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livery Man From Murim RAW novel - Chapter 493
492화. 전설의 교관님 (3)
검은 독니의 보스가 다른 누군가를 들여보내고, 그 소란을 틈타 잠입했다.
하지만 그걸 강소가 모를 리가 없었다.
즉시 움직여 천도해와 검은 독니의 보스를 잡아 온 것.
“크큭! 이미 늦었다.”
보스는 킥킥거리며 웃었다.
“마수 유인제의 효과가 나타날 시간이 되었거든. 이제 곧 이곳으로 수많은 마수가 몰려오겠지.”
“네 뱃속에 있는 그거 말하는 건가?”
“……!”
강소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고마워. 덕분에 아주 유익한 수업이 되겠어.”
강소는 마수 유인제의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일부러 그걸 처리하지 않았다.
수업을 위해서였다.
어차피 그가 있는 한 사망자는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을 터였다.
‘부수입도 얻고, 말이지.’
강소는 그들에게 말했다.
“그럼 갈까?”
그는 양손에 그들의 목덜미를 쥐었다. 그리고 질질 끌고 밖으로 향했다.
강소가 향한 곳은 회의실로서, 그곳에서 오늘 저녁을 먹은 후 회의가 있을 예정이었다.
지금 시간은 저녁 7시 40분.
10분 정도 지각했지만, 그건 그가 의도한 것이다.
모두가 모인 가운데 설명해야, 한 번만 설명해도 되니까.
.
.
.
회의실.
“그럼 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왕은정의 말에 한 헌터가 손을 들었다.
“아직 검은 헬멧 교관님이 오지 않으셨습니다.”
“그렇군요.”
그리고 고개를 들어 성진호를 보았지만, 그는 고개를 저었다.
그 역시 상황을 알 수 없었으니까.
“프로그램 진행을 앞두고 집중하고 계셔서 시간을 착각하셨나 보군요.”
“제가 모셔오겠습니다.”
“그렇게 하세요.”
그때,
끼이익-! 쾅-!
문소리가 크게 들리고, 그곳에 모인 모든 이들은 강소와 그의 손에 잡혀 있는 두 명을 보았다.
떡이 된 채 질질 끌려온 그들을, 강소는 바닥에 내팽개치며 말했다.
“마수가 몰려올 겁니다.”
“네?”
강소의 말에 왕은정이 반문했다.
“이들은 블랙맨입니다.”
그때 몇몇 교관이 천도해를 알아보았다.
“어? 저 헌터는?”
“35조의 천도해 헌터인데?”
“천도해 헌터가 블랙맨이라고요? 전혀 느끼지 못했는데?”
그 말에 강소는 고개를 끄덕였다.
“블랙맨인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 것은 이것 때문입니다.”
강소는 천도해가 귀에 하고 있던 귀고리를 잡아 빼었고, 그 순간.
“……!”
기운 감지 능력을 각성한 교관이 외쳤다.
“브, 블랙맨의 기운!”
강소는 말을 이었다.
“그리고 이쪽은, 아까 소란을 틈타서 침입한 자인데 들어 보니 검은 독니라는 조직의 보스라더군요.”
그 말에 성진호가 이를 갈았다.
“검은 독니! 그동안 잠잠하다 했더니!”
그는 움찔했다.
“그런데, 그자는 대체 왜 여기에 침입한 겁니까? 그 목에 걸고 있는 그거 은신 능력이 있는 A급 아티펙트 같은데 그걸 사용하면서까지 이곳에 온 이유가 있을 것 아닙니까?”
“맞습니다.”
강소가 고개를 끄덕였다.
“마수 유인제를 먹었답니다.”
“네?”
“네에?”
“마, 마수 유인제를요?”
“크흐으윽! 이제 너희들은 다 죽은 목…….”
퍽-!
강소는 검은 독니 보스의 뒤통수를 밟았다.
“조용히 해.”
그 바람에 바닥에 얼굴이 처박혔고, 그 고통에 부들부들 떨었다.
강소는 심각한 얼굴의 교관들을 둘러보았고, 마지막으로 최효명과 왕은정을 보았다.
“그래서 말입니다.”
“……?”
“이왕 이렇게 된 거 수업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그들의 의문스러운 표정에 강소는 미소 지으며 말을 이었다.
“모처럼, 교구들도 생겼지 않습니까?”
다른 이들에게는 두려운 마수였지만, 지금 강소의 눈에는 아주 훌륭한 교구였다.
모두가 얼빠진 표정을 짓고 있을 때, 서철이 물었다.
“뭐 방법은 있고?”
“물론입니다.”
그 대답에 김해철이 눈을 빛내며 말했다.
“어떤 방법으로 프로그램, 아니 수업을 진행하려는 건지 모르겠지만 기대가 되는군요.”
* * *
애애애앵-!
서울·경기 헌터 연수원에 사이렌이 울렸다.
[비상상황! 비상상황! 마수들의 습격입니다. 지금 즉시 헌터들은 모든 장비를 갖추고 연무장으로 집결해 주십시오. 가지고 있는 모든 장비의 사용을 허가합니다!]그 방송에 저녁을 먹고 잠시 쉬고 있던 헌터들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뭐? 마, 마수?”
“아니, 여기에 무슨 마수가!”
말로는 투덜댔지만, 행동은 잽쌌다.
수많은 실전을 거친 만큼, 그들의 행동에 군더더기라고는 전혀 없었다.
빠르게 준비를 마친 헌터들이 연무장에 도착했을 때.
“어?”
“……저, 저거 뭐야?”
“진짜…… 마수다.”
그들은 엄청난 수의 마수를 발견했다.
마치 S급 게이트 두 개가 동시에 역류했나 싶을 정도로 엄청난 수의 마수들이었다.
그리고 그 마수들은 헌터 연수원이 있는 곳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그 모습에 모두들 긴장되어 침을 꿀꺽 삼켰다.
여기서 볼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건투를…… 빈다.”
“꼭 살아남으십시오.”
헌터들은 서로 격려의 말을 주고받았다.
저 무시무시한 수의 마수들이 왜 이곳으로 몰려왔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나마 다행이라면 이곳은 저들과 싸울 수 있는 수많은 이들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만약 이런 상황이 다른 곳에도 벌어진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그렇게 모두가 마수와의 충돌을 앞두고 잔뜩 긴장하고 있을 때.
쿵-!
쿠궁-!
마수들은 뭔가 거대한 벽에 부딪힌 듯이 더 이상 나아오지 못하고 있었다.
마수들은 앞으로 나아오려 안간힘을 썼지만 그뿐.
그 모습에 헌터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짝-!
순간 박수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에 헌터들은 움찔했다. 그 소리를 들음과 동시에 그들의 긴장이 깨어졌기 때문이다.
“적당한 긴장감은 감각을 예민하게 하지만, 너무 긴장하면 좋지 않습니다.”
그 목소리에 헌터들은 소리가 들리는 곳을 찾았고, 연무장 단상 위에 올라가 있는 강소를 보았다.
자신에게 시선이 집중된 것을 확인한 강소가 말을 이었다.
“그럼 지금부터 프로그램…… 솔직히 프로그램이라는 말은 입에 안 붙는군요. 수업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는 헛기침을 하며 말을 이었다.
“험험, 수업을 시작합니다.”
“…….”
“제가 각성한 능력이, 실드입니다. 그래서 저들이 이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있지만, 솔직히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수는 없죠.”
헌터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이왕 이렇게 되었으니 수업을 진행합니다. 마수가 몰려온 곳은 이곳뿐이니 다른 곳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 말에 헌터들은 안도했다.
“제가 각 조별로 마수를 배정할 겁니다. 마수를 처리한 후 발생한 모든 부수입은 그 조원이 공평하게 나눕니다.”
“……!”
그 말에 헌터들의 눈이 번쩍 뜨였다.
솔직히 나라의 존속이라는 사명감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헌터들도 인간이다.
마수와의 싸움은, 큰 수입을 얻을 수 있기에 힘들어도 견딜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의 모든 활동의 이유는 욕구이다.
그리고 욕구들 중 가장 큰 욕구는 ‘물질’에 대한 욕구인 만큼 헌터들의 두 눈이 빛났다.
강소는 그런 헌터들의 변화를 느끼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모든 교관과 협의했습니다. 마수를 처리할 때마다 상점이 주어집니다. A급은 5점, B급 4점, C급 3점, D급 2점, E급 1점입니다.”
그는 헌터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럼 어느 조부터 시작할까요?”
“…….”
조용했다.
“그럴 줄 알고 제비를 가져왔습니다. 각 조의 조장은 나와서 제비를 뽑으십시오.”
그들은 나가서 제비를 뽑았다.
“앗싸~ 21번째!”
“30번째다!”
“어? 첫 번째…….”
첫 번째라고 적힌 제비를 뽑은 조장은 순식간에 대역죄인이 되었지만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들은 장비를 착용하고 연무장으로 나아갔다.
강소는 손을 휘둘렀다.
스윽-!
그러자 보이지 않는 벽 뒤에 있던 마수 중 몇 개의 개체가 강소의 내공에 연무장에 이끌려 왔다.
크릉?
카우?
마찬가지로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던 마수들은 자신 앞에 선 26명의 헌터들을 보자 곧 공격성을 내보이기 시작했다.
강소가 말했다.
“이건 ARH 따위가 아닌 실전입니다. 그리고 저를 비롯한 교관들은 목숨이 위험할 때가 아니면 개입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정신 바짝 차리십시오.”
강소가 꺼내 온 마수는 총 15마리.
A급부터 E급까지 골고루 섞여 있었다.
카아아악!
먼저 공격한 건 핑크 아나튤.
분홍색의 거미형 마수로, 예쁘장한 겉모습과 달리 사람의 피와 체액을 빨아먹었다.
게다가 무척 빠르고 단체로 공격하는 습성 때문에 외피가 그리 단단하지 않음에도 C급에 랭크되었다.
그들의 전투가 시작되었다.
강소는 전투에 나서지 않은 다른 조의 헌터들에게 말했다.
“여러분은, 다른 조가 싸우는 것을 지켜보도록 합니다. 지켜보면서 자신은 어떻게 싸울 것인지 생각하고 또 생각하십시오.”
그 말에 헌터들은 집중하여 마수들과 싸우는 헌터들을 지켜보았다.
사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강소는 그 수준에 맞는 마수들을 골라서 놓았다.
그들이 간신히 이길 수 있는 수준에 맞춘 것.
쉽게 이기는 건 수업도, 훈련도 되지 않았으니까.
간신히 이길 수 있어야 조금이나마 실력이 향상될 수 있는 것이다.
그때 한 헌터가 오른손을 번쩍 들었다.
“질문 있습니다.”
“말씀하십시오.”
“제가 세어 보니까, 40조까지 돌아가도 마수들은 많이 남아 있습니다. 혹시 한 턴으로 끝나지 않는 겁니까?”
“맞습니다.”
강소는 고개를 끄덕였다.
“수업은 저 마수들을 전부 해치울 때까지 계속합니다.”
그 말에 헌터들은 말을 잃었다.
.
.
.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허억! 허억!”
“더, 더는 못 움직여!”
“이제 그만…….”
“돈도 좋지만, 그 전에 지쳐서 죽을 것 같아.”
이제 7번째 턴이 끝났다.
헌터들의 실력은 눈에 띄게 상승했다.
목숨을 잃을 염려가 없는 가운데 온 힘을 다해 기량을 발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턴이 계속될수록 체력이 고갈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의무실의 힐러들이 열심히 힐을 쓰고 회복을 시켜 주었지만, 그것도 한계였다.
힐러들이 쓰러진 판이었다.
헌터들은 강소가 헌터 훈련소의 여름 수련회 때, 무지막지하게 굴렸다는 것을 신입들에게 들어서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냥 굴리는 게 더 나을 것 같았다.
마수를 상대로 구르는 건, 한계치를 다 짜내야 했기에 그냥 구르는 것보다 백배는 더 힘들었다.
그냥 죽는 게 낫다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죽은 자도 없었고, 은퇴해야 할 부상을 입은 자도 없었다.
왕은정이 강소를 불렀다.
“검은 헬멧 교관.”
“네.”
“이제 그만해도 될 것 같지 않나?”
“그렇군요.”
강소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역시 여기까지라는 것을 깨닫고 있었다.
“이제 그만하도록 하겠습니다. 이걸로 수업의 성과는 충분하다고 봅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네.”
사실 지치지 않게 그가 기운을 불어넣어 줄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게 자신의 진짜 체력이라고 착각하면 위험했으니까.
강소는 박수를 쳤다.
짝-!
그 소리에 헌터들이 주목했다.
“그럼, 수업을 마칩니다.”
“으아악!”
“아아아악!”
그 말에 헌터들은 기쁨의 함성을 질렀다. 그런데 그 함성이 악쓰는 것처럼 들리는 건…….
‘내 착각이겠지?’
헌터들에게는 휴식이 주어졌다.
“그러면 남은 마수들은…… 우리가 처리해야겠지.”
김해철이 라구엘의 검을 들며 말했다.
“길드장님의 말씀대로입니다.”
성진호 역시 그의 무기인 라이트닝 소드를 꺼내 들었다.
왕은정이 도끼를 들며 씨익 웃었다.
“이거 오랜만에 날뛰어 보는군요. 호호호.”
노장의 기세가 매서웠고, 그 기세에 최효명이 나섰다.
“저도 질 수 없죠.”
최효명의 메인 능력은 물의 마법, 그리고 서브 능력은 버프였다.
“버프 팍팍 걸어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교관들의 전투가 시작되었고, 헌터들은 그들의 활약에 놀라 입을 떡 벌렸다.
왜 교관을 하게 되었는지 알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나이가 많건 적건 누구 하나 뒤처지는 자들이 없었다.
그리고,
그들 중에서도 강소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그 어떤 마수도 그들의 앞을 막지 못했다.
그렇게 강소는 헌터 정기합숙훈련의 전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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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각.
사막에 위치한 몰로의 저택.
온 사방에 냄새가 진동하는 가운데, 몰로는 손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그의 손에는 ‘탐식’이 들려 있었다.
그리고 탐식은 방금…… 또 한 건을 저질렀다.
집사의 말에 의하면, 다른 한쪽의 탐식은 회수할 수 없다고 했다.
어쩔 수 없었다.
이걸 부수지 않으면 앞으로도 계속해서…….
주변을 둘러보던 몰로는 신음을 삼켰다.
“큭!”
결국, 그는 손에 힘을 주었다.
파삭-!
그 소리와 함께, 탐식은 가루가 되었다.
그와 동시에 다른 한쪽 역시 가루가 되면서 ‘탐식’은 영영 세상에서 사라져 버렸다.
“으아악! 젠장!”
탐식을 자신의 손으로 부수어 버린 그는 그 허탈함에 괴성을 질렀다.
그때였다.
“가, 가주님! 큰일입니다.”
“이번엔 또 뭐냐?”
“헌터들을 죽이기 위해 모았던 마수들이 전부 처리되었습니다.”
“뭐? 다 처리돼? 마, 말도 안 돼.”
“믿을 수 없지만, 사실입니다.”
그건, 그의 존재가 흔들릴 수도 있는 문제였다.
무림에서 온 배달부 493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