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tasy My Mom Is an Alien?! RAW novel - chapter 119
그리고 30분 후, 난 엄마가 직접 한 밥을 먹을 수 있었다. 근데 밥이 좀 탔다. 어떻게 자동으로 지을 수 있는 밥이 탈 수가 있는 거지? 역시 요리 실력이 많이 늘었다는 것 자체도 상대적인 거라고, 과거보다 늘어 보인 거지 여전히 요리와는 상성이 맞지 않은 모양이셨다.
* * *
‘내 방은 항상 준비되어 있었네?’
현우는 자신의 방이라는 곳에 들어섰다. 과거 사용하던 방의 딱 5배의 크기만큼 자랑하는 넓은 방 안의 모습이었다. 미래세계라는 느낌이 들 다양한 장식들이 자리한 모습이었다. 그중에는 과거에 내가 사용하던 물건들도 놓여 있는 모습이 보였다. 버리지 않고서 그대로 놔두신 모양이었다.
‘내 스마트폰도 그대로 있네?’
적성전자에서 나온 ‘지우스’라는 모델이었다. 당시엔 나름 최신 스마트폰이었지만, 지금은 구식을 떠나서 아예 과거의 유물이 된 물건일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자 아레스가 스마트폰에 대해 말해주었다.
〈지금 시세로는 천만 원 정도 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당시 수억대의 생산량이 있었고 지금도 보관상태가 양호한 똑같은 모델이 존재하기에 그리 가격대가 형성된 것 같습니다.〉
“천만 원이면, 예전을 비교하면 대략 백만 원 정도인가?”
〈차이는 좀 있겠지만, 대략 그 정도로 생각하시면 되십니다.〉
아무리 물건이 오래되어도 양이 많으면 비싸지 않은가 보다. 그리도 세월이라는 무게가 있어서 그런지 돈은 제법 되는 모양이었다. 어쨌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아직 작동하는지에 대해서 알기 위해 책상 위에 있는 스마트폰을 들어 올리며 살폈다.
“작동은 하려나? 상태가 어때 보여?”
〈배터리 상태는 그리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곧장 수리할 수 있습니다. 수리할까요?〉
“그래, 수리해줘.”
굳이 과거의 것을 뭐라고 수리하냐고 할 수 있지만, 자신이 사라지고 왔을 메시지 확인도 할 겸해서 살리려는 셈이었다. 어느새 시야에 보이는 은빛 입자들이 스마트폰으로 모여들면서 곧장 내부로 스며드는 모습이었다. 보이는 그대로 모든 걸 복원하는 상황이었다. 순식간에 수리가 완료되었다는 아레스의 보고가 들려왔다.
〈수리가 완료되었습니다. 배터리로 100% 채워 넣어드렸습니다.〉
“잘했어. 그럼 볼까?”
곧장 전원 버튼을 누르는 순간 홀로그램 화면이 떠올랐다. 적당한 수준의 화질을 가진 홀로그램 화면이었다. 어느새 적성그룹의 로고와 함께 화면이 떴다. 띠링- 메시지가 수신되었다는 표시가 떴다. 안 본 메시지가 제법 많이 쌓인 모습이었다. 999+라고 표시된 문자창이 보였다.
‘뭔 메시지를 이렇게 많이 보낸 거야?’
보낸 대상은 대다수가 한유라였다. 헤어지자고 말하고서 떠난 자신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런 메시지들을 보내다니, 대체 무슨 생각이냐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일단 첫 번째 메시지를 살폈다. 정확히 자신이 림(진화)에 들어가고 정확히 1년 뒤에 오게 된 메시지의 내용이었다.
‘어느 정도 마음은 수습하고 보낸 건가?’
2년-나야, 잘 지내지? TV에서도 그렇고 인터넷에서도 도통 소식이 없네? 어디 해외에 휴식이라도 취하러 간 거야?-
2년 반-또 나야, 내가 보낸 문자를 안 본 거지? 어차피 헤어진 거, 그냥 우리 친구로라도 지내는 게 어떨까?-
3년-계속 연락을 받지 않네? 세상 사람들은 네가 계속 보이지 않는다고 이상한 말들을 하고 있어. 너 정말 살아 있는 거지?
4년-영수하고 얼마 전에 만난 거 있지. 개 지금 군대 다녀와서 다시 복학했더라. 근데, 개도 너 소식을 모른다고 말했어. 대체 넌 어디에 있는 거야? 혹시, 무슨 일이 생겨서 일부러 내게 헤어지자고 말한 건 아니지?
5년-나 지금 회사 다니고 있어, 이제 27살이니까. 어느 정도 회사에 다니면서 적응하려고, 근데 여전히 내가 보낸 문자를 안 보는구나? 정말 너 괜찮은 거지?
6년-오늘은 좀 회식에 참석해서 술을 좀 많이 마셨어. 이젠 다들 네가 불치병에 걸려서 이미 죽었다고 말하고 있는 거 있지. 왜 이렇게 사람들이 이상한 말을 하는지 모르겠네. 나 너무 슬퍼.. 오늘따라 네가 너무 보고 싶은 거 이상한 거지? 우린 이미 헤어졌는데, 내가 너무 궁상맞은 건가? 오늘따라 감상적이게 되네.
7년-이번에 오랜만에 영수를 봤었는데, 개가 글쎄 이젠 외교부에서 일을 시작한 거 있지? 역시 사람 일이란 모르는 거라니까. 너도 그런 영수를 보면 정말 좋았을 텐데.
8년-오늘은 날이 너무 맑아. 이젠 미세먼지도 일어나지 않는 것 같다니까. 이게 다 중국이 너희 회사에서 준 필터기술을 활용해서 공기 중의 오염을 없애서 그런 모양이야. 참, 너희 회사에서 나온 핵융합발전소가 건설 완료되면서 전기료가 많이 내렸어.
9년-드디어 진도 섬에 궤도 엘리베이터가 완공되었어! 사람들이 지금 축제 분위기야! 네가 시작한 일이 드디어 끝이 난 거야. 나도 찾아가서 봤는데, 하늘 끝까지 솟아 있는 모습이 너무 웅장했어!
10년-요즘 국제정세가 심상치 않아 보여. 강대국끼리 알력싸움이 장난이 아닌 것 같아. 얼마 전엔 중동에 있는 두 국가끼리 전투까지 일어났다니까. 우리나란 지금 안정기야, 북한지역도 조금씩 개방되고 있는 상태야.
11년-나 있지, 오늘 어떤 남자에게 고백받았어. 고백을 받으니까. 너 생각부터 나더라. 널 안 본 지도 벌써 10년이 지나가는데, 왜 이렇게 널 못 잊는 걸까? 일단은 고백은 받지 않았어. 나 잘한 거지?
12년-미안해, 내게 고백했던 남자가 계속 고백해서 결국 받아들이기로 했어. 이런 말을 이곳에 적는 게 이상하지만, 그래도 이런 말을 이곳에서라도 하고 싶어. 나 어쩌면 내년에 결혼할지 모르겠어. 용서해 줄거지..?
13년- 나 앞으로 두 달 있으면 결혼해, 남편이 될 사람, 정말 좋은 사람 같아. 나에게 잘해주고, 사랑한다고도 해줘. 그이를 생각하면 이곳에 글을 쓰면 안 되겠지? 나 더는 문자 안 보내려고. 미안해, 그리고 안녕.
‘결국엔 결혼했구나.’
한동안 방황한 것 같더니 결국 한 남자에게 정착한 모양이었다. 어떻게 보면 14년 가까이 혼자였던 게 자신의 영향인지 몰랐다. 뭔가 마음이 묘하긴 했지만, 그래도 헤어지는 게 정답이었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게 아니었다면, 그녀는 지금도 하염없이 나를 기다렸을 터였다.
‘99년은 너무나 길었어.’
한데, 내가 떠나고 13년을 기점으로 문자를 보내지 않았다가 어느새 내가 떠나고 33년째가 되는 순간 다시 문자를 보내왔다. 거의 20년 만의 문자였다. 뭔가 다시 일기처럼 문자를 보내오는 한유라의 글이었다.
33년- 나야, 오랜만이지? 갑작스럽게 이런 글을 쓸지는 몰랐어. 벌써 20년이 되어버렸네. 그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던 것 같아. 나 있지, 이혼했다. 글쎄 남편이 바람을 핀 거 있지. 내가 많이 모자랐던 걸까? 자식이 없어서 그랬던 걸까? 어쨌든 이혼했어. 가끔 이렇게 글을 써도 되지?
34년-현우야, 얼마 전에 큰일이 있었어. 글쎄,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를 향해 핵미사일을 발사한 거야. 우발적인지 모르지만, 다행히도 우리나라와 미국의 합작품인 궤도 방공 위성에서 레이저로 핵미사일을 요격에 성공했다고 해. 이러다가 세계 3차 대전이 일어나면 어쩌지?
35년-지금 영수가 외교관으로 활약을 많이 하는 모양이야. 가끔 TV에 나오더라고, 지금 러시아에 있는데, 작년 핵미사일 발사로 인해 국제사회의 분위기가 심각한 모양이야. 왜 이렇게 다들 싸우려고 이러는 걸까?
36년-너희 회사가 이번에 큰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들었어. 지구를 감싸는 거대한 링월드를 건설하겠다는 거야. 앞으로 그곳에 정거장도 합치고 주거시설까지 생기려는 모양이야. 벌써 지구의 인구가 100억을 훌쩍 넘겨서 지금 달하고 화성으로 이주하려는 계획도 착착 세워지고 있다고 해.
37년-나 적성의 계열사 하나를 맡게 되었어. 조금 적성이 안 맞긴 하지만, 요즘 게임사업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이 커지고 있거든. 특히 가상현실을 통한 MMORPG가 대세라고 해.
38년-지금 큰일 났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시작으로 유럽 전역을 향해 전쟁을 선포했어. 안 그래도 불안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걸까? 다행히도 영수는 무사히 러시아에서 빠져나와서 한국으로 귀국한 모양이야. 정말 다행이지?
‘엄마가 말한 멸망할 뻔한 일이 이건가? 러시아 쪽에서 여러모로 사고를 쳤나 보군.’
그나마 중국이 가만히 있는 건 엄마의 정체를 알고 있어서인지 몰랐다. 어쨌든 38년을 끝으로 다시 연락이 끊긴 모습이었다. 아래로 내리자 대략 45년째에 보낸 문자가 보였다.
45년-7년 만에 다시 문자를 보내게 되었네. 그동안 정신이 너무 없었어. 러시아가 유럽을 공격하면서 전쟁이 크게 벌어지고 있거든. 다행히도 우리 한국은 중립국을 선포했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는데, 지금 주변국들이 아주 시끄럽거든. 일본이 갑자기 재무장을 선언했고 중국도 갑자기 대만을 공격하려고 하고 있어. 마치 우리만 별도로 떨어져 나온 전쟁 같아 보여.
46년-대만으로 인해 미국과 중국이 전쟁을 벌이려고 한데, 뉴스에서는 대만 문제가 과거에 생겼어도 이상하지 않았던 게 이제야 터지는 거래. 지금 대만 해협으로 미국의 군함들이 잔뜩 몰려가고 있다고 해. 다행히 세계 전체가 핵무기 사용 불가를 외치고 있어. 미국도 중국도, 심지어 러시아도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있어서 핵무기는 사용하지 않을 건가 봐.-
47년-일본을 비롯한 인도와 같은 국가들이 아시아 전쟁에 끼어들었어. 미국 편에서 중국하고 싸우고 있나 봐. 우리나라는 정말 괜찮겠지? 다들 언제 중립국의 위치가 깨져서 전쟁에 참여할지 모른다고 불안해하고 있어. 다행인 건 어떤 국가도 궤도 엘리베이터들을 건들지 않는다는 거야. 전쟁 때문인지 우주로 이주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해. 나도 우주로 나가야 할까?
-48년-정말 세계 3차 대전은 무서운 것 같아. 지구 뿐만 아니라 우주에서도 전쟁이 확장된 것 같아. 달과 화성에도 부분적으로 전투가 확전되는 중이야. 달에 있는 우리 한국 구역으로 얼마 전에 미사일들이 날아왔다는데, 다행히 당사국들이 사과하고 상황을 끝냈어.
49년-우주 전투기들이 연일 하늘에서 떨어지고 있나 봐. 얼마 전엔 서해에도 추락한 중국 측 우주 전투기도 있었어. 벌써 11년째 전쟁이야. 이런 끔찍한 전쟁은 언제쯤 끝나는 걸까? 어서 전쟁이 끝났으면 좋겠어.
50년-다행히 전쟁이 모두 끝났어! 미국을 비롯한 일본과 인도 및 유럽연합국의 승리로 끝났어. 지금 러시아와 중국과 함께한 동맹국들이 패전국들이 된 것 같아. 이제야 평화가 찾아온 것 같아서 기뻐! 다행이라면, 패전국들에 가혹한 배상금을 조건으로 줄 것 같진 않다는 거야. 나중에 더 큰 전쟁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걱정해서 한 결정이라고 뉴스에 나오고 있어.
51년-갑자기 세계 정상들이 유엔에 모이면서 묘한 말들이 나오고 있어. ‘지구연합’이란 국제기구를 새롭게 만들어서 국가의 경계선을 아예 없애자는 거야. 이게 정말 가능한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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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드디어 지구연합국이 탄생했어! 우리 한국도 지구연합에 속하게 될 것 같아. 이제 더는 국가라는 틀이 없어지는 셈이야. 그동안 반대도 많았지만. 용케도 각국의 승인들이 떨어진 모양이야. 이제 지구는 하나가 될 것 같아. 수십 년 전이면 생각할 수 없는 일인데, 정말로 신기해.
61년-전쟁으로 황폐화한 구역에 대한 재건 사업이 지금 한창 활발해지고 있어, 우리 적성건설에서도 상당히 많은 건설수주로 대박이 났어. 좀 우습지? 전쟁이 끔찍했는데, 그 뒤에 따라오는 달콤한 이득들에 기뻐하다니. 나도 이젠 속물이 다 된 것 같아.
62년-한국 지구의 공업 단지들이 대활황인 상황이야. 지구상에서 가장 멀쩡하고 대규모 산업단지가 있어서 재건 사업에서도 상당한 중책을 맡았어. 지구는 지금 다시 살아나려고 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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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년-꽤 오랫동안 건설을 이어가던 링월드가 드디어 완성되었어. 이제 이곳에 궤도 엘리베이터들이 모두 연결되어서 우주로 이주하는 건 상당히 쉬워질 예정이야. 얼마 전에 태양계 외곽에 새로운 주거지가 들어설 것 같아. 사실 그동안 태양계 주변에 자리한 소행성지대에서 막대한 자원들을 가져다 썼거든. 이제 거기도 안정권이라 충분히 인간이 진출할 수 있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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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년-너무 많은 시간이 지난 것 같아. 이젠 이런 글을 보내는 것도 당연한 듯 자연스럽게 보내고 있네. 현우 너 얼굴도 까먹을 것 같아서 과거의 기록을 뒤져서 뉴스에 나왔던 너 얼굴을 찾아보고는 해. 여전히 넌 잘생겼네. 아, 어제 나 과거의 영화를 찾아봤었어. 외계인의 혼혈에 관한 내용인데, 꽤 재밌더라고. 같이 봤으면 정말 재밌었을 텐데.
“한 편의 대 서사시구나.”
한유라가 보낸 문자들을 읽으면서 그동안 지구가 겪어왔던 이들이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나저나 외계인 혼혈이 나온 과거의 영화라니, 그거라면 분명 일전에 개봉하면 같이 보려고 했던 영화이던 게 기억났다. 결국엔 한유라 혼자서 보긴 본 모양이었다.
띠링-
“응?”
갑자기 들리는 알림 소리에 홀로그램 화면을 보니 분명 사라졌던 문자수신표시가 나오고 있었다. 이에 클릭하니 하나의 글이 적혀 있었다.
-현우니?!
아무래도 지금 내가 문자를 확인한 표시를 본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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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재밌게 봐주세요. ㅎ
재회의 시간
800층 규모의 아파트였다. 그리고 이러한 아파트의 최상층이라고 할 수 있는 펜트하우스에 현재 한 여인이 샤워를 끝마친 듯 커다란 수건에 몸을 두르고 샤워실에서 나오고 있었다. 윙, 반중력 엔진을 활용해 공중을 나는 드라이기 드론에서 뜨거운 바람이 나왔다.
휘날리는 머릿결의 모습이었고 그런 모습 속에 그녀는 조용히 방으로 가서 옷을 갈아입었다. 옷을 갈아입으며 잠깐 멈춰 있던 뜨거운 바람이 다시 불었고 그녀는 곧장 거실로 향하는 모습이었다. 매끈하면서도 곡선을 그린 은색의 가구들이 자리한 모습이었다.
가구 하나하나가 다 홀로그램 화면이 떠올라 있는 모습이었다. 어느새 거실 중앙으로 100인치에 이르는 홀로그램 화면이 떠오른다. 곡선을 그리듯 자리한 홀로그램 화면은 깨끗하기 그지없다. 이런 화면으로 현재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소파에 앉은 그녀는 뉴스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화성의 뉴 워싱턴에서 지구연합에 대한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시위에 모인 인원은 현재 3만 명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그들은 현재 지구연합의 지배구조에 대한 개편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들의 말을 들어보자면 아무래도 지구에 비해서 낮은 임금문제와 높은 세금에 대한 강한 불만을 품은 것 같다고 합니다. 이에 지구연합 행정부에서는 시위대의 대표와 협상하기 위한…….]“또 저러네.”
세계 3차 대전이 끝난 지 벌써 반세기가 되어가는 현재였다. 그런 상황에서 화성의 불만은 또 다른 전쟁의 불씨와 다를 바 없었다. 그녀는 차라리 임금과 세금을 곧바로 해결하는 게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내 냉정한 현실을 생각하며 고개를 내저을 수밖에 없었다.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거지.”
그런 거다. 후진국 사람들이 선진국 사람과 똑같은 대접을 해달라는 뜻과도 같았다. 이걸 해결해 준다? 그럼 유지되어온 경제는 한순간에 망해버리는 것이다. 하고 싶어도 쉽게 할 수 없는 게 이런 경제적 문제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런 생각을 하던 그녀는 고개를 다시 저었다.
‘내가 생각할 영역이 아니지.’
그저 자신은 하고자 하는 일에 집중하면 되는 것이다. 애초에 한 회사를 이끄는 사장의 위치에 오른 상황에서 이런 문제를 꺼낸다는 것 자체는 자칫 회사에 손해를 끼치게 되는 일이었다.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자신과 주변을 위해서 좋을 수밖에 없었다.
잠시 홀로그램 TV를 향해 시선을 주던 그녀는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곧장 소파에서 일어났다. 그러한 행동에 따라 화면이 멈추면서 그녀가 일정 거리로 떨어지자 홀로그램 화면이 사라지고 있었다. 그러한 모습 속에 여전히 머리를 말리며 따라오는 드론의 모습이었고 그녀는 이젠 귀찮다는 듯 드론을 향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이제 됐으니까. 대기해.”
이러한 말에 그대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서는 충전과 함께 대기 상태가 된 드라이기 드론의 모습이었다. 이러한 모습 속에 그녀는 방을 찾아 들어갔고 곧장 은빛 책상을 터치했다. 책상 표면에 수납공간이 스르륵 올라오는 모습이었다. 이러한 곳 중 가장 아래에 있는 곳을 열었다.
그녀가 꺼낸 건 오래된 물건이었다. 납작한 형태의 육각형의 그것은 과거 지우스라고 불리던 스마트폰이었다. 이러한 걸 꺼낸 그녀는 곧장 전원을 넣었다. 잠시 후 홀로그램 화면이 떠오르면서 살짝 흔들리고 있었다. 너무 오래 가지고 있던 걸까?
사실 그동안 많은 돈을 주고서 수리를 계속 해왔지만, 한계에 이르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어쨌든 지금이라면 볼 수 없는 화면의 로딩 시간이 한참이나 계속되어야 했다. 그래도 새것이었을 땐 나름 빠르게 전원이 켜졌었는데, 이젠 진짜 수명이 다 되어버린 모양이었다.
어느새 제대로 된 메인 화면이 떠오르는 모습이었다. 보기 불편하진 않지만 그래도 지금의 것과 너무 비교되는 화질이었다. 거의 100년이 넘도록 가지고 있던 스마트폰을 바라보는 그녀의 두 눈빛은 찹찹함이 자리했다.
바로 옆 둥근 창문을 통해서 보이는 밖은 노을이 자리한 듯 주홍빛을 띠고 있었다. 그런 사이로 많은 빌딩이 보였고 많은 반중력 자동차들이 줄지어 날아다니는 모습이었다. 잠시 감상에 젖어 있던 순간 그녀의 눈빛이 한순간 흔들렸다.
평소와 다름없이 뭔가를 쓰기 위해 터치를 하던 손길에 있어야 할 게 보이지 않던 것이다. 그녀의 손이 점점 떨리고 있었다. 지난 세월 동안 단 한 번도 바뀌지 않았던 표시가 사라진 것이다. 누군가 보지 않고서는 없어지지 않을 표시였다.
그녀의 심장은 한순간 쿵쾅거리며 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금방 냉정함을 되찾는 모습이었다. 그녀는 과거 철부지의 아가씨가 아니었다. 벌써 120년을 넘게 산 인간이었다.
“말이 안 돼. 어쩌면 이젠 그냥 고장이 나 버린 걸까?”
너무 오래되어서 표시 자체가 사라진 건지도 몰랐다. 애초에 100년 전에 연결된 통신사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다. 이런 통신사가 적성 통신이라 지금까지 유지된 것이다. 그녀는 현우와 끈을 놓치고 싶지 않았기에 특별히 부탁해서 별도의 통신선을 연결해 놓았었다.
‘그래도 해보고 싶어.’
실낱같은 희망이지만, 그래도 오랫동안 변화 없던 지금 상황이 실제로 일어난 일이었으면 싶었다. 그녀는 떨리는 손을 진정시켜가며 문자를 보냈다. 꽤 오랫동안 하던 일이라 그녀의 손길은 거침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