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95
나 혼자 프리서버 095화
095
제65장. 드워프 영지(1)
우리는 드워프 영지의 거대한 성채 앞에 도착하였다.
야인들도 어느 정도 레벨 업이 되었으니 충분히 전투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나는 성채를 본 소감을 한마디로 툭 내뱉었다.
“염병하게도 높네.”
“그러게 말이우, 형님. 저거 완전히 미친놈들 아니오? 뭔 놈의 성채를 저렇게 높게 쌓았대?”
“드워프니까.”
백연하는 저렇게 높은 성채가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고 있었다.
그저 한마디면 되었다.
드워프들의 성채니까 높다. 장인의 종족들이며 손기술이 타고난 놈들이다. 여기에 더하여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은 덤이었다.
실로 어마어마한 체력을 지닌 놈들이다. 거기에 드워프 하나하나가 상당한 실력을 갖춘 전사들이다.
거대한 워해머를 들고 설치는 모습이 충분히 전투의 종족이라고 말하고도 남을 정도였다.
백연하가 말했다.
“아마 레벨이 50은 넘을걸요.”
“레벨이 50이라.”
이거 아무래도 조금 어려울 수도 있겠다.
레벨이 50이라면 거의 1차 전직을 마쳤다는 소리인데, 그런 인력들이 수천에 달한다면 어려운 전투가 될 수도 있다고 여겼다.
나는 백연하에게 물을 수밖에 없었다.
“파훼법이 없을까?”
“파훼법이라……. 딱히 그런 건 없을 것 같은데…….”
결국에는 피를 흘려야 한다는 소리였다.
이런 전쟁을 위하여 영지군을 육성한 거다. 거기에 오크들도 단련을 시켰고 야인들까지 손에 넣었다.
숫자로 밀어붙이면 장사가 없겠지만 저 높은 성벽을 넘어갈 수 있을지가 문제였다.
“대충 간이라도 볼까?”
“어떻게요?”
“내가 한번 갔다 오도록 하지.”
“그럼 저도 가요.”
백연하가 쫓아왔다.
나는 동행을 허락하기로 했다.
백연하 정도라면 쉽게 화살에 맞아 죽지는 않을 것이다.
저놈들이 엘프도 아니고, 화살을 잘 쓸까? 근접전에 최적화되었다고 들었는데 말이다.
그걸 확인하기 위해 가 봐야 하는 것이다.
드워프 영지는 하나의 대도시와 여러 마을로 이루어져 있었다.
영민들의 숫자는 대략 1만 5천.
지금까지 평화로운 삶을 영위하고 있던 드워프 영지에 종탑이 울렸다.
댕! 댕! 댕!
사정없이 종이 울려 댄다.
대장간에서 일하고 있던 드워프 족장 우르카는 황급히 영주성으로 불려 나올 수밖에 없었다.
“대체 무슨 일이냐? 지금 내가 무엇을 완성하고 있는지 몰라서 그래?”
그는 꽤나 화가 나 있었다.
드워프들은 장인의 종족이라고도 불렸다. 한 가지 일에 빠지면 좀처럼 헤어 나오지를 못했다. 그래서인지 대장간에서 일에 열중하고 있는 도중에 건드리면 매우 예민하게 반응을 하였던 것이다.
드워프 영지의 수비대장 알렉이 외쳤다.
“족장! 적들이 쳐들어왔소!”
“오크 나부랭이들이라도 왔나?”
“그게 아니오! 인간들이 쳐들어왔소!”
“인간들이라고? 그럴 리가.”
드워프들도 두려워서 내려가지 않는 남부였다.
인간과 드워프의 경계에는 트롤들이 막고 있었고, 도저히 정벌할 수가 없다고 판단하여 성벽을 둘렀다.
그건 인간들도 마찬가지였다.
가끔가다가 트롤에게 쫓겨서 영지로 들어오는 야인들이 있었지만, 그들은 다시 내쫓겨졌다. 그들은 철저하게 폐쇄적인 생활을 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난데없이 인간이라니?
교류라도 있었다면 이해를 하겠는데 지금의 상황은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었다.
“밖에 4천 명이 넘는 인간들이 왔소!”
“한번 가 보도록 하자!”
일단 두 눈으로 확인을 해 보아야 할 것 같았다.
난데없이 인간이라니.
직접 확인을 하기 전까지는 믿을 수 없는 것이 당연했다.
급하게 성벽 위로 올라왔다.
“정말이었군.”
우르카는 탄식했다.
지난 수천 년 동안 인간과는 평화롭게 지내 왔다.
비록 서로를 배척하기는 하였지만,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데 이게 무슨 봉변이라는 말인가.
“저기 검은 머리의 사람들이 오는군!”
“궁수 준비!”
드워프들은 제법 큰 대궁을 들었다.
비록 드워프들의 궁술 실력은 형편없었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나았기에 준비는 해 두었다.
다만 전쟁을 위하여 궁술을 연마하지는 않았기에 명중률은 낮을 것이다.
꽈드드득!
질긴 소 심줄이 휘어진다.
인간이라면 당길 수도 없을 만큼 질긴 소 심줄을 수십 번이나 꼬아서 활시위로 사용하고 있다. 명중률은 형편없겠지만, 한 대 맞기라도 하면 즉사를 시킬 수 있는 무서운 무기다.
검은 머리칼의 남자가 외쳤다.
“너희들은 포위되었다! 항복한다면 목숨만은 살려 주지.”
“저놈이 지금 뭐라는 거냐?”
“항복하라는데요?”
“허, 미친놈이군.”
드워프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수천의 대군을 몰고 왔다지만 얀타스 성채는 난공불락이다.
이만한 높이의 성채는 기어오를 수도 없을 것이고 무너뜨릴 수도 없다. 마법진이 중첩으로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투석기를 동원한다고 해도 절대 성벽을 깨부술 수는 없을 것이다.
거기에다 드워프 전사들을 소집하면 3천 명 정도는 금방 모일 텐데, 저 병력으로 성벽을 넘을 수는 없다.
“화살을 쏴라!”
핑핑핑!
사사사사!
수십 발의 화살이 날아간다.
화살이 허공으로 치솟는 것이 아니라 직선으로 날아간다. 그만큼이나 대궁의 파괴력이 높았기 때문이다.
퍼버버벅!
하지만 대부분이 빗나갔다.
예상했던 일이다. 드워프의 궁술은 믿을 것이 못 되니까.
하지만 마구잡이로 날린 화살 몇 발이 놈들에게 틀어박혔다.
“명중이오!”
“음?”
분명 명중을 한 줄 알았다.
남자가 날아오는 화살을 베어 버렸다.
“저런 일이 가능한가!?”
그야말로 신기가 아닐 수 없었다.
어떻게 날아오는 화살을 베어낸다는 말인가! 그것도 대궁으로 쏜 화살을 말이다.
남자가 말했다.
“예상은 했지만 그럴 생각이 없는가 보군. 그럼 네놈들의 목숨을 취하겠다.”
남녀는 그렇게 진영으로 돌아갔다.
으드득!
우르카는 이를 갈았다.
“전사들을 소집해라!”
“예!”
뿌우~!
전투를 알리는 나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영지 각지에서 전사들이 몰려들었다.
판도라 영지군 지휘부 막사.
일단 지금 당장 저 성벽을 공략할 수 있는 방법은 생각이 나지 않으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주변 지형의 지도가 걸려 있었지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저들은 성문을 걸어 잠그고 전투 준비에 들어갔다. 수성을 하려는 것이다.
드워프 전사들이 두터운 성벽 뒤에 숨어서 수성을 한다면 뚫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닐 것이다.
‘개인 무력에 의지를 해야 하나?’
성벽은 못 부숴도 성문은 부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롬멜이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성문으로 들어가는 것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어째서?”
“성문이 너무 좁기 때문입니다. 들어가다가 엄청난 피해를 당할 겁니다. 게다가 놈들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테고요.”
“그런가.”
과연 어찌해야 할까.
이번 전투에는 길드원들도 참여했다. 길드원이 아니라 군인의 자격으로 참여를 하는 것이다.
분명 이길 수는 있겠지만 피해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오크와 달리 인간은 리젠이 되지 않았으니까.
오세근이 말했다.
“형님, 현대 장비를 사용하는 것이 어떻소?”
“현대 장비?”
“저 우라질 놈의 성벽을 넘으려면 정공법으로는 어렵겠지. 그럼 현대 장비를 동원하여 부숴 버리면?”
“통하지 않을걸.”
그 생각을 하지 않았던 건 아니다.
하지만 어렵다.
화학 장비로는 마법으로 펼쳐진 실드를 깨지 못한다.
만약 그것이 가능했다면 몬스터는 지금까지 살아남아 있지 못했을 것이다. 각국이 보유하고 있는 군대가 폼으로 있는 게 아니다.
“발상의 전환을 해 보슈.”
“발상의 전환?”
“토성이라도 쌓으면 어떨까?”
“토성이라!”
“방패를 쌓아 올리고, 그 뒤에 토성을 쌓는다면?”
“설마…….”
“안시성 전투에서 중국 황제가 써먹었던 방법이지.”
영화에서 본 것도 같았다.
양만춘이 나오는 영화였는데 그 당시에 적이었던 당태종은 토성을 쌓았다. 물론 토성은 무너져 내렸지만. 드워프 놈들이 지하에 땅굴을 파서 무너뜨릴 리는 없을 것 같았다.
“땅굴을 파지는 않겠지?”
“아마도 그건 아닐걸. 형님이라면 땅굴을 파는 순간 알아낼 수 있지 않소?”
“정령을 말하는 거군.”
“그렇지.”
꽤 현실성이 있는 대안이었다.
굴착기들을 들여온다면 토성 따위는 손쉽게 쌓을 수 있다.
강철을 덧댄 방패를 켜켜이 쌓아 자연스레 토성을 올린다. 그리고 성벽과 토성을 연결하여 단숨에 치고 올라가는 것이다.
“그냥 내가 좀 고생을 하면 안 되나?”
“이번 기회에 병사들에게 실전을 쌓으라고 독려를 하는 거지. 그리고 피해도 최소화하고, 일석이조가 아니겠수?”
이것으로 전쟁의 방향은 결정되었다.
굴착기들을 동원한다는 것.
여기까지 굴착기를 가져오는 시간은 하루면 충분하다. 헌터 전용 차량이 있듯 트럭도 존재했다.
시속 200㎞로 달리는 트럭에 굴착기들을 실어 나른다면 내일 정도면 토성공사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럼 이제 역할을 분배하기로 했다.
“롬멜 경!”
“하명하십시오, 영주님.”
“경이 병사들을 지휘해서 기초공사를 하도록. 특히 안전에 유의하되, 방패로 적들의 화살을 방어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알겠습니다!”
“세근아, 네가 밖에 좀 다녀와야겠다.”
“굴착기는 몇 대나 빌려 올까?”
“한 다섯 대 정도면 되지 않을까?”
“흐흐흐. 다섯 대로 토성을 쌓으면 금방 끝나겠네.”
“그렇지. 한 3일이면 안 쌓겠냐?”
이것이 현대 장비의 힘이다.
마법을 파훼하는 데 사용할 수는 없겠지만, 그 장비들을 다른 곳에 동원하게 된다면 당연히 드워프들보다 뛰어날 수밖에 없다.
***
해가 저물고 있었다.
드워프 전사들이 순식간에 몰려들었다.
우선 1천의 병력을 성벽 위에 배치하였다. 하나같이 워해머로 무장을 하고 있었다. 공성전이 시작되면 인간들이 성벽을 타고 올라오는 족족 찍어 죽일 생각이었다.
그렇게 각오를 다지고 있는데 인간들이 움직이지 않는다.
거기에다 이상한 장비들까지 가지고 왔다.
“저게 뭐지?”
거대한 강철 덩어리 같은 물체가 마정석을 착용하였는지 자동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강철 덩어리들이 움직이며 흙을 파낸다.
“흙을 파내고 있소.”
“흙은 왜……?”
거기에 더하여 성벽 바로 앞에 방패가 점점 쌓여 가고 있었다.
분명 사정거리에는 닿는다.
문제는 화살을 아무리 날려도 방패를 뚫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방패들을 저렇게 켜켜이 쌓아 놓다니! 방법이 없나?”
“너무 단단합니다. 무슨 금속을 사용하였는지 절대 뚫을 수가 없습니다.”
“불은?”
“불화살도 써 봤습니다만, 강철로 만들어져 있는지라…….”
방패가 착착 쌓여 갔고 뒤쪽에서는 기계들이 공사를 했다.
우르카의 머릿속에서 천둥이 울렸다.
“저 미친놈들이 설마!”
“왜 그러십니까?”
“토성을 쌓고 있다!”
“……!”
참모들은 일제히 눈을 부릅떴다.
어디서 가져온 것인지 마법 기계를 사용하여 토성을 쌓아 올리고 있는 것이었다. 저 토성이 완성된다면 어찌 될까.
“저지해야 한다!”
“어떻게 저지를 합니까?”
언뜻 방법은 없어 보인다.
방패로 견고하게 쌓은 저 벽을 뚫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땅굴을 팝시다.”
“땅굴을?”
“저놈들이 기계를 동원하였지만 우리에게는 완력이 있소. 땅굴이라면 또 우리 전문이지.”
드워프들은 땅굴도 잘 판다.
광산을 개발하는 것이 거의 일상인 드워프들이었다.
광산을 개발하려면 땅굴을 파고 들어가야 하니 삽질 하나만큼은 기가 막히게 잘하는 그들이었다.
우르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렉, 자네가 책임지고 땅굴을 파도록.”
“알겠소, 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