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tasy My Mom Is an Alien?! RAW novel - chapter 118
“이 정도면 대체 림을 몇 번이나 해야 나올 수 있는 결과인 거지?”
〈대략 50번의 림(진화)을 거쳐야지만 나올 수 있는 규모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흰 그런 모든 걸 뛰어넘어 한 번에 이룩한 겁니다.〉
“50번이라, 이젝트 종족 가운데서도 이 정도 크기를 가진 우주선이 있는 거야?”
〈아마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 말은 있을 수 있다는 거지?”
〈제가 알고 있는 최대의 크기는 8km로 40번의 림(진화)을 이룩한 분이 계셨습니다.〉
“그 계셨다는 말은 지금은 없다는 건가?”
〈예, 특이한 분으로 탐험가의 본질을 가지신 분이라 언제나 이젝트 종족이 탐험하지 않았던 곳을 늘 탐사하시는 분이셨고 먼 우주로 나가시곤 하셨습니다. 그러다가 더는 연락이 없는 상태입니다. 마지막 연락은 1만 5천 년 전인 것으로 나옵니다. 하지만 아직 계신다면, 충분히 더 많은 림(진화)을 하셨을 것이고 저희 본체보다 더욱 크게 성장했을지 모릅니다.〉
“그런 분이 있었다고? 그보다 그 정도 연락이 오질 않았다면 그냥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갔거나 어떤 일을 당했다는 것이 아닐까?”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보다 지금 막 어머님께서 들어오겠다고 요청하셨습니다.〉
“그래? 얼른 들여보내 줘. 아, 나 옷도 좀 입혀주고.”
림을 거치면서 입고 있던 옷들이 다 사라지고 없었다. 지금의 자신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벌거벗은 상태였다. 어느새 바닥으로부터 미세한 나노봇들이 달라붙으면서 그대로 구두를 시작으로 옷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늘 예전부터 즐겨 입던 검은 계열의 정장이었다. 그렇게 옷을 다 걸친 상태가 되었을까. 한순간 모습을 드러내신 엄마셨다.
“아들!”
“오셨어요. 엄마.”
와락! 달려와서 그대로 안아주는 엄마셨다. 이에 현우도 엄마를 안으며 등을 두드려 주었다. 엄마의 반응이 확실히 오래 만나지 않은 기색이 역력했다. 과거에 엄마도 이런 자신과 비슷한 감정을 느끼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성 전 감정적인 자신과 달리 엄마는 태평하셨다.
‘엄마에겐 얼마 안 지난 시간이었지만 나에겐 십수 년이었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겠지.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도 비슷하겠지?’
“너무 많이 시간이 지나버렸네요.”
“응! 현우 너 99년 동안 깨어나지 않아서 이러다 100년은 다 채우고 돌아오는가 싶었다니까. 이렇게 돌아오니 너무 기뻐!”
“그나마 100년을 채우지 않아서 다행이네요.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그동안 잘 지냈다고 보긴 어려웠지. 뭐가 그리 할 일이 많은지 그동안 지구에 이런저런 이들이 많았단다.”
투덜거리며 말하는 엄마의 모습에서 제법 귀찮은 일이 많았음을 알 수 있었다. 아마 저것들 모두가 내가 처리했어야 할 일들이었을 것이다. 엄마로서는 지구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었을 것을 내가 한 부탁에 할 수 없이 계속 관여해야 했을 것이다.
“정말 고생하셨어요.”
“후후후, 나 잘했지?”
“그럼요. 저런 모습을 보니. 엄마가 그동안 많이 고생했다는 게 알겠네요.”
“당연하지, 내가 지구가 멸망할 뻔한 일들을 몇 번이나 막았는지 아니? 인간은 왜 이렇게 불안정한지 모르겠단 말이야.”
주변에 보이는 지구를 감싸는 거대한 링의 모습은 지구가 얼마나 급속도로 발전한 것인지 알 수 있었다. 애초에 99년 만에 저 정도 발전을 이룬다는 것 자체가 한 종족이 스스로 이룩하긴 힘든 일이었다. 모든 건 뒤에서 엄마가 제법 도움을 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보다, 대체 아레스의 본체가 얼마나 커 버린 거니?”
“아레스의 말대로라면 림(진화)을 50번은 해야지만 커질 수 있는 규모라고 하더라고요. 이젠 지름만 10km라고 하더군요.”
“이 정도로 급속도로 성장할 줄은 몰랐구나. 이만하면 이젝트 종족 가운데서 널 함부로 할 놈들은 없겠어.”
“그렇겠죠?”
“디올트의 알이라는 게 이 정도의 효과가 있는지 몰랐구나. 아니면, 아들 너와 상성이 맞아서 그런 걸까나?”
“저도 자세한 건 모르겠어요. 다만, 그 효과가 과도하게 증폭되어서 저에게 돌아온 건 확실한 것 같아요. 그보다 가져가셨던 디올트의 알은 잘 있는 거죠?”
“응, 잘 있지. 내가 꼭꼭 숨겨놓아서 내가 알려주지 않는 이상 아무도 발견할 수 없을 거야.”
득의양양한 모습을 보이는 모습에서 내심 엄마도 디올트의 알을 흡수하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나와 같이 된다면 상당한 성장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렇게 되면 나와 같이 꽤 오랫동안 림(진화)을 겪어야 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아들, 혹시 나도 디올트의 알을 흡수하는 게 어떨까? 고민하는 거니?”
“그러면 어떨까요? 엄마에게 좋지 않을까요?”
“너처럼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확신하지 않는 이상은 흡수하지 않는 게 좋겠구나.”
“왜요? 테레스의 본체가 더 크고 강해지면 좋잖아요?”
“너와는 조건이 다를지 모르잖니. 어쩌면 악영향을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그런가요? 하긴 확실성 없는 일에 디올트의 알을 흡수하는 모험을 할 수는 없는 일이겠죠. 그보다 다들 잘 있는 거죠?”
“응, 너희 아빠부터 시작해서 할머니까지. 아무런 문제 없이 잘 계신단다.”
“다행이네요.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나서 예기치 않은 일이 생겼을까 봐 불안했었어요.”
“99년은 생각보다 그리 많은 시간이 아니란다. 이제 제대로 우주 시대로 진출한 인류의 수명이 400년은 되었으니 같이 살아갈 날들은 더 많을 거야.”
“역시 더 많은 수명을 늘린 거군요.”
“너희 아빠도 오래 살아야지. 호호호.”
내가 예상한 수명은 200년이었다. 사실 그때쯤이라면 림도 끝날 것으로 예상했었다. 이후에 수명을 더 늘릴 계획을 잡았었다. 하지만 예상을 벗어날 정도로 오래 걸렸고 그래서 엄마는 알아서 기술을 전해주신 모양이었다. 여러모로 엄마로 인해 인류의 발전은 계속된 모양이었다.
“일단 집으로 가보죠. 아버지도 그렇고 할머니와 만나야겠어요.”
“그래, 가자꾸나. 참고로 집은 이사했단다. 본래 살던 곳이 너무 많이 낡아버렸거든. 거기서 40년은 살다가 이사를 했었는데. 다시 이사하고 50년은 살다가 또 이사하면서 이젠 10년째 살고 있는 집이란다.”
한때 최신 건축물에 최고급 거주지로 이름 높은 적성타워가 낡아버렸다니, 다시 세월의 무게가 느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이사한 곳에서도 50년을 보냈단다. 그리고 새롭게 이사를 했다는 곳에도 10년째 살고, 계시다고 하는데, 가보면 제법 낯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차 지난 시간을 알아가는 거로 하죠.”
“그래, 이제부터 알아가면 되는 거야. 그럼 가볼까.”
우린 그렇게 순간이동을 통해서 집으로 순간이동을 했다. 사실 예전 같으면 어느 정도 현실성 때문이라도 현관문으로 가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할머니도 내가 누구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니 마음껏 순간이동을 통해 집으로 가도 이상하지 않았다. 한편 아레스의 본체에 대해서는 그대로 지구 궤도권에 머무는 것으로 했다.
솔직히 지구의 문명이 아무리 발전했다고 해도 아직도 발톱의 때만큼도 따라잡지 못하는 크나큰 격차가 존재했다. 그러니 절대 아레스의 본체가 있다는 사실조차 감지하지 못할 터였다. 어쨌든 현우가 순간이동을 통해서 도착한 공간은 상당히 드넓은 공간이었다.
“여긴, 어디에요?”
“여기? 리온 1207 타워라고 불리는 최상층에 있는 저택이란다.”
“그러니까 타워 위에 저택을 지으셨다고요?”
“응, 참고로 여기는 1207층이란다.”
“확실히 미래세상이긴 하네요. 층수가 이 정도로 높아졌으니 말이에요. 그보다 리온 타워라면 설마, 제 회사에서 이곳을 건설한 건가요?”
“물론이야. 너희 회사에서 지은 거야. 참고로 말하자면 리온그룹은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기업으로 성장한 상황이란다.”
“그럴 거라 생각은 했었어요. 안 되면 이상한 거죠.”
모든 조건을 갖춘 리온그룹이 세계 최고의 회사가 되지 못할 이유는 없었다. 이미 사전에 준비해 놓을 다양한 기술 및 사업들까지 지정하고 갔으니 알아서 잘 커버린 셈이었다. 어쨌든 타워 위에 자리한 저택이라니, 이곳 저택의 규모도 상당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이곳의 가치는 현재 1조 5천억 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타워의 가치까지 치면 100조에 이르겠군요.〉
‘그 정도야?’
이미 도착한 순간 모든 정보를 집약하여 내려받은 아레스인지라 이곳의 시세도 단번에 파악한 모양이었다. 그나저나 1조 5천억 원이라니, 원화의 가치가 상승했다고 해도 이만한 금액은 상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심지어 이곳 타워의 가치조차 100조에 이른다고 하고 있었다.
‘99년이란 시간은 진짜 많은 걸 변하게 하네.’
“할머니는요?”
“지금 정원에 계실 거야. 그곳으로 가볼래?”
“그러죠.”
그렇게 걸음을 옮긴 순간 보인 건 사람으로 보이는 이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인간이 아니었다. 모두 안드로이드였다. 아레스가 알아서 표기를 해주고 있었고 제조사 및 생산연도까지 알려주고 있었다. 단시간에 완벽히 지구에 적응한 아레스라는 생각과 함께 나만 아직 익숙하지 않은 거냐는 생각이 들었다.
저택은 드넓었고 고급스럽기까지 했다. 내부에 자리한 실내 장식부터 바닥과 창문까지도 하나하나가 장인의 손길이 닿은 것들로 보였다. 내심 1조가 넘는 값어치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한 마음으로 걸음을 옮기며 밖으로 나오는 순간 이곳이 타워라고 생각할 수 없는 드넓은 정원이 자리한 모습이 보였다.
‘건물 위에 정원이라니, 누가 이런 생각을 한 거야? 그보다 제법 많네?’
지금 시야로부터 보이는 솟아오를 듯 자리한 수많은 마천루였다. 이곳 리온타워보다는 못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상당히 높은 빌딩들이 꽤 빼곡하게 자리한 모습이 시야를 채우고 있었다.
이곳 서울은 정말이지 많은 것이 변한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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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2부 시작입니다! 재밌게 봐주세요!
지나간 시간들
잠시 머물렀던 마천루의 모습을 지나치며 향한 곳은 제법 잘 꾸며진 정원이었다. 애초에 높은 상공 위에 자리한 정원이 제대로 꾸며진다는 것 자체가 특별한 장치가 이곳의 환경을 유지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일종에 부분 테라포밍 기술을 활용한 건가?’
풀잎과 싱그러운 꽃들이 자리한 정원을 가로지른 내 시선으로 인기척이 느껴졌다. 천천히 다가가니 할머니가 계셨다. 전지가위를 들고서 가지치기하는 모습이셨고 그런 옆으로 남성형 안드로이드로 보이는 것이 자리를 잡은 모습이 보였다. 어느새 나를 향해 시선을 돌리는 모습이었다.
“누구십니까? 등록되지 않은 사람은 이곳에… 어서 오십시오.”
나를 발견하고 등록되지 않았다며 뭐라고 말하려던 남성형 안드로이드는 곧장 아레스가 알아서 등록해준 순간 나를 이곳 저택의 주인으로 인식했다. 한편 이러한 소리를 들은 건지 가지치기를 하던 할머니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잠시 나에게 머문 시선 속에 자리한 놀람이 확장하는 게 보였다.
“혀, 현우니?!”
“네. 저예요. 오랜만인 거죠?”
“아이고! 이제야 돌아왔구나!”
들고 있던 전지가위를 던져버리고서 나에게 달려와 그대로 안으시는 할머니의 행동이셨다. 안으신 할머니의 체온을 느낀 현우는 99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자신을 사랑하고 계신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이제, 괜찮은 거니? 완전히 돌아온 거지?”
“그럼요. 이젠 이런 일 없을 겁니다.”
아마도, 라는 전제가 붙긴 하지만 어차피 세상일이라는 게 아는 게 없으니 가능성에 대해서만큼은 열어두려고 한다. 어쨌든 더는 이렇게 오래 비울 마음이 없었기에 비우지 않을 거라고 말하고 있었고 이런 나의 손을 잡으신 할머니께서는 연신 내 몸의 상태를 살피시며 괜찮은지를 묻고 있었다.
“몸은? 괜찮은 거니? 아픈 곳은?”
“완전 멀쩡해요.”
“그래, 잘 돌아왔다. 정말 잘 돌아왔어.”
물기가 어린 눈동자의 모습에서 현우는 자신에 대한 걱정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한 모습에서 이제야 좀 집으로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직 새로운 집은 어색한 곳이다. 하지만 이렇게 할머니가 있으니 집이 집 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그보다 할 말이 있었다.
“저기 할머니.”
“그래, 무슨 말을 하려고?”
“저 지금 배고파요.”
과거보다 비교할 수 없이 강대해진 아레스의 본체였지만, 막상 내 육신은 이전과 다를 바 없었다. 즉 내 육신은 먹어야 산다는 것이고 제법 허기짐을 느끼는 상황이었다. 마지막 림(진화)에 들어갈 당시에 먹었던 된장찌개가 다시금 떠올랐다.
“배고파? 어서 가자. 애미야! 현우 배고프단다. 어서 밥부터 하거라.”
“엄마가 밥을요?”
“너 엄마 요리 실력 많이 늘었단다. 그리고 밥만 하는 거란다. 안심(?)하렴.”
할머니의 말에 난 조금 불안하긴 했지만 99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것도 있고 밥도 그냥 버튼(요즘도 전기밥솥인가?)만 누르면 된다는 생각에 안심했다. 그렇게 우린 다시 저택 내부로 들어갔고 이런 가운데, 바닥에 놓인 전지가위를 들고서 챙기는 안드로이드의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