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CEREED RAW novel - Chapter 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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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엘프 & 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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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 말했다.
“좋은 아침이죠.”
“아, 네. 그러네요. 그런데 지금 무슨 일인지?”
그녀의 시선이 장두백이 있는 곳으로 향한다.
“무료하니 몸이라도 풀 작정인 모양입니다.”
“그렇군요. 조금만 가면 공터가 있는데…….”
“주변에는 전혀 피해가 없을 테니 걱정 안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예….”
“아, 그런데 다크 엘프들은 어디서 묵었습니까?”
“저희가 묵을 곳을 제공해 드린다고 했음에도 굳이 밖에서 지내신다 하여, 그들의 의견을 존중해주었어요.”
“그렇군요. 아, 정기 장로 분들도 오시는군요. 이곳으로 모시도록 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제법 자리가 좋아 좋은 구경을 할 수 있을 텐데.”
엘프 수장은 내 말대로 이곳으로 오고 있는 여섯의 장로들을 불러 모았다. 그들은 나를 보더니 약간 경직된 모습을 보였다.
“반갑습니다. 간밤에는 실례가 많았습니다.”
“실례라니요, 다, 당치도 않소이다.”
그들은 내 정체를 모른다. 그럼에도 내가 보여준 마법 때문에 나를 대하는 행동이나 모습들이 자연스럽지 않았다.
“아, 저자는…….”
옆에서 들려오는 음성에 고개를 돌리니 익숙한 모습의 엘프가 있었다. 나는 그자가 어제 장두백에게 붙잡힌 엘프 장로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는 내 시선을 느꼈는지 헛기침을 해댔다.
“정면으로 보이는 사람이 제 용병단의 호법입니다. 이름은 장두백이라고 하죠.”
“용병이셨나요?”
“그렇습니다. 엔드로모어님. 의외였겠군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그렇습니다.”
“그리고 덧붙이자면 굉장히 강합니다.”
“그런가요…? 믿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강하게 느껴지지 않는데요……?”
“그의 강함을 느낄 수 있는 자는 드래곤을 제외하고는 없습니다.”
“말도 안 돼…….”
수장은 내 말에 놀랐는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벌린 입을 손으로 가렸다.
그 아름다운 모습은 내 시선을 고정시켜버렸다.
수장은 내 시선을 느꼈는지 고개를 살짝 돌리며 눈을 천천히 내리 깔았다.
“지루하군.”
나직이 내뱉은 장두백의 음성.
그게 시작이었다.
바사의 전신은 긴장감으로 팽팽했었다. 그러나 장두백이 음성이 들리자 팽팽함이 돌연 사라졌음을 느꼈다.
“시작하려는 모양이군요. 아마 제 말을 믿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내 말에 수장과 장로들의 시선이 중앙으로 향했다.
그들의 주변에는 이미 엘프들이 빽빽이 둘러 싸 있었고, 비록 소수지만 한쪽에 다크 엘프들도 모여 있었다.
긴장감이 사라진 바사의 기운. 원활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정면으로 강하게 폭사되어 갔다.
그가 다리로 박찬 곳은 굉음과 함께 거센 바람이 불어 닥쳐 발목까지 올라오는 잔디를 거칠게 다루었다.
“쓸데없이 힘을 낭비하는군.”
다시 들리는 장두백의 음성.
아마 나 밖에 듣지 못했을 게다. 그만큼 내게도 작게 들렸으니까.
장두백의 신형이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난 그의 움직임을 따라 시선을 옮겼다. 장두백은 왼쪽으로 몸을 움직여 바사의 측면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바사의 움직임도 꽤나 빨랐다. 하지만 장두백은 훨씬 빨랐다. 그래서 바사는 아직까지 장두백이 자신의 근처로 접근하고 있는 걸 모르고 있는 모양이었다.
“사라지다니…….”
장로들의 음성은 경악으로 가득했다.
난 그들의 음성에 신경을 끄고 장두백의 신형을 쫓았다. 내가 잠시 집중하지 않은 사이 장두백은 어느새 바사의 곁에 바짝 붙었다.
바사의 신형이 급히 장두백이 있는 쪽으로 틀어졌다.
이제야 눈치를 챈 모양이군.
쿠앙!
귀를 괴롭히는 굉음이 그들에게서 터졌고, 곧 장두백의 주먹에 어깨를 맞은 바사가 뒤로 황급히 물러나는 모습이 보였다.
바사는 맞은 부위를 잡고 이내, 검을 뽑아 들었다. 다행이 왼쪽 어깨라서 크게 무리는 없을 것 같다.
검이 들린 손에 마나가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건 금세 검강을 만들어 냈다.
역시나 황금색 검강. 최상위 지점에 머물러 있었다.
장두백은 검강을 보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하긴 지금 장두백의 경지에서는 바사 정도는 열을 세기도 전에 제압시킬 정도다. 그만큼 경지와 경지의 차는 상당하다.
검강이 점차 모여들어 검을 완전히 덮자 장두백의 목소리가 들렸다.
“준비됐으면 어서 덤벼라.”
나는 히죽 웃는 장두백의 모습에서 여유와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장두백이 두 손을 쥐었다. 어깨부터 시작해서 손끝까지의 양손 전체에 내공이 모여지는 게 느껴졌다.
손으로 검강을 상대할 모양이군. 내 눈에는 그저 현 상황을 최대한 즐기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하앗!”
바사가 장두백을 향해 쏘아져 가며, 검을 휘둘렀다. 황금빛 궤적이 그 뒤를 바짝 뒤쫓는다. 그럼에도 장두백은 가만히 있을 뿐 움직임이 없었다.
황금빛 검강이 장두백의 머리를 쪼개려고 하기 직전, 그의 손이 위로 올려졌다. 눈부신 빛이 터져 나왔다. 굉음도 있었지만, 빛이 먹어버리는 듯 했다.
바사의 검이 퉁겨져 올라갔다. 그 사이 장두백이 주먹을 내뻗어 다시 검강이 가득한 검을 가격했다.
투앙!
이번에는 묵직한 소리가 들렸다.
바사의 몸이 크게 휘청거렸다. 순간 그의 눈빛이 바뀌었다. 거리는 꽤 됐지만, 그의 눈빛이 바뀌는 걸 알아보는 데는 지장이 없었다.
검강이 더욱 짙어지고, 길어졌다. 그리고 그의 주변에서 날카로운 바람이 쉼 없이 불기 시작했다.
전신의 모든 힘을 끌어 모은 모양이군. 저 한 방으로 끝을 볼 속셈이야. 다만 그렇게 되면 장두백이 쉽게 끝내진 않을 게 분명하다.
“이놈이……”
예상대로 장두백은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사를 노려봤고, 눈살을 찌푸렸다. 싸움의 당사자가 바사의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를 리가 없다.
“흐흣, 어디 네놈 뜻대로 될 줄 아느냐.”
그 자리에서 장두백이 사라졌다. 그의 음성만이 그 자리에 여운처럼 남았다.
난 재차 장두백의 신형을 쫓았다.
하늘이었다.
하늘로 솟은 장두백은 주변을 빠르게 두리번거리는 바사의 뒤로 천천히 내려앉았다.
그리고 그의 뒤통수로 손을 뻗었다.
퍼엉!
바사가 검을 휘두른 허공에서 작지 않은 폭발이 일어났다.
나쁘지 않은 반사 신경과 감각이군. 아마도 격공장 같았는데, 그걸 느꼈단 말인가?
그 뒤로 허공을 격하는 장두백의 공격이 계속 되었고, 바사는 그걸 막기에만 급급했다.
“어찌 마법도 아닌데 저렇게 떠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세상에 저런 공격이 있을 줄이야……”
주변에서는 놀라는 음성만 들렸다.
바사는 방어만 하다가 안 되겠는지, 기합을 토해냈다.
“하압!”
바사의 검에서 검강이 발출되어 허공에 있는 장두백을 향해 맹렬한 기세로 날아가 버렸다.
장두백은 그것을 향해 두 손을 내뻗었다.
바사가 날린 검강과 장두백의 두 손이 지척으로 가까워졌다. 장두백의 전신에 황금빛이 물들어 버렸다.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았다.
단지 검강이 사라졌을 뿐이다.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다른 이들은 어안이 벙벙할지, 아니면 무슨 영문인지 모를지 몰라도. 나는 정말 놀랐다.
검기를 아무런 흔적도 없이. 소리도 없이 없앨 수 있는 것은 검강 밖에 없다. 한 단계 위의 기술이 필요하다. 그럼 검강을 없애려면? 심검뿐이다.
벌써 벽을 뚫으려고 하는가?
역시 장두백이다라는 생각밖에 나지 않는다.
내가 보기에는 비록 완전한 심검은 아니지만, 비슷하게나마 흉내를 냈다. 그저 알고 있는 것과 그것을 행할 수 있는 것은 분명히 엄청난 차이다.
정말 놀랍군.
“어떻게……?”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는 바사의 음성은 짙었다. 그 속에 잔뜩 깔린 불신이 너무나 뚜렷하게 느껴졌다.
현재 자신에게서 일어난 상황에 대한 불신일 게다.
“후우…, 익숙하지 않아서 힘들구나. 놀랐느냐?”
“…믿기 힘듭니다, 스승님.”
바사는 솔직했고, 장두백은 허리를 펴고 바닥으로 내려 왔다. 그리고는 재차 숨을 고르고는 말문을 열었다.
“심검이다. 흠. 스피릿 소드라고 하면 알겠느냐?”
“서, 서, 설마. 소드 엠페러의 경지란 말씀이십니까?”
“아니지. 지금은 그 아래 이지만, 이제 단서를 잡았구나.”
장두백은 담담히 말했지만, 그 여파는 결코 그렇지 않았다. 이미 이곳에 있는 생명체는 모두 술렁이고 있었다. 그들 중에는 믿지 못한다는 말도 나오긴 했지만, 장두백의 무위를 본 뒤라 그런지 금방 묻혔다.
대단하다. 정말 축하해줘야 할 일이다. 아마 나와의 약속을 이행하고 나와 겨룬다면 몇 년 이내에 나와 같은 경지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빠르다면.
그런데 왜 나와 대결할 때 보여주지 않고, 지금 사용했을까. 분명히 나와 대결할 때 심검을 보여줘서 나를 놀라게 할 것이 분명할 텐데 말이다.
흐음. 설마 지금 겨루면서 심검을 어렴풋 느낀 것인가?
그럴 수도 있겠어.
“어떻게 인간이 저런 무위를…….”
엔드로모어의 힘 빠진 음성이 유일하게 들렸다. 장로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못하는 것이겠지.
그들은 장두백만 보고 있었다.
엔드로모어는 여전히 놀란 눈으로 그를 보고 있었다.
“저분은 대륙 제일의 강자입니다.”
“전혀 의심이 안 되는군요…….”
“하하, 다행이군요.”
난 웃으며 장두백을 쳐다봤다. 그도 나를 봤다. 히죽 웃더니 내게로 다가오기 시작한다.
“어르신 축하드립니다.”
“축하는 무슨. 우연히 살짝 맛본 것일 뿐이다.”
“영원히 잊히지 않을 느낌이었겠군요.”
“당연한 소릴 하는구나. 크크크. 그래도 널 따라가려면 멀었다. 어서 네놈과의 약속을 다 끝내고, 직접 몇 번 겨루다 보면 꿈도 아니지.”
“헉! 설마 카크님이 더 높은 경지에……?”
그녀는 아예 대놓고 놀라기 시작했다.
“제자 된 도리로써 스승님을 뛰어넘어야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내 농담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나를 계속 쳐다볼 뿐이었다.
“카크님의 스승님이 저분이셨군요.”
“예. 그렇죠.”
“가만, 그럼 바사분도 이분의 제자라고 했는데, 그럼 같은 제자라는 말씀이신데….”
난 그녀에게 간단하게 말해줬다.
“그렇진 않습니다.”
“그렇지 않다뇨?”
“일단 그때는 다른 사람이었다고 말씀해두죠. 이상 이야기 하면 길어지기 때문에.”
그녀는 내 말뜻을 눈치 챘는지 더 이상 물어보진 않았다. 하기는 몰라도 전혀 상관없는 것이기에 그런 듯 했다.
바사는 라이먼 젤거 가 있는 곳으로 힘없이 걸어가고 있었다.
나는 장두백에게 한 번 시선을 주고 앞으로 걸어갔다.
주변은 장두백의 이야기로 가득했다.
케이프와 벨하가 시야에 들어왔다. 두 놈도 놀라고 있었다. 아마도 장두백의 발전한 모습에 놀랐으리라.
“이젠 제 차례군요. 두 분 나오십시오.”
라이먼 젤거와 오르그는 비교적 평온한 기색을 유지하며 내 앞으로 걸어 나왔다.
주변의 시선이 다시금 이곳으로 모여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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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보 1호가 불에 타서 무너졌습니다.
그 소식을 듣고, 큰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무너진 사진을 보고 제 마음의 한 구석에서 무언가 무너진 느낌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