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112
나 혼자 프리서버 112화
112
화재는 일단 진압되었다.
엘프들을 광장에 모두 불러 모았는데 그 숫자가 무려 1만이었다.
엘프 전사들은 1천이 죽었거나 중상을 입었다. 하지만 그 많은 엘프들 중에서 병력 2~3천 정도는 더 뽑아낼 수 있지 않을까.
무엇보다 엘프는 모계사회라고 한다.
여성 엘프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전사로 쓸 수 있는 인재(?)들이 눈에 들어온다. 기존의 전사가 아니더라도 입대를 시킬 수만 있다면 굉장한 전력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이들의 눈빛이었다.
[현재 엘프들의 호감도는 -100%입니다.]‘100%라니. 그렇다면 반드시 반란은 터진다는 뜻이었다. 이들에게 자유를 준다는 것은 미친 짓이다. 전부 노예로 삼아야 하나?’
반항적인 눈빛들이다.
여왕이 항복하지 않았다면 죽을 때까지 싸울 자들이다.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처리를 해야 할까.
우선 말이라도 걸어 보기로 하였다.
한 가지 다행이라면 엘프들이 여왕에 대한 충성도가 절대적이라는 사실이었다.
“여왕, 네 이름은?”
“인간 따위에게 알려 줄 이름이 아니다. 명심해라. 내가 항복한 것은 네가 인질을 잡고 협박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흠.”
“차라리 나를 죽여라.”
여왕은 아직도 피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직감적으로 이들을 부린다는 것은 매우 어려울 거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렇다면 노예로 만들어야 할까? 아예 인성을 말살시켜 버리고 노예로 활용하면 어느 정도는 따라 주지 않을까 싶었다.
“하아.”
“형님, 어렵겠는데?”
오세근이 말했다.
나 역시 오세근의 말에 동감한다.
롬멜이 달려와서 이들의 처분에 대한 지시를 기다렸다.
“영주님, 어떻게 할까요?”
“우선 감옥을 만들어서 모두 처넣도록 해라.”
“알겠습니다!”
엘프들이 질질 끌려간다.
그들은 독설을 퍼붓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고귀한 엘프들을 건드리다니! 대지의 여신이 너희들을 모조리 찢어 죽일 것이다!”
“우리를 죽여라!”
죽이라고 부르짖는 엘프들.
과연 그들을 설득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반드시 방법은 있을 거다.”
그 방법에 대해서는 지금부터 고민을 해 봐야 할 것 같다.
제75장. 엘프 공략
엘프 영지에 어둠이 내렸다.
이곳에 임시 감옥을 설치해 두었다. 나무 창살로 급조해 놓은 것이었지만, 엘프들에게는 모두 마나 구속구가 채워지는 중이었다. 그 때문에 버티고 있는 것이다.
물론 1만 개가 조금 넘는 마나 구속구를 단번에 만들어 낼 수는 없었다. 우선 2천 개 정도를 만들어서 채워 놓았다.
여기에 감시 병력이 4천 명이었다.
창칼을 들이대고 삼엄하게 감시를 하고 있는 탓에 당장 반란이 터지지는 않았지만, 지금 상태라면 언제 반란이 일어나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야밤이었지만 감시를 풀 수는 없다.
나는 감옥을 시찰하기 위하여 이곳을 방문했다.
“충성!”
“롬멜 경, 별일 없나?”
“반항이 심합니다. 몇 번이나 엘프들이 탈출을 시도하였습니다. 조직적으로 반란을 일으킬 모양새입니다.”
“엘프 여왕을 중심으로 말이지.”
“그렇습니다.”
“참으로 골치 아픈 일이로군.”
“엘프들의 사회는 여왕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녀를 없애 버리면 어떨까요?”
“그랬다가는 다들 목숨을 걸 것이다.”
“지금보다 더 심해진다는 말씀이로군요.”
“당연하지.”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엘프 여왕을 죽여 버리는 것은 그리 좋은 전략이 아니었다. 더 이상 통제할 수 없는 지경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슨 방법을 써야 할까.
“후유, 조금 더 생각을 해 보도록 하지.”
“알겠습니다.”
역시나 예상대로였다.
여왕과 일대일 면담을 하는 것이 어떨까.
어떡해서든 여왕을 설득시킨다면 지금보다는 나아질 것이다. 물론 호감도를 30% 이하로 떨어트린들 반란이 터지지 않을 것이라는 장담은 하기 힘들었다.
최악의 경우에는 모두 광산의 노예로 보내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들은 엘프였다.
엘프가 얼마나 다재다능한지 잘 알고 있다.
엘프들을 이대로 노예로 만들어 광산에 처박아 버리기에는 그 능력이 너무 아까웠다.
“엘프 여왕을 데려오도록.”
“조심하셔야 합니다.”
“걱정하지 말도록.”
엘프 여왕은 무지막지하게 강해서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었다. 그 상징성 때문이다.
엘프 여왕에게 암살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막사 안으로 엘프 여왕 카이샤가 양팔을 붙들려 끌려왔다.
역시나 여왕의 얼굴은 독기로 가득했다.
“놔라!”
“놓아 주어라.”
“하오나 영주님, 도주의 우려가 있습니다.”
“마나 구속구를 채웠다. 도주는 힘들다.”
여왕은 의자에 강제로 앉혀졌다.
“카이샤라고 했나?”
“더러운 입으로 내 이름을 입에 담지 마라.”
“아까 분명 항복을 한 것으로 아는데, 마음이 바뀐 건가?”
“엘프들을 죽이려 하였기에 억지로 항복한 것뿐이다.”
“그래서 반란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고?”
“차라리 다 죽여라. 그러면 편할 것 같다.”
여왕은 어쩔 수 없이 항복하였지만, 노예처럼 사느니 죽는 것을 택하겠다고 하였다. 막상 포로가 되고 보니 견딜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지 말고 내 휘하로 들어오는 것이 어떤가?”
“하등한 종족의 아래에서 기느니 죽겠다.”
“어째서 인간이 하등한 종족인가? 신을 닮은 형상으로 태어난 것이 인간이다.”
“아니, 신의 실패작이 인간이다.”
“너희 엘프들은 고귀하고?”
“그렇다.”
도저히 말이 통하지 않았다.
종족 우월주의에 빠져서 도대체 헤어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설마 운영자의 영향인가.’
애초에 이들을 창조한 것이 바로 운영자였다.
운영자는 엘프 오타쿠였고, 그런 놈의 손에 의해 탄생된 종족이라면 당연히 종족 우월주의에 빠져 있을 것이다.
이건 설정의 문제였다.
완벽하게 그들의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는 설정을 바꾸지 않는 이상 더 이상의 설득은 어려워 보인다.
“알겠다. 이만 가 봐라.”
“흥!”
카이샤는 다시 감옥으로 질질 끌려갔다.
“하! 이것 참.”
펄럭.
막사를 젖히고 오창근이 들어왔다.
“형님, 장관이 간다고 하는데?”
“이 야밤에?”
“할 일이 있다고 하는데, 어쩌지?”
“그럼 길드원 하나를 딸려 보내도록 하지.”
엘프에 대한 일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그래도 장관이 간다는데 배웅은 해야 한다. 이번 전쟁에서 장관의 도움이 없었다면 조금 어려웠을 것이다.
현대화기의 위력을 톡톡히 실감했다.
나는 막사에서 나와 영지 입구로 나섰다.
이풍수 장관이 반갑게 나를 맞는다.
“아이고, 이렇게 마중까지 나오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럴 수는 없는 일이지요. 장관님께서 가시는데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일 아니겠습니까?”
“허허허! 이 늙은이야 귀하에 비한다면 아무런 가치도 없는 사람입니다.”
“그런 말씀 마십시오.”
그는 국방부 장관이다.
군인들에게는 신적인 존재나 다름없는 사람인데 그리 말을 하면 섭하다.
앞으로도 장관에게 많은 도움이 필요할 것이기에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좋았다.
“언제 한번 대접을 하겠습니다. 오늘은 감사했습니다. 장관님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승리할 수 없었을 겁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모두 귀하가 뛰어났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제 눈으로 똑똑히 보았습니다. 어마어마한 군세가 적들을 몰아붙인 사실을 말입니다.”
“그런가요.”
장관이 그렇게 높게 평가를 해 준다면 굳이 나를 깎아내릴 필요는 없어 보였다.
그가 나를 높게 평가할수록 국방부를 이용하기 쉬워진다.
“앞으로 대장까지 올라가셔야지요. 공을 세우셔야 합니다. 물론 공을 세울 일이 곧 터질 것 같아 보이기는 합니다만, 보스 몬스터를 한 번 더 처리하시면 중장의 직위를 보장하겠습니다.”
장관은 자신 있게 말했다.
반드시 국회를 설득할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물론 나는 그의 호의를 마다할 생각은 아니었다.
여기서 권력을 더 쥐게 되면 장관의 도움 없이도 군대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대통령의 재가가 필요하지만, 대통령도 나의 편이다.
“기대하겠습니다.”
“허허허! 그럼 다음에 뵙는 날을 고대하겠습니다.”
장관은 하이브리드 차량에 올라탔다.
그를 배웅하는 것은 한진수가 맡기로 했다.
“다녀오겠습니다, 형님.”
“장관님을 잘 모셔라. 귀한 분이시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차량이 어둠 속으로 빠르게 사라진다.
장관을 보낸 후 엘프를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해지는데 오세근이 내 어깨를 툭 쳤다.
“형님, 간만에 소주나 한잔합시다.”
“소주가 있어?”
“여기 있수.”
놈이 검은 봉지를 흔들었다.
병이 부딪치는 소리로 보아 소주가 맞았다.
그런데 여섯 병은 둘이 마시기에는 조금 부족하지 않을까 싶다.
“그걸로 간에 기별이나 가겠냐?”
“나를 뭐로 보고? 한 짝은 있으니까 걱정 말고 마시자고.”
“그래, 마시자. 지금 생각을 한다고 해서 딱히 뾰족한 수가 떠오르는 것도 아니고.”
오세근과 이렇게 마주 앉아서 소주를 기울인 것이 대체 언제였는지 모르겠다.
영주 전속 주방장에게 안주를 부탁한 후에 바닥에 털썩 앉았다.
“한잔하시오.”
쪼르륵.
단숨에 소주를 넘긴다.
역시나 소주는 이 맛에 먹는다.
쌉싸래하면서도 뒤끝이 달다.
대충 바닥에서 앉아 소주를 마시니 옛날 생각이 났다. 가난했던 시절에는 오세근과 이렇게 난장 파티를 하고는 했었다.
그때에는 과자 몇 개 늘어놓고 소주를 마셨다. 당시를 회상하니 지금은 장족의 발전을 한 것이었다.
“세근아, 엘프들을 어떻게 처리해야겠냐?”
“쓸 수 있다면 병사로 만들고, 쓸 수 없다면 노예로 부려야겠지.”
“가능하면 쓰고 싶은데 말이야.”
“그건 그렇지. 한데 운영자 새끼가 엘프 오타쿠였잖아. 놈의 손에서 탄생하였으니 인간에게 굴복할 리가 없지.”
“그래, 하이 엘프도 그래서 먼치킨이라 할 수 있는 거고…….”
“가만. 하이 엘프?”
“음?”
“형님도 하이 엘프잖아?”
“……!”
나는 눈을 부릅떴다.
왜 지금까지 그 생각을 하지 못하였을까.
독재자 서버는 하이 엘프의 세상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캐릭터 밸런스가 엉망이었다. 그 때문에 내가 하이 엘프로 전직을 한 것이었고 말이다.
“그걸 어필하면 되지 않을까?”
“좋은 생각이다.”
“그런데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은 있고?”
“어떻게 해서든 증명을 해 봐야지. 그 뭐야, 세계수 잎에 피를 떨어뜨리면 증명이 된다고 알고 있는데.”
“그런 퀘스트가 있기는 했었지.”
“당장 여왕을 만나 봐야겠다!”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답답해서 술을 마시려던 것이었는데 방법이 있다면 이러고 있을 일이 아니었다.
롬멜을 호출하려 하였는데 이미 그가 달려왔다.
“영주님!”
“그렇지 않아도 찾아가려 하였는데 말이다.”
“반란 시도가 있었습니다!”
“반란 시도?”
“지금 진압하고 있습니다.”
“가 보도록 하자.”
우리는 빠른 속도로 감옥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창! 차자자자장!
일부 감옥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엘프들이 반란을 일으켰다.
대부분이 마나 구속구가 채워지지 않은 엘프들이었는데 생각보다 규모가 크지는 않았다.
일단은 안심이다.
엘프 전체가 대대적으로 반란을 일으켰다면 어쩔 수 없는 희생이 있었을 것이다. 귀한 엘프들을 죽여야 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