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ensional Survival Strategy RAW novel - Chapter 1895
과거 모델러와 영원체들의 관계를 지성체 사회로 비유하자면 재벌 후원자가 가능성이 있는 무일푼 백수들에게 지원을 해주고서 성공하면 배당금이나 투자를 받는 구조였다.
‘새로운 세계를 만들기 위해서 피를 흘린 것은 바로 우리 나이트들과 닥터들이다.’
‘모델러는 모델 핵과 전투기체만을 주었을 뿐 한 일이 없어.’
그러니 이제 재벌을 뛰어넘은 수준이 된 영원체들이 전보다 약해진 사장 수준의 모델러에게 고개를 숙일 이유가 없는 것이다.
‘오히려 아직 정신체인 모델러는 영원체이자 창조주가 된 우리에게 복종해야 한다.’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우리가 더 상위다.’
약육강식의 원리로 운영되는 새로운 세계의 법칙을 생각하면 약자가 강자에게 복종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였다.
그러나, 과거의 실패가 함부로 움직이는 것을 막았다.
‘닥터들의 수장인 닥터 헤븐을 꺾고서 자만심에 찬 나이트 헬이 자동공장을 점거하기 위해서 모델러에게 덤볐다가 그야말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죽음도 소멸도 아닌 완전한 말소였지.’
모든 나이트가 초월자를 뛰어넘으려는 나이트 헬의 승리를 짐작했는데 자동공장에 돌격하고 나서 소식이 완전히 두절 된 것이다.
‘별다른 전투도 없이 그렇게나 강력하고 끈질기던 나이트 헬이 전투기체와 함께 사라지다니?’
‘분명히 힘은 나이트 헬이 모델러를 앞섰다고 생각했는데 상상하지 못한 결과였어.’
‘정보행성 모델러는 이미 가동을 시작하고 있었어.’
그 이후로 자동공장을 무력 점거하려는 시도는 없었고, 정보행성 모델러는 나이트와 닥터와 정부 연합의 세계 대전 속에서 착실히 완공되었다.
그리고, 나이트들의 악몽이 시작된다.
‘정보행성 모델러가 완성되자마자 자동공장은 닥터들의 전투기체에 스페이스 콜로니 무료 업그레이드를 제공했다.’
‘전황은 완전히 뒤집혔고, 우리는 패배했다.
‘초월자가 되어서 이제 모델러를 능가했다고 생각했던 나이트와 닥터들에게 엄청난 충격이었지.’
‘모델러의 강함은 단순한 무력이 아니야.’
‘기계신의 뛰어난 제조능력과 현실을 명확히 파악하고 조정하는 데 있다.’
‘어떤 수단을 들고나올지 아무도 몰랐지.’
‘닥터들도 나이트들의 공개처형을 중지하라는 모델러의 말을 거부했다가 갑작스러운 새로운 세계 창조를 맞이하게 되었다.’
‘절반의 성공이자 연장전의 시작이었다.’
‘모델러를 단순한 존재감이나 기세를 보고서 판단하면 어떻게 된다는 사실을 확실히 파악하게 되는 순간이었지.’
그런 과거가 있었기에 모델러가 자신보다 한참 못한 정신체, 그것도 과거보다 많이 부실한 상태로 나타났는데도 동부의 영웅 창조주들은 그의 눈치를 보는 중이었다.
구두용왕(九頭龍王)의 영웅 창조주도 겨우 정신체에 불과한 모델러에게 잘 보여야 한다는 사실에 짜증을 냈지만, 멋대로 정찰을 하는 이대 십중심을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
“알았다.
나 혼자서 침입한 이대 십중심들을 소멸시키겠다.”
잠시 의견충돌이 있었으나, 결론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다시 나타난 모델러의 존재는 닥터 출신의 영원체들을 확실히 자극할 수 있다.’
‘그럼 저 접근조차 허용하지 않는 끔찍한 방어 속에서 뛰쳐나오겠지.’
‘드디어 새로운 흐름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새로운 세계의 주인이 될 수 있어.’
새로운 세계들의 중심은 원래는 현세계라고 불렸으나 초월자들의 힘을 통제하지 못해서 몰락해버린 이계다.
그런데, 그 안으로 들어갈 방법이 외부의 영웅 창조주들에게 없었다.
‘이계의 외곽을 감싸고 있는 외계의 방어막은 철저하게 외부의 창조주를 배제한다.’
‘원래 세계의 존재보다 더욱 철저하게 제약하지.’
이계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서 새롭게 만들어낸 절대계의 존재를 잘 모르는 영웅 창조주들에게 지배층인 이대 십중심의 무력은 공포를 안겨줄 정도였다.
그러나, 그것은 모델 핵을 되찾기 이전이었다.
구두용왕(九頭龍王)의 모델 핵으로 전투갑옷을 만들어 입은 영웅 창조주는 자신감을 숨기지 않고서 절대계 간능신 코아에게 묻는다.
“언제나처럼 승리로서 강함을 증명하겠다.
이대 십중심들을 모두 죽여주지.
그러면 되겠나?”
“…휴우우.”
모델러가 나이트나 닥터에게 모델 핵을 주면서 바랬던 것은 투자나 선행이 아니었다.
오직 초능력자로서 승리와 강해지는 것을 주문했던 사실을 떠올린 영웅 창조신의 투기 어린 질문이었다.
그러나, 절대계 간능신 코아는 한심하다는 얼굴로 한숨을 쉬면서 말한다.
“하아. 그러시면 일을 망칩니다.
무리하지 마시고, 뜨거운 맛만 살짝 보여주십시오.
그럼 그들은 알아서 물러갈 것입니다.”
“흥-! 모델 핵을 되찾은 우리의 강함을 의심하는가?
구두용왕계(九頭龍王界)의 내부라면 얼마든지 소멸시킬 수 있다.”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반론하려던 구두용왕(九頭龍王)의 동부 영웅 창조주가 절대계 간능신 코아의 얼굴을 노려본 것은 그 순간이었다.
흠칫-!
그가 절대계 간능신 코아의 황금 눈동자에서 본 것은 한없이 차가우면서 미친 듯이 뜨겁게 타오르는 흑염의 불길이었다.
영원체조차 감당하기 투기와 살기가 광기의 불길이 되어서 타오르는 모습에 전신이 송두리째 재로 변하는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무…무슨!
내가 위축된다!’
눈동자에 깃든 황금빛 불길은 안주하지 않는 폭주, 차원창세신 코아의 신성의 발현이었다.
그리고, 원래 세계와 새로운 세계의 대부분을 끌어들여서 난세의 정점을 향해가는 이 시대에서 절대계 간능신 코아가 가진 무한대의 용량의 신성이 빛난다.
홀로 절대계 간능신 코아의 눈동자를 쳐다본 구두용왕계(九頭龍王界界)의 창조주는 도저히 잊을 수 없는 굉음과 환상을 보았다.
그것은 얼핏 보면 정보행성 모델러에 매달려 있는 거대한 천칭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 의미는 거대했다.
‘시올로가이온(Theologeion)!!!
세계의 파국을 새로운 세계로 이동시키는 모델러의 절대권능!’
영원체가 아닌 초월자였던 모델러의 권능이었으며 정보행성 모델러와 진화의 극치에 도달한 모델 핵들이 필요하다는 여러 가지 제약이 있어서 절대권능에 머물렀다.
‘새로운 세계를 전부 만들어낸 그 위력은 어떤 권능에 비할 바가 아니다.’
다시 모습을 드러낸 위대한 힘이 영원체를 천칭의 반대편 접시에 강제로 올린다.
철컥! 철컥!
이 광경 또한 그는 알고 있었다.
‘모델러가 새로운 세계를 만들기 위해서 행성과 함께 모든 나이트와 닥터를 파국의 접시 위에 올려버렸다.’
그 결과로 승리했던 닥터들만이 비교적 온전했고, 모든 것이 새로운 세계의 재료가 되어버린다.
‘내…내가…파국의 접시에 올려졌다!
영원체인 내가 이럴 수가 있나?
그럼 반대편은 뭐냐?’
모델러는 파국의 접시의 반대편에 희생의 접시를 두었다.
그때 올려졌던 것은 원래 세계의 은하계 절반이었는데 이번에는 축소된 세계였다.
그리고, 그 세계는 아홉 개의 머리를 가진 용이 똬리를 뜬 형태였다.
‘말도 안 돼-!
내 세계가 희생물로 올려졌다!’
끼이이이이! 끼이이이익!
파국의 접시에는 영원체가 올려지고, 희생의 접시에는 축소된 구두용왕계(九頭龍王界)가 올려져서 위태롭게 흔들린다.
이대로 진행되어 자신이 위로 들리면 어떻게 되는지 이미 경험이 있던 동부 영웅 창조주는 너무나 잘 알았다.
‘무엇인가를 만들기 위해서 나를 기초로 구두용왕계(九頭龍王界)까지 재물로써 사용되어 사라진다.’
자신이 가진 영원불멸의 영원체의 권능을 발동시켜서 거대 천칭의 쟁반에서 둘 다 빼려고 시도한다.
‘이럴 수가 없어!
나는 영원체이자 창조주다!
겨우 정신체의 권능에 당할 리가 없어.
막는다!’
우우우우우우우우웅! 위이이이잉!
거대 천칭이 강력한 영원체의 존재감과 권능을 이기지 못하고서 뒤흔들린다.
‘됐다!
역시 지금의 모델러는 과거와 비교하면 부족하다.’
이대로면 바로 탈출할 수 있어 보였다.
그런데 그 순간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절대계 간능신 코아가 웃었다.
피식!
가벼운 웃음과 함께 그는 양손을 뒤집었다.
빙글!
거대 천칭을 거꾸로 돌리니 지렛대가 된다.
정보행성 모델러를 받침점으로 하고, 희생으로 바쳐진 구두용왕계(九頭龍王界)의 접시에 절대계 간능신 코아가 올라선다.
쿠우우우우웅!
희생의 접시가 급격히 무거워지면서 동부 영웅 창조주가 찬 파국의 접시를 들어 올린다.
이렇게 되자 영원체의 권능으로도 막을 수 없게 되니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이건 시올로가이온(Theologeion)이 아니다!
모델러의 새로운 절대권능인가?’
마치 지렛대를 사용하는 것처럼 자신의 존재가 한없이 가벼워지는 느낌을 받은 동부 영웅 창조주는 결국 두 손을 들 수밖에 없었다.
“그…그만!
쫓아내기만 하겠다.”
아무리 모델러가 정신체이며 과거보다 못한 수준으로 돌아왔다고는 하지만, 원래 세계의 절반을 바쳐서 새로운 세계를 만들었다는 업적이 사라진 것이 아니다.
여기에, 언제나 닥터와 나이트를 뒤에서 지원만 하다가 결국에는 승패조차 좌우했기에 공포로서 남아있었다.
그러니 시올로가이온(Theologeion)의 파국의 접시에 강제로 태워지고, 새로운 절대권능으로 추정되는 힘까지 확인했으니 창조주의 자존심으로도 버틸 도리가 없었다.
“헉! 허헉!”
영원체답지 않게 거친 숨을 몰아쉬던 그는 거대한 천칭에서 벗어나서 다시 평범한 상황으로 되돌아왔다.
자신이 무엇을 당했는지 전혀 모르는 주변의 동부 영웅 창조주들을 본 그는 이를 갈았다.
‘으득! 이들은 모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고 있다.
과연 모델러답다!
일천억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영원체가 되지 못해서 퇴보만 하지 않았구나.
새로운 절대권능을 만들어냈어.’
약해져서 나타났을 때는 실망과 함께 경시하는 마음이 들었으나, 영원체조차 희생물로 바칠 수 있는 모델러의 새로운 절대권능을 보았으니 다시 생각을 수정해야 했다.
물론 주변의 영웅 창조주들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너 뭐하냐?’
‘왜 갑자기 혼자 헉헉거려.’
‘….’
자신과 구두용왕계(九頭龍王界)가 시올로가이온(Theologeion)의 접시에 올려져서 희생당할 뻔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한심한 동료들을 무시한 그는 바로 공간이동을 해서 사라졌다.
파아아아아-!
그는 더는 다시 나타난 모델러의 광기가 타오르는 눈동자를 쳐다볼 용기가 없었다.
그러니 끓어오르는 분노를 풀기 위해서 적을 찾아 나선 것이다.
그렇게 구두용왕계(九頭龍王界)의 창조주를 이계 십중심을 상대하기 위해서 보낸 절대계 간능신 코아는 자신의 입안의 동전 착유기를 혀로 그대로 굴렸다.
달그락! 쪽!
동전 착유기에 저장된 청춘의 환상 크롬의 모유로 방금 대량으로 소모한 정기와 권능을 채운 그는 남모르게 흘린 식은땀을 말리는 중이었다.
‘역시 영원체인가?
이번에는 상당히 위험했었다.
모델러에 대한 공포심을 이용했는데도 환상을 보여주기조차 쉽지 않군.’
동부 영웅 창조주들이 모델러에 대해서 지극히 꺼리거나, 두려워하는 것을 파악한 그는 적당히 싸우라는 말을 듣지 않으려고 하는 영원체 창조주에게 환상을 보여주는 도박을 건 것이다.
안주하지 않는 신성과 절대계 간능신 코아를 총동원한 환상공격이었다.
‘다행히 성공은 했다.
그런데 마지막 변화는 뭐였지?’
순간이면 십중심을 능가하는 최대출력으로 모델러의 시올로가이온(Theologeion) 환상을 영원체에게 그대로 보여주는 것은 성공했다.
‘잘 통했지.
그런데 영원체 창조주의 저항으로 환상이 깨지려는 순간 멋대로 환상의 내용이 변했다.’
자신의 의지와는 별개로 멋대로 지렛대로 변해버린 시올로가이온(Theologeion)의 환상을 떠올린 절대계 간능신 코아는 오한이 일어나는 중이었다.
으스스스스스!
‘꿈이 실제처럼 느껴지려면 그것이 실제로 경험했던 일들이어야 한다.’
환상을 걸었던 절대계 간능신 코아나 걸렸던 구두용왕계(九頭龍王界)의 창조주가 전혀 의도하지 않은 미지의 변화였다.
그리고, 지렛대에서 영원체조차 제약하는 완숙한 형태의 절대권능을 감지한 그는 속으로 욕을 하는 중이었다.
‘아오 시바! 내가 만든 환상이 나의 의지를 벗어나서 멋대로 구현되었다!
이것이 가능하게 하려면 누군가가 나나 구두용왕계(九頭龍王界)의 창조주를 미리 조작해놓아야 해.’
그런데 처음 보는 절대권능이 너무나 익숙하게 느껴지고, 언제인가 할 수 있다고 생각이 되려면 당연히 숙달되어있어야 한다.
물론, 절대계 간능신 코아가 영원체조차 걸리기를 두려워할 만한 지렛대 형태의 절대권능을 익힌 적은 전혀 없었다.
그러니 자신보다 강대한 무엇인가가 개입했다고 보아야 했다.
‘설마 내가 진실님의 편에 붙는 것도 이미 예정된 흐름은 아니겠지?’
생각만 해도 불쾌하기 짝이 없는 예측을 하면서 부정하려 했지만, 환상의 시올로가이온(Theologeion)이 보인 멋대로의 변화는 분명히 현실이었다.
‘으드드드득! 내가 이런 꼴을 벗어나려 얼마나 세계의 흐름에 분탕을 쳤는가?
세계수준의 차원권능의 소유자도 미래의 흐름을 읽을 수는 없을 정도다.’
절대계 간능신 코아조차 모를 정도로 은밀하게 환상의 변화를 예비했던가 동부 영웅 창조주가 환상에 걸리면 그런 광경이 보이도록 누군가가 준비한 것이다.
‘아직도 누군가의 손바닥 위인가?
범인은 아마도 모델러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