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ensional Survival Strategy RAW novel - Chapter 1803
이런 장난은 차호가 원래 하던 일이기는 하지만, 놀이가 너무 심해졌음을 파악한 십중천들이 은밀하게 의지를 마호에게 보낸다.
‘어떻게 할까요?
지금 차호 할아버님을 덮칠까요?’
‘동시에 덤비면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사백구십구 주우주로 오기 위해서 비록 스스로 힘을 수십 분의 일로 줄였지만, 십중천이 여덟 명이었다.
당연히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마호가 반대한다.
‘안돼!
지금 차호를 건들면 반드시 놓친다.
절대계 간능신 코아를 잡을 수준의 외부의 포위망도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더 시간이 필요해.’
유일용신제의 명령이나 부탁을 받은 오만 명의 바람가의 가주들이 사백구십구 주우주를 완전히 봉쇄하는 중이었다.
그래서,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이었는데 상황이 그렇게 녹록하지 않았다.
‘저에게 확인 연락이 폭주하고 있습니다.’
‘이 선언이 주우주와 절대계에 방송되고 있습니다.’
‘외계와 이계까지 방송되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뭐라?’
이쯤 되면 단순한 장난이 아니라 심각한 분탕이었다.
바람가의 가주가 외계 너머로 출전선언을 하고 있는데 영원체나 정신체들이 평온을 유지할 리가 없었다.
턱!
자신도 모르게 뒷목을 손가락으로 누른 마호는 신음하면서 말한다.
‘끄응! 언제나처럼 차호의 장난이었다고 수습하자.
이 정도는 한 두 번이 아니지 않느냐?
범위만 넓어졌을 뿐이다.’
‘그러면 되겠군요.’
‘그런데 정말 굉장한 차원권능입니다.’
‘거리나 세계의 벽, 수준 차이도 완전히 무시하고 있습니다.’
외계 너머에서 사백구십구 주우주까지 초장거리 차원이동을 하면서 어떤 여파도 없었다.
더구나, 절대계와 주우주, 모든 세계에 방송할 정도니 차호의 차원권능이 더없이 완벽하다는 사실을 파악한 마호는 신중하게 외부로 의지를 보낸다.
‘아직 멀었느냐?
점점 감당하기가 힘들어진다.’
사백구십구 주우주의 외곽에서 포위망을 구축하던 바람가의 가주들에게서 바로 답신이 왔다.
‘절대계 간능신 코아의 차원권능을 막을 준비는 완료했습니다.’
‘그러나 차호 할아버님의 차원권능을 막으려면 더 시간이 필요합니다.’
‘시간을 더 끌어주십시오.’
‘그게 말이다….’
이번에 벌인 차호의 장난을 뒤처리를 하려면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생각한 마호는 고개를 흔들면서 다시 의지를 보낸다.
‘이미 벌어졌지.
알았다.
철저하게 해라.
차호는 무조건 여기서 막아야 한다.’
‘예.’
모두의 귀로 무지갯빛 죽간을 펼치면서 읽어가는 차호의 신언이 울린다.
“하오나 진리를 모시는 모든 가주들이 안에서 나태하지 아니하고, 충성스러운 정신체들이 밖에서 목숨을 아끼지 않으며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선대 총가주이신 파워 오브 엠블렘께옵서 특별히 대우해주시던 은혜를 잊지 않고, 오로지 진리께 보답고자 하는 마음 때문이옵니다.”
선대 총가주에 관한 사실이 약간 왜곡되었기에 마호는 자신도 모르게 수정한다.
“은혜가 아닌 시험이다.
선대 총가주님이 진리 할아버님보다 성격이 더 과격하시기는 했다.”
일대 바람의 절대자인 한진호는 절대계의 질서를 힘으로 지키던 파워 오브 엠블렘이다.
‘혼란의 불씨가 될 수 있는 영웅신들과 관련된 명문종족을 시험이라는 명목으로 쥐잡듯이 잡아가던 공포는 아직도 절대계에 뚜렷하다.’
강자라면 가차 없이 처단하던 파워 워브 엠블렘에 비해서 강자만을 우대하는 진리의 정책이 오히려 선대보다 자비롭다고 찬양을 받는 중이었다.
“진리께서는 마땅히 그들의 충언에 귀를 크게 여시어 선대 총가주의 유덕을 빛내시오며, 충성을 바치는 정신체들의 의기를 드넓게 일으켜 주시옵소서.
스스로 덕이 박하고 재주가 부족하다 여기셔서 그릇된 비유를 들어 대의를 잃으셔서는 아니 되오며, 충성스럽게 간하는 길을 막지 마시옵소서.”
“그것도 아니다.
절대계는 진리에게 강자로 인정받은 존재만이 발언할 수 있다.”
영원한 행복을 위한 영원의 발전을 위해서 도움이 되지 않는 약자는 어떤 발언권도 없는 것이 현재 절대계의 법칙이었다.
차호의 낭독은 계속된다.
“또한, 가문과 절대계가 일치단결하여 잘한 일에 상을 주고, 잘못된 일에 벌을 줌에 다름이 있어서는 아니 될 것이옵니다.”
“여기도 다르구나.
진리 할아버님은 성과보다 막대한 상을 주시면서, 넘치는 만큼의 벌도 같이 주신다.
보물은 강자만이 지킬 수 있으니 시련을 감당할 수 있는 강자만이 존재할 수 있다.”
진리가 상과 같이 주는 벌은 시련이기에 견딜 수 있으면 강해지지만, 굴복하면 그 순간 소멸하게 되어있었다.
“만일 간악한 짓을 범하여 죄지은 자와 충량한 자가 있거든 진리의 공평함과 명명백백한 다스림을 더욱 빛나게 하시고, 사사로움에 치우치셔서 안팎으로 법을 달리하는 일이 없게 하시옵소서.”
진리는 모든 정신체에게 강자 우선과 상벌 동시라는 법칙을 지키나, 진리의 혈족인 바람가의 가주만이 예외를 인정받는 사실을 모두가 다시 떠올린다.
누가 들어도 맞는 공정한 지배자가 되라는 말도 마호는 부정한다.
“그럴 수는 없다.
진리 할아버님에게 바람가의 혈족만이 특별하다.
우리는 단지 혈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어떤 정신체나 영원체도 받을 수 없는 특혜를 받고 있기에 모두가 좁은 바람가의 본성에 머물고 있다.
모두에게 공정했다면 우리가 진리 할아버님을 절대적으로 따를 리가 없지 않으냐?
만약 우리조차 공정하게 대하셨다면 모두가 각자 살길을 찾아서 세계로 뛰쳐나갔을 것이다.
그리고, 가문은 수백 갈래로 갈라져 절대계를 파멸로 이끌었을 것이다.”
마호의 혼잣말은 차호에게 전달되었겠지만, 차호는 상관하지 않고 죽간을 읽어간다.
“선대 총가주께옵서는 영원의 혼돈이 세계에 개입하지 않고, 차원권능이 특이한 것을 아시고 붕어하실 때 신에게 바람가의 미래의 보완을 맡기셨사옵니다.
영원의 혼돈은 선대 총가주님의 유지를 받은 이래 조석으로 근심하며 혹시나 그 부탁하신 바를 이루지 못할까 근심하였나이다.
선대 총가주님의 밝으신 뜻에 잘못하지 않을까 두려워하던 끝에, 세계의 벽을 넘어 차원권능으로 외계 너머의 불모 영역으로 깊이 들어갔었사옵니다.”
“!!!”
“!!!”
장난인지 진실인지 모른 모호한 말이지만, 듣고 있는 모두를 놀라게 하는 말이었다.
“이제 남방은 평정되었고 병력과 병기와 갑옷 역시 넉넉하니, 마땅히 전군을 거느리고서 북으로 나아가 중원을 평정시켜야 할 것이옵니다.”
“어억?”
“허어!”
여기저기서 황당하다는 탄성과 한숨이 흘러나왔다.
‘차호 혼자서 외계 너머의 세계의 남쪽을 이미 평정했다.’
참으로 장난과 같은 선언이었지만, 외계 너머의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바람가에게 의미는 실로 컸다.
세계의 수준 차이로 인한 힘의 제약을 막기 위해서 차원 주우주까지 만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걸 혼자서 해치웠다는 말은 믿기지 않았다.
‘진…진짜일까요?’
‘또 장난이시겠지요?’
‘글…글쎄다.’
마호조차 말을 더듬을 정도로 모두가 충격을 받아서 입을 딱 벌리는데 차호의 낭독은 끝나지 않았다.
“비록 제가 아둔하나마 있는 힘을 다해 간사하고 흉악한 무리를 제거하고, 세개로 나누어진 가문과 세계를 다시 일으켜 원래 세계로 돌아가는 것만이 바로 선대 총가주님께 보답하고 진리께 충성하는 영원의 혼돈의 직분이옵니다.”
죽간에서 눈을 떼고 하늘을 쳐다보는 차호의 모습은 경건하기까지 했다.
“손익을 헤아려 진리께 충언을 드릴 일은 이제 이대 십중심의 몫이옵니다.
바라건대, 진리께서는 영원의 혼돈인 저에게 흉악무도한 역적을 토벌하고 가문을 부흥시킬 일을 명하시고, 만일 이루지 못하거든 저의 죄를 엄히 다스리시어 선대 총가주의 영전에 고하시옵소서.
또한, 절대계를 바로 일으키는 데 충언이 올라오지 아니하거든 이대 십중심의 허물을 책망하시어 그 태만함을 온 천하에 드러내시옵소서.
진리께서도 마땅히 스스로 헤아리시어 옳고 바른 방도를 취하시고, 이대 십중심들이 바른말을 잘 살펴 들으시어 선대 총가주께서 남기신 뜻을 좇으시옵소서.”
좍!
무지갯빛 죽간을 둘둘 말은 차호는 양손으로 꽉 잡고 허리를 깊숙이 숙이며 말한다.
“영원의 십중천 회색의 하늘 영원의 혼돈인 이터널 카오스는 전 총가주께 받은 신뢰에 감격을 이기지 못하옵나이다!
이제 멀리 떠나는 자리에서 표문을 올림에 눈물이 앞을 가려 무슨 말씀을 아뢰어야 할지 모르겠나이다.”
이런 장황한 연극 같은 차호의 선언은 바람가의 본성에 있는 진리와 유일용신제에게도 전해졌다.
언제나처럼 대충 놀다가 흥미가 떨어지면 돌아오리라 생각했던 그들에게도 날벼락과도 같은 일이었다.
“차호가 외계 너머의 세계 남쪽을 이미 평정했다니?
이 선언이 진짜로 보느냐?”
이미 세계의 모든 제약에서 벗어난 차호의 완벽한 차원권능을 직접 확인하지 못한 유일용신제는 부정했다.
“세계의 벽은 그렇게 가볍지 않습니다.
차호의 원래 성향을 보면 또 장난이 확실합니다.”
그동안 바람가와 절대계를 수없이 뒤집어 놓았던 악의 없는 장난들을 떠올린 유일용신제는 고개를 저으면서 말한다.
진리는 의문을 숨기지 않았다.
“절대계와 전 주우주, 거기에 이계와 외계까지 끌어들여서 유머를 한다고?
너무 규모가 크지 않느냐?”
“차호는 재미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합니다.
그래서 십중천으로 받은 칭호가 영원의 혼돈이 아니겠습니까?”
“그렇지.
그런데 이번에는 장난이 너무 심하구나.
수습에 문제가 크겠어.”
“이번에 돌아오면 폐관수련을 시켜야 합니다.”
“그래야하겠다.”
이번 일은 진리조차 골치가 아픈지 이마를 꾹 누른다.
어느새 그들의 앞에는 차호가 보낸 무지갯빛 죽간이 보이다가 마루에 내려진다.
스르르! 착착!
그런데 하얀 깃털 부채와 학사모, 학사복까지 함께였다.
“이게 도대체 뭐냐?”
진리는 어이가 없어서 전혀 실용적이지 않은 복장과 부채를 흩어보았다.
유일용신제도 기가 막힌 표정을 지으면서 살펴보았다.
“차호가 이계에서 가져온 소설에서 나온 일부분이겠죠.
바로 치우겠습니다.”
아무런 권능도 담겨있지 않은 평범한 도구와 옷이었기에 바로 창고로 보내려는데 갑자기 커다란 음성이 저지한다.
“거기에 손을 대시면 안 됩니다!
진리 할아버님!
류호 아버님!”
다급하게 나타난 바람가의 가주 하나가 하얀 깃털 부채와 학사모, 학사복에 권능을 걸어서 마루에 고정한다.
“이것들은 영원히 이대로 여기 두십시오.
단 하나도 건드시면 안 됩니다.
차호가 돌아올 곳은 반드시 여기여야 합니다.”
새로 나타난 바람가의 가주의 발언에 그제야 심상치 않음을 파악한 진리와 유일용신제가 벌떡 일어나면서 외쳤다.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이건 장난이 아니구나!”
“설마 장난이 아니라 모두 진짜란 말이냐?
언제나처럼 유머이겠지!”
“최고의 유머는 상상을 뛰어넘는 현실입니다.
차호다운 행동이지요.”
그렇게 바람가를 뒤집어 놓은 차호는 사백구십구 주우주에서 선언과 방송을 끝마치며 다시 수련복을 갈아입자 요란한 박수가 우주 공간을 울렸다.
짝! 짝! 짝! 짝!
커다랗게 손뼉을 치는 존재는 당연히 절대계 간능신 코아였다.
그는 전심 전령으로 양손으로 손뼉치면서 진심을 담아서 외친다.
“상상을 초월한 멋진 선전포고!
유머 속에 진실을 섞어서 여파를 중화하다니 진짜 존경스럽습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카하하하! 그렇게 좋았어요?”
“차호님! 영세(永世)!
영세(永世)입니다!
만약 허락해주시면 평생 따라가겠습니다!”
완전한 생명을 보충해주고, 거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위 차원권능을 익힐 수 있게 해주는 차호는 절대계 간능신 코아로서는 더없는 상급자였기에 아부에 거침이 없었다.
“푸하하하! 절대계 간능신이면 나를 알아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 수준으로 나를 따르기는 너무 위험하니 그러지 마세요.
여기서 원래 하려던 일을 하세요.”
“예! 예! 앞으로도 적당한 의뢰와 보수만 주시면 정말 충성하겠습니다.”
“오호-! 과거에 스스로 선택한 운명이 마음이 안 든다고, 현재에서 이름까지 바꾸어 벗어난 누구보다 믿음이 가네요.”
“저를 그 젖비린내 나는 꼬맹이와 비교하지 마십시오.
저에게 포기는 없습니다.
어떤 힘든 의뢰라도 의뢰주를 실망하게 한 적이 없는 최고의 용병신인 상승불패의 전투신이 바로 저 아니겠습니까?”
“어라?
최악최흉의 마도신이 아니던가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의뢰를 수행한다는 악명이 정말 엄청나던데요?
영원체조차 알 정도면 재주도 좋아요.”
“아하하! 너무 칭찬하시면 곤란합니다.”
차호와 절대계 간능신 코아가 일반적인 존재가 이해하지 못할 부분을 서로 칭찬하면서 인정한다.
도저히 알 수 없는 상황에 이 미친놈들은 도대체 뭘 까라는 표정을 지은 십중천들이었다.
“….”
“….”
그런데 마호의 귀로 드디어 기다리던 보고가 올라온다.
‘포위망 구축 완료했습니다!’
‘…이제 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