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tasy My Mom Is an Alien?! RAW novel - chapter 26
“전무님. 지금 회장님께서 사장실로 찾아오셨다고 합니다. 지금 전무님을 부르십니다.”
노크와 함께 들어온 이소연 비서의 말에 난 알겠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점심 무렵이 다되어가는 걸 보면 아무래도 점심을 같이 먹자고 부른 모양이었다.
“가죠.”
그렇게 준비를 마치고 전무실을 나선 난 곧장 사장실로 올라갔다. 올라가 도착하니 비서들이 평소보다 많이 자리한 것이 보였다. 아무래도 한국일 회장이 오면서 잔뜩 몰려온 모양이었다. 그런 이들 중에는 일전에 만난 적 있던 하태식 비서실장의 모습도 보였다. 그는 나를 보면서 정중히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어서 오십시오. 이현우 전무님.”
“회장님은 안에 계십니까?”
“예, 지금 전무님을 기다리고 계시니 들어가십시오.”
안을 가리키는 말에 난 알겠다는 듯 안으로 들어섰다. 한편 비서들은 하태식 비서실장이 이현우 전무에게 고개를 숙이는 모습에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들이 될 수밖에 없었다. 실상 하태식 비서실장은 적성그룹에 있어 숨은 권력자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인물이었다.
꽤 오랫동안 한국일 회장의 옆에서 보좌했으니 당연했다. 하다못해 사장들도 함부로 못 하는 게 그였다. 그런 인물이 전무에게 저리 숙이는 건 상당히 의혹이 들 모습일 수밖에 없었다. 한편 현우가 사장실 안으로 들어서자 상석에 앉아서 한성권 사장과 장종학 부사장과 대화를 나누는 한국일 회장의 모습이 보였다.
어느새 나를 보자마자 벌떡 일어나는 회장의 모습에서 잔뜩 반기는 기색에 역력했다. 아무래도 내가 전무로 오면서 변한 적성전자 때문에 저러는 모양이었다. 당연했다. 아직 제대로 생산조차 하지 않았는데, 벌써 주문이 물밀 듯이 밀려오고 있다고 들었다.
“허허허, 어서 오게나.”
“오셨습니까?”
“자네의 활약에 대해선 계속 전해 듣고 있었다네.”
“그렇습니까? 제가 한 건 그리 없습니다만.”
“없기는, 자네가 아니었다면 절대 이번 일은 진행될 수 없었을 것이네. 누가 있어서 이젝트 재단에서 먼저 기술을 받을 수 있겠는가. 지금 황룡그룹에서 얼마나 난리 났는지 아는가? 그들로서는 지금 비상상황이라네.”
절로 흐뭇한 웃음을 지으며 말하는 한국일 회장이었다. 그에 난 그렇습니까? 라는 말을 할 뿐이었다. 한편 이러한 말을 들은 한성권 사장과 장종학 부사장도 현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들이 생각해도 이번 일은 전적으로 눈앞에 있는 이현우 전무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맞는 말입니다. 앞으로 계속 저희 적성전자의 전무이사를 맡아줬으면 싶습니다.”
“그럼요. 계속 있어야지요.”
“허허허, 그러면 좋겠지. 그건 욕심이라네. 그래도 앞으로 그대의 직함은 계속 유지해줄 거라네. 다음에 어딜 가든 적성전자의 전무이사라는 직함을 사용해도 될 것이네.”
한국일 회장의 말은 현우가 계속 이곳에 있지 않을 거란 뜻이었다. 그도 알고 있었다. 눈앞에 있는 존재를 계속 회사에 잡아두는 게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일이라는 걸, 지금은 그저 필요 때문에 잠시 있는 것뿐이었다. 한성권 사장과 장종학 부사장도 회장의 뜻을 알아들은 모습이었다.
‘안타깝지만, 엄연히 이젝트 재단의 후계자라는 자리가 있는데, 계속 우리 회사에 머무는 것도 이상하지.’
‘지금은 최대한 관계를 좋게 하고 앞으로 계속 파트너십을 맺는 것이 우리에게 있어서 이득인 일이다.’
사장과 부사장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순간 현우는 그제야 자신을 부른 이유에 관해서 물었다.
“그나저나 무슨 일로 부르셨습니까?”
“허허, 점심이나 같이하자고 불렀다네.”
“그러도록 하죠.”
“화끈해서 좋군. 내 오늘 크게 대접할 생각이니 그리 알게나.”
“그럼, 술도 마시겠군요?”
“허허, 낮술만큼 괜찮은 술자리도 없지 않겠나.”
벌써 입맛을 다지는 모습에서 한국일 회장 역시 주당임이 분명했다. 아들인 한성권 사장이 술을 좋아하는 것도 유전인 게 분명했다. 그보다 이 큰 기업의 회장님 낮술을 찾다니, 전부터 생각하는 거지만 적성그룹이 잘도 굴러가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만큼이나 대한민국의 인재란 인재는 다 모인 곳이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어쨌거나 점심을 먹기 위해 나섰고 도착한 곳은 서울시에서 한적한 곳에 있는 한정식집이었다. ‘예향’이라는 간판이 달린 곳인데, 상당히 고급스러운 장소였다.
차례대로 도착한 차량의 모습 속에 어느새 내 차에서 내린 난 마중을 나온 아름다운 중년 여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인이었다. 상당히 묘한 분위기를 내는 모습 속에 외모도 아름다웠다. 입고 있는 옷도 개량 한복과 같았는데, 상당히 정숙해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 예향의 여주인으로 이름은 고은비입니다. 참고로 나이는 51세이군요.〉
‘51세? 40대에서 최대 30대 후반으로 봤는데, 생각보다 나이가 있군.’
〈각종 시술과 화학적 화장품의 결과일 뿐이지요. 그리고 이곳은 정보기관의 역할도 하는군요,〉
아레스의 냉정한 말에 난 그러려니 했다. 그녀가 누구든 솔직히 관심이 없었다. 점심과 술 한잔을 하기 위해 왔기에 그런 것들을 알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일 회장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정말로, 오랜만에 뵈어요. 회장님.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허허, 은비야 그동안 잘 있었느냐?”
“그럼요. 이렇게 사장님과 부사장님까지 함께 대동하시고, 어쩐 일이세요?”
“오늘은 귀중한 친구와 함께 낮술이나 할까. 싶어서 왔단다.”
“귀중한 친구요?”
“여기 있는 이현우 전무란다. 나에게 있어서 정말로 중요한 사람이지.”
“어머나, 진짜 잘생긴 분이시네요. 배우라고 해도 믿겠어요.”
“잘생기기만 할까, 가진 능력도 참으로 어마어마하지.”
“회장님께서 이렇게 칭찬을 아끼시지 않는다니, 저는 처음 봐요.”
“허허허, 그러냐?”
눈을 반짝이며 말하는 여주인의 모습에 난 그저 고개만 까딱이며 인사할 뿐이었다. 이런 행동에 한국일 회장이 이해하라는 듯 말했다.
“허허, 이해하거라. 이 친구가 그리 사교성이 많지는 않단다.”
“그렇게 보이네요. 일단 안으로 드세요. 준비는 다 해 놓았답니다.”
“그래, 들어가자꾸나.”
이러한 한국일 회장의 모습 속에 다들 한정식집 안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가장 큰 방에 들어간 순간 상다리가 부러지는 거 아니냐고 할 정도로 많은 음식이 자리한 것을 볼 수 있었다. 사전에 연락을 넣어 준비한 것이 분명했다. 이러한 모습에 우린 각자 자리를 잡고 앉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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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재밌게 봐주세요. ㅎ
한정식집에서
적당히 먹고 어느새 내오는 술병과 술잔에 한 잔씩 마시기 시작했다. 분위기는 무척이나 좋았다. 아무래도 적성전자의 주가가 한창 올라가고 있으니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이미 성공이 눈앞에 있는 상황이었다. 들어오는 주문을 보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자자, 마시세. 성권이 너도 그렇고 사위도 어서 마시세나.”
이러한 한국일 회장의 말에 다들 잔을 들어 보이며 마시기 시작했다. 캬, 절로 입에서 소리가 나오며 안주를 먹는다. 이런 가운데, 한성권은 아버지가 기분이 아주 좋으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평소 사장을 꼭 뒤에 붙이시는 아버지가 친근하게 자신의 이름까지 불러주시고 있다.
‘그만큼 이번 일은 우리에게 있어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거겠지. 그리고 난 곧 부회장에 오르게 된다.’
다른 형제가 더는 자신의 자리를 넘보지 못할 명실상부한 부회장의 자리에 오르게 된 것이다. 절로 기분이 좋아질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역시 앞으로 있을 일이었다. 올해는 물론이고 내년도 괜찮은 실적과 함께 적성전자는 성장하게 될 터였다. 하지만 그다음에는 어떻게 될까?
‘이번 일로 더욱더 명확해졌다. 이젝트 재단과 손을 잡지 않으면 기술력 수준은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다. 이번 일이 아니었으면 우린 결국 이류에 불과한 전자회사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겠지.’
기쁜 동시에 위기감도 들었다. 나름 거대한 연구소들을 만드는 등, 기술발전에 힘쓰고 있지만, 최근 몇 년간 세계의 발전 등을 보자면 따라잡기 힘들다는 걸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그런 기술발전의 최전선에는 늘 이젝트 재단이 존재하고 있었다. 눈앞에 있는 이현우 전무가 바로 후계자로 있는 곳이다.
‘처음엔 정말 미쳤다고 생각했었지.’
적성전자의 막대한 의결권이 담긴 지분이 다른 이에게 넘어갔음을 알았을 때 경악했었다. 이전부터 늘 존재해온 지분이 있다곤 알고 있었지만, 그건 늘 아버지께서 자신이 가진 말고 따로 자식을 위해 남겨준 것들이라 생각했다. 그런 지분이 한순간에 남에게 넘어갔다는 사실을 알았을 땐 자신을 포함한 두 동생은 아버지를 찾아갔었다.
‘애초에 주인이 있던 지분이라고 하셨지. 그런 아버질 향해 난 계약도 되어 있는 것도 아닌데, 어째서 순순히 넘겨주어야 하냐고 했었지.’
지금 생각하면 터무니없는 행동이었다. 그 지분은 분명 이젝트 재단의 주인이 적성전자에게 기술을 넘겨주면서 대가로 받게 될 것이었다. 지금에 와서야 자신들 기술이 이젝트 재단과 연관된 것을 알았지만, 그때 당시엔 말도 안 된다는 마음에서 조사까지 하면서 어떻게서든 지분이 넘어가지 않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정말 큰일 날뻔했군.’
지금 생각하면 이현우 전문의 어머니가 되는 분이 지분을 가진 게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적성전자의 성공은 곧 지분을 가진 루시아 벤젠이란 분의 이득이 되는 일이었다. 그 말은 앞으로도 적성전자는 계속해서 이젝트 재단의 기술을 받을 수 있음이었다.
‘하긴 그러니 황룡을 뒤로하고 우리에게 손을 내민 거겠지.’
그가 생각하기로 이현우 전무가 전무에 앉는 것도 어머니에게 적성전자의 지분이 있으니 이득이 된다고 생각해서 일을 맡은 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물론 한성권 사장의 착각이었다. 어디까지나 군대를 빼려고 이리저리 생각하다가 나온 결과였다. 이때 한국일 회장의 말이 들려왔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느냐?”
“아, 아닙니다.”
“후후후, 이번 일이 성공적으로 끝났으니 이제 부회장에 오를 수 있을 거라 생각을 했겠지. 부회장이 그리 빨리 되고 싶으냐?”
“아닙니다.”
“천천히 해라. 이미 너에게 부회장의 자리를 마련할 생각이니 급할 건 없다. 앞으로 네가 할 건 주도적으로 적성그룹을 이끌어야 할 계획을 천천히 세워야 하는 거란다.”
“아버님. 아직 전 멀었습니다. 좀 더 배워야 합니다.”
“멀었긴, 거의 다 배운 놈이 약한 소리를 다 하는군. 어쨌든 올해 안으로 부회장으로 전격 승격할 것이니 그리 알고 있거라. 준비도 철저히 하고.”
“예, 그리하겠습니다.”
대답하는 한성권의 얼굴은 잔뜩 상기되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꿈에도 그리던 자리를 드디어 아버지에게 정식으로 허가가 떨어지면서 앉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모습을 보던 한국일 회장은 이내 한쪽에 있는 장종학 부사장을 보면서도 말했다.
“성권이가 부회장이 되면 그대가 할 일이 많아질 것이네. 자넨 앞으로 적성전자의 사장에 올라야지 않겠나.”
“감사합니다. 아버님!”
“허허허, 이렇게 기쁜 날이니 한잔 더 해야겠지?”
“제가 따르겠습니다.”
“어디 사위가 따르는 술 한잔을 해볼까?”
장종학 부사장이 술잔을 채워주자 한국일 회장은 이내 한쪽에 이런 모습을 지켜보는 이현우를 향해 시선을 두면서 은근히 해줬으면 좋겠다는 듯 말했다.
“자네 혹시 부사장 자리에 관심이 없나? 원하면 부사장으로 직급을 올려줄 수 있는데 말이네.”
“없습니다.”
“단번에 거절이로군.”
“전 지금의 전무이사란 자리로 만족하고 있으니까요.”
“그리 말하니 아쉽군. 다음에 마음에 바뀌면 얼마든지 말해주게.”
“그리하지요.”
말을 그렇게 하지만, 실제로 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어쨌든 술잔이 들어가고 몇 차례 대화가 오가고 있었을까. 똑똑, 노크와 함께 들어서는 이가 있었다. 아까 정문에서 보았던 여주인이었다. 그녀는 살짝 고개를 숙이며 찾아온 용건에 대해서 말했다.
“손님이 찾아오셨어요.”
“손님?”
“아, 제가 불렀습니다.”
“네가 말이냐? 누굴 불렀느냐?”
굳이 이 자리에 다른 이가 필요하냐는 듯한 한국일 회장의 말과 표정에 한성권은 다 생각이 있다는 듯이 여주인을 향해 말했다.
“어서 들어오게 해주게.”
“예, 그럼.”
그렇게 말하며 물을 닫고 나가는 여주인이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노크와 함께 문이 열렸다. 그러자 안으로 들어서는 건 다른 누구도 아닌 현우도 알고 있는 여자였다. ‘한유라’ 그녀가 이곳을 찾은 것이다. 안으로 들어섰던 한유라도 현우의 얼굴을 보더니 멈칫하며 놀란 표정이었다.
“아니, 유라가 아니더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