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e Genius Top Star RAW novel - Chapter 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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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20일째.
결국 은 천만 관객수를 달성했다. 약 1102만 명. 다른 영화들이 개봉했지만 아직도 상영관 1/3 정도를 방어하고 있는 이었다. 1~2주 정도 더 상영관에 걸려 있을 것을 생각하면 천만을 훌쩍 넘기고 막을 내릴 것으로 보였다.
3월, 봄과 함께 다가온 천만 관객수 달성 소식에 제작사인 프레와 문시열 감독, 각종 스태프로 참여한 제작진과 배우, 배우 소속사 관계자들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를 즐겼다.
매일 터지는 머리 아픈 뉴스 기사가 영화 흥행에 도움울 줄 줄은 몰랐다는 반응도 많았다. 어쨌든 덕분에 전체이용가 영화가 아니었음에도 설 연휴 극장가까지 꽉 잡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무대 인사에서 팬들과 약속했던 천만 공약은 천만을 달성한 다다음 날 곧바로 이행되었다.
사실 900만을 넘겼을 때부터 프레쉬 홍보팀 쪽에서 천만 공약 이행을 준비하고 있었다.
도준과 황호석은 이동의 편리성을 위해 함께 벤을 타고 프리허그 장소로 향했다.
황호석의 소속사가 있는 학동 사거리에서 출발해 규홍이 운전하는 도준의 벤은 한강을 건너는 중이었다. 기분 좋은 듯 창밖을 바라보며 휘파람 소리를 내던 황호석이 말했다.
“이거, 이거. 강 배우랑 하니까 프리허그도 스케일이 달라지는구만.”
“뭘요. 선배님 팬도 정말 많이 올 것 같던데요.”
점점 늘어나기 시작한 황호석의 2, 30대 여성팬은 이제 웬만한 청춘 스타 못지 않은 숫자가 되었다.
중년 배우인 황호석의 팬덤 구축은 언론이나 업계에서도 꽤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는 현상 중 하나였고, 현재는 황호석이 누리는 ‘제2의 전성기’라고 불릴 정도였다.
그러나 황호석이 느끼기에는 첫 번째 전성기나 다름 없었다. 배우로서 대중의 사랑이 아닌 이렇게까지 직접적인 팬들의 사랑을 받아본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영화판에 있는 현재 중년 연기파 배우 대부분이 그랬다. 덕분에 황호석은 최근 비슷한 나이대 친한 동료 배우들 사이에서 큰 부러움을 사고 있었다.
우스갯소리였지만 다음 번에는 자신도 도준과 작품을 하고 싶다는 이도 많았다.
아무튼 새로 생긴 팬들을 의식한 탓에 본래는 무대 인사 때도 ‘이진욱 형사’의 느낌을 살려 되도록 편안한 차림을 추구하는 황호석이었지만 오늘만큼은 그도 꽤 멋을 낸 상태였다.
“아, 선배님은 프리허그 해보신 적도 있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전 처음인데.”
도준의 물음에 황호석이 끄덕거렸다.
“그때야 홍보차 홍대 거리에서 잠깐한 거라. 이렇게 본격적으로 광화문 광장을 쓸 정도는······.”
당시 황호석이 게릴라로 진행한 프리허그에도 꽤 많은 인원이 모이긴 했었지만 당시에는 스무 명 남짓 정도 방송용 그림을 따기 위해 프리허그를 한 게 전부였다.
그러나 오늘 프리허그는 각각 선착순 50명씩에게 기회가 돌아갈 것이었다. 거기에 인파도 그날과는 다른 수준일 게 분명했다.
새벽부터 광화문 광장에 팬들이 진을 쳤다는 얘기가 들려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새벽부터가 아니라 어젯밤부터 밤을 새웠다는 팬도 있었다는 게 홍보팀의 전언이었다.
“오늘··· 시위도 있었나?”
광화문 광장 근처에 다다랐을 때, 조수석에 앉아 있던 황호석의 매니저가 고개를 갸웃했다. 광화문 광장을 수천의 사람들이 가득 메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뭐야. 다 팬인 거 같은데요?”
“에이, 설마.”
“어, 진짜네? 줄 뒤로 저기 다 저렇게 서 있는 게······.”
벤 뒤에 타고 있던 스타일리스트들이 창쪽으로 고개를 빼며 엄청난 인파를 확인했다.
‘ 악수회 때나 노트르담 베이커리&카페 때 인원을 생각하면 많을 것 같긴 한데.’
프레쉬 홍보팀 직원들의 말도 있었고, 여러 차례의 경험으로 도준도 어느 정도는 인원이 많을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 국민 대부분이 열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때는 사람 많은 곳에서 밥을 먹기조차 힘들었던 적도 있고.
‘오늘은 그 정도까진 아닐 테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도준도 창문으로 광화문 광장의 풍경을 확인했다. 그리고 입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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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 유료 주차장에 차를 대고 도준과 황호석은 경호원들의 비호를 받으며 프리허그가 이루어질 광장 중심으로 향했다.
“꺄아–!”
“도준아!”
“황호석 짱!!!”
“강도준! 손 한 번만 잡아주세요!”
두 사람의 등장에 일대가 술렁이며 줄 앞에 바짝 다가선 이들이 소리를 질렀다. 야외다 보니 무대 인사 때와는 차원이 다른 데시벨의 목소리들이 황호석과 도준의 가는 길마다 깔렸다.
이순신 동상이 있는 곳에서부터 세종문화회관이 있는 곳까지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었고, 여러 가지 부스가 줄지어 세워져 있어 광화문 광장은 축제 현장을 방불케 했다.
프리허그 행사의 규모가 이렇게 커진 건 역시 두 배우와 영화 자체의 영향력 때문이었다.
행사를 할 거라는 공지가 나가기 무섭게 제작사인 프레쉬와 소나무 엑터스는 각종 기업과 단체의 연락을 받아야 했다.
영화 협찬사와 도준이 광고 모델인 기업들의 연락이었다.
황호석의 기획사까지 합세하면서 여러 고민을 거쳐 프레쉬 홍보팀은 프리허그 행사의 규모를 키우기로 결정했다. 팬들의 수에 비해 프리허그는 100명에게 제한돼 있었고, 그렇다면 다른 즐거움이라도 제공하면 좋겠다는 취지에서였다.
줄 너머로 줄지워 세워진 부스는 도준이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기업이나 영화 협찬 기업들이 차지하고 관련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그러나 판매 상품보다는 홍보 차원에서 무료로 나눔하는 상품들이 많았다.
벌써 몇 년째 도준이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노트르담 베이커리&카페’에서도 부스를 차려 팬들에게 신개발 메뉴인 5색 과일빵을 무료로 체험할 수 있게 했다.
도준이 쓴 안경으로 이름을 알린 ‘샤이닝 안경’에서도 무상으로 시력 검사를 해주고 안경점 쿠폰을 뿌렸다.
한편에는 약물중독방지 운동본부에서 나와 팸플릿을 나누어주며 약물중독의 위험을 알리는 공익 사업까지 실현하고 있었다.
덕분에 선착순에 들지 못한 팬들도 배우들의 얼굴을 멀리서 지켜보는 것 외에 소소하게 즐길거리가 생겼고, 소식을 듣고 추가로 팬들이 몰리기도 했다.
자연히 주말 나들이를 나왔던 일반 시민들도 관심을 가지고 찾아온 무료 나눔 부스를 차린 기업들은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었다.
각종 언론사에서 나온 기자들이 이 광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물론 그사이에서도 가장 행복한 얼굴을 하고 있는 건 선착순 50인 안에 들어 도준과 프리허그를 하게 된 팬들이었다.
“오빠!”
프리허그를 하게 된 첫 번째 팬은 한눈에 보아도 어려 보이는 학생이었다. 도준을 오빠라고 부르는 말 뒤에 어쩐지 ‘ㅠㅠ’ 하는 이모티콘이 달려 있는 듯했다.
도준의 팬들은 황호석의 팬들보다도 반나절은 더 일찍 나와 줄을 서야만 했기 때문에 제대로 잠을 잔 이가 없었다.
팬들이 밤을 새우고 있다는 소식에 놀란 프레쉬 홍보팀 관계자가 새벽부터 나와 명단을 적고, 팬들을 돌려 보내긴 했지만 이미 몇 시간을 거리에서 보낸 후였다.
애초에 선착순으로 프리허그 인원을 정한다고 했을 때 예정된 일이었으나 프레쉬 홍보팀도 이렇게 큰 행사는 처음인지라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
“밤부터 고생했죠.”
도준은 안타까운 목소리로 학생을 맞았다.
“아니에요. 오빠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어떡해······. 저 팬미팅도 갔었는데 이렇게 가까운 건 처음이라······.”
학생이 울먹거리며 말했다. 도준이 웃으며 학생을 따듯하게 안아주었다.
그 모습에 모두 부러움이 담긴 시선으로 학생을 보았다. 학생은 세상을 다 가진 표정이 되어서는 물었다.
“공부 잘하라고 해주시면 안 돼요? 저 이제 고3인데 좋은 대학 가라고도······.”
“아, 이름이?”
“저요?! 저 정윤희요!”
“어, 윤희 학생이라면 꼭 잘할 수 있을 거예요. 좋은 대학 가길 바랄게요!”
오늘 선착순 1등을 한 끈기만 있어도 충분히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름까지 불러주며 진심을 다해 응원해주는 도준에 심장이 터질 것 같아진 학생이 고개를 마구 끄덕였다.
“네! 오빠 영화 천만 달성한 거 정말 너무너무 축하해요!”
그렇게 연이어 프리허그가 이어졌다. 프리허그를 하면서 도준은 깨달은 게 있었다.
팬 서비스를 해주는 입장이라고 생각하고 이 자리에 왔는데, 오히려 팬들의 마음을 받는 입장이 되는 기분이었다.
도준과 포옹을 하며 팬들은 의 천만 관객 달성을 자신의 일처럼 축하해주었다.
도준이 출연한 영화는 조연이었던 데뷔작과 첫 주연 작품인 두 작품.
TV 드라마로 가장 큰 인기를 얻어 아직까지 천만 관객 영화 출연이라는 타이틀은 없었기에 확실히 천만 관객 달성은 도준과 도준의 팬들에게 무척 의미 있는 기록이었다.
‘고민도 많았고, 여러 가지 내게로 의미가 있는 영화였는데··· 더 큰 의미가 생겼구나.’
생각하며 도준은 한 명, 한 명 남은 팬들을 더욱 더 따스하게 맞이했다.
***
그 시각.
유일무이한 후계자로 점찍어두었던 장남 백천을 검찰에 보낸 백정한 회장의 자택은 무거운 침묵이 감돌고 있었다.
사태가 심상치 않았다. SG는 독재 정권부터 자본을 축적하기 시작해 십여 년 전부터 미디어 산업에 이르기까지 굳건한 권력을 다져 온 재벌가였다.
IMF 이후로 이렇게까지 경영권이 흔들린 적은 없었다. 오히려 IMF 때는 회사 전체의 흥망이 달려있었지 백 씨 일가의 경영권이 흔들린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제 아무리 견고하게 세워진 댐이라도 어디선가 구멍이 뚫리고, 그 구멍을 제대로 막지 못하면 언젠가는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기 마련이었다.
백정한 회장은 어디에서 언제부터 구멍이 생겼는가 생각했지만 딱히 짚어낼 수 없었다. 여전히 거구를 자랑하며 눈빛만은 형형한 백정한 회장이었지만 그도 나이를 많이 먹었다.
이는 흔들리고, 손발톱은 물러질 나이였던 것이다.
백천 사장이 저와 같이 제대로 된 호랑이가 되기도 전에 나자빠진 게 문제였다. 백 회장의 심기를 살피며 맞은편의 백정아가 말했다.
“···연일 주가가 하락하고는 있지만··· 아시잖아요. 원래 이 업계 주식이 오르락내리락 심한 거. 뭐 하나 터지면 금방 오를 거예요.”
“미디어주뿐만 아니라 그룹 전체에 영향이 가고 있어. 그룹 임원진들은 검찰 수사에서 혐의 없이 풀려날 거라고 일단 내가 달래놨다만··· 미디어 쪽 인사들은 뭐라던.”
“ 방영일이 얼마 안 남았어요. 그거 잘되면 주식도 다시 오르고, 오빠에 대한 내부비난도 잠잠해질 거예요. 오빠 검찰 수사 결과가 제일 중요하겠죠.”
물론 검찰 쪽에 손을 써놓기는 했지만 장담할 수는 없었다. 검찰도 여론을 신경 쓰고 있었고, 증거가 공개된 것들도 많았기 때문이었다.
“것보다··· 오빠한테 또 문제가 생겼는데.”
백정아의 말에 어둡던 백정한 회장의 눈에 살기마저 일었다.
끝
ⓒ 천태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