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ensional Survival Strategy RAW novel - Chapter 2414
최고로 강해졌다고 생각했다가 압도적인 강자를 만나서 기운이 확 빠져 원래 인간 크기로 돌아온 두목 원숭이들은 아픈 머리를 부여잡고서 다시 책에 집중했다.
그런 광경을 바라본 개척담당관들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기계 세계수의 무진장의 정기로 거대 지성체로 진화한 생명체들은 계속 불어날 것입니다.
저 정도의 정기가 투입된 지성체들은 괴수나 어떤 돌발요소도 멸망시킬 수 없습니다.
실제로 이제 개발이 끝난 셈입니다.”
“거대 운석이나 화산 폭발 정도만 주의하면 됩니다.”
원래 항성계나 은하계의 개발에 쓰이는 세계수를 개척행성에 동원했으니 아무리 잘 수확해도 적자였다.
‘은하계 중앙신계에 가야지 볼 수 있는 세계수를 개척행성에 투입해?’
‘성공확률은 십 할이겠지만 너무 하잖아?’
정기가 약한 원래세계에서 예산을 전혀 고려할 필요가 없는 무한 정기와 재산을 자랑하는 모델러 코아만 할 수 있는 개발 방법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런데 풍력사왕(風力死王)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이대로 시험에 통과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나에게는 최단기의 수확이라는 실적이 필요해.
너희 개척프로그램도 투입해.”
“복수의 개척프로그램을 발동하면 잘못될 확률이 너무 높습니다.”
“저 정도의 지성체는 알아서 잘 큽니다.
이대로 내버려 두고, 행성이 포화상태가 되면 수확만 하시면 됩니다.”
“시행하라.
책임은 내가 진다.”
잠시 생각한 개척담당관들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바로 시행을 시작한다.
저 정도 정기로 강화된 행성과 지성체라면 충분히 두 개척프로그램의 충돌을 감당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아주 좋은 자료가 되겠군요.”
모델러 코아의 기계 세계수를 사용한 자동개척 프로그램이 어떤 효과가 있으며, 자신들이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 프로그램이 어떤 작용을 할지도 궁금한 것이다.
‘모델러 코아님의 창조력 수준을 파악할 좋은 기회다.’
‘요즘 개척행성의 파괴는 엄청난 중죄다.
이런 실험 기회도 없지.’
그렇게 두 개척 전문가가 전력으로 행성에 개척프로그램을 추가로 기재한다.
그러자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행성의 에너지가 증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오오! 이게 정말 되네.”
“행성 자체가 세계수의 정기로 강화된 덕분이야!
놀라운 내구성이다.”
모든 것이 잘 돌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기계 세계수가 이질적인 프로그램을 확인하자마자 기계음을 내기 시작한다.
“삐! 개척행성에서 불순물을 발견했습니다.
자폭하여 초기화합니다.”
“!!!”
“!!!”
“!!!”
다짜고짜 자폭이라니 어이가 없어진 셋의 시야에 대륙 곳곳에 배치되어있던 머신 콩들이 연달아 폭발하는 모습이 보였다.
꽈가가가가! 꽝-!
행성의 표면을 일순간에 증발시키는 폭발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다.
그리고, 거대한 열 폭풍이 행성 전체를 전소시켰다.
그것은 어지간한 존재는 죽음의 고통조차 인식하지 못할 갑작스러운 멸망이었다.
“우끼?”
“우끼기?”
바다는 물론이고, 거대화 변신을 할 수 있는 두목 원숭이조차 책을 읽다가 그대로 먼지로 변해서 사라질만한 연쇄 폭발이었다.
정신체에게 해당 사항이 없는 순수한 폭발이기에 신족과 초월자 졸업생은 무사했다.
“뭐야?
왜 갑자기 행성을 철거하는 거야?”
“으휴! 결국은 빠르게 접었네.
접었어!”
“내가 지성체 교육이라고 원숭이를 가르치라고 할 때부터 이럴 것 같았어!”
졸업생들이 오해하든 말든 폭죽처럼 연달아 터져나간 머신 콩들로 인하여 행성의 표면은 완전히 소거되었다.
말 그대로 아무것도 남지 않은 바위만 남은 무인 행성이 되어버린 것이다.
자신이 손에 댄 개척행성을 건들면 모두 쓸어버리겠다는 모델러 코아의 의지가 전해지는 듯했다.
“….”
“….”
“….”
개척행성은 초고열의 폭발에 새까맣게 변해버린 흑색의 불모지 혹성이 되었다.
그리고, 유일하게 백은 빛으로 반투명하게 빛나는 기계 세계수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갑작스러운 행성멸망에 멍해진 풍력사왕(風力死王)의 모습을 본 창조신 개척담당관은 가장 빠르게 반응했다.
“험험! 참 안되었습니다.
그럼 다음에 이용을 해주십시오.”
다중 개척프로그램을 돌리면 위험하다고 경고했는데 모든 책임을 풍력사왕(風力死王)이 지겠다고 했다.
그러니 뭔가 더 얽히기 전에 발을 빼려는 창조신 개척담당관의 언사에 지배자급 초월자 개척 담당관도 적극적으로 동조했다.
“이번에는 운이 없으셨습니다.
다음 기회에 뵙겠습니다.”
마천루황(摩天樓皇)이 되기 위한 개척행성 시험을 보아하니 가만히 있기만 해도 통과되는 요식행위였다.
그런데 성과를 내겠다고 날려 먹은 풍력사왕(風力死王)에게 과연 다음 기회가 주어질지는 의문이었다.
‘아아! 그냥 가만히 있다가 통과하지 조금 더 잘해보겠다고 이게 무슨 난리냐?’
‘마천루의 왕들이 강한 대신에 불안정하다더니 확실한 것 같아.’
차마 모델러 코아에 대해 뭐라고 하지 못한 두 개척담당관이 슬금슬금 물러나려고 할 때 졸업생들이 몰려왔다.
“개척사업을 접으셨네요.”
“그럼 저희 인턴도 끝입니까?
그럼 합격 도장을 찍어주시죠.”
남녀평등의 폭력적인 성향을 잘 아니 지극히 공손한 어조였으나 내용은 아니었다.
지독한 살기가 몰아치니 더욱 그러했다.
사아아아-!
“!!!”
“!!!”
“!!!”
풍력사왕(風力死王)의 신체에서 창조신과 지배자급 초월자까지 온몸에 소름이 몰려오게 하는 절대의 살기가 몰아친다.
그리고, 으스스한 목소리가 울렸다.
“아아! 사업은 접는 것이 아니다.
다시 시작하려고 싹 밀어버렸을 뿐이다.
책임도 질 수 있어.”
모두는 여기서 뭐라고 반박을 했다가 정말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렇게 모두를 장악한 풍력사왕(風力死王)은 자신이 기본적으로 가진 행성회귀의 권능을 끌어올린다.
“내가 가진 고유권능이 행성회귀라는 사실에 감사하게 될지 몰랐군.”
“예?
행성회귀?”
“설마 여기서 쓰시려고요?”
“그럼 내 고유권능을 언제 쓰나?
내가 필요할 때 사용해야지.”
철컥!
힘없는 지성체 시절에는 저주나 다름없던 행성회귀였다.
그러나, 정신체가 되고 나서 개척행성 성공의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는 둘도 없이 유용한 권능이었다.
문제는 행성회귀에 말려든 정신체들이었다.
“그…그럼 저희는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내 밑으로는 이 행성에 들어온 시점에서 전부 다시 회귀하여 시작한다.
너희는 이 행성에 들어오는 순간에 존재가 합쳐지지.
시간 가속이 있으니 그렇게 큰 차이는 안 날 것이다.”
“!!!”
“!!!”
정신체들이 뭐라고 말을 하기도 전에 행성회귀가 발동되면서 정신체들이 사라진다.
행성회귀가 시작되며 그들이 나타났던 시간대가 올 때까지 강제 대기상태로 들어간 것이다.
“거꾸로 돌아라.
세계를 유지하는 행성이라는 톱니바퀴여.”
쿠우우우웅! 덜컥! 덜컥!
풍력사왕(風力死王)의 행성회귀 때문에 세계에서 행성이라는 톱니바퀴가 빠져서 거꾸로 돌아간다.
기계 세계수라는 통제하기 힘든 존재가 있어서 약간 불안했지만, 행성의 시간은 거꾸로 돌아간다.
덜컥! 덜컥! 덜컥! 덜컥!
머신 콩의 연쇄 폭발로 완전히 전소 되었던 행성에 바다와 밀림이 돌아왔다.
덜컥! 덜컥!
대화재로 타버린 절반의 밀림이 완전히 돌아온다.
하는 김에 원숭이들에게 불을 가르치기 직전까지 돌아가려던 행성회귀가 지극히 불안한 소리를 내면서 굉음을 낸다.
덜커커커커!
이대로 억지로 되돌렸다가는 부서질 것만 같았다.
“제길! 기계 세계수의 존재감이 너무나 크다.
여기가 회귀의 한계로군.”
행성회귀에 지성체와 생명체만 있다면 얼마든지 과거로 갈 수 있다.
그러나, 정신체나 그 이상의 존재감을 가진 존재가 있다면 거기서 막힌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풍력사왕(風力死王)은 깔끔하게 포기했다.
“자! 그럼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라!”
철컥-! 철컥!
세계에 행성이라는 톱니바퀴가 다시 박힌다.
그리고, 두목 원숭이들이 불을 일으키는 방법을 보면서 환호하는 시점의 자신으로 돌아가서 합쳐진 풍력사왕(風力死王)은 외쳤다.
“불에서 손 떼-!
함부로 불장난하면 죽여버린다!”
“우끼기기기기!?”
“우끼?”
기껏 하라고 해서 힘들게 불을 일으켰는데 갑자기 화를 내는 풍력사왕(風力死王)을 원숭이 두목들은 의아한 눈으로 쳐다본다.
그 모습을 본 풍력사왕(風力死王)은 자신이 성급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서 목소리를 낮추었다.
“흥…흥분하지 말자.
안전하게 불을 다루는 교육을 한다.”
“우끼!”
“키이이!”
그렇게 자신의 잘못을 행성회귀로 수정하는 풍력사왕(風力死王)은 멀리 보이는 기계 세계수를 쳐다보았다.
‘기계 세계수의 존재감이 강해졌다.
설마 미래에서 했던 수확의 결과를 과거까지 가져올 수 있나?’
처음에 투명했던 기계 세계수가 반투명할 정도로 존재감이 강해졌다.
그것은 머신 콩의 연쇄 폭발로 일어난 행성 전소에 의한 수확의 결과물을 온전하게 회수하고, 행성회귀에서조차 지켜냈다는 뜻이었다.
‘모델러 코아님의 차원권능이라면 얼마든지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겨우 창조물이 그런 권능을 발휘할 수 있을까?
그럼 이건 행성회귀를 반복하면 무한 수확이 가능해지잖아?’
모델러 코아님이 가지신 무한의 정기와 재산이 이렇게 만들어진 것인가?’
의문은 끝도 없었지만, 지금 풍력사왕(風力死王)이 할 일은 따로 있었다.
원숭이들의 화재안전 교육이었다
“그래.
불을 사용하려면 주변에 탈 만한 물건을 모두 치워.
그리고, 땅을 파거나 바람을 막아서 불씨가 여기저기 날리는 것을 막아야 해.
다음에….”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풍력사왕(風力死王)이 노력하고 있을 때 모델러 코아는 다시 협조자들의 저택으로 돌아갔다.
언제나처럼 영원체가 되어가는 영원여황 아리나의 자궁 속으로 돌아가 수련을 하기 위해서였다.
치이이이잉!
협조자 저택의 서재에 있는 백은 빛을 뿌리는 반구형의 구체로 진화한 기계 요람이 그를 반기면서 입구를 연다.
분홍빛의 점막처럼 보이는 내부에 몸을 누인 모델러 코아는 풍력사왕(風力死王)의 시험결과를 확인하고서 중얼거렸다.
“더욱 나은 다른 길을 찾고 있나?
나답게 유난스럽군.”
아주 힘들게 키운 마천루왕(摩天樓王)의 진급시험을 어렵게 만들 리가 없다.
‘시험도 아니지.
본래 개척행성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수확되는지 알게 하기 위한 참관수업과 마찬가지였다.’
자동 개척프로그램의 실행 버튼만 누르면 기계 세계수까지 투입한 만큼 수확까지 일직선이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행성 멸망까지 오는 극악 난이도가 시험이 되자 잠깐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뭐 상관은 없다.
이것 또한 변수가 되어줄 것이니 말이지.’
은하계 신계주신까지 겸임하는 마천루황(摩天樓皇)의 진급시험이 이제까지 일어난 적이 없다고 판단할 경우 이번 시험 자체가 많은 파문을 일으킨다.
그런데 풍력사왕(風力死王)의 돌발행동까지 겹치면 수많은 가지의 수를 떠올려야 했다.
‘후후! 막타를 노리는 존재가 누구인지 아직 모르겠지만 이건 예상 밖이겠지?
이번 일로 모두 골치를 조금 앓겠어.
물론 모델러 코아는 지금 풍력사왕(風力死王)의 행동이 단순히 이러면 더 좋겠지라는 생각으로 벌인 우발사건이라는 사실을 잘 안다.
그러나, 단순히 드러난 현상만 보는 다른 존재들은 이것이 혹시 모델러 코아의 다른 의도나 연막일 수 있다는 의심을 안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즉 이번 사건의 대책을 만들기 위해서 시간과 노력을 낭비해야 한다.’
과거 모델러 코아들의 실패 원인을 창세전환을 직접 추진하느라 너무 바빠서 개인수련을 하지 못했다는 점에도 일부분이 있다고 판단한 판단에 따른 조치였다.
‘변수는 넘치도록 많지.
많이 고민하고 준비해.
그동안 나는 앞서갈 테니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