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167
나 혼자 프리서버 167화
167
미야모토 총리와 수트라 대통령이 나를 불렀다.
아마 지금쯤 똥줄이 타고 있을 것이다.
왕성치는 어마어마한 희생을 치르면서까지 한국과의 관계를 회복했다.
지금까지 미야모토 총리와 수트라 대통령은 분명 자신들의 힘만으로 몬스터를 처리할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직접 사태를 겪고 나서는 한국과 분리되는 순간 종말을 맞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 틀림없었다.
그렇다면 나와 관계를 돈독히 지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미야모토가 말했다.
“나 대장님! 부디 한국 정부에 잘 말해 주실 수 없겠습니까?”
“제가 왜 그래야 하는데요?”
“그야…….”
나는 그리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무엇보다 정치는 나와 잘 맞지 않는다. 정치를 생각하면 넌덜머리가 나기 시작하였기 때문이다.
“그야?”
“제가 잘못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저도 인정합니다!”
수트라 대통령까지 그리 말했다.
어떻게 해서든 지금의 상황을 만회하고 싶은 것이었다.
왕성치는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중국이 이 지경이 되었는데 그들은 뻔뻔하게 저런 요구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 중국보다 더 큰 대가를 내놓아야 할 겁니다.”
“아아!”
희비가 엇갈렸다.
왕성치는 의문의 1승을 거두었고 수트라 대통령과 미야모토 수상은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
***
한국으로 돌아가는 전용기에 탑승하였다.
기장과 승무원들이 나와 인사를 한다.
“어서 오십시오! 사령관 각하의 전용기를 몰게 된 우승철 기장이라고 합니다.”
“나예린이라고 해요.”
“유설화입니다.”
“이건 웬 전용기인가요?”
“워낙에 공사다망한 분이시니 국가 차원에서 전용기를 마련하였습니다.”
“그것참.”
정부에서 많은 신경을 써 준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어쨌거나 공짜로 전용기를 준다는데 거절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돌아가면 대통령에게 고맙다고 한마디는 해 주어야 할 것 같다.
“그럼 한국까지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
“고생해 주십시오.”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기장은 깍듯하게 인사를 했다.
승무원들도 매우 아름다웠고 사근사근했다.
내부로 들어가자 더욱 기가 막혔다.
이게 군인을 위하여 만들어 준 전용기인지, 갑부들이 타는 전용기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화려하게 인테리어 되어 있는 내부에 TV와 사우나, 노래방, 전용 바까지 갖추어져 있었다.
“대단하네요.”
제인 역시 내가 이 정도의 대우를 받을지 몰랐던 것 같다.
백연하도 마찬가지였다.
“그만큼 길드장님이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겠죠.”
“그렇지 않아도 전용기 한 대 있었으면 했는데 말이야.”
“앞으로는 전용기를 타고 이면 세계로 가는 것이 어떤가요?”
“비행장을 만들어서?”
“네, 시간 아깝잖아요.”
지금까지는 하이브리드 차량을 타고 다녔다.
하지만 역시 전용기가 있으면 편하기는 할 것이다. 그리고 전용기를 타고 중앙대륙이 얼마나 광활한지 확인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다.
“기왕 탔으니 사우나라도 해볼까요?”
“제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나는 호사를 한번 누려 보기로 하였다.
비행기는 조용하게 이동하였다.
지금은 소음제어 기술도 발달하여 거의 소리가 나지 않는다고 하던데 그걸 지금 직접 경험하는 중이었다.
“후우!”
달칵.
문이 열리고 누군가가 들어온다.
사우나실 안에 남자라고는 기장과 나 둘뿐이다.
그렇다면 여자가 들어왔다는 뜻이다.
“같이 해요.”
“미친 것 아니냐?”
백연하다.
수건으로 중요 부위는 가리고 있었지만 적나라하게 몸매가 드러난다.
꿀이 흐를 듯이 매끈거리는 피부에 매혹적인 흑발.
역시나 백연하는 대단한 미인이다.
성격도 최근에는 많은 변화를 거듭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예전과 다름없는 모습이었지만 나에게는 잘 대해 주고 있었다. 그것도 한결같이 말이다.
“이제는 제 마음을 받아 줄 때도 되었잖아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여자가 이렇게 무식하게 돌격을 하냐?”
“당신이니까요.”
“으음…….”
이제는 조금씩 고민이 된다.
이 정도면 백연하의 마음을 받아 주어도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고민 말이다.
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쓸데없는 짓 하면 쫓아낸다.”
“네!”
백연하의 얼굴이 밝아졌다.
이것도 그녀로서는 크게 진보한 것이다.
앞으로는 백연하와 사귀어 보는 것도 고려를 해보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촤륵.
백연하와 등을 맞댔다.
“길드장님은 결혼 안 하시나요?”
“결혼이라. 지금까지는 사치였지.”
“지금은 아니잖아요.”
“나는 내조하는 여자를 원하는데, 어쩌냐?”
“그럼 제가 내조를 하면 되죠. 이 정도 재력에 살림을 할 수는 없는 일이고요. 내조라는 것은 상대에게 맞추어서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기는 한데.”
“내조는 잘할 수 있어요.”
“결혼이라…….”
나도 30대 중반으로 접어들었다.
결혼을 슬슬 생각할 나이라는 뜻이었다.
지금은 그저 백연하의 따듯한 등을 느끼고 있을 뿐이었다.
청와대 근처 비행장에 도착하였다.
일개 연대급 병력이 사열하였고 기자들도 잔뜩 모여 있었다.
병사들이 먼저 사열했다.
“사령관님께 받들어 총!”
“충성!”
나는 그들에게 가볍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예전 같았으면 꽤나 부담스러웠겠지만 이제 그런 느낌이 전혀 없었다. 그저 평범한 일상이라고 할까.
이곳에는 이풍수 장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이거 매일 마중을 나오시고, 바쁘실 텐데 말입니다.”
“중요한 일을 하고 오셨는데 당연한 일이지요.”
이풍수는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하기야 이번에 나로 인하여 만주지방을 통째로 삼킬 수 있게 되었다. 대한민국의 영토가 어마어마하게 넓어진 것이다.
그것만 해도 엄청난 공로라 할 것이다.
여기에 부가적으로 이익을 취하였으니 이풍수 장관이 나와서 인사를 하는 것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이풍수는 넌지시 제안했다.
“한국군 총사령관직에 관심 없으십니까?”
“네.”
“없으시다고요?”
“귀찮습니다.”
“…….”
한순간 이풍수의 얼굴이 굳었지만 내가 이렇게 나올 줄 알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나는 말을 이었다.
“이면 세계의 황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총사령관직이라니요? 감당할 수 없을 것이 분명합니다.”
“귀하는 하실 수 있습니다.”
“불가능하다니까요.”
“그래도 한번 생각해 주실 수는 없으십니까?”
“불가합니다.”
나는 몇 번이고 고사하였다.
지금도 할 일이 많아 죽겠는데 총사령관이 되면 도대체 얼마나 바빠지게 될까.
청와대에 도착해서도 군 고위급 관계자들이 총사령관직에 오를 것을 권고하였다.
이풍수 장관은 계속해서 강권한다.
“명목상으로라도 총사령관직을 받아 주실 수는 없을까요?”
“지금 이면 세계의 일이 바빠서 한국에서의 일은 신경을 쓸 여력이 없습니다. 게다가 자유 군인의 신분으로 총사령관직에 오를 수는 없는 일이죠.”
나는 한 번 더 고사했다.
사람들이 아쉽다는 듯이 표정을 지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직업군인으로 전환을 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해야 할 일들이 많아지는 것이다.
그렇다고 총사령관의 직함을 가지고서 일을 등한시하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욕을 하게 될까.
그때가 되면 내가 원하지 않더라도 분명히 여러 가지 일들에 시달릴 것이 틀림없다.
그걸 막고자 굳이 사양한 것이다.
내가 이렇게까지 고사를 하자 사람들도 더 이상은 권하지 않았다.
아쉬움이야 있겠지만 어쩔 수가 없는 일이다.
“그럼 그 문제는 추후 논의를 하기로 하고 이제는 인도와 일본의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인도와 일본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그런가요?”
“이번에 베이징 사태가 벌어지고 난 이후에 각국의 국민들이 들고 일어났습니다. 멸망을 막기 위해서는 반드시 한국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입니다. 삼국동맹을 규탄하는 시위가 곳곳에서 일어났습니다.”
“한국의 입장은요?”
“그야 나 대장님의 의견에 따라야 하겠지요.”
“이것 참.”
나는 머리를 긁적였다.
내가 하는 일은 그저 몬스터를 처리해 주는 일밖에 없었다.
어떻게 해서든 강해지고자 노력할 뿐이었고 몬스터를 처리하는 일이야 내가 알던 세계가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이번에 나타난 베히몬트를 그대로 두었다면 분명 한국에도 피해가 있었을 것이다.
아시아 대륙 전체를 베히몬트가 뒤집어 놓았을 것이고 그리되었다면 어마어마한 파장을 일으켰을 것이 틀림없었다.
그렇기에 해결을 했을 뿐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리 생각하지 않았다.
이한진이 말했다.
“사령관님은 이 세상의 빛입니다. 그 사실을 자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사람들의 얼굴이 진지해진다.
나는 전혀 그리 생각하지 않았지만, 사람들이 그리 생각한다면 어쩔 수가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내가 의견을 내야 하는 걸까.
내 입장은 한결같았다.
“중국보다 더 많은 것을 뜯어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더 많은 땅과 참전금을 요구할까요?”
“일단 제재를 푸는 데 땅과 비용을 요구하도록 하세요. 인도와 일본은 꽤 잘사는 축에 속하니 합하여 한 해 예산의 반 정도를 뜯어내면 어떨까 합니다.”
“한 해 예산의 반이라!”
주변이 술렁거렸다.
과연 내 의견이 관철될 수 있을까?
그들이 어떻게 나오든 상관없었다.
만약 내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그냥 버려두면 되는 일이니까.
화상회의가 준비되었다.
관료들은 적정선의 자금을 그들에게서 뜯어내고 땅도 할양받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일본에는 대마도와 도쿠시마 일부를 요구하기로 하고 인도에도 여러 개의 섬과 돈을 요구하기로 하였다.
화상이 연결되자 이한진은 각국 정상들에게 조금 전에 논의했던 내용을 이야기하였다.
당연한 일이지만 그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미야모토 수상은 언성을 높였다.
-대마도는 그렇다고 쳐도 도쿠시마 일부를 달라니요!?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그래요? 알겠습니다.”
나는 담담하게 말했다.
미야모토는 어떻게 해서든 나를 설득시키려 했다.
-차라리 금전을 더 요구하시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그 문제는 어찌 안 될까요?
“안 됩니다.”
-크윽.
침음이 흘러나온다.
지금 확실히 해 두지 않으면 앞으로 다른 국가들을 설득할 때에도 문제가 될 것이 틀림없다.
그러니 물러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시 한번 재고를 부탁드립니다.
“안 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시한은 한 시간입니다. 한 시간 안에 답변을 주시지 않으면 없었던 일로 하겠습니다.”
-사령관님!
“화상 종료하세요.”
인도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지만, 한국 정부에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 시간 남았군요. 그럼 커피나 한잔하고 오면 될 것 같습니다.”
“과연 그들이 받아들일지는 모르겠습니다.”
이한진과 이풍수는 약간 걱정스러운 표정이었다.
아무래도 요구가 과하지 않았나 생각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전혀 그리 생각하지 않았다. 기왕 뜯어내기로 작정을 하였다면 그대로 밀어붙여야 한다.
그래야 좋은 전례를 남긴다.
전 세계가 한국의 의도를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커피 한잔하러 가시죠.”
“허허허허! 좋습니다. 간단하게 한 잔 마시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뭔가 반응이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람들의 표정이 한결 밝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