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49)
49화. 먹구름을 만들다.
49화. 먹구름을 만들다.
블루문이 끝나자 세준은 지상의 대파밭으로 갔다.
며칠 전 대파밭 일부에 해독의 대파 몇 개를 심어 이파리를 자르면서 뿌리가 늘어날 때마다 나눠 심기를 하고 있었다. 연못 밖의 수산물을 먹기 위해서는 끼니마다 해독의 대파가 필요했기 때문.
그리고 나눠 심기를 한 결과는 다행히 성공적이었다. 해독의 대파에서 나눠 심기로 심은 대파의 뿌리는 같은 등급 해독의 대파로 자라났다. 아이템 복사가 가능해진 것이다.
그래서 혹시 해독의 대파 중에 블루문의 기운을 담은 해독의 대파가 있는지 살펴봤지만
“없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블루문의 기운을 담은 해독의 대파는 없었다.
다른 농작물들은 블루문의 기운을 담는 것에 비해 대파는 그러지 않았다. 조건이 안 맞는 건가?
“일이나 해야지.”
고민을 하던 세준이 밤사이 무성하게 자란 파 이파리를 자르기 시작했다. 조금 있으면 아침이라 잠을 자기에는 시간이 애매했다.
서걱.서걱.
그렇게 30분 정도가 지났을 때
쿵.쿵.
꾸엥!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와 함께 출근한 꾸엥이가 세준에게 두 앞발을 흔들며 인사했다.
그리고
쿠엥?!
킁킁.
세준의 곁에 다가온 꾸엥이가 세준의 얼굴 근처에서 열심히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왜…왜 그래?”
찔리는 게 있는 세준이 뒤로 물러나려 했지만
덥석.
꾸엥이가 도망가지 못하게 세준의 어깨를 잡았다.
그리고
킁킁.
세준의 입 주변에 코를 대고 집요하게 냄새를 맡았다.
꾸엥!
[아빠 입에서 꿀 냄새가 난다요!]꾸엥?
[혼자 꿀 먹었다요?]“······”
세준의 완벽 범죄가 세준의 눈동자와 함께 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꾸엥아 우리 맛있는 거 먹을까?”
세준이 급하게 대화 방향을 돌리며 동굴에서 찐 감자들을 가져왔다.
그리고
“이거 꿀감자라는 거야.”
세준이 파 이파리 위에 찐 감자 5개를 올리고 꿀을 아낌없이 부었다.
[힘의 꿀감자 5개를 완성했습니다.] [요리 Lv. 1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 [요리 Lv. 1의 효과로 힘의 꿀감자의 맛과 효과가 미세하게 올라갑니다.]“자 먹어.”
세준이 완성한 꿀감자를 꾸엥이가 파 이파리째로 삼켰다.
우적우적.
“더 줄까?”
꾸엥!
세준의 말에 꾸엥이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꿀감자를 맛 본 순간 꾸엥이에게 세준의 입에서 꿀냄새가 난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았다. 세준은 간신히 꿀감자로 꾸엥이의 입을 막을 수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토끼들이 깨어나 함께 블루문의 기운이 담긴 방울토마토와 군고구마를 먹으며 분주한 아침이 시작됐다.
***
탑 1층 가겔의 탑농장 프로젝트 본부.
본부의 마당에는 D급 마력의 방울토마토에서 채종해 발아에 성공한 6000개 정도의 방울토마토가 이미 발목 높이까지 빠르게 자라나 있었다.
“자 빨리 움직여!”
연구팀장 토마스가 고농도 성장촉진제에 물을 부어 희석하고 있는 연구원들을 재촉했다. 이렇게 빠르게 방울토마토가 자라날 수 있었던 이유는 가겔에서 개발한 성장촉진제 덕분이었다.
효과에 비해 가격이 너무 비싸 상용화가 어려운 제품이었지만, 빠른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부회장 마이클의 지시로 성장촉진제를 아끼지 않고 방울토마토밭에 살포하고 있었다.
그게 어떤 결과를 만들지도 모르고…
꿈틀.
방울토마토 줄기가 약하게 움직였지만, 연구원 중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다.
***
점심을 먹은 늦은 오후. 대파밭에서 이상한 분위기가 흐르기 시작했다.
서걱.서걱.
파 이파리를 자르는 세준의 얼굴이 점점 굳어졌다.
뺘아.
뺘앙.
반대로 낫 토끼와 2대 자식 토끼 중 홍일점 토끼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둘 사이에 흐르는 핑크빛 기류. 두 토끼가 연애를 하고 있었다.
삐이.
아내 토끼는 그런 둘을 보면서 좋을 때라는 듯이 흐뭇하게 바라봤다.
하지만
“이것들이 신성한 일터에서!”
세준은 둘을 흐뭇하게 봐줄 수 없었다. 이건 절대 배가 아프거나 아니꼬워서가 아니었다. 농장의 리더로서 일할 때는 연애 금지라는 농장의 규율을 알려줄 필요가 있었다.
“가라! 꾸엥이! 롤링 어택!”
꾸엥!
세준의 지시에 꾸엥이가 앞구르기를 한 번 하고
꾸에에엥!
낫 토끼의 뒤를 빠른 속도로 따라가며 공격적으로 파 이파리를 주웠다.
뺘아아!
낫 토끼가 꾸엥이의 돌진에 당황하며 정신없이 낫으로 파 이파리를 베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라! 흑토끼! 오라버니의 위엄을 보여줘!”
뺙!
세준의 지시에 흑토끼가 불량배처럼 껄렁껄렁한 걸음으로 홍일점 토끼에게 걸어가 여동생을 물주기 현장 실습을 하는 곳으로 끌고 갔다.
그렇게 세준을 불편하게 하던 분위기가 사라지자
“흥! 아직 10년은 이르다 애송이들.”
세준이 악당 같은 같은 대사를 하고는 다시 일을 시작했다.
그리고
삣.삣.
아내 토끼가 그런 세준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누가 애송이라는 건지…
저녁이 되자
크어엉.
꾸엥!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가 꾸엥이를 데리고 집으로 갔다.
그리고
음머!
우천삼이 다른 블랙 미노타우루스들을 대표해 세준에게 퇴근을 알렸다.
“그래. 수고했어. 저기 파 이파리 한 더미 가져가.”
음머!
우천삼이 세준의 말에 기뻐하며 가뿐하게 파 이파리 더미를 들고 퇴근했다.
“우리도 이제 퇴근하자.”
삐익!
뺘아!
세준의 말에 토끼들이 하던 일을 마무리하고 동굴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이제 일이 끝난 것이냥?”
세준의 빈 무릎을 차지하기 위해 테오가 다가왔다.
“테 사장, 너 어디서 놀고 있었어?! 또 대표 잘리고 싶어?!”
“아니다냥! 봇짐을 정리하고 있었다냥! 그리고 봇짐에서 이걸 찾았다냥!”
테오가 억울해하며 대장간의 뽑기 코너에서 공짜로 뽑은 물건을 세준에게 건넸다.
“이건?!”
작은 노란색 보석이 달린 목걸이였다.
[스크래치가 난 보석 목걸이]???
사용 제한 : 없음
제작자 : 비공개
등급 : E
이름 대로 보석 위에는 많은 스크래치가 있었다.
“에일린, 감정 좀 해줘.”
[탑의 관리자가 자신에게 맡겨두라고 합니다.] [퀘스트가 발생합니다.]에일린이 목걸이를 가져가 감정을 했다.
그러면서 목걸이를 받는 대가로 방울토마토를 요구했다.
“자 여기 방울토마토 20개.”
세준이 에일린에게 방울토마토 20개를 줬고 세준의 손에 목걸이가 나타났다.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감정된 목걸이 – 빛의 목걸이를 획득했습니다.]“빛의 목걸이?”
세준이 목걸이의 옵션을 확인했다.
[빛의 목걸이]호박석에 라이트 마법이 각인된 목걸이입니다.
사용 제한 : Lv. 5 이상, 마력 3 이상
제작자 : 녹색 탑의 마법사 호린
등급 : C
스킬 : [라이트 Lv. 1] [라이트 Lv. 1]
스킬을 사용하면 주변을 밝게 밝혀줍니다.
착용자의 마력이 높을수록 빛이 더 강해집니다.
“어떠냥? 뽑을 게 없었는데 공짜라서 뽑아왔다냥…”
테오가 감정한 목걸이를 확인하는 세준에게 자신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역시 황금발.”
“냥?”
테오의 뽑기 실력은 대단했다. 빛의 목걸이에는 세준에게 필요한 기능이 있었다. 바로 빛을 내는 스킬인 라이트.
내단을 먹고 싶어도 자신이 내단을 먹어버리면 흑토끼가 연못 밖의 수산물을 가져올 방법이 사라지기 때문에 참고 있었는데···
마법 목걸이에 내장된 라이트 스킬을 사용하면 모든 게 해결된다. 일단 밝기를 확인해봐야겠지만…
“그것보다 대단하네.”
테오의 황금발은 C급 이하로는 발이 나가지도 않는 완벽한 고급 아이템 탐지기였다.
“뭐냥?!”
세준이 자신을 기분 나쁘게 쳐다보자 테오가 불안해하며 세준의 무릎에 찰싹 달라붙었다.
“이리 와봐.”
“왜 그러냥?”
“읏차!”
세준이 테오의 몸을 두 손으로 잡아, 들어 올렸다. 그리고 수맥을 탐지하듯이 테오의 앞발을 좌우로 왔다 갔다 하면서 주변을 돌아다녔다.
“어때? 발이 끌리는 데가 있어?”
세준이 테오를 들고 3분 정도를 걸어 다니면서 물었다. 장난이었기에 이제 그만두고 동굴로 내려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계속 걸어라냥.”
“그래.”
테오가 눈을 감고 집중한 표정으로 대답하자 세준은 테오가 나름 진지하게 아이템 탐색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는 세준이 주변을 열심히 걸었다.
‘푸후훗. 떠받듦을 받는 게 이런 기분인 것이냥? 기분이 좋다냥.’
세준이 테오의 마음을 알았다면 그만뒀겠지만, 세준에게 마음을 읽는 능력은 없었다.
그렇게 10분 정도를 걸었지만, 테오의 앞발은 조용했다.
“밥이나 먹자.”
배가 고픈 세준이 테오를 들고 동굴로 내려왔다.
“박회장, 다음에 또 하자냥.”
테오만 만족스러운 10분이었다.
저녁은 군고구마와 생선구이를 먹었다.
식사가 끝나자
“자 이거 착용해봐.”
세준이 흑토끼에게 빛의 목걸이를 건넸다.
“근데 너 마력 3은 넘지?”
뺙!
슥.슥.
세준의 물음에 흑토끼가 자신을 무시하지 말라고 빼액 소리를 지르며 앞발로 흙바닥에 자신의 마력 수치를 썼다.
33.
“어?!”
세준은 흑토끼가 자신보다 마력이 월등히 높자 당황했다.
그사이
파앗.
목걸이를 착용한 흑토끼가 목걸이의 스킬을 사용해 주변을 밝혔다.
그리고
풍덩.
라이트 스킬을 사용한 상태로 흑토끼가 연못으로 뛰어들어 구멍 밖으로 나갔다 돌아왔다.
“어때? 잘 보여?”
뺙!
세준의 물음에 흑토끼가 고개를 끄덕였다. 잘 보여요!
“그래?”
흑토끼의 대답에 세준이 거대 전기뱀장어의 내단을 집었다. 드디어 내단을 먹을 때가 온 것이다.
콰득.
한입 크게 베어 물자
쏴아아아.
단단했던 내단이 통째로 흐물흐물하게 변하며 입 안으로 흘러들어왔다.
“…!”
내단에서 느껴지는 의외의 맛에 세준이 당황했다.
이건?! 여기서 왜 오렌지 맛 탄산음료 맛이나?!
액체로 변한 거대 전기뱀장어의 내단에서 톡 쏘는 오렌지 맛 탄산음료가 느껴졌다. 세준의 머릿속에 오렌지 맛 판타가 떠올랐다.
꿀꺽.
그렇게 짜릿한 목 넘김의 여운을 느끼는 동안
[거대 전기뱀장어의 내단을 섭취하셨습니다.] [스킬 – 우뢰(雨雷) Lv. 1를 배웠습니다.]스킬을 배웠다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배웠다고?”
항상 스킬을 획득했다는 메시지만 보던 세준이 의아함을 느끼고 있을 때
[우뢰(雨雷) Lv. 1를 제대로 사용하기 위한 마력이 크게 부족합니다. [사용자의 안전을 위해 >비 내리기>가 봉인됩니다.] [사용자의 안전을 위해 >천둥 던지기>가 봉인됩니다.]“뭐야?”
우뢰(雨雷) 스킬에서 비와 천둥이 봉인되면 그건 우뢰(雨雷) 스킬이 아니잖아!
세준이 서둘러 스킬을 확인했다.
[스킬 – 우뢰(雨雷) Lv. 1]-먹구름을 만들어 비와 천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먹구름 만들기> : 마력으로 먹구름을 만듭니다. 마력이 강할수록 크고 밀도가 높은 먹구름을 만들 수 있습니다. 환경이 맞으면 낮은 확률로 비를 내립니다.
>비 내리기> : (봉인 중 – 마력 30 이상 필요)
>천둥 던지기> : (봉인 중 – 마력 70 이상 필요)
“먹구름 만들기.”
세준이 스킬을 사용하자
뭉게뭉게.
세준의 머리 위로 1m 정도의 작은 먹구름이 만들어졌다.
“으음…”
가진 마력의 3분의 1을 사용했는데 생각보다 먹구름이 너무 작았다.
세준은 쉴 때 구름으로 그늘을 만들 수 있는 것과 오렌지 맛 탄산음료를 마신 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그때
“위대한 검은 용이시여. 저희가 돌아왔습니다.”
블루문을 피해 내려갔던 은빛 늑대들이 회색 토끼 3마리를 데리고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