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t or Die RAW novel - Chapter 346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346화
“…대성공인데요?”
“그러게.”
우리는 갓 공개된 뜨끈한 뮤직비디오의 댓글과 SNS를 확인한 뒤 잠시 침묵했다.
아니… 그, 예상보다 훨씬 반응이 좋았다.
사실 컴백 당일이면 멘탈 박살 나게 더러운 반응부터 저주까지 온갖 피드백이 쏟아지기 때문에 가급적 모니터링을 자제하자는 분위기였는데….
‘그럴 필요가 없네.’
-갓스타 갓컨셉 갓뮤비 그저 갓
-테스타!! 테스타!! 테스타!! 테스타!1 테스타!! 테스타!! 테스타!!
-아ㅋㅋㅋ테스타는 한국에 진심이라고~~~~아 개간지 해태 히어로 봤냐고~~~
어느 정도냐면, 영문 댓글로 뒤덮여서 거의 보이지 않아야 할 한글 댓글들이 무슨 죽순처럼 뮤직비디오 댓글창에 간간이 솟아 있을 정도.
그것도 평상시 팬들의 응원 댓글이 아니라 무슨 스포츠 경기처럼 달려드는 네티즌 댓글이다.
“어… 우리 진짜 대단한 걸 만들었나 봐요.”
“그러게.”
오죽하면 류청우가 ‘그러게’ 리액션 로봇이 됐다.
“이런 적 처음이지 않나…? 완전 다 좋다는 말뿐인데?!”
“그러게요.”
저건 나다. 류청우가 입 열기 전에 먼저 말해봤다. 배세진은 거의 스마트폰에 코를 박고 있었다.
나도 내 스마트폰 화면을 쓸어넘겼다.
설마 싶어서 확인해 봤는데, 가장 표현이 과격하고 말 더럽게 하는 곳에서도 놀랍도록 좋은 평이 대세다.
-ㅅㅂ개좋자너 괜히 이 새끼들 대상 탔다고 가오 잡다 X될까봐 잠못잠 딥슬립 아깝
-셤별 아직 몸은 10대 갓기임 퍼포먼스 봐라 연골이 살아 있어야 할 수 있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화로 끈 어그로 진짜 알차게 빨아먹을 줄 알아ㅋㅋ 이래서 니들 못 놓는 거야 이렇게 독기 메타 계속 가자
“…….”
뭐… 사실 반쯤 안티나 다름없는 곳이고, 이렇게까지 적나라할 줄은 몰랐다만….
어쨌든 이쪽은 ‘뼈를 갈아 넣는’ 하드한 퍼포먼스를 선호하는데, 대중성을 저격했던 지난 타이틀로 대상을 탔으니 계속 그쪽으로 갈까 봐 미리 쌍욕을 하고 있던 모양이다.
‘뭐하러 그런 데에 기력을 소모하는지는 모르겠다만.’
근데 뚜껑 열어보니 진짜 ‘Drill’급 뼈를 갈아 넣는 퍼포먼스에, 이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던 행차의 향수가 느껴져서 일단 박수부터 치나 보다.
즉, 팬덤 내에서 괜한 분란이 일어날 소지가 없다.
“흠.”
“헐, 문대문대 안 하겠다고 그렇게~ 말하더니 또 이상한 데 모니터링….”
“어 지금 끈다.”
본인도 데뷔 초에 이런 악성 개인팬 소굴 찾아보고 멘탈 깨졌던 놈이 훈수는 잘 둔다.
어쨌든 때도 아니고, 안구 건강을 위해 그냥 페이지를 닫긴 했다.
그래도 좀 떨떠름하다.
‘솔직히 호불호가 꽤 갈릴 줄 알았는데.’
아무리 CG 잘 쓰고 편집을 잘 뺐다지만 아이돌 뮤직비디오에다 SF, 근현대 무도회장, 해태, 역병까지 넣었으니 말이다.
일반 대중이 소화하다가 소화불량 걸리는 경우도 꽤 나올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감행한 일이었다.
그러나 호불호 위에 퀄리티 있고, 퀄리티 위에 평판이 있다고 하던가.
영화 카메오 출연부터 거품 물고 따라오던 위튜브 채널들 제목 뽑는 것 좀 봐라.
나는 다시 한번 깨달았다.
‘국뽕이구나.’
역시 국뽕 메타가 뇌절만 안 하면 최고였다. 돈값 하는 게 죽여준다.
‘막판이라도 주장하길 잘했군.’
-너무 미국 쪽 레퍼런스만 있으면 또 지나치게 미국 의식한다고 국내 여론이 상할 수도 있으니까요.
-‘Spring out’ 쪽은 해외 반응도 좋았으니까, 그쪽 스팀펑크 조선 세계관을 외전 수준으로 살짝 맛만 넣죠.
물론, 이게 반복될수록 뇌절이 되지 않는 선을 잡기가 말도 안 되게 까다로워지는데, 이걸 해내는 게 정교한 레퍼런스와 구조다.
‘선아현이 진짜 3인분은 했군.’
오죽하면 저놈이 지금 뮤직비디오 반응을 몇 번이나 되감아 모니터링 중이었다. 자기도 뿌듯하다 이거겠지.
‘지금은 뭘 말해도 안 들리겠어.’
아주 뮤직비디오 안에 들어갈 기세다.
물론, 사실 현재 흥분 상태가 아닌 멤버가 없다만.
“뮤직비디오 조회수가 말도 안 되는 수치로 치솟고 있습니다. 영화 카메오 출연은 더없이 현명한 선택이었습니다!”
“그러게. …음, 그리고 에드거 앨런 포를 떠올린 세진이와 아현이가 정말 큰일을 해줬어. 거기에 문대의 해태 컨셉도 멋지게 잘 어울렸고.”
“오오오!”
제법 정신 차린 류청우의 공치사에, 배세진은 꽤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
“…나는 소재만 준 거고! 사실 선아현이 다 했지.”
“…….”
이 와중에도 선아현이 못 듣고 모니터링만 하고 있다면 말 다 한 것 아닌가.
안타까운 것은 배세진이 시뻘게진 채 한 번 더 시도했다는 점이다.
“그… 선아현이 다 했,”
“형, 남의 리액션에 미련을 버리세요. 우리 자연스럽게 없던 일처럼 넘어갑시다.”
“야!”
“저는요? 저 연기 대단했어요!”
“아~ 유진이 박력도 좋았지!”
“큼, 그래. 그건 확실히… 괜찮긴 했어. 너 표정을 잘 쓰더라.”
“히히.”
얼굴에 금칠하는 것도 이쯤 되면 술자리 수준이다. 어디서 누가 소맥을 말아와서 건배사를 외쳐도 이상하지 않을 분위기.
이어서 편곡을 사흘 만에 또 새로 잡은 김래빈과 안무 시안을 조합한 메인 댄서들에게 공치사가 쏟아진다. 곧 나한테도 쏟아지겠군.
‘음.’
나라도 좀 땅바닥에 이놈들 발을 붙여놔야 하나.
“그리고 문대문대~ 문대가 진짜 이 캠프 다 만들었잖아. 완전 이 앨범 일등 공신이지~”
“그래. 사실 캠프에서 리더 역할을 한 건 내가 아니라 문대였지. 고생 참 많았어.”
“형 정말 멋졌어요! 저 인정해요!”
“마, 맞아…!”
선아현 이놈은 언제 정신 차리고 여기 꼈나.
어쨌든, 나는 피식 웃었다.
“고맙습니다. 하지만 여론이란 게 빨리 변하다 보니 또 이상한 소리 나올 수도 있긴 하죠. 그래도 시간 지나면 또 소강될 테니 걱정 마시고.”
그러자 히죽 웃는다. 이것들이?
“문대 부끄럽구나?”
“아니.”
“알았어, 알았어, 그렇다 쳐줄게~”
이걸 한 대 쥐어박아야 하나.
그러나 재빠르게 화제를 전환한다. 눈치 빠른 새끼.
“여론이란 게 확실히 그렇지만~ 너무 열심히 준비해서 그런가? 무대 얼른 하고 싶네.”
“모레 사전 녹화가 진행된다고 들었습니다. 굉장히 기대됩니다!”
무대 준비를 하면서 얼마나 굴렀는지 이놈들 아주 자신감이 넘친다. 하기야, 강행군이긴 했군.
-거기 대형 안 맞아요~ 다시! 숨 너무 헐떡이지 마시고요!
-5분만 쉬면….
-그럼 10분 늦게 끝나요~
“…….”
마지막 체력 한 방울까지 다 쥐어 짜낸 그 상태… 음, 하마터면 떠올리다 동기화될 뻔했군. 나는 얼른 빠져나와 이후 스케줄 생각으로 돌아왔다.
‘국내 음방 한 번 챙기고 미국 가야지.’
미국에 올인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악수다. 앞으로 어떻게 될 줄 알고 그런 짓을 하냐.
그래서 국내부터 돈 다음에 미국 토크쇼 위주로 몇 군데 출연하는 게 원래 계획이었으나….
그날 저녁, 약간 변동이 생겼다.
“여기서 우릴 부른다고요?”
“회사가 그렇다고 하네.”
갑작스럽게 미국의 한 황금시간대 주요채널 예능에서 컨택이 들어온 것이다.
“승낙하면….”
“생방송 퍼포먼스라고 하고… 바로 다음 주 화요일이야.”
“…….”
그리고 모두가 상황을 파악했다.
“땜빵이네요.”
“으, 으응.”
정식 출연이면 이렇게 급하게 부를 리가 없지. 뭐 누가 사고 쳐서 구멍 난 모양이다.
큰세진은 어깨를 으쓱했다.
“음~ 그래도 출연은 출연이니까.”
그래. 비록 토크도 없이 퍼포먼스만 하는 출연 자리지만 말이다.
우리가 잡은 토크쇼 대부분보다 시청률 잘 나오는 메이저 방송인 건 틀림 없다.
“그렇게 사람 많은 나라에 출연할 아티스트도 얼마나 많겠어. 우리에게 바로 연락했다는 건 우리가 바로 다음 순위라는 거야.”
“…….”
영화 카메오로 반짝 얻은 관심이라도 확실히 의미 있는 일이긴 했다.
“그럼 할까요?”
“내 생각에는 거절할 필요까진 없을 것 같아. 상황만 된다면.”
류청우의 말은 조용히 전원의 동의를 얻었다.
다행히 상황이 되기도 했고.
승낙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하자마자, 회사에서 발 빠르게 스케줄을 조정했기 때문이다.
“픽스됐어.”
“오오~”
사실 예정된 결과였다.
‘첫 국내 컴백무대가 Tnet이어서 다행이었지.’
테스타 이번 앨범 첫 공개 라이브 무대였는데 밀리게 생긴 것이니 열받을 만한 상황이었는데 양보한 것이다.
같은 T1 계열사라서겠지.
‘애초에 같은 이유로 Tnet이 단독 컴백쇼를 얻어간 거기도 하니까 그쪽에서도 물러났군.’
소속이 깡패였다. 아니었으면 오퍼고 나발이고 날아갈 뻔했다.
“흠.”
어쨌든, 우리에겐 그리 나쁜 그림은 아니었다. 이 무대 하나만 하고 바로 다시 국내로 돌아올 테니 서운하단 팬도 많지 않을 테고.
‘안 그래도 뮤직비디오 공개부터 첫 무대 공개까지 텀이 너무 길긴 했어.’
빌보드를 노리기 위해 금요일에 앨범을 발표하다 보니… 첫 국내 음방이 다음 주 목요일이어서 말이다.
‘거의 일주일쯤 뜨는 거지.’
기세를 이어가긴 좀 텀이 길었다.
그리고 그걸 이 업계에 관심 좀 있는 사람이면 다 알 것이다.
‘분명 이걸 노리고 작업하려고 든다.’
아니나 다를까, 이틀쯤 지나니 ‘기대치 충족한 테스타’에 대한 흥분이 가라앉고 슬금슬금 초 치는 소리가 올라오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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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타 신곡에 대한 개인적 의견]곡은 멋지긴 한데 솔직히 투머치한 것 같음 음원 듣고 있으면 이걸 대체 어떻게 라이브로 할지 의문…
뮤직비디오 퍼포먼스도 마찬가지야 근데 이걸 둘 다 동시에 한다고? 음….
사전녹음하지 않을까 하는데 좀 푸쉬식 식네 라이브가 테스타의 가장 큰 장점인데 자기들 발로 걷어찬 느낌이야
미국 노리겠다는 큰 그림은 알겠지만 초심은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괜히 씁쓸함
+안티도 팬도 아니고 그냥 리스너임 증거 첨부 (음원 사이트 내역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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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나만 이렇게 생각한 거 아니었구나 솔직히 약간 비판?하면 안 되는 것처럼ㅠㅠ 분위기 조성해서 그랬음 라이브 걱정이 욕도 아니고..
-테스타 워낙 라이브가 강점인 그룹이라 망하면 더 조롱거리 될 텐데 좀 그렇긴함
-뭐 지들이 어련히 자기 파트 오면 안무 좀 약하게 하고 하겠지 진짜 별걸로 다 ㅈㄹ..
베스트 댓글 세 가지가 이렇다.
“흠.”
역시 잡음이 나오긴 하는데, 그게 기껏해야 라이브 걱정인가.
아주 좋다.
‘어지간히 트집 잡을 게 없나 보군.’
‘정신 사납다, 내 취향 아니다’라는 감상평보다 강한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싶었나 본데… 거참 뿌듯한 일이다.’
그 와중에 영어권에서는 어디서 케이팝 좀 주워들은 새끼들이 설치기까지.
-그들이 정말 이 춤을 추면서 저 하이노트를 소화한다고? *정신 나감*
└진실을 말하자면, 그들 대부분은 미리 녹음해둔 노랫소리에 맞춰 춤을 춰 🙁 큰 기대는 하지마
└꺼져 케이팝 혐오자야! 그들은 거의 모든 무대에서 라이브를 했어. 조금만 기다리면 멋진 무대를 볼 수 있을 거야!
난리도 아니군.
로 유입된 사람과 기존 팬들, 그리고 는 좋아하지만 KPOP은 안 좋아하는 놈들이 섞여서 온갖 의견이 다 나온다.
중론은 ‘뮤직비디오는 개쩌는데 얘네 진짜 이렇게 하냐?’다.
그것도 좋았다.
‘버즈량 달달하네.’
이런 류의 잡음은 무대 한 번이면 좋은 화제성 떡밥이 되어 정리되기 마련 아닌가.
‘물론, 잘할 때의 이야기긴 하다만.’
아까 무대 이야기 나오자마자 멤버들 반응 보면 잘할지, 못할지는 이미 결론 나왔다고 생각하는데 말이다.
나는 히죽 웃으며, 목을 꺾었다.
어디 객관적 지표 한번 볼까.
‘상태창.’
나는 간만에 홀로그램을 불러냈다.
얼마나 간만이냐면, 내 스탯을 제대로 확인하는 건 거의 반년만이다.
‘사실 확인 말고 따로 레벨업 같은 걸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보니 잘 안 보게 된단 말이지.’
그래도 스탯 찍어놓은 게 사라질 만큼 녹록하게 살지는 않아서 말이다.
‘여전하겠지.’
나는 잘 분배해서 이득을 봤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새삼스럽게 내용을 확인했다.
‘한번 볼…!’
그리고 놀랐다.
[이름 : 박문대 (류건우)]Level : (-)
칭호 : 성공한 자 (아이돌)
가창 : S
춤 : B+
외모 : A
끼 : S-
특성 : 잠재력 무한, 탐닉의 시간(S), 미션 체질(S), 잡아채는 귀(A)
남은 포인트 : 1
‘S가 왜 두 개야.’
아니, 무슨 놈의 스탯이 찍지도 않았는데 그새 이렇게 불었냐.
‘끼는 왜 S 등급이 됐냐.’
내가 뭘 했다고 이게 S로 올랐는지 모르겠다. 무대 경험 빨이냐?
게다가 외모도 한 칸 올랐다.
이제 A등급 턱걸이인 A-가 아니라 진짜 A다.
이거 무슨… 뭐, 운동과 염색의 위력인가.
‘자연 증가가 놀랍군.’
나는 허연 머리를 넘기며 팔짱을 꼈다. 내 생각보다도 내가 열심히 산 모양이다.
“흠.”
…어쩐지 좀 유쾌해지는데.
‘이 스탯 가지고 무대를 못 하기도 힘들겠다만….’
음, 약간 충격을 줘볼까.
나는 마지막 포인트를 미련 없이 분배했다.
“어디 해보자고.”
나는 피식 웃으며 팔짱을 꼈다.
며칠 후에 인터넷을 다시 보면….
“…!”
굴러떨어질 뻔했다.
나는 반사적으로 상태창 옆, 조그맣게 뜬 투박한 팝업을 떨리는 손으로 밀어내려 했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팝업이 또 코앞에 뜬다.
[허헐 이거 진짜 전달돼요? 대박! 아니 죄송해요 형 놀라셨죠?? 저도 될 줄 몰라서요!]잠깐.
이거 말투가….
“…박문대?”
[네! 저 큰달이에요!]이게 뭐야.
[형 식사는 하셨어요? 전 고등어 백반 먹었는데!]나는 잠시 멍청한 얼굴로 허공을 쳐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