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ctator From Outer Space RAW novel - chapter 14
오늘날 한국이 일본에 당하는 수모는 국력저하의 연장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유지하는 주문을 끝내고 화장실로 가서 아르마를 호출했다.
“순시선들 쫓아내야겠는데. 자진 후퇴하는 그림이 좋겠어.”
「일본은 고래를 좋아하니 탐사정과 워커를 동원해서 고래 떼가 나타난 것처럼 꾸미는 건 어떨까요?」
“영상으로 한 번 만들어봐.”
바이오칩을 통해 유지하의 망막에 영상 하나가 재생되었다.
저 멀리에서 등장한 고래 떼가 일본 순시선들과 부딪쳐 고통스런 소리를 내며 죽어가는 영상이었다.
물론 진짜는 아니라서 조사하면 들키겠지만 그럴 여유는 없을 것이다.
“그림 괜찮은데. 순시선 누군가가 폰으로 촬영한 것처럼 만들어서 미튜브에 올려봐.”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유지하는 일본인에겐 전혀 감정이 없었다.
22세기의 인간이 무슨 억하심정이 있어서 21세기의 인간을 싫어하겠는가.
다만 그에겐 인류연합 재건과 플레이그의 파멸이라는 숙원이 있었다.
그 숙원을 방해하는 세력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응징할 계획이었다.
그게 현재 몸담고 있는 한국이라고 해도 예외는 될 수 없었다.
자리로 돌아가니 김도형 과장은 유경석 회장이 주는 술을 받고 약간 취해 있었다.
“···정말 힘들었습니다···하라니까 하긴 하는데 이건 아는 것도 없고···뱃사람들한테 욕먹으면서 장비 조작하는 법 배웠다니까요.”
“이해하네. 사무실에만 있던 사람이 배 타는 게 절대 쉽지가 않지.”
“어디, 얼굴 좀 봐요. 세상에···완전히 새카맣게 탔네.”
김도형은 15년 전 유경석 회장이 차남의 난을 일으킬 때 따라온 사람이었다.
20년 넘은 인연이라 유경석 부부에게 각별한 존재였으나 그 자신은 집사 포지션에 만족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뜬금없이 유지하의 지시를 받아 속초로 가서 배를 타야 했다.
서울에서 일하던 사람이 배를 타고 일하는 게 어디 쉬운가?
자연스레 말투에 원망이 묻어 나와야 하는데 뜻밖에도 그렇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게 의외로 흥분이 되더란 말입니다. 우리가 캐고 있는 이 시커먼 금속이, 블랙메탈이랍니다···앞으로 2차 전지 시장의 판도를 바꿀 블랙메탈이요.”
“처음엔 돌덩어리를 캔다고 투덜투덜했는데 알고 보니 금이었군?”
유경석 회장이 농을 건네자 그가 쑥스럽게 웃었다.
“금도 보통 금이 아니지 않습니까? 전 세계가 구하고 싶어 안달하는 그런 금입니다. 순시선 쟤네들도 그거 때문에 왔을 겁니다.”
그런가?
하긴 요 근래에 자주 출몰한다고 하니 완전히 헛짚은 얘기라곤 할 수 없었다.
“자자, 그거야 정부와 군에서 해결할 문제고 우리는 맛있는 대게나 먹지.”
그때 지하가 와서 옆에 앉았다.
“김 과장님 일이 많이 힘들다면서요?”
“하하, 그냥 해본 소립니다.”
“솔직히 말씀해 보세요. 힘들죠?”
“···예.”
“그래도 주식은 좀 오르지 않았습니까?”
그는 그 말을 들은 순간 울상이 되었다.
“제가 시야가 좁아서···그때 샀어야 했는데 참 아쉽습니다.”
뭐 그건 개인의 선택이니 어쩔 수 없지.
“하여튼 당분간은 적임자가 없어서 김 과장님은 못 부르겠습니다.”
계속 속초에 처박혀 있으라는 말이다.
자신의 미래를 직감한 김도형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하지만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아는 법이다.
“대신 내년부터 연봉 1억입니다. 그리고 한도 5천까지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법인카드를 내드리죠.”
그의 눈이 크게 떠졌다.
5천까지 비용처리를 해주겠다는 말은 실질적인 연봉의 상승으로 봐도 된다.
연봉 1억 5천.
엄청난 금액에 김도형의 어깨가 떨렸다.
“제, 제가 그런 돈을 받아도 될지···”
“그리고 직원들도 몇 명 뽑아서 보내드리겠습니다. 아버지가 조금 도와주셔야 할 것 같은데···”
유경석이 쓴웃음을 지으며 잔을 들이켰다.
“이야기 다 해놓고 나한테 직원 내놓으라는 거냐?”
“해양개발 일이 워낙 힘들어서 가능하면 현지에서 채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놈이 이제 인사 쪽까지 간섭하려 한다니까.”
그렇게 말하는 유경석의 표정은 밝았다.
“직원들 모이면 나중에 상세한 업무지시를 내리겠습니다. 그때까지 조금만 참으세요, 본부장님.”
과장이 아니라 본부장이란다.
물론 이름뿐인 직책이지만 그간 고생한 김도형의 마음을 씻어 내리기에는 충분했다.
이윽고 대게가 나왔고 다들 맛있게 식사를 즐겼다.
그 와중에 아르마가 보고했다.
「에테르 크리스탈을 확보했습니다. 이제 긴급수리만 끝나면 에테르 융합로에 시동을 걸 수 있습니다」
단지 시동만 걸 수 있다는 말이다.
완전히 수리해 방주선 전체에 동력을 공급하기 위해선 년 단위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 날이 되어 세틀러호가 해저에서 떠오르면 많은 것들이 바뀔 것이다.
식사를 마치고 식당을 나서는 일행의 위로 해경 소속의 헬기가 바다를 향해 날아갔다.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독도에 고래 떼가 나타났답니다! 순시선하고 충돌했대요!”
“일본 바다에는 고래가 없나? 왜 우리나라 고래를 처박고 지랄이야.”
“확 침몰했으면 속이 다 시원하겠네.”
잘 된 모양이군.
유지하는 차에 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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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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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대한민국 해양경찰이다. 귀 선박은 대한민국의 영해를 침범했다. 즉시 퇴거하라.
제민호를 비롯한 해경 선박들이 일본 순시선들 주위를 돌며 경고방송을 날렸다.
그러나 순시선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아무것도 못한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또한 순시선들의 덩치가 크고 척수도 많아서 밀어내기를 당할 확률도 낮았다.
“좋아. 이대로 미속전진. 측량선의 공간을 확보하라.”
사나다 일등해상보안정의 지시에 대열을 짜고 있던 순시선들이 천천히 전진했다.
이들의 목적은 기록 남기기였다.
일본 정부는 최근 이슈로 등장한 블랙메탈에 관해 상당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물론 일본 근해에도 블랙메탈은 존재하나 원래 자원이란 건 많을수록 좋은 법.
한국과 마찰이 안 생길수가 없는데, 최근 일본은 그걸 감수하겠다 마음먹은 상태였다.
오죽하면 일본 정계에 이런 말이 공공연히 나돌겠는가.
―한국은 중국에 점령당하는 중이며 머지않아 굴복하게 될 것이다. 이는 중국이 주장하는 도련선의 확장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일본국의 해상병력은 다케시마로부터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막아야만 한다.
한국인들이 듣기엔 어처구니없는 개소리였지만 일부 극우인사들은 정말로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아무튼 순시선 세 척은 한국 해경의 견제를 아랑곳 않고 독도에 접근하고 있었다.
이대로 측량선이 활동할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면 그들의 임무는 끝난다.
하지만 해저에서 떠오른 무언가가 그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것은 검은 등을 드러낸 거대한 고래 십여 마리였다.
땡땡땡땡―!
“우현견시보고! 고래입니다! 고래 떼가 갑자기 나타났습니다! 방위 050! 거리 30!”
그 정도면 함선 입장에선 지근거리나 다름없다.
보고를 받은 함교가 뒤집어졌다.
“뭐라고? 견시는 대체 뭘 보고 있었나!”
“그것이···갑자기 나타났습니다!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라! 조타장! 우현전타!”
사나다 선장의 지시에 따라 함선들이 회피기동을 개시했다.
그러나 고래 떼는 너무 가까웠고 빨랐다.
도저히 충돌을 피할 수 없었다.
“전원 충돌대비!”
“부딪힌다아아!”
쿵.
충돌의 순간, 천 톤에 육박하는 순시선의 선수가 확 틀어졌다.
하얀 포말이 갑판까지 치솟으며 직원들이 우르르 쓰러졌다.
사나다 선장은 팔뚝에 힘을 주어 견디면서 불현듯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이 해역에 출몰하는 수염고래라고 해봐야 수십 톤에 불과할 뿐이다.
천 톤에 육박하는 순시선에 비할 바가 아닌 것이다.
‘그런데 이 충격은 뭐지?’
어찌나 세게 충돌했는지 배의 항로마저 틀어졌다.
함교 너머로 바다가 아니라 옆에서 항진하고 있던 아소형 PL-42함의 좌현이 보였다.
“바보 같은···!”
두 순시선은 뭐라 조치할 새도 없이 서로 충돌하고 말았다.
충격과 함께 가까스로 버티고 있던 직원들이 전원 쓰러졌다.
구우우우욱―
직원들은 분명히 들었다.
바다 속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고래의 고통스러운 울음소리를.
물론 그것은 아르마가 통제하는 탐사정과 수중모듈을 장착한 워커의 하모니였다.
울음소리뿐만이 아니라 십여 마리의 고래 전부가 홀로그램이었고, 순시선과 부딪친 것은 탐사정이었다.
탐사정이 주연이라면 조연은 워커가 맡아 열심히 포말을 만들어냈다.
순시선 세 척에는 많은 직원이 타고 있었으나 누구도 이 연극을 눈치 채지 못했다.
선장을 포함한 직원들은 간신히 몸을 추스른 후 어쩔 줄믈 모르고 고개를 숙였다.
고래와 충돌하는 게 아주 특별한 일은 아니지만 한국의 해경 앞에서 이게 무슨 추태란 말인가.
“전원 부상자를 수습하고 인원 빠짐없이 체크해!”
“선장, 도저히 임무를 수행할 수 없습니다. 복귀하는 것이···”
사나다 선장이 보기에도 충돌한 두 척은 곧장 모항으로 돌아가 수리를 받아야 하는 상태였다.
그는 고개를 떨구었다.
“···복귀한다. 다른 두 척에도 알려라.”
순시선 세 척이 쓸쓸하게 항로를 틀자 멀리에서 지켜보고 있던 한국 해경들은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
“쟤네 갑자기 왜 저래?”
“고래하고 부딪쳐서 배가 파손된 것 같은데요.”
“골 때리는 놈들이네.”
그러나 정작 골 때리는 일은 따로 있었다.
양측이 모항으로 복귀한 뒤 순시선에서 촬영한 듯한 영상이 미튜브에 올라왔다.
영상에는 다급한 보안청 직원들의 목소리와 검푸른 바다를 헤엄치는 고래 떼의 생생한 모습이 담겨 있었다.
심지어 충돌 당시의 정황까지 기록되어 있어 도저히 발뺌을 하기가 어려워 보였다.
물어뜯을 거 없나 하이에나처럼 돌아다니던 양국 사람들이 즉시 맞붙었다.
―일본 새끼들 괜히 독도 왔다가 고래 처박고 돌아가넼ㅋㅋㅋㅋ
―병신들아 아무리 고래가 좋아도 경찰이 나서서 포경하냐?
―고래찡 좆간이 미아내···
일본인들은 한국의 날조라고 주장했으나 워낙 영상이 생생해서 아무도 믿지 않았다.
외국인들까지 조롱에 가세하자 그들은 버티지 못하고 신고 러시를 시작했다.
영상은 일시적으로 내려갔지만 이번에는 각국의 언어로 번역되어 미튜브에 뿌려졌다.
무려 50여 개국 사람들이 이 사건을 알게 되었고 일본을 조롱했다.
―일본인 입맛에 돌고래는 별로였나 봐.
―장담하는데 다음 주쯤 되면 일본인들은 고래 고기를 먹을 거야.
―요즘은 경찰이 나서서 연구용으로 고래를 죽이나?
결국 일본인들은 버티지 못하고 이 사건을 모른 척하기 시작했다.
문제를 외면하면 일단 편해진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물론 그걸 보고만 있을 한국인들이 아니라서 인터넷 곳곳에서 싸움판이 벌어졌다.
그리고 유지하는 속초의 한 해변에 서 있었다.
물보라가 치며 거대한 탐사정이 눈부신 빛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탐사정에 몸을 실었다.
세틀러호에 복귀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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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엔진실 개방」
해저에 착륙한 후 줄곧 폐쇄되어 있던 엔진실의 문이 열렸다.
유지하는 고개를 들어 거대한 융합로를 올려다봤다.
이 융합로는 선지자의 유물로 2155년 화성에서 발견되었다.
선지자의 유물이 대개 그렇지만 이 물건은 인류가 흉내조차 낼 수 없는 기술력을 담고 있었다.
유물해석기관 아크의 루시아는 이렇게 말했다.
―이 융합로에서 뿜어지는 에테르는 인류 전체가 지금까지 써온 에너지와 맞먹어요.
―웃긴 건 이 융합로가 절대 정상이 아니라는 거예요. 최대출력의 1% 정도인 것 같은데···정말 대단하죠?
―어쩌면 선지자는 신일지도 몰라요. 우리를 구원할 신.
인류연합의 시민들 대부분이 그렇듯 루시아도 상당한 반신론자에 속했다.
금속생명체 플레이그가 나타난 마당에 신은 설 자리를 잃었다고 보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조차도 선지자를 신 비슷한 존재로 인정해야만 했다.
“루시아는 이 융합로를 이르러 신의 심장이라고 했었지···”
그녀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심장을 뛰게 할 때였다.
소형 워커 한 대가 유지하에게 쪼르르 다가왔다.
녀석이 공손히 들어 올린 것은 장신구로 가공된 에테르 크리스탈이었다.
유지하가 그것을 홀더에 넣자 융합로가 용트림을 하면서 깨어났다.
그리고 엔진실 전체가 빛으로 가득 찼다.
“이것은···”
「전과 같은 현상입니다. 마스터의 몸이 열쇠가 되어 융합로와 공명하고 있습니다」
“이상하군. 나는 몸을 바꿨는데?”
「어쩌면 선지자의 유물은 몸이 아니라 영혼에 관여하는 것일지도 모르죠」
그리고 그 결과 일렁이는 푸른 공간이 나타났다.
「세틀러호가 통과한 시공의 문입니다. 융합로의 출력이 현저히 낮아진 관계로 크기가 작은 것 같군요」
아르마의 말마따나 푸른 문은 겨우 사람 몇 명이 통과할 정도로 작았다.
“···이 문이 미래와 연결된 거라고?”
「정찰용 워커를 보내 확인하겠습니다」
이윽고 워커가 푸른 문 안의 공간을 촬영한 후 나왔다.
워커의 모니터에 붉은 지구가 나타났다.
“내가 있던 시간대가 맞군.”
「놀랍게도 플레이그가 사라진 것으로 보입니다. 특유의 사이코키네시스 필드가 전혀 관측되지 않습니다」
각 플레이그 개체는 사이코키네시스라는 능력으로 의사를 교환한다.
그러므로 근처에 플레이그 군단이 주둔하고 있다면 강력한 사이필드가 관측된다.
“플레이그가 사라졌나···화면 확대해 봐.”
지구가 화면 가득히 확대되자 끔찍한 참상이 드러났다.
바다는 몽땅 증발했고 대기가 사라져 커다란 크레이터의 흔적이 보였다.
또한 플레이그 군단이 지각을 파헤치면서 생긴 파편들이 띠를 형성해 지구 주위를 돌고 있었다.
유지하는 신음을 삼켰다.
“모든 것이 사라졌군···”
플레이그 군단은 지구를 말 그대로 쪽쪽 빨아먹고 어디론가 떠났다.
「아직 단념하기엔 이릅니다, 마스터. 플레이그가 관심이 없는 유산이 남았을지도 모르니까요」
“고물상 흉내라도 내자고?”
「미약한 전파신호를 포착했습니다. 분석결과 전투지원 위성 시비리입니다」
“시비리급 위성이 남아 있었나···”
「플레이그에겐 공격할 가치가 없는 표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유지하는 팔짱을 끼고 생각했다.
비록 인류는 멸망했지만 그 유산까지 전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이대로 융합로를 완전히 수리한다면.
세틀러호를 끌고 미래로 건너가 쓸 만한 것들을 주워 담아 복귀한다면.
숙원을 훨씬 앞당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는 결정을 내렸다.
“아르마, 융합로와 공명할 때의 에테르 흐름을 추적해줘. 이 문을 통제할 수 있도록 회로를 구성해봐야겠어.”
「제가 돕겠습니다」
만들어진 에테르 장비를 사용하는 건 아르마도 충분히 할 수 있다.
하지만 연구하고 개발하는 것은 에테르 감응력을 가진 인간에게만 허락되었다.
유지하는 감응력 측정에서 플레이그의 기함급과 동등한 수치를 기록했다.
한낱 인간이 km단위의 우주괴물과 같은 능력을 가진 것이다.
유물해석기관 아크의 수장인 루시아는 그를 최초의 오메가 레벨 사이커로 인정했다.
―어쩌면 에테르는 인류의 또 다른 가능성일지도 모르죠. 그러니 자신을 소중히 여기세요, 대령님. 당신은 인류의 보물이니까요.
그 보물이 막 생각났다는 듯 말했다.
“아르마, 어설트 아머 예비가 있나?”
「대부분은 오버홀이 필요하고 우선순위도 낮습니다. 최우선으로 할까요?」
“최우선으로 할 것까지는 없고···그냥 워커 몇 대만 붙여둬. 언젠가는 수리되겠지.”
「알겠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어설트 아머를 언급하신 이유가?」
“그냥···”
유지하는 우울한 눈으로 2180년의 지구를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