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ensional Survival Strategy RAW novel - Chapter 2303
여기는 현재 새로운 세계를 다스릴 오리진들의 서열을 정하는 마천루 전쟁 중이었다.
력탑(力塔)과 금탑(金塔)이 선두를 다투는 상황에서 이미 생각이나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쓰면서 혈전을 치르는 도중이라서 자살특공을 너무 손쉽게 제안을 하는 력왕이었다.
아직 지성체의 기질이 많이 남아있는 풍염왕(風炎王)으로서는 기가 막힐 뿐이었다.
‘자살특공대?
이런 미친!’
당연히 거절할 생각을 한다.
‘위대한 초월자라더니 하는 짓이 어떻게 광신도 테러리스트와 똑같냐?
이건 못해!’
그런데 다른 탑의 왕들은 반응이 아주 달랐다.
“파괴하라는 층이 금탑(金塔)의 미각성자가 모여있는 하층은 아닐 것이고, 역시 상층부입니까?
그럼 금탑(金塔)의 완성된 초능력자들을 상대해야 합니다.”
“저희가 이기기 힘들겠는데요.
아시다시피 금탑(金塔)의 완성된 초능력자들에게 권능이 잘 안 통합니다.”
“완성된 초능력자들이 가진 황금의 불변(不變)은 저희의 완력으로는 무너트리기 어렵습니다.
시간을 끌면 문의 통과자들이 몰려올 것이고, 그럼 후퇴해야 합니다.”
“완전히 무너트리면 다른 탑도 연쇄해서 피해가 나올 것입니다.”
수많은 탑의 정점에 있는 금탑(金塔)이 무너지는 날이면 몇 개의 탑이 연쇄해서 무너질지 몰랐다.
거기에 미각성자 수억 명이 넘는 희망자까지 희생되는 날이면 아무리 탑의 왕이라고 해도 무사하기 힘들었다.
력왕은 거의 회복된 가슴을 가볍게 두들기면서 말한다.
“후환은 내가 책임진다.
이번 임무의 대가로 흑염권능을 주었잖아?
흑염을 폭발시키면 금탑(金塔)의 완성된 초능력자 정도는 손쉽게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이 부술 필요도 없다.
한 명당 층을 담당하고 있는 완성된 초능력자 한 명씩만 잡아서 사라지게 해.”
탑의 층이 올라가는 것은 거의 완성된 초능력자가 한 명씩 늘어날 때이다.
즉, 증축된 탑의 층은 완성된 초능력자를 잡으면 다시 되돌릴 수 있었다.
“황금의 불변(不變)이 가진 얼마 안 되는 단점이 바로 마도로 부활에 시간이 비교적 많이 걸린다는 점이다.
탑의 층을 책임질 정도의 완성된 황금의 초능력자는 더욱 그러하지.”
하늘에 가까워지고 있는 력탑(力塔)과 금탑(金塔)이 사력을 다해서 싸우고 있다.
“력탑(力塔)과 금탑(金塔)의 차이는 근소하다.
몇 개의 층만 이번에 없애면 어떻게든 따라잡을 수 있다.
뒤는 걱정하지 마라.
죽으면 반드시 바로 부활시켜 주고, 원상복귀도 지원하마.”
“정말 한 층을 전부 박살 내지 않아도 됩니까?”
“그렇지 못하면 층을 담당하는 완성된 초능력자 초능력자만 잡으면 된다.
그것도 아니면 일단 금탑(金塔)의 완성된 초능력자를 죽여.
흑염권능을 발동한 너희라면 가능한 일이다.”
“폭주한 흑염권능에 죽기는 하겠지만 흑염권능의 가치를 생각하면 적당한 임무입니다.”
“원상복귀까지 약속해 주시면 상당히 매력적인 제안입니다.
이걸로 력탑(力塔)의 직속 계열에 속한다고 생각해도 되는지요?”
금탑(金塔)과 정점의 자리를 두고 다투고 있는 력탑(力塔)의 직속에 속하면 하위탑에 머무는 자신의 탑을 중위탑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다.
더구나, 새로운 세계의 서열을 생각하면 이건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
“능력과 충성을 증명한 탑의 왕을 직속으로 두지 않으면 누구를 둘까?”
금탑(金塔)의 층을 낮추는 데 성공하면 직접 휘하로 두겠다.”
여기 모인 탑의 왕들은 자력으로는 도저히 중위탑에 낄 수가 없었다.
이대로 새로운 세계가 열리면 하위 오리진이 될 것이 당연한데 벗어날 기회가 온 것이다.
그러니 진심으로 고개를 숙인다.
“감사합니다!”
“미래를 위해서 받아들이지요.”
자신의 목숨을 저울대에 너무나 가볍게 올리는 탑의 왕들의 모습에 풍염왕(風炎王)의 얼굴은 질린 표정이 되었다.
‘진짜 이것들은 뭐야?
남의 목숨을 우습게 알더니 자기 목숨은 먼지로 아네.
자신의 생명조차 강해지기 위한 수단에 불과해.’
손쉽게 거래가 이루어지자 력왕은 우주수 농축수액의 연못에서 몸을 일으켰다.
좌아아아아아-!
여기저기 튀는 무지갯빛 액체를 보는 순간 탑의 왕들은 황급히 뒤로 도망쳤다.
아무리 탑의 왕이라고 해도 우주수 농축수액에 닿으면 단번에 녹아버리기 때문이다.
“!!!”
“!!!”
세계수 농축수액에 적응과정을 거쳤다고 해도 용해에 약간의 시간이 더 걸릴 뿐이라는 사실을 잘 알기에 지극히 현명한 반응이었다.
탁탁-!
력왕은 우주수 농축수액을 말끔히 털어내고, 완치된 몸에 검은색의 바탕에 타오르는 붉은 태양 문양이 새겨진 도복 같은 전투복을 입었다.
“이야기는 끝났으니 결과를 확인해 보자.”
이제 거의 완벽하게 발동하는 절대직감으로 금탑(金塔)의 일부를 무너트리는 자살 특공의 결과를 예측해본다.
“괜찮군.
절반은 성공한다.”
흑염권능을 폭주시켜 강해진 탑의 왕들이라도 금탑(金塔)의 완성된 초능력자들을 압도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다섯 명이나 실패한다는 말을 들은 탑의 왕들은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력왕인 내 절대직감은 완벽하지 않으니 틀릴 수 있다.
노력하면 모두 성공할 수도 있겠지.”
“마지막 결과를 결정하는 것이 노력입니까?
모두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중이기에 노력은 참으로 가볍군요.”
“황금왕을 목전에 둔 금왕의 완성된 초능력자들의 수준은 대단히 높다.
그들 상대로 절반의 성공률을 올릴 수 있는 것도 대단한 것이다.
그러니 출전하기 전에 한잔하자.
이번 금왕의 부상이 심해서 약간 여유가 있다.
“그러십니까?
이번에는 우위를 점하신 모양입니다.”
“푸후후후! 이번 자살 특공을 위해서 조금 무리를 했지.
일단 회복력은 내가 상위라서 가능한 수단이다.”
력왕과 금왕이 항상 사투 중이며 비등비등한 승패와 부상을 주고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하는 질문이었다.
력왕은 즐거운 표정으로 자신의 목을 오른손으로 그으면서 말했다.
“나는 심장을 당했지만, 금왕의 목 절반을 따주었다.
치명상이지.
자연적인 회복을 추구하려는 황금의 불변(不變)을 스스로 억누르고, 마도로 급속재생을 하려면 무척 힘들 것이다.”
“방해는 걱정할 필요가 없겠습니다.”
탑의 왕들과 그런 대화를 하고 있자 어느새 수영장의 주변에는 무진장한 술과 음식들이 놓여있었다.
탑의 왕들이 자연스럽게 력왕을 둘러싸고서 회식을 하려는데 풍염왕(風炎王)은 결심한 표정으로 손을 들고서 말한다.
“저는 이번 임무를 그만두고 싶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일 것 같습니다.”
풍염왕(風炎王)은 금탑(金塔)의 완성된 초능력자들을 직접 보았기에 이번 임무가 정말 살아서 끝날 가망이 없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억지로 주입받은 흑염권능이 확실히 좋기는 해.
그런데 발동하면 내 신체 능력으로는 반드시 죽는다고 느껴진다.
더구나, 금탑(金塔)의 완성된 초능력자들을 죽이면 금탑(金塔)과 원수가 된다.
이런 자살 임무를 겨우 부활과 원상복귀를 명목으로 하기에는 이건 미친 짓이야.’
나름 큰마음을 먹고서 한 거부였는데 당사자인 력왕은 물론이고, 다른 탑의 왕들은 관심도 없었다.
단지 음식과 술만을 먹고 마시는데 집중할 뿐이었다.
우적! 우적! 벌컥! 벌컥!
엄청난 음식과 술이 빠르게 사라지고, 채워지기를 반복한다.
초월자답게 아무런 부담이나 외형의 변화 없이 한참을 먹고 마신 력왕은 복제 파호톤을 움켜쥐고서 일어섰다.
“이제 가자.
잘들 해라.
금왕은 내가 붙잡겠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최소한 다섯 층 이상은 부수어놓겠습니다.”
탑의 왕들도 비장한 표정으로 력왕을 따라서 자리를 떠난다.
그렇게 홀로 남게 된 풍염왕(風炎王)은 기가 막혀서 중얼거린다.
“저…저기요. 저는 안 한다고 말을 했는…윽!”
력왕에게 뭐라고 항의를 하기도 전에 주변에 근육 거인들이 만든 벽이 만들어진다.
스으으으윽!
먹고 마신 음식 잔해를 치우려고 하는지 력탑(力塔)의 완성된 초능력자들이 나타난 것이다.
그리고, 보기만 해도 압도되는 근육거인이 수십 명이 자신을 둘러싸자 풍염왕(風炎王)이라고 해도 기겁할 수밖에 없었다.
“뭐…뭐야!?”
력탑(力塔)의 완성된 초능력자들에게 흑염 불꽃에 맞은 상처를 치료한다고 두들겨 맞고, 세계수 농축수액 수영장에 던져진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런데 력탑(力塔)의 완성된 초능력자들은 신기한 물건을 보는 표정으로 풍염왕(風炎王)을 쳐다보면서 말한다.
“하위탑의 왕이 상위층의 력왕님의 말씀을 거부할 수 있다니?
참으로 신기한 일입니다.”
“탑의 왕이 막대한 보상이 따르는 상위탑이 주는 임무를 거부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러니 정말 놀랐습니다.”
“금왕님과 서열 일 위와 이 위를 다투시는 력왕님의 눈에 들어서 직속이 되는 이런 기회가 자주 오는 것이 아니지요.”
“이렇게 공개적으로 거부하시면 곤란합니다.
력왕님만이 아니라 력탑(力塔)계열의 모든 탑의 눈 밖에 나도 할 말이 없으실 것입니다.”
“이제 금탑(金塔)계열만 거래가 가능하실 것입니다.”
“금탑(金塔)계열은 력탑(力塔)계열과 달리 가입이나 임무 부여가 까다롭기 짝이 없습니다.”
“대부분 내부에서 돌려먹으니 아마 임무를 받으실 확률이 거의 없을 것입니다.
“성장하기에 최악의 선택입니다.”
“그…그런가?”
뭔가 엄청난 실수를 연달아 한 것 같은 느낌의 풍염왕(風炎王)에게 력탑(力塔)의 완성된 초능력자는 아주 정중하게 말한다.
“만약 임무 거부를 하실 것이면 선금으로 받으신 흑염권능을 반납해주셔야겠습니다.”
풍염왕(風炎王)은 흑염권능만 꿀꺽한 체로 그냥은 보내줄 것 같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일단은 버틸 생각을 한다.
“엉? 이미 흡수한 흑염권능을 반납하라고?
어떻게?”
“흑염권능을 넣은 것과 달리 빼기는 아주 쉽습니다.
특히 지금처럼 아직 정착되지 않은 경우는 더욱 간단하지요.”
우우우우우웅!
풍염왕(風炎王)을 포위하고서 전신에 흑염의 투기를 두른 력탑(力塔)의 완전한 초능력자들이 친절한 목소리로 말한다.
“구타, 아니 흡수입니다.
흑염권능의 원래 주인이며 농도가 더 짙은 저희에게 맞아 죽으면 깔끔하게 회수 완료입니다.”
“…그럴 줄 알았다.”
왜 력왕과 다른 탑의 왕들이 자살 특공 임무를 거부한 자신을 무시했는지 추측했는데 예상 그대로의 답변이었다.
‘력왕의 강제 호출을 당한 순간부터 나에게는 한 번의 죽음밖에 결론이 없었구나.
력왕은 나의 감이나 계열의 상위가 맞아.
그래서, 직감조차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어.’
풍염왕(風炎王)은 자신이 한번은 죽어야 한다는 점을 인정했다.
여기에 대가를 받느냐 못 받느냐의 차이점이 있을 뿐이니 선택은 쉬웠다.
“한번 해본 소리다.
금탑(金塔)을 부수려면 어디로 가면 되지.”
“탑의 층이 높을수록 능력이 강합니다.
그러니, 풍염왕(風炎王)님께서 목표 중에서 최하층을 배당을 받으셨습니다.”
“그래. 그것이 성공 확률이 높겠지.
가자! 가!”
자존심을 내세우기는 상황이 지나치게 좋지 않았다.
포기한 음성으로 대답한 풍염왕(風炎王)은 력탑(力塔)의 완성된 초능력자를 따라서 탑을 이동하면서 묻는다.
“그런데 너희가 직접 금탑(金塔)을 타격하면 되잖아?
너희도 강하잖아?”
금탑(金塔)과 력탑(力塔)의 완성된 초능력자를 둘 다 직접 본 풍염왕(風炎王)은 서로 비슷한 능력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력탑(力塔)의 완성된 초능력자들은 고개를 저었다.
“력왕께서 이렇게 하위 탑의 왕을 소환하여 공격하시면, 금왕님도 휘하의 하위 탑의 왕을 소환해서 공격해 옵니다.
그러니 저희는 력탑(力塔)을 방어해야 합니다.”
“완성된 초능력자는 탑의 왕의 가호를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는 소속된 탑 속에서 최고의 능력을 발휘합니다.”
“동등한 상대 탑에 쳐들어가면 능력이 저하되어서 패배합니다.”
“마천루 전쟁에서 탑의 높이가 유지되는 근본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목소리는 정중했지만, 왜 탑의 왕이 이런 기본적인 지식을 모르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이런 사실은 기계신계가 제공한 상식에 없었어!’
차마 모델러 코아의 임무를 거부한 탓에 신계 지원이 최소화되어 얻을 수 있는 정보도 제한받고 있다는 말을 하지 못하는 풍염왕(風炎王)이었다.
그리고, 그가 안내된 곳은 바로 그가 창문을 깨고 들어온 그 층이었다.
후우우우우우-!
아직 자체 수리가 되지 않았는지 그가 뚫고 온 구멍 너머로 금탑(金塔)이 보였다.
물론 잘못 들어가서 뚫어놓은 금탑(金塔)의 구멍도 아직 복구 전이었다.
력탑(力塔)의 완성된 초능력자는 감탄하는 얼굴로 말한다.
“역시 탑의 왕답게 운이 좋으시군요.
저러면 금탑(金塔)의 완성된 초능력자들에게 늦게 발각이 될 것 같습니다.”
“아아! 이게 운이 좋은 것인지 모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