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ensional Survival Strategy RAW novel - Chapter 578
그리고 차원의 오리진의 파멸유혼검에 서명을 받아오라는 의뢰내용을 들은 회색의 절대자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카하하하하하하하-!”
‘역시 비웃음이다.’
그만 웃으라고 하고 싶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 약자이고 부탁하는 처지이다.
웃음이 끝나기를 기다릴 뿐이다.
한참을 웃어젖힌 회색의 절대자가 말을 하기 시작했다.
“아-! 정말 몇 억년 만에 이렇게 웃어보았네. 너 무슨 의뢰를 받았는지 잘 모르지?
그러니까 나한테 부탁하는 것 맞지?”
“도발 아니면 친선?”
극단적인 결론이지만 둘 중 하나라는 것이 최종적인 결론이었다.
“킬킬킬-! 그래 연산력만 높지 삶의 경험이라고 아무 것도 없어서 지혜라고는 쥐뿔도 없는 과거의 나치고는 굉장히 올바른 판단인데 결과적으로 정답은 아니야.
의뢰를 요구한 존재의 의사부터 잘 읽어야지 일류가 되지.
이직도 멀었어.”
“?”
비꼬는 말투에 일일이 반응을 할 생각은 없었다.
단지 다른 결론이 있다는 말에 의아할 뿐이다.
“진리의 파멸유혼검에 10중심의 서명을 받는다는 것은 좋게 보면 10중심에 대한 친애의 표식이 될 수 있지.
나쁘게 보면 너의 말대로 도발일 것이고 평범하게 생각하면 웃기는 일이지.
허나 말이야.
절대계의 최상위 지배층인 10중심이나 바람가 정도가 되면 굉장히 정치적인 사항이 된다. 10중심이 바람가의 밑으로 들어가는 증거가 될 수 있고 동맹의 의미도 될 수 있지.
그런데 최악의 경우에는 말이야.
킬킬킬킬킬-!”
목소리가 또 다시 한참을 웃어젖히고 있다.
한참을 음침하게 웃던 회색의 절대자가 간단하게 말을 한다.
“10중심의 진리에 대한 확실한 반역의 증거가 된다.
아니면 숙청의 계기가 되겠지.”
“!!!”
쿵-!
너무 충격적인 말에 손에 쥐고 있던 파멸유혼검을 그대로 손에서 떨어뜨렸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다.
‘진리의 혈족인 차원의 오리진의 파멸유혼검에 이름을 적는 것이 왜 반역의 증거가 될 수 있지?’
자신의 의문을 풀어주듯이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어느 나라의 정치가들이라도 상대를 매장시키고 권력을 잡기 위해서 온갖 수단방법을 다 쓰지.
실력이나 권력이 안 되면 음모와 귀계가 난무해서 상대를 끌어내려.
어느 왕국에서는 왕의 산책로의 나무의 잎에 다음 왕은 상대편 수장이라고 꿀물을 발라서 개미가 파먹게 하였다.
그 흔적을 왕에게 보이게 함으로써 대규모 숙청을 유도할 정도지.”
이번 일과 전혀 관련이 안 되는 이야기다.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를 모르겠다.’
“그런데 말이야 정말 왕이 잎에 새겨진 내용만 보고 신하들을 숙청을 시켰을까?
아니야.
그러면 너무 멍청한 왕이지.”
얼굴은 보이지 않고 목소리만 들리지만 뭔가 감정에 빠진 목소리다.
“왕이 잎에 이름이 적힌 대신과 세력을 숙청을 시킨 이유는 자신까지 정쟁의 도구로 만든 것에 대한 경고야.
신하 주제에 왕까지 관여시키지 말라는 삼엄한 조치지.
네가 받아온 바람가의의뢰는 진리를 10중심과 바람가의 대립에 끌어들이기 위한 도구지.
마도신의 오리진님은 직접 계략을 써서 상대를 제압하지 이런 복잡한 방법은 안 쓰는데 상당히 대단한데?
차원의 오리진이라고 했던가?
킬킬킬-! 바람가에서도 상당히 별종 아니면 대단한 인재이겠군.”
아직도 무슨 소리인지 전혀 모르겠어서 반응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상황을 알았는지 비웃음과 함께 지시가 나왔다.
“클클-! 정말 과거의 나는 어리석군.
보상만 보고 불가능한 것을 받아들였어.
성공은 고사하고 진행조차 불가능한 것을 말이야.
아니 성공하나 실패하나 끝장이다.
아직도 잘 모르겠으면 파멸유혼검에 나의 이름을 써보아라.”
멈칫-!
그 말에 반사적으로 필기도구를 꺼내서 파멸유혼검에 쓰려고 했다.
허나 진리의 권능 중의 하나인 파멸유혼검에 서명을 한다는 것이 선뜻 내키지가 않는 것이다.
“어서 해봐.
네가 써도 나의 서명으로 인정을 해주지.”
‘기회다.’
스스슥-!
그 말에 빠르게 검은색의 필기도구로 회색의 절대자의 이름인 사이안 2대라고 적어 내렸다.
목검의 곁에 검은색의 글자가 적혀지기 시작했다, 의뢰의 진행도가 겨우 한 걸음이 나간 것이다.
‘좋아. 일단은 하나는 되었다.
앞으로 아홉 개다.
힘들겠지만 이렇게 채워나가면 된다.
차원일족의 오리진이 될 수 있다.’
회색의 절대자가 적극적으로 나서도 10중심의 서명의 전부를 한꺼번에 받을 수는 당연히 없고 기대도 하지 않았다.
시간을 들여서 차근차근 할 생각이었다.
‘유일용신제님은 당연히 해주실 것이고 남은 것은 8명이다.’
거의 원수나 다름없는 흑염의 절대자나 완전히 경멸당하고 있는 황금의 절대자에게는 회색이 나선다고 하면 오히려 역효과일 것이다.
‘그럼 2명을 제일 마지막으로 하고 6명의 10중심에게 서명을 받는다.’
그것을 위해 어떤 시련과 대가라도 지불할 각오를 굳혔다.
그런데 이변이 생겼다.
스르르르르륵-!
‘서명이 사라졌다!’
차원의 오리진님의 파멸유혼검에 자신이 적은 회색의 절대자의 이름이 마치 없는 것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파파팟-!
다급하게 사라진 자리에 이름을 다시 적고 쳐다보자 역시 흔적도 없이 없어진다. 다른 필기구를 동원해서 몇 번이나 써보지만 바로 눈앞에서 사라진다.
결국 신력을 동원해서 최고로 강화한 손가락으로 강제로 이름을 새겨간다.
파가가가각-!
“크으으윽-!”
그러나 엄청난 반탄력에 손목을 잡고 물러날 뿐이다.
파멸유혼검에는 단 하나의 흔적조차 남지 않았다.
“잘 안 되지? 킬킬킬킬킬-!”
회색의 절대자의 웃음소리가 귀를 쩌렁쩌렁하게 울리기 시작한다.
“진리의 파멸휴혼검은 불살(不殺)의 권능이 담긴 불멸(不滅)의 신기지.
거기에 어떤 조작이나 변화를 줄 수 없어.
표면에 이름을 적는 것조차 결과가 사라지지.”
“큭-!”
그제야 상황을 알 수 있었다.
이건 처음 당하는 의뢰유형이었다.
“서명을 받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서명을 아예 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였는가?”
“그래-! 파멸유혼검은 진리의 불변성을 상징한다.
진리의 불변성의 훼손을 10중심에게 시키라는 것이 네가 받아온 의뢰의 정체다.
할 수 있다면 진리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증거가 된다.
아니 권능에 대한 도전이 되겠지.
이걸 알고 있는 10중심에게 무엇으로 서명을 받는 것이 가능하겠냐?
불가능하다면 실패하거나 포기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어리석은 과거의 나여.
대답해 보아라.”
“!!!”
머리가 완전히 멍해지는 느낌이다.
힘들겠지만 하나하나하면 끝날 줄 알았는데 아예 진행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었다.
‘기본 전제부터가 틀렸다.
자신을 싫어하는 상위자의 시련을 통과하는 것이 핵심이 아니다.
이런 불가능하고 어려운 일을 하위자에게 준 의도부터 생각을 해야 했다. 그런데 10중심이 진리의 불변성의 변경이 가능한가?’
10중심의 수준에 대하 잘 모르기에 그 말에 대한 대답은 할 수 없다.
허나 자신이 10중심이라면 최소한 어떤 대가를 받아도 이런 위험을 감수할 수 없는 것이다.
‘실패를 전제로 진행도 할 수 없는 의뢰는 처음으로 받아보았다.’
거의 불가능한 의뢰를 많이 받았지만 이번처럼 진행조차 불가능한 의뢰는 처음이었다.
분명 성공이 아닌 실패를 전제로 한 의뢰였다.
‘진리의 불변성이 걸린 파멸유호검에 서명조차 안 되는 것을 알았으면 결코 받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겨우 서명을 받는 일이 진리에 대한 반역이나 도전의 의미가 된다니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을 왜 나에게 주었지?
아-!”
자신이 의뢰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결국 회색의 절대자의 과거라는 사실 때문이다.
그런데 자신이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 아무것도 아닌 일을 실패한다면 그 평가는 미래의 자신에게 간다. 10중심의 평가가 낮아지는 것이다.’
최고의 현자인 회색의 절대자의 과거가 시도조차 하지 않고 의뢰를 포기했다.
현자는 모든 문제를 해결을 할 지혜가 있어야 하는데 미래인 회색의 절대자의 능력도 의심스럽다.
이것만큼 공격하기 좋은 명분도 없겠지.
‘차원의 오리진님은 서명을 받아오는 성공하든 실패하든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는다.
성공하면 10중심급들에게는 애들 용돈 같은 주우주의 오리진의 일족의 권리를 주면 되고 실패하면 10중심 중 하나를 두고두고 공격할 수 있는 명분이 된다.’
회색의 과거라는 사실을 너무 가볍게 본 실수였다.
‘아니 파멸유혼검에 서명을 받아오라고 했을 때 서명이 가능한지 시험만 했어도 결코 하지 않을 의뢰였다.’
성공여부와 진행과정의 검토를 동시에 해야 했어.’
“성공도 실패도 고려한 의뢰였어.
이러면 편법적인 진행조차 불가능한가?
그런 것을 내가 성공 가능여부도 확인안하고 받았단 말인가?”
“킬킬킬-! 그래서 약자와 어리석은 자에게는 더럽고 힘든 세상이지.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하고 몸이 나쁘면 끝장이지.
그나마 세상을 원망하지 않으니 다행이군.
가망성이 있어.
차원의 오리진의 입장에서는 이 의뢰는 완벽하게 바람가에 이득이 되고 빠져나갈 방법도 없지.
하지만 말이야.”
쿠우우웅-!
갑자기 공간이 일그러지면서 손이 튀어나와 파멸유혼검을 잡아간다.
“회색의 절대자에게 이런 의뢰로 도전을 하다니 어리석군.
원하는 대로 상대를 해주지.
서명을 해주겠다.
과거의 나.”
“어?”
전혀 의외의 반응에 기쁘지도 않았다.
상식적으로 전혀 상황에 안 맞는 반응이 나온 것이다. ‘뭐야? 파멸유혼검의 불변성을 훼손하면 진리에 대한 반역자 도전이라고 자신의 입으로 말을 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왜 해주겠다는 것이지?
‘의문을 떠올리기도 전에 자신의 몸이 강제로 이동을 당하는 것을 느꼈다.
“설마-! 또?”
회색의 절대자가 차원의 권능을 이용하여 초장거리 공간조작을 하는 느낌은 너무나 친숙했다.
그리고 이제는 거리까지 알 정도였는데 아무래도 불러들이는 장소가 너무 익숙했다.
쑤욱-! 툭-!
공간의 문에서 떨어지듯이 내려선 곳은 역시 10중심들이 서열전을 하고 있는 장소였다. 10중심들이 재미있는 연극을 보는 표정으로 자신과 회색의 절대자를 쳐다보고 있다.
그리고 창조신의 정장을 입고 정돈된 자신의 모습을 보고 검은 로브를 쓴 회색의 절대자가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자신의 변한 모습에 어떻게 대응을 할지 고민을 하는 모습이다.’
차원의 마도신님도 뭐라고 하지 못하고 넘어갔으니 상관없겠지.
저런 시커먼 로브보다는 상식적으로 이쪽이 훨씬 보기 좋으니 뭐라 할 수 없을 것이다.’그런데 회색의 절대자는 가볍게 손을 들었다.
그리고 가볍게 휘둘렀다.
따아아아악-!
자신도 모르게 뒤통수를 때리는 공격에 말 그대로 별을 보고서도 가까스로 서 있는데 회색의 절대자의 말이 들려왔다.
“어째 말투와 대응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더니 또 어디서 그럴듯한 말을 듣고 넘어가서실천 중이였냐?
주신장이 되더니 별 짓 다 하는구나.
변화가 너무 극적이면 미쳤다고 그런다.
그리고 장식 인형도 아니고 그 꼴로 무슨 전투를 하겠다는 것이냐?”
“제길-! 마도신의 오리진님은 이 복장을 보고 안 때렸는데 왜 미래의 나는 트집이고 구타야?
네 성향이 너무 까다롭고 이상한 것 아니야?”
“킬킬-! 그래 이 의뢰의 유일한 해결책이 바로 그 점이다.
진리를 맹종하는 바람가의 차원의 오리진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분야지.”
“에?”
갑자기 나온 해결책에 어의가 없다.
회색의 절대자는 그런 자신의 표정을 보고 히죽거리면서 웃다가 대답을 한다.
“진리는 상과 벌을 동시에 준다.”
“?”
“그것이 진리이기 때문이지.
커다란 보상은 동등한 위험을 내포한다는 것을 이제는 알고서 신중해질 때는 넘지 않았나?
그만큼 고생했으면 깨달아야지. 과거의 나.”
“…….”
이번 일에 대한 질책인 것 같은데 솔직히 할 말이 없었다.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입을 다물자 흥미가 떨어진다는 듯이 본론을 이야기한다.
“이번 의뢰는 결국 서명을 받는 것이 문제가 아니야.
그 이후의 문제지.
진리가 만든 파멸유혼검의 불변을 파괴하고 본인의 이름을 새긴다는 것은 의심할 바 없는 반역이고 도전이다.
진리에 대한 도전과 반역은 곧 끝장이지.
그래서 할 수 없고 실패할 수밖에 없다가 바로 차원의 오리진의 노림수다.
실패하면 최소한 10중심인 회색의 절대자의 악명에 손상을 줄 수 있고 아무런 손해도 없다.
나의 과거인 네가 나의 약점이 된 셈이지.
이 정도는 이제 알지?”
“……..”
끄덕-!
면목이 없어서 차마 말을 하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이자 회색의 절대자가 웃음을 지으면서 말한다.
“10중심의 명예를 생각하면 결국 성공을 해야 하는데 자신의 불변을 훼손당한 진리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가 차원의 오리진의 예상이고 덫이지.
정확해.
진리가 일반적인 상위자라면 말이지. 킬킬킬킬-!”
“후후후훗-!”
“하하하하하”
“큭큭큭-!”
회색의 절대자뿐 아니라 주변의 10중심들도 웃기 시작했다.
이미 사정은 다 듣고 있었는지 차원의 오리진의 파멸유혼검을 쳐다보고 있었다.
한참을 웃던 회색의 절대자는 잡고 있던 파멸유혼검의 검 끝을 잡고서 손잡이를 넘겨주었다.
“진리의 혈족으로서 맹종만 하는 바람가는 이해 못해.
이것은 영원체를 초월한 존재들만이 알 수 있는 진실이지.
목숨을 건 충성과 전부를 거는 반역이 같다는 것을 결코 알지 못하겠지.
진리에게는 상과 벌이 같이 존재하기에 충성과 반역 역시 같이 할 수 있다.
사랑도 증오도 모두 진리의 것이다.
전부만이 진리의 영원성과 현실에 대한 애정을 보완한다.
그래서 10중심이 반역을 도모하면서 충성을 하는 것이다.”
뭐가 뭔지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어려운 이야기였다.
자신의 혼란은 전혀 상관하지 않고 회색의 절대자가 영창을 시작한다.
“곧 직접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 때 제발 미치지 마라.
서명은 서열 10위인 내가 가장 먼저 해주지.
그러기 위해서 14써클의 마도신의 삼위일체(三位一體)를 보여주지.
잘 보고 배워라.
과거의 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