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ensional Survival Strategy RAW novel - Chapter 2127
지성체로 시작해서 진화했기에 소중한 존재를 잃지 않은 초월자는 드물다. 그런데 자신 있게 부활시켜 준다는 말에 깜짝 놀랐던 호마(虎馬)와 사령관들이었나 곧 평정을 되찾았다.
이미 부활권능에 대한 한계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원래 시작천공(始作天公) 엔티아르가 지성체 기억 속의 존재를 부활시키는 권능은 얼마든지 있다고 했다.’
‘흐름에서 죽은 지성체의 영혼을 불어와서 새로운 육체에 넣는 것은 고위 정신체에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기억 속의 소중한 존재가 완전히 같은 모습과 기억을 가지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많이 흐르면 그것도 어렵다.’
‘지옥과 천국의 정화를 겪은 영혼이 변질이 되는 경우가 대다수다.’
‘부활 된 존재가 원래와 완전히 같다고는 보장할 수 없다고 했다.’
‘지성체에서 진화한 정신체, 그것도 고위의 권능은 실로 기적과 같다고 할 수 있으나 완전하지 않은 것이지.’
‘더구나, 벌써 일천억 년이나 흘렀지 않는가?
수많은 윤회를 겪은 영혼을 불러서 다시 육체를 주고, 기억을 조정했다고 과연 같을까?’
‘아니지.
이며 별개의 존재라고 보아야 한다.’
호마(虎魔)도 청혈일족에게 잃은 소중한 여성을 되살리고 싶어서 몇 번이나 시작천공(始作天公) 엔티아르에게 애원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위의 제약처럼 문제가 많다는 사실을 알고서 포기했기에 곧 침착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지성체의 인체 연성이나 부활은 세계의 흐름에 어긋난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미 안식에 들어가 윤회를 거듭하고 있는 존재를 저의 미련 때문에 다시 불러들이기는 싫습니다.
죽은 존재는 그걸로 끝이어야 합니다.”
“후후후후후! 부활권능에 대한 제약을 많이 아는 모양이구나.
아주 정석인 대답이로군.”
후우우우우우-!
절대계 간능신 코아는 긴 담뱃대에서 황금 연기를 길게 뿜어내서 호마(虎馬)를 감싼다.
“불가능에 대한 포기가 빠르구나.
현명하기도 하지.
확실히 대부분 부활권능이 불완전하지만, 지성체가 보기에 한없이 완전한 부활권능도 있단다.”
지이이잉!
순간적으로 신령과 육체를 한꺼번에 읽어내는 듯한 감각에 호마(虎馬)가 속으로 신음을 흘렸다.
‘으윽! 방금 내 정신방어막이 단숨에 뚫렸다!’
절대계 간능신 코아가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와 기억을 보호하는 방어막을 없는 듯이 통과하여 모든 정보를 가졌다는 사실을 직감적으로 파악했다.
그리고, 자신의 눈앞에 갑자기 조종복을 입고서 복부에서 피를 흘리면서 죽어가는 미인의 육체가 나타나자 눈이 뒤집힐 정도로 감정이 격동한다.
“루치미씨!?”
그녀는 호마(虎馬)의 기억 깊숙이 묻어둔 사모하던 여성이었다.
그리고, 아직 뉴 파일럿이 되기 전의 전투 중에 청혈일족에게 무참히 살해되어 시체조차 회수하지 못한 존재이기도 했다.
“엔티아르-! 당신!”
만신창이가 되어서 죽어가는 여성이 입은 조종복과 외모는 기억과 약간의 차이도 없었다.
과거의 가장 아픈 기억이 눈앞에서 재연되자 격노한 호마(虎馬)가 투기를 발동하여 덤벼들려 했다.
푸하하하하-! 우두두두둑!
분노하여 날뛰려는 호마(虎馬)를 주변의 사령관들이 억눌렀다.
새로운 시작천공(始作天公) 엔티아르가 왜 이런 도발을 하는지 모르지만, 싸울 입장이 전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호마(虎馬)의 연인의 죽기 직전의 육체를 그대로 구현한 절대계 간능신 코아는 담뱃대를 물고서 묻는다.
“왜 분노하느냐?
이미 과거 연인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잊었다고 하지 않았느냐?
설마 아직도 미련이 남아있는 거냐?”
“으아아아아아-! 이거 놔-!”
더는 참지 못한 호마(虎馬)가 사령관들의 제지를 뿌리치고서 절대계 간능신 코아에게 달려들었다.
이렇게 덤비면 반드시 죽는다는 확신과 같은 예감이 흘렀지만, 과거 연인의 죽기 직전의 모습이 모든 두려움을 풀어냈다.
“너도 청혈일족과 같다!
인간의 괴로움과 감정을 몰라-!”
“그걸 리가 있나?
나만큼 고생한 지성체도 없을 것이다.
정신체가 된 지금도 너무 힘들지.
그 덕분에 너무 감정이 흘러넘쳐서 문제일 정도다.
그러니 이런 귀찮은 일도 해주고 있지.”
창조신을 능가한 초월자인 호마(虎馬)가 전력으로 달려들고 있는데도 여유만만한 절대계 간능신 코아였다.
행성이라도 박살 낼 수 있는 초월자 지배자의 공격에 그가 한 일은 가볍게 손가락을 튕기는 정도였다.
탁-! 좌르르르르-!
손가락을 튕기는 순간 손가락 사이에서 뻗어나온 백금빛의 사슬이 모든 존재를 고정한다.
그것은 너무나 많은 청혈일족을 처단하여 신기나 다름없어진 손도끼를 휘두르면서 공격하던 호마(虎馬)도 마찬가지였다.
“!!!”
“!?”
허공에서 달려들던 공격자세 그대로 고정을 당한 호마(虎馬)가 어떻게든 벗어나려고 했으나, 백금권능의 고정력 앞에서는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우우우! 우우웅!
아무리 용을 써도 흔들리지도 않는 백금권능의 사슬에 묶여서 이제 숨이 끊어지려 과거 연인의 육체를 본 호마(虎馬)는 모든 잠재력을 격발시켰다.
“으아아아아아아아-!”
과르르르르! 좌르르르륵!
단숨에 신체를 구속하는 모든 사실을 부수어버릴 생각이었으나 방어력과 고정력만으로 열한 번째 기둥으로 인정받은 백금권능을 파괴할 수가 없었다.
오히려 더한 반발력을 불러올 뿐이었다.
좌르르르! 우지지지지직!
“으으으! 허어어억!”
절대계 간능신 코아의 상대가 안 된다는 사실은 호마(虎馬)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자신의 기억을 읽고서 소중한 존재의 기억을 우롱당한 분노를 풀기 위해서 어떻게든 한 대 먹이려고 발버둥을 칠 뿐이었다.
그런데 백금권능의 사슬이 호마(虎馬)가 계속 요동치자 기분이 나쁜 듯이 더욱 굵어지면서 늘어난다.
마침내 백금 사슬들이 뭉쳐서 거대한 손을 이루고, 그대로 집게손가락을 튕겨서 호마의 이마를 강타했다.
꽈드드드드드드드득-! 퍼어억!
수십 번이나 부활을 거듭했던 호마(虎馬)로서도 처음 당해보는 강대한 충격에 그대로 의식이 날아갈 지경이었다.
“커어억-!”
힘을 조절했는지 겨우 정신을 잃는 것만은 모면했으나, 얌전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잠시의 혼란을 백금권능으로 잠재운 절대계 간능신 코아는 다시 황금 연기를 길게 내뿜으면서 웃는다.
“후후후후! 계약자인 너를 도발한 생각은 전혀 없다.
이건 나의 부활권능의 준비에 불과해.”
후우우우! 우우우웅!
허공으로 길게 줄을 이어서 뿜어진 황금연기가 원형을 그리면서 가운데에 아득히 먼 과거를 비춘다.
“차원의 부활권능은 특별하다.
과거에 직접 개입하여 죽기 직전의 존재를 불러올 수 있다.
그리고, 치료하면 완벽한 너의 연인이다.”
“!?”
그런 방법도 있다는 사실을 시작천공(始作天公) 엔티아르를 통해서 알고는 있었다.
그러나, 호마(虎馬)가 초월자가 되었을 때는 이미 많은 세월이 흘러서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기에 의문만이 가득 찬 얼굴로 절대계 간능신 코아를 쳐다본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읽은 절대계 간능신 코아는 크게 웃었다.
“하하하하하! 과거가 멀수록 차원권능으로도 개입하기는 힘들지.
일천억 년 전의 과거에 직접 개입한 것은 주우주의 차원 오리진인 나조차 불가능하기는 하다.
아마도 지켜보는 정도일 것이다.”
파라라라라-!
호마(虎馬)의 기억을 바탕으로 과거로 가는 흐름이 거꾸로 도는 필름처럼 빠르게 역류한다.
대부분이 지옥과 천국에서 동면과 수련하는 기억을 넘어서 청혈일족과의 전쟁까지 순식간에 도달한다.
“정신체에 관련된 개입이라면 더욱 무리다.
그러나, 지성체라면 상황이 다르지.”
“설마?”
무엇인가를 예감한 호마(虎馬)가 자신이 초월자가 되던 순간을 넘어서 뉴 파일럿의 후보로 선정되어 훈련받는 시절까지 도달한 영상을 보았다.
거기에는 연인의 시체도 없는 관을 묻고서 끝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자신이 있었다.
저절로 짐승과 신음이 흘러나왔다.
“크으으으으-!”
호마(虎馬)의 연인을 죽였던 청혈일족은 베이더라 불리는 등급조차 매길 수 없는 최하위 청혈일족이었다.
호마가 만약 지금의 일만 분의 일의 힘이 그 시절에 있었다면 학살할 수 있던 하찮은 벌레에게 소중한 존재를 잃을 리가 없었다.
파파파-!
영상은 이제 천천히 흐르면서 전투기 형태의 훈련 로봇을 타고서 행성에 침입해온 베이더와 싸우는 모습을 비춘다.
그것은 그 당시에 다른 전장에서 싸우던 호마(虎馬)조차 알지 못하는 생생한 전투현장이었다.
이제는 황금 연기 너머의 광경이 단순히 자신의 기억을 재생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과거로 가는 차원구멍을 뚫었다는 사실을 파악한 호마(虎馬)에게 파국의 장면이 보인다.
다른 훈련생들이 탄 훈련 로봇이 전멸되는 와중에도 끝까지 버티던 연인의 로봇을 향해서 베이더의 대군들이 해일처럼 덤벼드는 광경이었다.
“루츠미씨-!
도망쳐-!
피해야 해-!”
훈련 로봇은 울트라 로봇이 아니다.
시작천공(始作天公) 엔티아르가 부여한 기계신 권능의 한 조각조차 가지지 못하고, 단지 가동하면서 인간의 과학무기를 사용할 뿐이었다.
그러니 아무리 조종실력이 좋아도 무기가 떨어지고, 포위당한 훈련 로봇의 운명은 파멸뿐이었다.
그걸 아는 조종사는 끝없이 몰려드는 베이더에게 직접 공격을 당하자 바로 자폭을 해버린다.
꽈아아아아아아앙-!
“으아아아아아아-!”
장갑이 파괴되어 외부에 드러난 조종석에 탑승한 연인의 처연한 얼굴을 본 호마(虎馬)가 미친 듯이 몸부림을 친다.
전장 기록으로 상상만 했던 연인의 최후의 모습을 직접 목도 한 것이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그런데 그 순간 절대계 간능신 코아의 영창이 울렸다.
“차원의 오리진인 차원일체(次元一體)의 경지.
그것은 내가 곧 세계이며 세계가 곧 나다.”
우우우! 우우웅!
바닥에 구현했던 죽기 직전의 육체가 백금 사슬의 손으로 허공으로 들려지면서 장렬한 최후를 맞은 호마(虎馬)의 연인이 있는 과거를 관통하고 있는 차 원문 앞으로 올린다.
좌르르르르-! 스가! 슉-!
백금 사슬로 이루어진 또 다른 손이 황금 연기의 원 안으로 들어가서 자폭으로 폭발하는 훈련 로봇을 향해서 다가간다.
파지지지지직! 지지지지직!
일천억 년이란 어마어마한 과거 속으로 들어갔기에 당연히 막대한 부하가 백금 사슬의 손에 걸렸다.
그러나, 고정력에 있어서 열한 번째로 인정받은 백금권능의 정화를 무너트릴 수 없었다.
과거를 뚫은 백금사슬 손은 마침내 폭발하는 훈련 로봇 조종석 안에 있던 호마의 연인을 움켜잡았다.
우우우우! 우우우우!
일천억 년 전의 과거에 직접 개입한다.
정신체 권능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령관들과 성여왕(星女王)들이 보기에 기적이라고 할 수 있는 광경이었다.
“어어어어!”
“맙소사!”
과거와 현재를 백금 사슬로 이루어진 양손이 연결한다.
현재의 손에는 다시 구현한 죽어가는 호마(虎馬)의 연인이 있었고, 과거의 손에는 죽기 직전의 육체가 잡혀있었다.
“과거에서 하나, 현재에서 하나.”
엄청난 시간의 차이가 있지만, 똑같은 육체는 완전히 일치했다.
스가가가-! 가가가가가-!
마치 보여주듯이 천천히 황금연기의 차원 문 속에 있던 손과 현재에 있던 손이 교차하기 시작한다.
과거로 갔던 백금 사슬의 손이 호마(虎馬)의 연인을 잡고서 치유하면서 서서히 현재로 다가온다.
그러자 차원 문이 굉장한 소음이 일어나면서 떨리기 시작했다.
과가가가가가가가각-!
겨우 지성체 하나에 불과했지만, 흐름을 통째로 뒤바꾸는 행위였다.
당연히 엄청난 항상성의 반발이 일어났지만, 백금권능의 정화는 충분히 이겨냈다.
그러나, 세계의 항상성이 차원 문에 걸어놓은 최후의 저항은 남아있었다.
백금 사슬 손은 어쩔 수 없지만, 겨우 지성체 하나는 말소하기 충분한 항상성의 저항이었다.
그 순간 절대계 간능신 코아의 양손이 눈부신 차원권능의 빛을 발산하면서 교차한다.
“지금 나의 손은 흐름보다 빠르다.”
슉-!
백금 사슬 손이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과거와 현재의 위치가 순간적으로 뒤바뀌어 버렸다.
그리고, 현재에 구현된 육체가 일천억 년 전의 과거로 자폭과 함께 사라지기 위해서 돌아간다.
“!!!”
“!!!”
과거에 죽었던 호마(虎馬)의 연인은 이미 완전히 치료되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주변을 돌아보고 있었다.
이 모든 광경은 천천히 이루어졌기에 모두가 보고 있었다.
쿠오오오오오오오오-!
가짜라는 사실을 알기에 사기를 당해서 억울하다는 외침을 발산하는 세계의 항상성이었다.
하지만, 현재와 과거의 백금 사슬 손이 교차하는 순간을 인지하지 못했으며 과거로 내준 현재의 육체와 영혼이 완전히 같았기에 어쩔 도리가 없이 물러난다.
그렇게 과거에 죽었던 호마(虎馬)의 연인을 빼돌린 절대계 간능신 코아는 만족한 얼굴로 자화자찬했다.
“오해를 막으려고 일부러 느리게 했다.
하지만, 원래는 세계의 항상성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신속하게 교체된다.
이것이야말로 큰 대가 없이 과거의 죽은 지성체를 현재로 부활시키는 시간과 공간을 완전히 넘어선 부활권능이다.
권능의 이름은 차원 밑장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