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ensional Survival Strategy RAW novel - Chapter 2411
풍력사왕(風力死王)의 강대한 살기에 초월자 졸업생들의 이해할 수 없게 흐리던 눈빛에 누구도 막을 수 없다는 투지와 의지가 돌아온다.
‘지성체에서 시작하여 엄청난 재능과 수련으로 시련과 한계를 돌파하여 정신체로 진화한 존재가 멍청하다는 것은 원래 말이 안 되는 일이지.’
초월자 졸업생들의 돌변하는 모습에 만족한 그는 그대로 파멸유혼검을 손가락으로 돌려서 바닥에 꽂았다.
휘리리릭! 쿵!
운이 없었는지 신족 졸업생의 등에 검 끝이 꽂혔다.
“죽은 척을 어디서 그따위로 배웠냐?
제대로 하려면 심장의 정지만이 아니라 생각도 무의식으로 바꿔.”
“컥! 커어어억!”
원래 몇 번이라도 말소되었어야 할 절대적인 타격을 생명이 붙은 상태에서 받은 신족 초월자의 신령이 울리는 비명이 터져 나왔다.
“크아아아아아악!”
파멸유혼검은 어떤 경우에도 상대를 죽이거나 멸망시키지 않는다.
대신 그만큼의 고통을 신체와 신령에 부담시키기에 그 고통은 신족 졸업생들로 감당하기 힘들었다.
“좋아.
초월자다운 첫 임무를 주마.”
능력을 보이면 보일수록 부담을 증가시키는 초월자 아카데미와 세계의 시스템에 지쳐서 스스로 능력을 감춘 초월자 졸업생들이다.
그러나, 스스로 고개를 숙이는 행위가 무차별의 폭력을 행사하는 풍력사왕(風力死王)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아서 본색을 드러내기는 했다.
그런데, 나름 명문일족이 분명한 신족 아카데미의 졸업생을 고양이가 쥐 잡듯이 놀리면서 패는 것을 보니 깨닫는 부분이 확실히 있었다.
‘후환 따위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구나.
이거 완전히 미친놈이 아니야?’
‘아주 제대로 잘 못 걸렸다.’
아무런 담보나 가문도 없이 갓 진화한 초월자에게 심사만으로 신용대출을 해주는 존재는 모델러 코아밖에 없었다.
물론 지금은 아주 후회막심이었다.
‘다른 초월자들처럼 대출을 받고서 이자를 갚는다고 허덕이고 말 것을 괜히 신족처럼 사업해보겠다고 이게 무슨 꼴이냐?’
‘다른 초월자 졸업생들은 벌써 대출을 받아서 흥청망청 놀고 난리더라!
그런데 착하게 사업을 하겠다고 신청한 우리는 왜 미친 초월자의 뒤치다꺼리를 해야 해?’
‘초월자인데 인턴이라니!
그것도 상급자가 완전히 돌았어.
그런데 도저히 거부할 수가 없다.’
초월자에게 주는 대출금과 신족에게 제공하는 사업자금은 규모와 이자 자체가 완전히 달랐기 때문이다.
‘이자가 세면 셀수록 규모가 커진다.’
‘사업은 무제한인데 대출은 한도가 정해져 있어.’
‘최소 지배자급 초월자가 아니면 제약이 크다.’
‘대출은 혼자 잘 먹고 잘살 수 있지만, 일족 운영은 무리야.’
이들은 초월자로 진화하기 전에 워낙 고생해서 경쟁이나 빚쟁이는 아주 몸서리를 쳤다.
그렇기에 어떻게든 사업자금을 받아서 일족을 만들어 작은 구멍가게 같지만, 행성운영부터 시작하려는 것이 그들의 꿈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생각대로 개척사업 추진이 안 되어서 미쳐 날뛰기 직전의 풍력사왕(風力死王)에게 파견 보내진 것이 그들의 불행이었다.
‘으으! 남들이 안 하면 이유가 있어.’
‘뭘 시킬까?
보나 마나 괴수나 괴물의 학살이겠지?’
‘많기는 하다.’
개척사업이 시작된 지 꽤 되었다고 들었는데 도대체 뭘 했는지 여기저기에 지성체가 감당하기 힘든 괴수들이 무수히 서식하고 있었다.
이러면 지성체가 마을만 이루어도 마치 먹이통에 사료가 부어진 듯이 찾아와서 습격할 것이니 이대로는 문명이 이루어질 수 없었다.
“…부디 쉬운 일로 주십시오.”
초월자가 되기 전에 지긋지긋하게 잡았던 괴수와 괴물들과 다시 드잡이질할 것은 각오한 그들에게 풍력사왕(風力死王)은 미소를 지으면서 쾌활하게 말한다.
“하! 하! 하! 쉬운 일을 달다고?
아주 쉽지.
이 녀석들에게 시킬 것에 비하면 너무 쉬워.”
“….”
쿠우우욱! 쿠우우우욱!
죽은 척을 하던 다른 신족 졸업생의 머리에 파멸유혼검의 검 끝을 지그시 누르고서 돌리기 시작한다.
아까 들은 풍력사왕(風力死王)의 충고를 들어서 심장의 정지만이 아니라 무의식의 극의까지 발휘해서 죽은 척을 했던 신족 졸업생이 비명을 지르면서 발버둥을 친다.
“으악! 으악! 뭐가 이렇게 아파?”
“그렇지?
나도 차라리 깔끔하게 소멸하기를 바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야.
그런데 죽기는 고사하고, 미치지도 않아.
파멸에서도 혼만은 반드시 유지한다는 이름답게 말이야.”
“크아아아아! 아아아아악!”
원래대로라면 일격에 창조신을 분쇄할만한 거력이 담긴 목검이 머리를 누르며 돌려지니 신족 졸업생의 비명이 끝없이 이어진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풍력사왕(風力死王)은 안도의 한숨이 쉬었다.
“휴우우! 역시 내가 엄살을 피운 것이 아니었어.”
“….”
보면 볼수록 잘 못 걸렸다는 생각이 드는 초월자 졸업생들이었다.
‘고위 정신체가 왜 저렇게 감정표현이 풍부해?
진짜 미친 것 아니야?’
‘그럼 진짜 큰일이다.
풍력사왕(風力死王)의 현재 수준이 영웅신을 초월했다고 말이야.’
‘뭐? 정말 영웅신님들 이상이라고?’
‘교장님이 우리는 수천 명이 있어도 못 이기니 시킨 대로 하라고 경고하시더라.’
‘전부 알고서 보낸 거야?’
점차 안색이 파랗게 안색이 변하는 초월자 졸업생들이었다.
풍력사왕(風力死王)은 슬슬 정신을 차리자마자 죽은 척을 하는 신족 졸업생을 다시 두들겨 패면서 말한다.
“쉬운 일부터 달랬지?
너희가 원숭…아니 여기 지성체 교육해.
많이도 안 바란다.
딱 지성체 초등학교 수준만 시켜라.
최소한 언어와 문자, 사칙계산만 하게 만들어.”
“알겠습니다.”
뭔가 걸리는 단어가 있었지만, 이제 지긋지긋한 학살이 아니라니 반길만한 일이었다.
그리고, 각 대륙에 흩어져 이 개척행성의 지성체 대표들을 집합시킨 그들은 곧 멍해졌다.
우끼기기기기! 우끼기기기기기!
자신을 둘러싼 누구에게 두들겨 맞았는지 온통 상처투성이에 우락부락한 근육을 가진 원숭이 두목들을 본 초월자 졸업생의 눈이 가늘어졌다.
“…진짜 원숭이?
신족이 진화에 개입한 원시인부터가 아니었어?”
원숭이 두목들이 보기에 집합시키면 항상 패는 무시무시한 존재 대신에 그나마 양호해 보이는 존재였다.
물론 자신들이 감당할 수 없는 강한 존재라는 사실을 알기에 잘 보이기로 했다.
쿵! 빠지지직! 빠지지지직!
원숭이 두목들은 힘을 모아서 주변의 나무와 잡초 같은 탈 수 있는 물질을 모두 치웠다.
그리고, 깊은 구덩이를 파더니 마른 나무를 쌓기 시작한다.
“…뭐하냐?”
흉악해 보이는 주제에 이상하게 똑똑한 원숭이들이 도대체 무엇을 하는지 궁금하게 보이던 그는 마른 나무를 하나씩 서로 잡고서 맹렬하게 마찰시켜 불을 내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빠지지직! 빠지지지직!
“허?”
풍력사왕(風力死王)이 일이 잘못되거나 열을 받게 하면 직접 파멸유혼검으로 두들겨 패고서 회복을 반복시켜준 두목 원숭이들이다.
지성체로는 감당할 수 없는 타격과 재생을 반복하여 강해진 원숭이들의 완력은 통나무를 맞잡고서 마찰해 불을 내는 기이한 일을 성공시키고 만다.
화르르르르!
통나무의 끝에서 타오르는 불을 지켜 든 두목 원숭이들이 자랑스럽게 내밀면서 외친다.
“우끼-! 안전한 불!”
“불?
원숭이에게 불부터 주었다고?
그럼 대화재가 일어날…”
휘이이이잉!
이제야 밀림의 절반이 갑작스러운 평야에 검은 재가 여기저기 날리는 모습이 보였다.
“…이미 거하게 태워 먹었군.
기계신계 마천루(摩天樓)의 왕들이 전부 초월자라더니 진짜였어.”
풍력사왕(風力死王)이 초월자다운 행동을 했다는 사실을 파악한 초월자는 시야는 전 밀림으로 확대했다.
그러자, 불에 탄 지역에는 원숭이들이 고랑을 만들고서 씨앗을 뿌리거나 땅에 심는 모습이 보였다.
“호오?
밭농사까지 하고 있나?
그럼 교육 불가능은 아닌데?”
“우끼! 농사 열심히 합니다!
씨 뿌리기를 하다가 씨앗을 먹으면 바로 죽입니다!
“우끼기기! 반드시 때려죽입니다.”
“으응? 그래?
그렇게 배웠구나.”
풍력사왕(風力死王)이 신족 졸업생을 구타하는 모습을 떠올리니 원숭이들에게 지극히 야만스러운 교육방식이 베풀어졌음을 바로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런데 초월자 졸업생은 그제야 이상함을 깨달았다.
“응?
너희는 원숭이면서 어떻게 나와 대화가 가능하냐?
지성체도 성녀나 교황, 고위 성직자 정도만 가능한 일이다.
초월자가 될 정도면 일반적인 지성체의 인식범위에서 벗어난 존재다.
그래서, 초월자 졸업생이 말한 대로 특별히 인지가 발달 된 지성체만이 대화나 힘의 전달이 가능했다.
그런데 원숭이 주제에 아주 태연하게 대화를 하고 있으니 이상한 것이다.
“특별한 조치도 없어 보이는데 아주 이상한 일이군.”
“우끼? 대화?
성녀와 교황?
우린 추장입니다!”
“우우우끼? 전 목검에 맞다 보니까 되던데요.”
“끼기기기! 저는 잘못했다고 빌어야 덜 맞으니 노력하다 했습니다.”
“….”
뭔가 지극히 이상했지만, 슬쩍 들어 올리기만 해도 자신조차 이상하게 고분고분해지는 목검을 생각해보니 이해가 될 것 같았다.
‘그 목검이 원숭이들을 강제로 진화시켰나?
혹시 진화와 복종의 권능이 첨부된 보물인가?”
신족이 개입되지 않아서 짐승에 불과한 원숭이들에게 불을 다루게 하고, 농사하게 할 정도면 굉장한 보물이군.’
물론 파멸유혼검에 그런 거창하면서 편리한 권능은 없다.
단지 어떤 신기와 충돌해도 부서지지 않을 정도로 지독하게 단단하고, 절대로 안 죽이면서 그 이상의 고통만 부여하는 기능만 있을 뿐이다.
다만 죽음 대신의 고통이 너무나 처절하여 어떻게든 피하려고 잠재력을 강제로 개화시키기는 했다.
파멸유혼검의 이번 대상자는 신족 졸업자들이 되었다.
뻐어어어어억! 우지지지지직!
죽은 척을 해보았자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신족 졸업자들이 도주하려 했으나 검편책탑의 초고속 검술 앞에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모처럼 마음껏 팼더니 스트레스가 엄청 해소된 풍력사왕(風力死王)은 광소가 울려 퍼졌다.
“크하하하! 너희 손맛 죽인다!
정말 쓸만하구나!
때릴 맛이 나-!”
능력 격차가 워낙 커서 도망치려는 순간 박쥐의 형상을 띤 검기가 휘몰아쳐서 곤죽을 내버린다.
그럼 죽지도 못하고 처절한 고통을 반복하니 결국 신족 졸업생들도 두 손을 들고 말았다.
“으아아아! 너의 지시를 들을 테니 그만 때려!”
“나는 약자의 항복 따위는 받지 않는다.
너희는 신족답게 명예롭게 끝까지 지조와 명예를 지켜라!
정의와 함께 자결하란 말이다.”
“이 미친 초월자 놈아!
이제 말을 잘 듣겠다는데 왜 이래?”
“아악! 전 여신이에요.
살려주세요.”
무자비하게 쏟아지는 폭력에 전혀 여신답지 않게 모히칸머리에 엄청난 근육질 몸체를 했던 신족 졸업생이 커밍아웃했다.
그러자 주변의 신족 졸업생들이 충격을 받은 얼굴로 외쳤다.
“어억? 두목이 여신?”
“이럴 수가!
두목이 가장 더럽게 잘 놀았잖아?”
스스로 여신이라고 주장한 신족 졸업생이 재빨리 변신을 풀기 시작했다.
이대로면 정말 죽지도 못하고 계속 맞게 된다는 미래를 읽었기에 신속했다.
파아아아아!
근육질의 신체가 젖가슴과 엉덩이가 풍만하고 허리가 아주 가는 여신의 체형으로 바뀌자 모두 충격을 받았다.
“진…진짜 여신이었어?”
“같은 길드에서 남신으로 속이다니?
이건 배신이야!”
“두목! 굴복하지 마십시오-!”
돌아가는 상황이 뭔가 재미가 있어진 풍력사왕(風力死王)은 팔짱을 끼고서 구경에 들어갔다.
“보스! 왜 이러십니까?
억압과 굴레를 벗어던지고, 진정한 자유를 위해서 살겠다는 저희의 꿈을 버릴 생각이십니까?”
“여신이시라고 해도 저희의 마음은 변하지 않습니다.”
“닥…닥쳐!
누가 너희의 보스야!”
풍력사왕(風力死王)의 눈치를 본 여신은 변신을 풀면서 지극히 아름답고 매력적인 모습을 드러내면서 말한다.
“이제 이런 아무것도 남지 않고, 고통과 시련만 있는 초월자다운 삶은 지긋지긋해!
신족의 계율과 가문이 족쇄이자 새장이라는 내 생각이 틀렸어.
“그렇지.
원래 야생의 삶이 힘든 법이지.”
“어찌 되었든 신족 아카데미 졸업도 했으니 투자금을 받아서 가문으로 돌아가서 사업 일부를 물려받겠어.”
“물려받을 가업이 있다니 참으로 복 많은지고-!
부럽도다!”
놀리듯이 맞장구를 치는 풍력사왕(風力死王)을 본 여신의 눈빛에는 살기가 넘실거렸다.
“내가 차라리 정략결혼을 하고 말지!
이따위 미친 초월자 밑의 인턴 따위는 죽어도 안 해!”
“보스….”
솔직히 같은 심정이었기에 침묵하는 신족 졸업생들이었다.
“그래! 그래!
아주 잘 생각했다.
그런데 내 인턴은 끝내고 가야지!
일단 맞아서 기합과 독기부터 충전하자꾸나.”
“흐으으윽!”
후우우우우웅!
남신으로 신체를 바꾸고, 모두를 속일 정도로 지독한 고집을 가진 여신이다.
그런데 처음으로 자신의 길을 바꾸게 할 정도로 압도적인 폭력과 고통을 선사한 목검이 다시 시야에 잡히자 급격히 약해진다.
“전…저는 가녀린 여신이에요.
그런데 또 때릴 건가요?
“남녀평등!
성차별은 나쁜 문명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