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tasy My Mom Is an Alien?! RAW novel - chapter 117
“꿈 같은 게 아니야. 그리고 앞으로 더욱 커질 거야. 다음 림(진화)이 끝나는 순간 어쩌면 지금보다 훨씬 더 커져 있을지 모르지. 본래 첫 번째 림을 할 땐 이것보다 절반에 가까웠거든.”
“지금보다도 더 많이 커진다고?”
영수는 절로 침이 꿀꺽 삼켜질 수밖에 없었다. 한편 이러한 모습을 바라보는 현우의 마음은 안도한 감정이 자리하고 있었다. 뭔가 이제야 마음에 놓이는 모습이었다. 혹시나 자신을 두려워할까 봐. 그래서 멀어질까 봐 언제나 두려워했었다. 근데, 직접 알리고 마주한 영수는 자신을 밀어내지 않고 있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말할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저나 어쩐지 이상하더라니, 지금 생각하면 이상한 게 한두 개가 아닌 것 같네.”
“뭐가?”
“그렇잖아. 예전에 하석진 그놈이 날 납치했을 당시에 네가 바로 찾아왔었잖아. 혹시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순간이동 같은 거 되고 그런 것도 있는 거야?”
“맞아. 순간이동을 통해서 그때 바로 갔던 거야.”
“와, 세상에.. 진짜 네가 외계인인 혼혈 맞구나. 너희 어머니가 그럼 외계인이신 거네?”
“맞아. 어머니 쪽이 이젝트란 외계인이고 아버지가 순순한 한국분이시지.”
“어쩐지, 남다른 요리실력도 보여주시더라니, 그래서 그런 거였구나. 그보다 이젝트란 종족 명이라니, 그래서 이젝트 재단이 같은 이름이던 거구나?”
“맞아. 이재트 재단 자체가 엄마가 예전에 만들어 두었던 곳이지.”
과거에 태워 먹었던 과일을 떠올리는 영수는 이제야 모든 게 설명되고 수긍이 된다는 마음이었다. 좀 특이한 분이시다는 생각은 했지만, 저 먼 우주에서 온 외계인이셨다니, 참으로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할 순간 한 가지 사실을 떠올렸는지 퍼뜩 생각나면서 외쳤다.
“앗!? 너 유라는 어떻게 하려고? 여자친구를 이대로 내버려 두는 거잖아? 설명은 한 거야?”
“아직 안 했어. 솔직히 내 정체를 알려주는 것도 네가 처음이야.”
“처음이라니, 이거 영광이라고 해야 하나. 그보다 이러면 유라는 어떻게 되는 거야?”
“글쎄, 어떻게 해야 할까? 솔직히 말하자면 사실대로 말하는 게 망설여져.”
“어째서?”
“너와는 다르게, 십 년이든 수십 년을 기다려야 하는 거잖아. 차라리 헤어지는 게 훨씬 그녀에게 좋은 일이 아닐까?”
“수십 년이라. 정말 수십 년이 지나면 유라에게 못 할 짓이긴 하지.”
이제 20대 초반인 유라의 인생을 혼자 남겨져서 보낸다는 건 상당히 이기적인 행동일 수밖에 없었다. 영수는 뭐라 말해주기가 그랬다. 어떤 선택을 하든 좋지 못한 결과로 이어질 거로 생각했다.
“그보다 난 왜 다르다는 거야?”
“넌 그냥 기다려줄 수 있잖아.”
“야, 말이 수십 년이지. 그 긴 세월이면 내가 얼마나 나이가 드는지 알고서 그런 말을 하는 거야?”
“괜찮아. 수명에 대해선 걱정할 거 없어. 이번에 나온 어게인 2도 그렇고 앞으로 계획을 잡아둔 어게인 3까지 한다면 기대 수명은 대충 200년은 문제없을 거야. 설마 그 많은 시간 동안 림이 안 끝나겠어?”
“그 정도로의 수명이 늘어나는 거야? 외계인 기술이 좋긴 하구나. 그래도 정말 긴 시간이긴 하겠네.”
“어쨌든, 넌 기다려 줄 거로 생각해. 하지만 유라에게 못 할 짓이겠지. 그러니 헤어지자고 말할 생각이야.”
“으으, 개 많이 울 것 같은데, 너와 사귀고부터 정말로 좋아했었는데. 너무 뜬금없은 이별 선언인 거잖아.”
“그러게, 그래도 개 인생을 망칠 순 없는 일이잖아.”
“너 말도 맞고 개 입장에서 사실을 알리는 것도 맞고, 뭐가 정답인지 참 모르겠다.”
고개를 흔들며 말하는 영수의 말에서 현우는 절로 수긍될 수밖에 없었다. 자신 역시 뭐가 정답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이런 생각을 하는 것보다 영수에게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했다. 애초에 오늘은 영수를 위해 시간을 낸 것이다.
“그보다 우주로 안 가볼래?”
“진짜? 안 그래도 나중에 돈 좀 모이면 달 여행 같은 곳에 가볼까? 생각하고 있었거든. 친구 덕분에 공짜로 우주여행 한 번 해보겠는데?”
“가는 김에 화성도 보고 목성도 보고 토성까지 다 구경시켜줄게.”
“흐흐흐, 좋았어! 가보자고!”
아까의 당황하는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태양계의 행성을 직접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것에 좋아하는 영수의 모습이었다. 아마도 일부러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지 몰랐다. 어느새 둘의 모습은 사라졌다. 그리고 모습을 드러냈던 아레스의 본체는 그대로 모습을 감추면서 지구라는 행성을 빠져나갔다.
그렇게 이날 현우는 영수에게 태양계의 행성들을 구경시켜주는 등 꽤 오래 만나지 못할 순간을 위해서 다양한 대화들을 나누었다. 영수는 역시 자신의 친구였다.
* * *
태양계로부터 1광년 거리.
“이제 조금 있으면 시작되는 건가?”
〈걱정되십니까?〉
“솔직히 말해서 조금 걱정이 되긴 해. 이번 일은 지금까지 전례가 없던 미지의 현상이나 마찬가지잖아.”
디올트의 알이라는 것부터 시작해서 나라는 특이점에서 발생할 여파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몰랐기에 걱정될 수밖에 없었다. 그나저나 모두에게 작별을 고하는 건 상당히 어려운 일이긴 했었다.
“많이 원망하겠지?”
한유라를 만나러 갔을 당시 보인 모습은 자신에 대한 걱정이었다. 그런 그 애에게 한 행동이란 대못을 박는 행동이었다. 헤어지자고 말했고 이유를 말해달라며 우는 모습에서 그저 마음이 없어졌다는 거짓말이라는 걸 해야 했었다.
〈원망하실 겁니다. 하지만 그녀는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될 겁니다.〉
“그렇게라도 위안이라도 얻어서 좋네.”
한유라와의 만남을 끝으로 자신에 대해 알고 있는 한국일 사장과 그의 아들인 한성권 회장에게도 사정을 설명했었다. 그에 유라와 헤어지게 된 것에 대해 이해하게 된 그들이었다. 어쩔 수 없었다는 사실과 함께 아쉬워하는 그들의 뒤로하고 레이나에게도 복수할 수 있는 공작의 위치를 알려 주었다.
복수를 할 수 있게 도움까지 주었다. 마침내 다벨이란 조직이 끝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호원으로 있던 그렉 등에게 한동안 편히 먹고 살 수 있는 자금과 자유로움을 놓아주었다. 자신이 없는 상황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없기에 내린 결정이었다.
그들은 이런 내 결정에 망설였지만, 어차피 자신이 없다는 사실에서 결국, 받아들인 모습이었다. 한편 회사에 대해서는 한소연 비서를 비롯한 한국일 사장 등에게 맡기는 방향에서 일을 진행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아마 엄마가 한 번씩 도와주시기로 했으니 내가 돌아갈 때까지 회사가 망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마지막 관문인 할머니까지 설득하는 건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다. 일단 충격에 대해서 대비해야 했고 엄마에 대한 사실까지 모두 밝혀야 하는 상황이었다.
다행이라면 다행이라고 할까. 할머니께서는 큰 충격을 받으시진 않으셨다. 뭔가 눈치채고 계신 거였을까? 엄마와 자주 같이 붙어 다니면서 보이는 엉뚱한 모습에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신 것 같았다. 자신 아들이 외계인 아내와 결혼했고 손자까지 혼혈이라는 걸 받아들이신 모습이었다.
그러한 모습에서 다행이라는 마음을 가질 순간 나에 대해 걱정을 하셨다. 그런 할머니에게 난 무사히 돌아오겠다는 말로서 마지막으로 차려주신 된장찌개를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가족과 짧은 시간을 보낸 이후 이곳으로 올 수 있었다.
이젠 정말이지 시간이 거의 다가오고 있었다. 아까부터 우주선 내부 곳곳으로 붉은 빛의 스파크가 연신 일어나고 있는 모습이었다.
〈앞으로 버틸 수 있는 시간은 5분 정도입니다.〉
“그래? 그럼 곧이겠네. 내가 다시 정신을 차렸을 순간까지 잘 부탁한다.”
〈예, 저도 그때 뵙겠습니다. 현우님.〉
“정말 얼마나 시간이 흘러버리는 걸까?”
〈그때도 지금과 같이 다들 존재하고 있을 겁니다.〉
“그래, 그렇겠지.”
그렇게 대답하던 현우는 마침내 버텨낼 수 있는 순간이 이젠 없다는 걸 느낄 정도로 서서히 함선 전체가 붉은 빛으로 뒤덮이는 모습이었다. 이러한 모습 속에 현우는 짧게 심호흡과 함께 아레스에게 말했다.
“시작하자고.”
이 순간 붉은 빛의 파동이 함선 전체를 뒤덮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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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이렇게 1부가 끝났습니다. 다음은 시간이 지난 이후의 이야기가 진행되겠습니다. ㅎ 재밌게 봐주세요!
예상을 벗어난 시간
〈………현우님.〉
머릿속을 파고드는 부름에 현우는 어지럽던 머릿속이 정리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왜 이러고 있고 내가 뭐 하고 있는 건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때 다시 한번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제 정신이 드십니까?〉
‘아레스, 잠시만 기다려 줘.’
아레스보고 기다려달라고 하였다. 아직 나 자신이 정신을 제대로 차린 게 아니었다. 뭔가 이제야 조금씩 기억이 돌아오는 듯했다. 내가 누구고, 어째서 이러고 있는지 이제야 좀 명확하게 알 것 같았다.
‘처음 느꼈던 그 고통은 대단했었지.’
2번째 림(진화)이 시작되던 순간 이어진 고통은 첫 번째보다 차원이 달리하는 심한 고통을 선사했다. 하지만 다행이라면 이런 고통은 초반에만 이어졌었고 곧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아레스가 말한 대로 정신적인 고통과 육체적인 고통은 방지할 수 있었다.
‘그때 이후로… 기억이 잘 안 나.’
뭔가 있긴 했던 것 같은데, 기억 속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그보다 시간이 얼마나 지난 걸까? 정신이 돌아오니 시간부터 확인하고 싶어졌다. 이러한 나의 의지가 전해진 건지 아레스가 곧장 지나간 시간에 대해 알려왔다.
〈현재 두 번째 림(진화)이 시작되고서 99년이 지난 것으로 보입니다.〉
“뭐, 얼마나 지났다고!?”
〈현재 99년이 지나 있습니다.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이 지난 것 같습니다.〉
“그럴 수가.. 수십 년은 예상했지만 99년이라니, 거의 100년은 지났다는 거잖아?”
예상을 벗어난 시간의 흐름이었다. 그만한 시간이 지났다는 것에서 뭔가 허탈한 마음도 들었다. 이젝트 종족에 있어서 그렇게 많은 시간이 아니라고 하지만 그래도 지구인으로서 보낸 시간을 생각하면 이런 시간은 상당히 허망하게 보낸 셈이었다.
〈참고로 현재 현우님의 나이는 121세가 되십니다.〉
“이젠.. 100살이 넘는 나이가 된 건가?”
100살이 넘었다고 하더라도 살아온 세월이 22년밖에 되지 않으니 딱히 실감은 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었다. 동시에 이러고 있을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서 지구로 가봐야 했다. 일단 가장 먼저 할 일은 엄마와 연락이 닿는 것이었다. 다른 것보다 지구의 소식이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99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니, 정말 많은 것이 변해 있을 터였다.
“아레스, 엄마와의 연락은?”
태양계와 1광년 거리가 떨어졌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연락이 닿을 수 있는 거리였다.
〈현재 테레스와 연락이 닿았습니다. 돌아온 걸 환영한다는 어머님의 전언이 있었습니다.〉
아레스의 말에 조금은 안심되는 마음이 들었다. 엄마가 지구에 그대로 있다면, 걱정할 변화는 없을 터였다. 어떠한 외부의 위협도 내부의 붕괴도 없이 무난하게 흘러갔을 것이 분명했다.
〈이대로 지구로 향할까요?〉
“바로 가자.”
〈알겠습니다. 테레스로부터 정보를 공유받았습니다. 지구권 인간의 활동 영역이 겹치지 않은 부근으로 워프하겠습니다.〉
아레스의 말을 끝으로 내가 서 있는 공간이 잔뜩 일그러지는 듯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우주선의 중심인 이곳의 공간도 상당히 넓어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전보다 못해도 3배는 커진 모습이다. 2번째 림(진화)이 끝났으니, 아마 우주선의 형태와 크기도 많은 변화가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우주선의 확인은 조금 이따가 보는 게 좋겠어.’
〈워프를 완료했습니다. 현재 지구권에 도착했습니다. 밖의 모습을 보여드릴까요?〉
현우는 그렇게 해달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한 순간 주변이 우주의 광경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야로부터 지구라고 짐작할 행성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지구는, 정말로 많은 것이 바뀌어 있는 모습이었다.
“제대로 우주로 진출한 거구나.”
거대한 링이 지구를 감싸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링과 연결된 십여 개의 궤도 엘리베이터들의 모습까지 볼 수 있었다. 내가 처음 구상한 모습 그대로 발전한 인류의 모습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러한 모습에서 난 99년이라는 시간의 흐름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예상한 것, 이상으로 시간이 흘러 더 일찍 이런 모습을 보게 된 셈이었다. 그러면서 확대되다시피 보이는 광경 속에 많은 우주선이 링과 연결된 정거장을 떠나거나 오는 모습이 보였다. 자신에게 있어서 불과 얼마 전에 선보이게 한 문워크와는 비교할 수 없이 세련되고 발전한 형태의 우주선들이 많은 모습이었다.
“이제야 좀 제대로 된 우주 문명권 같네. 그러고 보니 아레스, 너의 본체가 얼마나 변한 거지?”
이러한 현우의 말에 아레스는 기다렸다는 듯 허공에 홀로그램을 만들어내며 현재 자신의 본체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확실히 림(진화)의 영향 아래에 많은 것이 바뀌어 있는 모습이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점은 역시 크다는 것이다. 숫자상으로 나온 우주선의 지름은 자그마치 10km에 이르러 있었다.
10km라니, 어마어마한 크기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고 보면, 이 정도 크기를 가진 이젝트 종족의 우주선이 있던가? 애초에 이젝트 종족은 크기 대비 강대한 우주선 성능을 자랑해 온 종족이었다. 하다못해 제법 높은 위치에 있다던 엄마조차 지름 1km에 이르는 우주선이었을 뿐이었다.
어쨌든 크기도 크기지만 생김새 변해서 조금 두꺼워지고 완전한 원형보다는 살짝 굴곡진 형태를 띠는 듯한 모습이었다. 뭔가 날렵한 걸 버리고 덩치를 키운 듯한 모습이라고 할까? 일종에 이젝트 종족의 전투선이라고 해도 될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