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quisite Repair RAW novel - Chapter 107
107화 뜻밖의 횡재
펑펑펑.
진양은 주먹과 발을 교차하면서 공격했다. 우레와 같은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진양의 얼굴은 금색 종이 같았고 입안에서 피가 흘렀다. 두 귀와 두 코에서도 피가 멈추지 않고 흘렀다.
진양은 두 팔을 기계처럼 끊임없이 휘둘러서 금빛 원숭이를 막아냈다. 금빛 원숭이는 온몸에서 힘이 넘쳐서 매우 강력했다.
진양은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으려고 억지로 버티고 있었다.
육체가 아무리 끊임없이 강해져도 이대로는 오래 버틸 수 없었다. 이러다가 흔들리면 한순간에 죽게 될 거다.
콰아앙!
먼 곳에서 번개가 뿜어져 나오더니 눈부신 빛이 복도에 가득했다. 천둥이 울리더니 굵은 번개가 마치 파도처럼 옆의 복도에서 돌진해왔다. 그리고 방향을 바꿔서 이쪽을 향해 빠르게 돌진해왔다.
번개의 파도 위에 흉악하게 웃고 있는 뇌후가 미치광이 같은 웃음을 반쯤 드러내고 있었다.
“모두 비켜라!”
번개가 세차게 치더니 길에서 미처 피하지 못한 금빛 원숭이들이 모두 번개에 죽어서 원숭이 털로 돌아갔다.
뇌후가 나타나자 진양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진양은 입에 고인 피를 뱉고는 몸을 통로 깊은 곳으로 날렸다.
뇌후는 마치 금빛 원숭이가 먼저 들어가서 진양을 처리할까 봐 걱정되는 거처럼 다급하게 달려들고 있었다. 그는 입을 벌려서 줄기줄기 번개를 뿜어내어 통로 입구의 금빛 원숭이를 모두 죽이고는 크게 웃으며 진양을 계속 쫓았다.
진양의 가슴은 피투성이였다. 그는 이를 악물고 회전하는 계단을 따라서 해천신천을 향해 달렸다.
분수의 뒤편에서 수 장 크기의 해파리 한 마리가 조용히 그곳에 떠다니고 있었다.
해파리는 백 장 길이의 두 촉수를 머리 위의 투명한 벽을 타고 바닷속으로 집어넣어서 석 장 길이의 거대 상어의 몸을 천천히 잡아당겼다. 거대 상어의 신혼이 떨리더니 강제로 몸 밖으로 끌려 나왔다.
촉수는 거대 상어의 신혼을 끌어서 보이지 않은 장벽을 통과하여 서혼수의 몸 안으로 집어넣었다.
서혼수의 몸은 투명했다. 심지어 거대 상어의 신혼이 발버둥 치는 게 보일 정도였다.
거대 상어는 순식간에 발악을 멈췄고 서서히 서혼수에게 소화되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진양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서 걸음을 멈췄다.
저 거대 상어의 실력은 적어도 요장(妖將) 정도로 보였는데 서혼수에게는 그저 간식에 불과해 한입에 깨끗하게 소화되었다.
이를 악물고 진양은 서혼수를 향해 달려갔다.
주변에서 빼곡히 있는 가느다란 촉수가 꿈틀거렸지만 못 본 척했다.
몸이 저 촉수들에 닿는 순간 의식이 멈추고 머릿속에 하얗게 변했다.
하지만 순식간에 의식이 회복되었다. 서혼수가 의식적으로 촉수를 그에게서 피했다.
진양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미친 듯이 달려서 서혼수 뒤로 숨었다.
저번에 진양은 서혼수에게서 사냥감 표식을 받았었다. 원래대로라면 이 표식이 있는 경우엔 얌전히 죽기를 기다리는 방법밖엔 없었다.
서혼수는 흔적을 남긴 사냥감을 한 번도 놓친 적이 없었다. 그는 길고 긴 생명 속에서 어떨 때는 백 년이 걸려도 쫓아가 사냥했었다. 서혼수에게 사냥감의 표식을 받았다면 그저 서혼수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기억의 광경 안에서 도망친 후에도 이 사냥감 표식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진양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 서혼수는 이미 죽었기 때문이었다. 해요의 해요장혼곡에 죽지 않아도 수만 년의 시간 속에서 죽기 마련이었다.
서혼수의 수명은 일만팔백 년이었다. 서혼수는 일만팔백 년의 수명이 다하면 열반에 들었다가 다시 태어난다. 다시 태어나면 어린 몸에서 다시 성장하는데 그것은 원래의 서혼수가 아니었다.
원래의 서혼수가 열반하고 다시 태어나기 전에 먹히지 않으면 그 표식은 축복으로 변하게 된다.
서혼수는 동류(同類)의 사냥감을 뺏어 먹지 않는다. 다른 서혼수의 사냥감 표식을 느끼게 되면 일부러 죽지 않는 한 다른 서혼수는 사냥감을 없는 취급 한다.
진양에게 표식을 남긴 서혼수는 이 세계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이제 진양에게는 이 표식이 서혼수의 공격을 받지 않는 축복이 되었다.
지금 생각했던 것과 똑같아지자 진양은 마음을 반쯤 놓았다. 적어도 첫 단계는 완성한 셈이었다.
바로 그때 뇌후가 울부짖으며 문 안으로 뛰쳐 들어왔다. 한눈에 봐도 진양이 거대 해파리 뒤에 숨어있는 게 보였다.
진양은 이를 악물고 미소를 지으며 뇌후를 향해 손가락질했다.
“형님, 저놈입니다!”
“어쩐지 여기로 도망치더니, 큰 요괴 한 마리에 숨은 것이냐. 네가 너무 약해서 널 학살할 즐거움도 찾지 못하겠구나.”
뇌후는 사납게 웃었다. 얼굴이 더욱 흉악해졌다.
뇌후가 낮게 외치자 뇌후의 얼굴이 적홍색에서 검은색으로 천천히 바뀌었다. 송곳니가 입술 밖으로 나왔고 몸은 마치 바람을 넣은 것처럼 수십 장 크기로 팽창했다.
뇌후의 온몸에서 마치 칼날처럼 번개가 일어났다. 번개가 뭉치자 뇌후의 온몸을 감싼 검푸르고 고풍스러운 갑옷으로 변했다.
챙챙챙.
석 자 길이의 검은 발톱이 손끝에서 나왔다. 살기가 안개처럼 피어오르더니 자욱해졌다. 흉악하게 포효하는 사람 얼굴의 괴물이 되었다.
뇌후가 머리를 들었다. 새빨개진 그의 두 눈엔 포악함이 가득했다.
캬오!
울부짖는 소리와 함께 뇌후의 온몸 번개가 번쩍였다. 뇌후는 순식간에 서혼수의 앞에 나타나더니 날카로운 발톱으로 서혼수의 투명한 몸을 찔렀다.
날카로운 발톱으로 그었지만 마치 물을 벤 것처럼 서혼수의 몸은 아무런 손상도 입지 않았다.
서혼수의 몸 안에서 눈부신 붉은빛이 천천히 밝아졌다.
서혼수가 격노한 것이다.
진양은 힘겹게 침을 삼키고 조용히 뒤쪽 가장자리로 걸음을 옮겼다.
뇌후는 확실히 무서울 정도로 강했다. 만약 서혼수만 아니었다면 지금 이미 갈기갈기 찢겨서 고깃덩어리가 되었을 거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서혼수란 존재를 전혀 알지 못했다.
서혼수는 영원히 진짜 죽지 않는 것 외에도, 몸이 마치 물처럼 되어있어서 순수한 힘에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서혼수를 죽이려면 그를 강제로 열반에 들 정도의 힘이나, 해요장혼곡 같이 의식을 소멸시키고 신혼을 소멸시키는 힘이 필요했다. 이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격노한 서혼수는 상대를 죽일 때까지 쉬지 않고 싸울 것이다.
진양은 구석으로 물러서서 큰 두 놈이 싸우는 것을 지켜보았다.
뇌후의 온몸에서 검은 살기가 솟구치고 있었다. 번개가 눈에서 반짝였다. 무수한 뇌광이 번개의 칼날처럼 끊임없이 서혼수의 몸 안으로 들어갔다. 날카로운 발톱은 잔영을 남기며 서혼수의 몸 안을 찔러서 투명한 몸 안의 장기를 끊임없이 공격했다.
그러나 서혼수는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전혀 피하지 않았다. 그저 촉수를 움직여서 천천히 뇌후의 몸을 감쌌다. 그러고는 두 개의 가장 긴 촉수를 뇌후의 몸속으로 찔렀다.
캬아!
뇌후는 고통스러운 울부짖음을 외쳤다. 눈부신 뇌광은 조수처럼 일파만파로 사방으로 흩어졌다.
진양도 여파에 영향을 받았다. 신혼이 흔들리고 눈이 침침해졌다.
뇌광이 파도처럼 밀려오는 게 보이자 진양은 몸을 급히 피했다.
뇌후는 투명한 장벽의 앞까지 물러나서 비어검을 꺼내고 낮은 외침과 함께 투명한 장벽 안으로 찔렀다.
뇌광이 솟구쳐서 포악한 파멸의 뇌광으로 가득해졌다. 뇌광은 빛의 감옥 표면을 돌아다니다가 비어검으로 이끌려갔다.
용솟음치는 뇌광은 비어검을 타고 바닷속으로 흘러 들어갔다.
쾅!
눈부신 뇌광이 거대한 번개의 날처럼 바닷속을 비췄다. 그러자 마치 나뭇가지처럼 서서히 나뉘더니 마침내 심해에서 천천히 사라졌다.
피식.
뇌광이 흩어지자 비어검은 영광으로 반짝이다가 완전히 사라졌다. 검날은 고철이 되더니 빠르게 부식되어 가루가 되었다.
눈부신 빛무리가 완전히 사라졌다.
진양은 혀끝을 가볍게 깨물어서 정신을 가다듬고 멀지 않은 곳의 전황을 지켜보았다.
뇌후의 몸은 이미 원래의 크기로 돌아왔다. 뇌후의 온몸은 촉수에 죽일 듯이 완전히 엉켜있었다.
서혼수는 두 개의 가느다란 촉수로 뇌후의 뒤통수를 찌른 후 뇌후와 똑같이 생긴 허영을 천천히 끌어당겼다.
서혼수의 동작은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았다. 뇌후의 신혼이 완전히 몸 밖으로 끌려 나오자 서혼수는 몸을 한쪽으로 내팽개쳤다.
모든 촉수를 천천히 덮어서 발버둥 치는 뇌후의 신혼을 제어했다. 천천히 그것을 자신의 몸 안으로 밀어 넣었다.
뇌후의 신혼은 서혼수 몸 안에서 미친 듯이 발악하고 포효했다. 하지만 아무리 발악해도 서혼수의 투명한 몸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신혼을 마비시키는 힘을 가진 붉은 빛이 뇌후의 신혼을 감쌌다.
뇌후의 신혼은 천천히 발악을 멈췄다. 그저 서혼수 몸 안에서 멍하니 머물렀다. 그의 신혼은 두 발을 시작으로 천천히 흔적도 없이 사라져 갔다.
무려 세 시진이 지난 후에야 뇌후의 신혼이 완전히 사라졌다.
서혼수는 배부른지 기분이 좋아 보였다. 몸 안에서 반짝이던 붉은 빛이 사라졌고 조용히 허공에 떠다니던 촉수도 마치 깊은 잠에 빠진 듯이 전부 밑으로 떨어졌다.
진양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 창백한 얼굴로 땅에 주저앉았다. 어지러운 머리를 긁적이며 자신도 모르게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바닥에 누운 진영의 의식은 천천히 몽롱해졌다. 어느새 잠이 들었다.
자고 일어났더니 얼마나 지났는지 알지 못했다. 진영은 일어나 머리를 비볐다. 먼 곳에서 뇌후의 시체가 보이자 서혼수를 향해 공수했다.
“나보다 나이가 많으니 형님이라고 부르겠습니다!”
하지만 서혼수는 그를 신경 쓰지도 않았다.
진양은 헛웃음을 짓고는 뇌후의 앞으로 다가와 시체를 만지는 능력을 발동했다.
손바닥의 허영이 돌아왔다. 세 개의 광구(光球)를 가져왔다.
“두 개의 자색?”
진양은 의외였다. 놀랍게도 두 개의 자색과 하나의 남색이었다.
‘역시 대단한 자가 가지고 있는 것도 대단하군.’
남색은 기능서였다. 자신의 머리를 치고는 잠시 기능서를 느꼈다.
“비법광폭(秘法狂暴)? 뇌후가 아까 폭발 때 썼던 건가?”
진양은 중얼거렸다.
비법광폭.
시전 후에는 전의가 절정에 다다르고 죽일 때까지 멈추지 않고 상처에도 무감각해진다. 게다가 두려울 게 없어진다.
하지만 부작용이 매우 컸다. 사용한 시간이 길수록 뚜렷한 의식이 천천히 사라져서 완전히 미쳐버린다. 만약 미치기 전에 비법을 흩어버리지 않으면 그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가 없었다.
계속해서 다른 자색 기능서를 머리에 내리쳤다.
분신술이었다.
신체 일부분을 나누어서 분신으로 만들 수 있었다. 자기보다 한 경지 낮은 전력의 분신만을 만들 수가 있었다. 수가 많을수록 힘은 약해졌다.
“지금의 내 실력으로는 분신 하나만 만들 수 있지만, 분신이 본체처럼 보고 느낀 걸 모두 공유할 수 있다면 꽤 실용적이겠는데?”
진양은 고개를 돌려서 마지막 자색 광구를 바라보았다. 광구의 안에는 번개가 번쩍이고 있었고 검은 안개가 가득해서 살기가 느껴졌다. 광구 안에 있어도 또렷하게 느껴졌다.
만약 풀어 놓으면 안의 번개와 살기가 흩어져서 적어도 이, 삼십 리 안의 모든 것을 파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시신을 만져서 얻은 물건이어도 바로 연화해야 했다. 안 그러면 지금 그의 실력으로는 절대 이것에 다가갈 수 없었다.
“훼멸뇌살(毁滅雷煞), 번개의 늪지가 모여 있는 땅에서 번개를 만 년 동안 맞고 만 년을 모아야 천살(天煞)을 융합하여 가장 순수한 훼멸뇌살로 만들 수 있다.”
진양은 실없이 웃었다.
뇌살 중에서 가장 파괴적인 훼멸뇌살이었다. 이런 물건을 시체를 만져서 얻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원래 그의 실력이면 가장 하품의 뇌살도 접촉할 수 없었고 받을 수도 없었고 더욱이 연화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 이미 연화한 훼멸뇌살이 그의 손안에 있었다.
“이 신통을 드디어 익힐 수 있게 됐다는 건가?”
진양은 광구를 쥐고 뜻밖의 횡재에 기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