.”
“예, 먹는 것을 절제하지 못하면 다이어트 실패로 이어지거든요.”
“그렇군요. 이번에는 여성들과 초고도 비만 환자들을 위하여 다이어트 신약을 한 번 개발해 봐야겠군요. 사업적으로도 제법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거 같아서 말입니다.”
“물론이에요. 개발만 한다면 수요는 엄청날 거예요. 미국에는 대부분 비만 환자들이니까요.”
“고칼로리 위주의 식사를 하니 그렇습니다.”
“예, 맞아요. 식습관이 중요한데 미국은 그것을 무시하기에 비만 환자들이 많아요.”
영빈은 소영과 대화를 나누어보니 즐거웠다.
대화가 되지 않고 인정을 하지 않아서 답답한 경우도 생기는데 소영은 아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테이블에 차려진 음식들을 전부 깔끔하게 다 먹어 치웠다.
그것을 보고 소영이 놀란 표정이었다.
영빈은 남은 콜라를 다 마시고 나서 레모네이드를 마셨다.
“아, 좋다.”
“······.”
영빈이 냅킨으로 입술을 닦았다.
그 모습을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보던 소영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시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예, 나도 마침 화장실에 가려고 했습니다.”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각자 남자 화장실과 여자 화장실로 들어갔다.
영빈은 화장실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재빨리 손짓으로 아공간을 소환하여 칫솔과 액체 치약을 꺼내어 양치질을 하였다.
다시 아공간에 칫솔과 액체 치약을 넣고는 태연하게 손에 비누칠을 하여 물로 씻어내었다.
그런 다음에 세면대의 거울을 한차례 살펴보고는 머리를 끄떡였다.
“아, 유익한 만남이었어.”
영빈이 남자 화장실을 나와 자리로 돌아왔다.
잠시 후에 소영이 파우치 백을 들고 돌아오더니 명품 핸드백에 넣었다.
“또 전화를 드려도 될까요?”
“그럼요.”
“감사해요.”
“천만에요.”
소영이 벗어놓은 감색 재킷을 입었다.
그것을 보고 영빈도 벗어놓은 재킷을 걸쳤다.
“이제 일어나는 것이 좋겠어요.”
“예, 그게 좋겠군요.”
“아, 계산은 제가 미리 했어요. 이곳을 전세 내었거든요.”
“그랬군요. 다른 손님이 보이지 않아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소영이 영빈을 향해 미소를 보이고는 함께 계산대로 걸어갔다.
웨이터와 쉐프가 계산대에 서 있었다.
“맛있게 드셨습니까?”
“그래요. 오늘 좋았어요.”
“감사합니다.”
소영과 영빈이 함께 청담동 이탈리안 레스토랑 로마를 나왔다.
검은색 롤스로이스 팬텀과 검은색 에스유브이 실버 크로스 두 대가 줄지어 대기해 있었다.
건장한 경호원들도 보이는 것만 10명이었다.
영빈은 소영의 주차된 차까지 함께 걸어갔다.
딸깍!
소영이 은색의 포르쉐 911 터보의 차 문을 열었다.
“이번에는 내가 식사 대접을 받았으니 다음에는 식사 대접을 하겠습니다.”
“좋아요.”
“어떤 것을 좋아합니까? 일식이나 한식, 중식, 서양식, 한우도 좋고 말입니다.”
“다음에는 일식으로 하는 것이 좋겠는데요.”
“알겠습니다. 오늘 즐거웠습니다.”
“나도 즐거웠어요.”
영빈이 뒤로 한걸음 물러나자 소영이 차에 타더니 조수석에 명품 핸드백을 내려놓고 시동을 걸었다.
안전벨트를 하고는 차창을 내렸다.
영빈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부우웅!
은색 포르쉐 911 터보가 부드럽게 출발하는 것을 보고는 머리를 끄떡였다.
‘흐음, 나름 매력적인 미녀였어.’
-예,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역시 나와 보는 눈이 같군. 품위도 느껴졌거든.’
-그랬었군요. 주인님과 데이트를 해도 잘 어울리는 미녀로 판단됩니다.-
‘그래? 그렇다면 앞으로도 몇 번 더 만나봐야겠군.’
-예, 그게 좋을 거 같습니다.-
영빈이 씨익 미소를 보이더니 검은색 롤스로이스 팬텀으로 다가가자 건장한 경호원이 재빨리 차 문을 열어주었다.
영빈이 뒷좌석에 앉자 경호원이 재빨리 차 문을 닫아주고는 조수석에 앉았다.
“사장님, 어디로 갈까요?”
“테헤란로의 제로 타워 빌딩으로 갑시다.”
“예, 알겠습니다. 제로 타워 빌딩으로.”
부우웅!
검은색 롤스로이스 팬텀과 검은색 에스유브이 실버 크로스 두 대가 줄지어 출발했다.
도로에 진입을 하여 속도를 높였다.
창밖의 도심 풍경을 내다보며 혼자만의 생각에 빠졌다.
‘흐음, 그럼 유라와 가영, 그리고 소영까지 3명이 되는군.’
-예, 그렇습니다. 앞으로 몇 명이나 더 미녀들을 만나실 생각입니까?-
‘글쎄, 그것은 알 수가 없지만 최소 5명 정도는 만나야 하지 않겠어?’
-미녀를 5명이나 만나시겠다니 대단합니다.-
‘잘생기고 능력도 있는데 그 정도는 나는 괜찮다고 생각해.’
-주인님께서 사귀거나 결혼한 것도 아니니 말입니다.-
‘그래. 굳이 성급하게 사귀거나 결혼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 얼마든지 더 좋은 미녀들을 만날 수도 있으니 말이야.’
-예, 그것도 그렇습니다.-
한 명과 결혼해야 하기에 미녀들을 많이 만나보고 결정하려는 영빈의 마음을 웨어러블 스타리아는 이해할 수 있을 거 같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목적지인 테헤란로 대로변에 위치한 20층짜리 제로 타워 빌딩에 도착했다.
곧장 지하 1층 주차장으로 내려가 엘리베이터 옆에 멈추었다.
“너희들은 이곳에서 대기하라.”
“예, 알겠습니다.”
운전기사들과 건장한 경호원 4명이 남았다.
건장한 경호원 8명과 함께 영빈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18층에서 내렸다.
18층은 영빈이 개인 사무실로 꾸며 놓은 곳이다.
지문인식기와 비밀번호를 눌러 출입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영빈과 건장한 경호원들이 아이스 원두커피를 한 잔씩 뽑았다.
4명의 경호원들은 이곳에서 대기를 하고 영빈은 4명의 경호원들과 함께 19층으로 올라갔다.
간이 의자를 펴고 4명의 경호원들이 대기하도록 했다.
딸깍!
영빈은 19층의 출입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경호원들조차 출입을 시켜주지 않고 밖의 복도에서 이렇게 대기를 시켰다.
그만큼 19층과 복층으로 개조해놓은 20층은 개인 연구실이기에 외부인이 절대 출입금지였다.
인간형 남성체 아담 로봇 50대와 여성체 이브 로봇 50대가 각자 뭔가를 조립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면서 빨대로 쪽쪽 시원한 아이스 원두커피를 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