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118
나 혼자 프리서버 118화
118
상황이 조금 험악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 한국은 소국일 것이다. 그들은 전통적인 강대국이었고 말이다.
몬스터 사태가 터지기 전에는 세계의 경찰을 자처하기도 하였다.
그런 미국이 한국에 고개를 숙이기는 어려울 것이다.
내가 나섰다.
“스미스 장관님?”
-예, 나 소장님.
“그냥 참전하지 마시죠.”
-……!
“한국은 충분히 강해질 수 있습니다. 지금 제가 보유한 헌터가 1만입니다. 모두 2차 전직을 마친 상태이지요. 미국과 전면전을 해도 밀리지 않을 겁니다.”
-전면전이라니!
“당연히 화학무기는 통하지 않겠죠. 그렇다면 헌터 간의 전쟁인데 이만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 있을까 싶습니다. 엘프 헌터들도 3천이나 증원했습니다. 필요에 따라 모든 엘프들을 동원할 수도 있습니다.”
좌중이 조용해졌다.
나는 공갈을 치는 것이었다.
보유한 헌터도 1만이 아니라 8천이었고 더 이상 병력을 동원할 수도 없었지만, 그런 사정을 미국에서 알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여기에 결정타를 날렸다.
“그리고 이번에 정령왕과 계약을 했습니다. 정령왕이 꽤 강하더군요. 아마도 발락 정도는 정령왕 혼자 처리할 수 있을 겁니다. 앞으로 미국에 원조는 없습니다.”
-으음!
미국 외교부에서 침음이 흘러나왔다.
몬스터 사태는 현재진행형이었다.
한 번 도움 받고 마는 것이 아니다. 만약 나중에 더 강한 놈이 워싱턴에 나타난다면? 그때에는 한국의 도움 없이 홀로 처리해야 한다. 미국이 멸망할 수도 있다.
스미스 장관이 고개를 숙였다.
-그 말씀이 사실이라면 납득하지 않을 도리가 없군요.
“정말입니까?”
-정령왕까지 보유를 하고 계시고 헌터 병력이 그렇게 많으시다면……. 저도 영상은 보았습니다. 헌터 군대를 가지고 계시더군요.
스미스는 순순히 한국을 인정했다.
아니, 나를 인정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협상을 종료하겠습니다. 한국의 조건을 다 받아들이겠습니다. 다만 세 시간 안에 처리를 부탁드립니다.
사람들이 나를 바라봤다.
이곳에서 미국까지 하이브리드 전투기를 타고 한 시간 반 정도면 충분했다. 가기 전 준비를 하는 시간 말고도 넉넉하게 한 시간은 남는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시죠.”
-모든 조건은 지옥의 현자가 죽고 나서 들어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부디 미국을 구원해 주십시오.
화상통화가 종료되었다.
가만히 사태를 주시하던 이풍수가 쾌재를 불렀다.
“성공입니다!”
“바로 전투기를 준비해 주세요. 태평양에서 한 번 급유하고 미국까지 날아가겠습니다.”
“미 항공모함에 요청하겠습니다.”
이것으로 한국은 핵보유국의 지위를 갖게 될 것이다.
그 파급력이 얼마나 클지는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미국으로 날아갈 준비를 했다.
완전무장을 하고 장비를 점검한다.
세계수 잎도 넉넉하게 챙겼다.
세계수 잎은 정령력을 증폭시키는 역할도 하였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치료약이었다. 성수보다 효과가 몇 배는 뛰어났다.
잘려나간 팔다리를 이어 붙일 수가 있다. 심장이나 뇌가 관통되지 않는 이상 충분히 살아날 수 있다.
이 정도면 목숨을 여벌로 가지고 다니는 셈이다.
준비가 끝나갈 즈음에 완전무장한 백연하가 다가왔다.
“저도 가겠어요.”
“네가 왜?”
“지옥의 현자가 얼마나 강할지 알 수 없으니까요. 혹시나 무슨 일이 생기면 보조를 해 드릴게요.”
썩 내키지는 않는다.
나 혼자서도 충분히 처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풍수나 오세근이 부채질을 했다.
“백연하 양의 말이 맞습니다, 나 소장님. 함께 가시죠?”
“형님, 백연하라면 충분히 보조해 줄 수 있을 거요.”
“후유.”
미국에서 전투가 끝나고 나면 백연하와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썩 내키지가 않았던 것이다.
그래도 이풍수나 오세근의 말이 틀린 건 아니었다.
지옥의 현자 발락은 SSS+등급에서 SSSS급 사이인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니 미국의 헌터들이 막을 수가 없는 것이다.
지금 내 등급은 SSSS급은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리 알고 있기도 했고 말이다.
여기에 정령왕이 추가되었다고는 하지만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한다고 해서 나쁠 것은 없었다.
사고라는 건 언제나 있을 수 있다.
나라고 해서 실수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어쩔 수가 없나.”
“잘 보조를 할게요.”
전투기에 탑승했다.
이 하이브리드 전투기는 속도에 중점을 두었다.
여기서 출발하면 한 시간도 안 되어 태평양에 닿을 것이었다.
***
쐐애애애액!
수송용 전투기는 태평양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실로 어마어마한 속도다.
원래 전투기는 마하의 속도로 날아갔는데 하이브리드 전투기는 그 몇 배에 달하는 속력을 냈다.
기름통도 컸다.
미사일이나 무기를 장착할 곳에 급유 통을 설치하였기에 장거리 이동에도 문제가 없었다.
태평양에서 한 번 급유하는 것으로 미국까지 직통으로 날아갈 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백연하가 주변을 바라보며 감탄했다.
“엄청 빠르네요.”
“하하하하! 한국의 차세대 하이브리드 전투기입니다. 사실 수송기는 나 소장님 덕분에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가?”
“예! 언제고 장거리 원정을 나가실 수 있으니까요. 먼 곳에 원정을 나가려면 반드시 필요한 일이었죠.”
이미 한국에서는 나를 타국으로 보낼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그것이 돈을 버는 길이었고 나도 부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이었다. 물론 지금 나에게는 돈이 썩어날 정도로 많았지만 말이다.
공군 중령은 능숙하게 전투기를 몰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태평양의 미 함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조지 워싱턴호에 전투기가 안착한다.
위이이잉!
사이렌 소리가 울리고 빠른 속도로 군인들이 달려와 급유를 했다.
태평양 사령관이 인사를 한다.
“어서 오십시오! 승선을 환영합니다! 제널드 대장입니다.”
“한국의 나경철 소장입니다.”
“미국을 도와주신다고요.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뭘요. 대가를 받고 하는 일입니다.”
“그래도 목숨을 걸어야 하지 않습니까. 무엇보다 세계 지존이 움직이시는데 대가를 제공하고서라도 모실 수 있다면 감사할 일이지요.”
서글서글한 인상이다.
그는 나에게 호감을 품고 있었다.
어쩌면 한국이 머지않은 미래에 초강대국으로 발돋움을 할 것이라 예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급유가 끝났습니다!”
좀 더 그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지금은 한시가 급한 상황이었다.
조금이라도 미적거리면 그만큼 많은 미국인이 죽어 나간다.
“다음에 뵙겠습니다.”
“다음에는 술 한 잔을 대접해 드리고 싶군요.”
“기회가 된다면요.”
우리는 곧바로 전투기에 탑승했다.
쐐애애액!
전투기는 빠른 속도로 상공을 가로지르기 시작했다.
뉴욕 맨해튼.
미국의 경제 중심지라고도 할 수 있는 뉴욕에 대재앙이 덮쳤다.
이곳이 비교적 변두리에 위치한다지만 뉴욕에 외곽지대라고 할 수 있는 곳이 있을까 싶다.
이미 맨해튼의 많은 곳이 초토화되었다.
거대한 빌딩들이 무너지고 있었고 거리 곳곳에는 시신들이 널려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헌터들은 물러날 수 없었다. 여기서 물러나면 뉴욕 시민 대부분이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꾸에에엑!”
사령술로 좀비들이 생겨나고 있었다.
좀비뿐만이 아니라 오래전에 죽었던 백골들이 되살아나 뉴욕 시민들을 공격하였다.
그래도 뉴욕주 방위군은 미 전역에서 헌터들을 끌어모아 방어했고 그럭저럭 방어선을 구축했다.
3차 방어선까지 구축하였으나 이제 그마저도 뚫릴 듯한 기미를 보이고 있었다.
“사령관님! 3차 방어선이 위험합니다! 퇴각해야 합니다!”
“퇴각은 없다!”
젝터 대장은 단호하게 말했다.
여기서 물러나면 뉴욕은 끝장이다.
뉴욕이 완전히 무너지면 경제는 어마어마한 타격을 받을 것이다. 그리되게 둘 수는 없었다.
“사령부에서는 뭐라고 합니까?”
“한국에서 지존이 온다.”
“나경철 헌터!?”
“그렇다.”
이미 미국의 지존이자 세계 지존으로 불렸던 헌터가 전방에서 분투하고 있었지만, 형편없이 밀리고 있다.
이래서야 미국의 지존이 죽음을 맞이하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였다.
그건 곧 미국의 힘이 약해짐을 뜻했다.
젝터의 얼굴이 다급해졌다.
“지금 나경철 헌터는 어디쯤이라고 하는가?”
“5분 후 도착이라고 합니다!”
“조금만 더 버텨라!”
그는 나경철이 반드시 뉴욕을 구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런 믿음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버티지는 못하였을 것이다.
좀비들이 몰려온다.
“저놈들이 안쪽으로 넘어가게 해서는 안 된다!”
다시 그들의 분투가 시작되었다.
전투기는 뉴욕 상공에 접어들었다.
혹시 있을 사태에 대비하여 미 공국이 전투기를 호위하기까지 하였으니 예전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을 한 셈이다.
호위 전투기의 편대장이 사인을 보냈다.
-강하하셔도 됩니다. 무운을 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미국을 구원하실 분이신데 당연한 일을 했을 뿐입니다. 그럼 이만.
전투기가 허공에 멈춰 섰다.
휘이이잉!
꽤나 매서운 바람이 불고 있었다.
맨해튼의 상황을 확인한다.
맨해튼은 지금 위태로운 위기에 빠져 있었다. 맨해튼 전체가 녹색의 연기에 잠겨 있었으며 수도 없이 많은 언데드 몬스터들이 방어선을 뚫기 위하여 투입되고 있었다.
한눈에 봐도 위태로워 보인다.
“강하합니다.”
“무운을 빌겠습니다.”
공군 중령이 사인을 보냈다.
낙하산은 필요 없다.
그대로 뛰어내린다.
쿠구구구구!
발락은 지금도 어마어마한 위력의 독을 뿌려 대고 있었다.
곧바로 실드와 호신강기를 펼쳐 독으로부터 몸을 보호했다.
띠링!
[실드 LV. 50이 활성화됩니다.] [호신강기 LV. 50이 활성화됩니다.]몸에 단단한 외피가 둘렸다.
동시에 정령왕을 소환하였다.
[정령왕이 소환되었습니다.]거대한 불사조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면 세계에서는 3일 동안 정령왕을 소환하여 함께 싸웠지만 현실 세계로 그를 불러낸 것은 처음이다.
정령왕이 나오자마자 못마땅하다는 듯한 음성을 내뱉는다.
-지옥의 악마가 기어코 여기까지 올라왔군!
“이프리트, 놈을 공격할 수 있겠지?”
-그것이 나의 사명이다.
독성을 가진 발락은 불에 취약하다.
원소에는 상생이라는 것이 있는데 독은 불에 쥐약일 수밖에 없다. 그 때문에 이프리트를 소환하길 주저하지 않았던 것이다.
만약 발락이 물 계열의 보스였다면 조금 생각을 해 보았을 것이다.
아직 정령왕이 죽으면 어찌 될지는 확인된 바가 없었다. 그가 죽는다는 가정을 해 본 적도 없었고 말이다.
그렇다고 해도 이프리트가 멀쩡한 것이 낫지 않을까 싶다.
“그럼 보조를 부탁한다!”
-걱정 말도록!
이프리트가 거대한 화염을 맨해튼에 떨어뜨렸다.
쾅! 콰과과광!
“꾸에에엑!”
“끼에에에엑!”
언데드들이 쓸려나간다.
아래에서 내가 강하하는 장면을 바라보던 사람들은 경악했다.
지금까지 힘겹게 언데드를 막아내는 것에만 주력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한 방에 언데드를 쓸어버릴 줄은 몰랐던 것이다.
이번에는 내 차례다.
강하하는 힘을 이용하여 그대로 검을 내리그었다.
쿠아아아아앙!
어마어마한 파괴력과 함께 발락의 팔이 잘려나갔다.
발락은 예상하지 못한 엄청난 고통에 발버둥 쳤다.
-끄아아악! 인간 따위가 감히!
어디서나 보스들은 하나같이 비슷하게 말했다.
전형적인 악당의 대사라고 할까.
‘타락한 이프리트보다 수월한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사실 타락한 이프리트를 상대하였을 때에는 죽는 줄 알았다.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없었다.
시공간을 뛰어넘는 공격이 아니었다면 패했을지도 몰랐다.
놈이 대량의 독을 쏟아냈다.
끈적끈적한 독이 내 주변으로 잔뜩 날아들었다. 하지만 독이라는 것도 맞지 않으면 소용없는 일이다.
빠른 속도로 회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