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CEREED RAW novel - Chapter 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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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돌
하지만 다른 인간들은 어떻게 들렸을지 몰라도 나에게는 떨떠름하게 들렸다. 시장의 말투. 그리고 몸짓과 얼굴 표정. 모두 가식처럼 느껴진다.
특히 저 말투.
“모두들 바쁘실 테니 돈은 빨리 지급해드리겠습니다. 가지고 들어와라.”
시장이 웃는 낯짝으로 입을 열더니 고개를 문 쪽으로 돌리며 명령조로 말했다.
곧 시장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방문이 열리며 두 명의 사내들이 각각 하나의 상자를 들고 들어오더니 테이블위에 상자를 올려놓자 짤랑거리는 소리가 미세하게 들렸다.
“돈인가 봐요.”
존의 목소리가 내 뒤에서 들려왔다.
짤랑거리는 소리를 듣고 말한 모양이다.
시장이 손짓하자 상자를 들고 왔던 두 명의 사내가 조용히 방을 나섰다.
“이곳에 있는 상자에는 10골드 금화가 5개씩 들어있는 자루가 있습니다.”
시장이 왼쪽에 있는 상자의 뚜껑을 열며 말했다.
상자는 아주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데, 외부에 박힌 보석들과 부드러운 선이 새겨진 걸로 봐서 상자하나의 값 만해도 상당히 비쌀 듯이 보였다.
그리고 그 상자 안에는 갈색의 헝겊조각으로 만든 자그마한 자루들이 놓여져 있었다.
시장이 이번에는 옆에 있는 다른 상자의 뚜껑을 열며 입을 열었다.
“이 상자에는 50골드 금화가 3개 들어있는 자루가 2개 있습니다. 카인과 흑마법사분이 가지고 가시면 됩니다.”
시장이 말을 마치더니 뒤로 한 발자국 물러섰다. 그러자 주위에 대기하고 있던 20여명의 인간들이 왼편에 놓여져 있는 상자 쪽으로 우르르 몰려들었는데 존은 움직이지 않고 내 뒤에서 조용히 대기하고 있었다.
“밀지 마!”
“이 새끼야! 너 왜 두개 가지고 가!”
순간 상자 쪽으로 몰린 인간들 사이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한심한 놈들.
내가 그런 모습을 보며 가만히 있자 내 뒤에 있던 흑마법사가 앞으로 나가더니 헝겊자루를 두개 들고 오더니 나에게 하나를 건네줬다.
나는 흑마법사에게 돈이 들린 묵직한 헝겊자루를 받고, 아공간으로 돌려보냈다.
“마법. 마법도 사용하나?”
내가 아공간으로 돈이 들린 헝겊자루를 돌려보낼 때 마나의 작은 파동을 느꼈는지 흑마법사가 놀라는 눈치로 내게 물었다.
그나저나 하늘에게 반말을 하다니. 흑마법사 녀석 말투 좀 바꾸라고 해야겠군.
나는 간단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걸로 답했다.
“카인. 마법도 사용하세요? 정말 대단하네요.”
존이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
그래, 쉽게 믿어지지 않겠지. 더군다나 인간이 아닌가? 자신의 상식으로 이해가 되질 않는 건 믿으려고 하지 않는 버릇을 가진 인간.
존의 말에 대답을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나는 가만히 돈을 가지려는 인간들을 쳐다보았다.
돈을 가지려고 발버둥치는 인간들이 불쌍해 보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시선을 거둬 시장을 바라보았다.
시장이 웃고 있다. 그냥 웃음이 아니다. 남을 깔보는 듯한 웃음이다. 거만하게 서 있고, 고개를 약간 올려 시선은 아래로 향한 채로 웃고 있는 모습.
어찌 보면 이런 상황을 즐기는 듯한 모습. 마음에 들지 않는다.
“돈을 챙기신 분들은 돌아가셔도 됩니다. 하하. 참, 카인과 흑마법사는 잠시 남아주시기 바랍니다.”
시장이 웃으며 말했다.
그러자 몇몇 인간들은 돈을 챙겼는지 방을 나서고 있다.
그렇게 사람들이 조금씩 빠져나가자 금세 방은 한산해졌다. 알타리 녀석은 기사주제에 예의는 배우지 않았는지 아무런 인사도 없이 돈을 들고 희희덕 거리며 그냥 나갔다.
이제 방안에 남은 사람은 나를 비롯한 존과 흑마법사 그리고 시장 이렇게 4명이 전부였다.
“저기 웃고 있는 분에게는 100골드를 드리겠습니다.”
시장이 내가 있는 곳으로 다가오며 주머니에서 작은 자루를 꺼내 들었다. 존이 다가가 자루를 받고 다시 내 뒤로 이동해 왔다.
시장은 그런 존의 모습을 보더니 뜻 모를 미소를 짓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저 녀석 마음에 안 들어.
“할 얘기가 있습니다. 따라오십시오.”
어찌 들으면 다소 건방진 말투로 시장이 말하며 돌아 나섰다.
이거 손님 대하는 태도가 영 아니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