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61
나 혼자 프리서버 061화
061
영지의 병력 구성은 기병 100에 궁수가 300, 방패병 300, 나머지는 보병이었다.
말은 더럽게 비쌌다. 지금의 상황으로는 모두 마련해 줄 수가 없으니 어쩔 수 없이 행군을 해야 하는 것이다.
최소한 하루 이상을 행군해야 난민을 데려갈 수 있었기에 서둘러 출발을 해야 한다. 몇 시간이라도 행군을 하고 나서 야영해야 할 것 같았다.
내가 돌아오자 오세근이 물어왔다.
“2차 전직 퀘스트를 받으셨소?”
“받았지. 그런데 조금 특이하다.”
“어째서? 마스터나 가드로 받지 않으셨소?”
“군주로 받았다.”
“군주라고?”
오세근은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오세근 역시 독재자 서버에서 잠시 게임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러니 하이 엘프 군주라는 클래스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2차 전직 전에 영주가 되었기에 하이 엘프 군주로 전직할 수 있다는데? 그래서 잽싸게 받았지.”
“허어! 그럼 히든 클래스요?”
“아무래도 그런 것 같다.”
“프리서버에서도 못 했던 일을 여기서 하게 되다니.”
“어떤 특전이 있는데요?”
백연하가 물었다.
나는 길드원들에게 어떤 특전이 있는지 설명을 해 주었다.
당연히 사람들은 술렁거렸다.
“영지군에만 들어가면 엄청나겠네!”
“그렇지.”
“우리도 영지군에 들어가면 적용이 되는 거요?”
“그래.”
“와아!”
충분히 놀랄 만했다.
도저히 말도 안 되는 버프들을 함께 누리를 수 있기 때문이었다. 나를 포함해서 말이다.
오세근은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거기에 영지 병력이 세 배로 늘어난다고?”
“그래.”
“그럼 병력을 1만 명이나 운용할 수 있다는 뜻인데……. 그 정도면 현실에서 공성전을 할 수도 있는 규모인데?”
“그건 모르겠다. 이곳 사람들을 바깥으로 끌고 나갈 수 있는지 말이다.”
“가능하지 않겠수?”
“어째서?”
“이 세계는 신기루가 아니라 마치 다른 차원과 같다고 봐야지. 형님 도움 없이는 우리도 못 들어오잖아? 그건 이곳 사람들도 마찬가지라고 보오. 형님의 도움이 있어야만 나갈 수 있는 거겠지.”
“그럴 리가.”
나는 눈을 치켜떴다.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면 엄청난 숫자의 병력으로 다른 영지들을 침범할 수 있는 것이다. 단순히 길드 전쟁이 아니라 대규모 전쟁을 계획할 수도 있었다. 병력을 훈련시키면 전 세계를 쓸어버리는 것도 가능할지 모른다.
“형님, 군주 클래스를 선택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만약 3차 전직도 군주로 간다면……. 아니, 그때에는 국왕이나 엠페러 정도로 전직을 하려나?”
“……!”
거기까지는 생각 못 해 봤다.
하이 엘프 군주로 2차 전직을 했는데 3차 전직에서 하이 엘프의 왕으로 전직하지 않으리라는 법도 없었다.
히든 클래스를 받았으니 3차 전직도 히든 클래스로 할 것이 확실했다.
“어쨌든 축하하오!”
짝짝짝짝!
길드원들이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빨리 강해지자.”
“그럽시다!”
“후후후.”
백연하가 낮게 웃었다.
좀처럼 웃지 않는 그녀였기에 사람들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무표정한 얼굴로 웃으니 조금 무섭기도 했다.
“왜 그렇게 웃어?”
“남자 하나는 잘 골랐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에헴.”
나는 그녀의 말을 무시하기로 했다.
곧 롬멜 경이 들어왔다.
“영주님, 출동 준비 끝났습니다.”
“곧 나가기로 하지.”
이제 병력을 인솔하여 출발해야 할 때였다.
3천의 병력이 삼 열 하여 모여 있었다.
말이 3천 명이지 잘 무장되어 있는 병사들이 오와 열을 맞추어 서 있자 뿜어내는 위압감이 상당했다.
게다가 기사단의 눈빛은 살벌하기까지 했다.
나는 성벽 위에 섰다.
원래 출정을 할 때는 그만한 명분을 실어 주어야 한다. 그래야 병사들의 사기가 오르는 법이었다.
“지금 우리 영지는 위기에 처해 있다. 플레이크들이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었고, 레고르 마을에는 사악한 이프리트가 나타나서 지금도 수많은 영지민들이 죽어 나가고 있다. 우리는 사악한 이프리트를 칠 것이다. 제군들의 임무는 마을의 화재를 진압하고 사악한 하급 정령들을 처치하는 것이다. 진군하여 적들을 섬멸하자!”
“우오오오오!”
우렁찬 함성이 산을 넘어갈 듯 울려 퍼진다.
동시에 시스템 알람 음이 울렸다.
띠링!
[패시브 스킬 ‘연설 LV. 1’이 활성화됩니다.] [연설 LV. 1: 병사들의 사기를 10% 진작시킨다.] [사기가 10% 증가할 때마다 병력의 전투력이 10% 상승합니다.]“허어.”
별의별 것들이 다 스킬로 만들어진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설마하니 연설 스킬까지 생길 줄은 몰랐다.
물론 이것으로 인하여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건 바로 병사들의 사기가 10% 진작되면 전투력도 10% 상승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전투에서의 연설은 필수적으로 보였다.
‘연설을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는지 연구해야겠군.’
“그럼 출발한다!”
쿠구구구구!
성문이 둔탁한 소리를 내며 올라간다.
육중한 성문이 올라가자 병사들이 그곳으로 빠져나간다.
기사단의 선두에 우리 길드원들이 섰다. 그래도 우리는 전원 말 위에 올라탔다. 거의 24시간을 이동해야 하는데 거기까지 걸어갈 수는 없기 때문이었다.
어둑어둑 해가 저물어 가고 있었다.
슬슬 어딘가에 자리를 잡고 야영을 해야 할 것이다.
나는 다른 사람보다 누나의 상태를 먼저 살폈다.
“누나, 괜찮아?”
“아무렇지도 않은데?”
“정말이야?”
“내가 거짓말을 해서 뭐하게? 간만에 살 것 같다. 이렇게 여행도 다 다니고.”
혹시나 했는데 누나의 병세가 정말 많이 호전되었다. 더욱이 스스로 신성력을 주기적으로 사용하고 있었기에 버틸 수 있는 것이다.
과연 누나의 상태는 지금 어떤 것일까.
원래의 계획대로라면 오늘 저녁에 누나와 함께 연구소로 가야 했는데 어쩌다 보니 그러지 못했다.
이번 퀘스트만 깨고 나면 바로 연구소에 가서 검사를 받아 보아야 할 것 같았다.
나는 말고삐를 당겨 멈추었다.
“이곳에서 야영을 한다!”
“예!”
곧바로 막사가 만들어졌다.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병사들은 막사를 쳤고 식사를 위해 불을 피워 올렸다. 곳곳에서 맛있는 냄새가 피어올랐다.
나는 일행들을 돌아봤다.
“우리도 식사를 준비하도록 하자.”
“그럽시다.”
“형님, 은근히 군주의 포스가 나는데요?”
“원래 우리 형님이 리더 스타일이잖냐? 조금 규모가 늘어난 것뿐이지. 조직에 비해서는 말이야.”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밥들이나 처먹어라.”
그날 밤.
나는 개인 막사로 롬멜을 불렀다.
롬멜은 이제 내 가신이었지만 병력을 운용하기 전에는 마땅히 그와 상의를 해야 한다. 이건 충성도와 직결되는 일이었다.
영지 운영이라는 것이 말처럼 쉽지가 않았다. 사소한 것들에도 충분히 신경을 써야 했기 때문이다.
“영주님, 찾으셨습니까.”
“앉지.”
“아닙니다. 저는 서 있는 것이 편합니다.”
“그런가? 그렇다면 본론만 말하도록 하지.”
촤악!
나는 영지의 지도를 펼쳤다.
지도의 북쪽에는 오크 요새(Oak Fort)라고 표시되어 있었다.
퀘스트 때문에 정벌해야 하는 곳이지만 그래도 그럴싸한 명분이 있는 것이 좋았다. 결국, 명분이 있어야 병사들의 사기도 올라간다.
병사의 사기가 공격력과 직결되는 상황이었으니 확실히 그럴듯한 명분이 중요했다.
“단장, 이곳을 정벌하려 한다. 단장의 생각은 어떤가?”
제34장. 꼼수
“오크 주둔지를 없애 버림으로써 영민들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함이 아닙니까?”
“그, 그렇지.”
꿈보다 해몽이 좋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것이다.
나는 단순히 정벌을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단장이 알아서 명분을 만들어 주었다. 이런 명분이 단장에 의해 만들어졌으니 기사단의 사기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다만 큰 피해가 예상됩니다.”
“공성 장비를 동원하도록 하지.”
“공성 장비요?”
단장은 의아한 표정을 드러냈다.
아직 이곳에는 사다리와 충차를 제외한 공성 장비가 발달하지 않은 것 같았다. 그렇기에 오크 요새 점령을 어렵게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스스스슥.
나는 펜으로 기초적인 공성 장비를 그렸다.
성을 파괴하는 공성 장비였다. 거대한 바위를 올려놓고 발사하면 오크 요새 따위는 박살 날 것이다.
“오오! 훌륭합니다!”
“그런가? 여기에 역청을 항아리에 담아 던진다면?”
“강력한 폭발이 일어날 겁니다.”
“그래. 이 정도면 초토화시킬 수 있겠지?”
“물론입니다!”
그는 연신 감탄했다.
요크 요새는 개조하여 사용할 수도 없다. 단연 파괴가 목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오크족을 몰살시키고 나면 얻는 부산물도 상당할 것이다.
“혹시 오크 요새에 대한 정보가 있나?”
“2천 마리 정도가 주둔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자세한 것은 정찰을 해 보아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 그럼 그렇게 하지.”
“토벌은 언제로 예상하고 있습니까?”
“가능한 빠른 것이 좋겠지. 기왕 군을 움직였으니 구명 작업이 끝나면 바로 이동을 하도록 하지.”
“좋은 생각이십니다.”
이것으로 작전은 수립되었다.
군사적인 작전은 대부분 롬멜이 담당했다. 나머지 가신들은 영지 운영에 관여할 뿐이었다.
“그럼 들어가 보도록.”
“그리하겠습니다.”
롬멜이 막사를 나가고 적막한 막사에 홀로 남았다.
나는 영지에서 제공한 위스키를 한 잔 머금었다.
“오늘 많은 것을 알았군. 그나저나 병사들도 레벨 업을 하려나?”
그에 대한 부분이 의문으로 남는다.
지금도 영지군은 개개인이 오크 한 마리 정도는 사냥할 수 있을 만큼 뛰어난 실력을 지니고 있었다.
기본적인 능력치가 높다고 해야 할까.
영지군이 웬만한 허접한 헌터보다 강한 만큼, 그들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
가장 빠른 방법은, 가능만 하다면 바로 몬스터 사냥을 통한 레벨 업이었다.
병사들이든 기사들이든 레벨 업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빠른 성장이 가능할까.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이들을 이용하여 현실로 나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었다. 다만 군을 움직일 때는 항상 명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문제였다.
다음 날 아침.
바깥에서 웅성거리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당번병이 세숫물을 가져오자 대충 씻은 후에 갑옷을 갖춰 입었다.
밖으로 나가자 점호가 준비되고 있었다.
3천의 병력이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도열하였다.
이것만 보면 인간이 아닌 기계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롬멜이 다가왔다.
“충성! 간밤에 별일 없으셨습니까.”
“없었다. 너희들은?”
“지금 보고 드리겠습니다. 총원 3,050명, 밤새 결원 없습니다.”
“좋아, 그럼 식사 후에 바로 출발하도록 한다.”
“예!”
점호를 한 후에 나 역시 식사를 하기로 하였다.
영지군 취사병이 우리들의 식사를 준비해 주었다. 길드원들은 지배세력이었으니 이 정도 대우는 당연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