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106
나 혼자 프리서버 106화
106
초보자 마을의 여관.
오늘, 이 여관은 휴업 간판을 내걸었다.
영주의 권한으로 하루 빌렸다. 그에 상응하는 젠을 주었기에 여관 주인은 별다른 불만을 표시하지는 않았다.
웅성웅성!
대낮부터 술판이 벌어졌다.
여관 안이 꽉 차다 못해 야외까지 사용해야 했다.
판도라 영지군에게도 술과 고기가 내려졌다.
그들은 마을 밖에서 주둔했다. 아무래도 이곳에 4천 명이나 되는 인원을 주둔을 시키기에는 마을이 비좁았기 때문이다.
박한수가 술잔을 내밀었다.
“한잔 받으십시오, 길드장님!”
“그러지.”
브랜디가 잔에 채워졌다.
나는 단숨에 술을 들이켰다.
“너희들이 우리 길드에 대해 알아야 할 것이 있다.”
“그게 무엇입니까?”
“우리 길드에 들어온 이상, 길드 버프를 비롯해 여러 가지 혜택을 받을 것이다.”
“길드 버프라니요?”
“각종 버프와 혜택들이 있어. 너희들로서는 상상도 못 할 혜택들이지. 그리고 숨겨진 영지들도 우리가 관할을 하고 있다. 경험치도 빠르게 오를 거고 돈도 많이 벌게 되겠지. 하지만 배신을 하는 순간, 그때까지 쌓았던 모든 것이 사라진다.”
“으음!”
그는 침음을 흘렸다.
길드에 가입하는 것은 단순한 일이 아니었다. 배신을 하면 추방이 되고, 그때에는 쌓아 두었던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이다.
지금은 그저 협박으로 들릴지 모르겠다.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지는 않았으니까.
“차차 알게 되겠지.”
박한수에게 서버 특화 영지에 대해 오픈하였다.
오세근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형님, 괜찮겠수? 비밀을 공유해도?”
“이미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지. 그리고 내가 황제가 되기로 마음을 먹은 이상 언제까지 숨길 수도 없는 노릇이고. 오픈된다고 해도 상관없어.”
“지금 황제라고 하셨습니까!?”
박한수는 꽤나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황제가 된다는 발언은 어찌 보면 한국 정부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면 세계의 황제가 되는 것이 목표다. 못 할 것도 없잖아?”
나는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지금, 이 순간 박한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마도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다고 여기고 있지 않을까 싶었다.
다음날이 되자 우리는 판도라 영지로 향하기로 하였다.
그 전에 결재할 서류들을 처리했다.
“뭔 서류들이 이렇게 많아?”
“그야 사업이 커지고 있으니까.”
사업을 총괄하게 된 오세근이 서류들을 내밀었다.
“특별한 사안은?”
“뉴욕 매장이 확정되어서 인테리어 공사에 들어갔소.”
“드워프들은 갔고?”
“그렇지.”
“사업은 점점 커져 가는데, 이거 앞으로 어떻게 되려나?”
“그건 모르겠지만 상상 이상으로 커질 것은 확실하지. 워낙에 제품이 확실하잖아.”
“너는 영지로 함께 안 가도 되겠냐?”
“여기도 재미있는데? 아예 사업에 푹 빠져 있는 길드원들도 있소. 상업이 커지는 것이 좋은 거지.”
“그럼 다행이고.”
서류들을 대충 모두 넘겼다.
일일이 읽어 볼 필요는 없었다. 어디까지나 이건 부업일 뿐이다. 본업은 아니었다.
본업은 황제가 되려는 내 야욕이었다.
이면 세계의 황제로 군림하고 싶다는 욕구가 내면 깊은 곳에서 끓어오르고 있었다. 이건 내가 다스릴 수 없는 야망이었다.
그러니 사업 따위가 눈에 들어올 리가 없다.
“그럼 부탁한다.”
“걱정 마시오. 가자마자 전쟁을 할 거지?”
“아마도 그럴걸?”
“여기서 군량미를 조달해서 보내 주겠소.”
“군량미를?”
“전쟁을 하려면 필요한 것이 식량이잖아. 보급을 해 주겠다는 거지. 지금 한국에서는 쌀이 남아돌아서 어찌할 바를 몰라 하고 있으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정부에서는 쌀값 안정화를 위하여 쌀을 대량으로 사들이고 있었지만, 처치 곤란이었다. 그 쌀들을 우리 길드가 매입하는 것이다.
앞으로 전쟁을 계속 이어 나가기 위해서는 보급 문제를 신경 쓸 수밖에 없다. 전쟁이 그냥 병력만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다행히 이 시대에는 잉여 식량들이 넘쳐나고 있었다. 식량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오세근과 몇 가지 협의를 더 한 후에 군대를 이끌었다.
사막을 가로지른다.
황량하게 펼쳐져 있는 사막이었다. 이번에 편입된 길드원들은 도대체 이곳에 뭐가 있다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는 표정이었다.
“길드장님, 이면 세계가 정말로 나오는 것이 맞습니까?”
“당연하지.”
“하지만 어디를 보아도 황량한 사막의 모래뿐인데…….”
당연히 믿을 수 없을 것이다.
이곳이라고 해서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건 아니었다. 사막에도 사냥터가 있었고 오아시스가 있다.
마을을 이룬 곳도 있었다.
사막에만 해도 영지가 몇 개는 되었으니 입구가 있다면 사람들이 찾지 못했을 리가 없다.
하지만 서버 특화 영토는 그렇게 찾는 것이 아니다.
나와 함께 가거나, 군대에 소속되어 있어야만 드나들 수 있었다.
“이제 다 왔다.”
“어디를 봐서…….”
스스스슷!
갑자기 기후가 변했다.
사막의 찌는 듯한 더위가 가시고 급작스럽게 선선한 바람이 불었다.
“어어어?”
주변의 환경이 단번에 바뀐 것이다.
이곳에는 녹음이 우거져 있었다.
“허어.”
“이런 것이 가능한 일인가……?”
“저기가 바로 판도라 영지다.”
거대한 성벽이 모습을 드러낸다.
곳곳에 농경지가 펼쳐져 있었다. 농부들은 일을 하고 있었고, 나를 발견하자 인사를 한다.
“오셨군요, 영주님.”
“수고한다.”
우리가 도착하자 저 멀리서 일단의 무리가 달려오고 있었다.
잘 훈련되어 있는 군대였는데 그 선두에서 행정관 맥스가 군을 이끌고 있었다.
“영주님을 뵙습니다!”
“맥스, 별일 없었나?”
“문제가 좀 있습니다.”
“어떤 문제?”
“곧 있으면 수확 철인데 가뭄이 들었습니다. 한 달 넘게 비가 내리지 않았지요.”
“강물을 끌어오면 되지 않은가?”
“강도 거의 메말랐습니다. 게다가 가뭄으로 오염이 되어 농수로는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가.”
“그 때문에 이렇게 달려왔습니다.”
“별로 어려울 것도 없는 문제네. 일단 영지로 들어가지.”
“제가 모시겠습니다.”
우리는 영지에 입성하기로 하였다.
판도라 영지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었다.
자금도 충분히 돌고 있고 드워프들이 들어온 후로 성벽 보수와 주택의 건설 등이 엄청난 속도로 진행되고 있었다.
그런데 아무리 드워프라고 해도 물이 부족한 건 어쩔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맥스가 나란히 걸으면서 말했다.
“영주님, 어떻게 해결 방법이 있겠습니까?”
“당연히 있지.”
“어떤 식으로 해결을 하실지…….”
“지하수를 끌어올리면 된다.”
“지하수요? 정확하게 어디에 수맥이 흐르는지 알 수 없는데, 어떻게 지하수를 파나요?”
“그건 걱정할 거 없다.”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이곳에서나 지하수를 파는 것이 어렵지, 현대 과학을 동원하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중장비를 동원하면 곧바로 저수지 공사를 해서 그 안에 물을 채울 수 있다. 그리하면 식수 문제는 해결될 것이다.
물론 이건 미봉책이었다.
식수를 완전히 해결할 수는 없다. 농수까지 제공하려면 비가 내려야 한다.
“저수지가 완성되면 급한 대로 지하수를 끌어올려 공급하고 나머지는 비를 뿌리게 해서 해결한다.”
“비를 뿌린다는 것은…….”
“기후조절 마법을 사용하자는 거지.”
“그렇다면 다른 곳에서 가뭄이 들 겁니다.”
“알게 뭔가? 우리 영지만 지키면 되지.”
“그렇군요.”
맥스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맵이 열린 지역은 많지 않았다. 지금은 판도라 영지와 여인들의 영지, 그리고 드워프 영지만 신경을 쓰면 되었다.
나머지는 나중에 점령을 하고 나서 신경을 써도 된다.
나는 길드원들에게 몇 가지 지시를 내렸다.
한진수를 불러서 중장비를 들여오라고 명했고 군대 지휘관들을 호출하여 다음 전쟁에 대해 논하기로 하였다.
여기에는 이제 막 길드원들이 된 사람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아직까지 박한수는 적응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이면 세계가 있음을 직접 확인을 하였기 때문이다.
촤악!
나는 지도를 펼쳤다.
“영지의 일이 해결되면 우리는 동쪽으로 진군한다.”
제72장. 엘프 왕국
그날 저녁.
나는 식사 자리에 드워프 기술자들을 초빙했다.
지금쯤 우르카는 한국에서 자동차를 분해하고 조립하느라 정신이 없을 것이었다. 그렇기에 드워프들 사이에서는 제법 실력이 있다고 소문이 난 텐수르 공방의 사람들을 모이게 한 것이다.
드워프족 사이에서도 파벌이 존재하였는데 그들은 공방을 만들어 각 드워프들을 휘하로 모이게 하였다.
인간의 눈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드워프들은 장인정신을 최고의 가치로 꼽는다.
텐수르 공방의 공방 대장인 텐수르와 간부들이 식탁 앞에 둘러앉았다.
“오늘 그대들에게 한국의 맛을 보여 주기로 하지.”
“한국의 맛이라면?”
“가져와라!”
인스턴트 스테이크다.
일명 함박 스테이크라고 불리는 것이었는데 진공포장이 되어 있어서 통째로 물에 넣고 끓이면 된다.
대충 그렇게 데워서 접시에 올려놓았다.
고기를 좋아한다고 하니 MSG의 진수를 보여 주기로 한 것이었다.
드워프들이 칼질을 시작했다.
쓱싹쓱싹.
그리고 한 입.
“……!”
그들은 정신없이 함박 스테이크를 흡입하였다.
안동소주도 내놓았다.
“한국의 명주다.”
쪼르륵.
그들은 술을 들이켰다.
절로 탄성이 나오는 맛이었다. 나 역시도 한 모금 마셔 본다.
‘명인이 만들었다고 하더니, 역시 다르네.’
“기가 막힙니다. 어찌 스테이크에서 이런 맛이 나는지 모르겠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이 안동소주라는 맛은 아주 절묘합니다. 한데 이렇게 대접해 주시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이유 없는 친절은 없는 법이다.
그건 인간관계의 기본이 아니던가. 서로 윈윈하는 만남을 가질 때 신뢰는 두터워진다.
나는 그들에게 한 가지 부탁을 하려 했다.
“자네 공방 사람들을 고용하고 싶은데.”
“어떤 이유에서요?”
“도로를 깔려고 한다.”
“도로라…….”
“내가 점령한 영지들은 물론이고 앞으로 점령할 영지 부근까지 도로를 깔 계획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 중장비들을 들여오는 것은 물론이고 아스팔트까지 가져올 것이다. 그대들이 맡아서 해라. 보수는 넉넉하게 주겠다.”
“아스팔트라면 역청 찌꺼기로 만든 물질 아닙니까?”
“맞다.”
“그거라면 저희 드워프족은 더 좋은 물질을 구할 수 있습니다.”
“그런가?”
“아주 부드러운 승차감을 선사할 겁니다.”
꽤나 놀라운 일이었다.
아스팔트는 꽤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포장기술이 발달하면서 현대 기술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 모양이었다.
“마법의 아스팔트를 보여 드리겠습니다.”
“마법의 아스팔트라!”
“중장비만 있으면 포장하는 건 일도 아닙니다.”
“그래, 그대들에게 맡기겠다.”
이걸로 되었다.
나는 도로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고 있었다. 앞으로는 계속해서 정복을 해나갈 방침이었다. 도로가 있어야 군단의 기동력이 향상된다.
보급도 손쉬워지고 상업의 발달에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그 때문에 도로를 깔려는 것이다.
도로가 일단 깔리면 영지를 발전시킬 것이다.
지금은 각 영지마다 편차가 큰 편이지만 사람들이 순환하기 시작하면 영지가 발전하는 것은 순식간이다.
“영지 개발은 어찌 되어 가고 있나?”
“저희 영지는 원래 계획도시였습니다. 그 때문에 현대 기술과 접목하여 빠르게 발전해 나가고 있는데, 문제는 야인들의 영지입니다.”
“엉망인가?”
“엉망인 정도가 아닙니다.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살아갈 수 있는지 의문일 정도입니다.”
아마 야인 족장이 들었다면 펄쩍 뛸 말이었다.
우리 영지 내에서도 엄연히 차별이 존재하였다. 그중에서 가장 천대를 받는 자들이 바로 야인이었다.
지금은 현대 문명을 들여와 교화를 시키고 있었지만, 인간의 관습이라는 것이 그리 쉽게 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때문에 통합에 애를 먹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는 도시를 비롯한 의식주를 일원화할 것이다. 이른바 개화를 하는 거지.”
“개화라!”
“그러니까 너희들도 협조하기 바란다.”
“이미 지구의 찬란한 문명을 보고 온 저희들입니다. 야인들도 이번에 전쟁터에 나가서 지구의 문명을 보고 왔겠죠. 그러니 별다른 탈은 없을 겁니다.”
“그래, 그걸로 되었다.”
내일부터는 영지의 발전이 가속화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