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155)
〈 155화 〉 155 우리 지금 뭘 보고 있는 거야
* * *
1.
보스토벌전 3초컷의 실체.
이는 해응응의 고찰에서 비롯되었다.
‘염마왕 토벌전에서 확실히 느꼈어요. 보스토벌전은 길어질수록 얻을 수 있는 요력이 줄죠.’
반대로 보스토벌전을 빨리 끝낸다면.
보스가 자신의 요력을 다 쓰지도 못한다면.
그럼 역으로 보스가 지닌 대량의 요력을 잔뜩 흡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지 않을까.
놀랍다면 놀랍고
당연하다면 당연한 발상.
생각대로 결실을 맺는 일은 어느 분야에서든 쉬운 일이 아니다.
마음먹은 대로 무공을 펼칠 수 있다면 무림에는 수천 명의 천마가 천마신공을 펼치고 극한난이도 최고참 어르신이 여동빈을 이기는 기적이 진즉에 이루어지고도 남았다.
공상과 현실의 차이는 꿈꾸는 자에게 그 꿈을 이룰만한 능력이 있는 지로 결정된다.
거인 챔피언에게는 불행한 일이지만 그녀에게는 충분한 능력이 있었다.
‘거인들의 신체는 질리도록 분석했어요.’
어떤 식으로 살과 근육의 결을 갈라야하는지.
경락에 파고들어 혈도를 파괴하는 경로는 어디로 잡아야하는지.
어떤 무공이 이에 가장 적합한지를 분석하기 위한 생체실험마저도 이미 끝났다.
“작전대로 주군께서 나가는 즉시 지반을 무너뜨리는 것입니닷!”
여기에 천재책사 뚜따가 가세함으로서 보스토벌전 전용작전 까지 더해진다.
스토리모드가 끝나고 보스전이 시작되는 순간.
우르르르릉!
지반이 폭파되며
균형이 무너지고
자세가 불안정해지며
무방비하게 약점을 노출하는
거인 챔피언이 가장 취약해질 때에
묵언검객의 결전오의가 거인의 오른팔을 걸레짝처럼 터뜨리며 암경을 심장으로 주입했다.
근육과 뼈, 강화장기 사이를 교묘하게 파고들며 힘의 손실을 최소화한다.
심장까지 힘의 대부분을 보존한 채 파고든 기운이 터져나가자 거인의 심혈관이 터졌다.
[!!!]거대한 몸의 구석구석까지 피를 돌리게 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강인한 심장박동이 요구된다.
거센 심장박동이 찢어진 혈관에 압력을 가하는 순간 일어날 비극은 너무나도 당연했다.
[필드보스 거인 챔피언 토벌완료]거인의 강인한 심장박동은 돌이킬 수 없는 내상을 입은 시점에서 스스로를 죽이는 독이 되고야 말았다.
‘허망하네요. 저토록 거대한 몸을 지니고도 단숨에 죽어버리는 생명이라는 건.’
만일 거인이 무림인이었다면 이렇게까지 간단히 결착이 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모든 무림인은 극쾌의 무공에 대비한 구명절초를 하나쯤은 지니고 있다.
호신강기를 펼쳐 막거나,
나려타곤으로 몸을 굴러 회피하거나.
몸에 새긴 무공은 사고속도보다 빠른 척수반사로 기습에 대응한다.
무공을 익혔다면 심장으로 파고드는 암경에 당하더라도 이렇게까지 순순히 당해주지는 않았을 것이다.
내부에서 기를 격돌시켜 심장이 아닌 팔 한쪽을 잃는 선에서 그쳤을 수도 있다.
더욱 빠르게 점혈을 해서 기의 폭발을 팔꿈치 이전에서 끝낼 수도 있다.
하지만 거인은 무공을 익히지 않았다.
아니, 익힐 필요조차 없었다.
‘저 거인은 충분히 강했겠죠. 무공 따위가 없이 타고난 신체만으로도.’
그렇기에 거인에게는 몸에 새기는 무공도.
만에 하나에 대비할 구명절초도 없었다.
그것이 이번 3초 컷의 비결.
와
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스가 아이스크림이었냐고
당신 뭐야!
보스 한 방 컷 실화냐?
엄마 난 커서 묵언검객이 될래요!
당장 각성자학원 등록하러 간다
작업장알바로 번 돈으로 에픽판타지 장비를 맞출 게 아니라 각성자학원을 다녀야했었어ㅅㅂ
이게 C급 각성자의 진심모드?
현역 A급 각성자인데 묵언검객 이길 자신 없다
와 진짜 너무 무섭다;
저 인간이 스트리머 대회 나가면 최상위권에서도 양학하는 괴물이 하나 더 늘어나잖아;
제발 대회 출전하지마 제발 대회 출전하지마 제발 대회 출전하지마!
왜 우리 묵언검객 기를 죽이고 그래욧? 뒤지실래요?
ㅋㅋㅋ
그스그청
시청자도 개깡패네
열렬한 환호를 맞이하며 자아도취에 빠질 법도 하건만.
해응응은 일말의 흔들림도 없이 죽은 거인의 심장에 검을 꽂고는 심장과 함께 터진 요력석의 파편들로부터 요력흡수를 시작했다.
‘백목귀 때보다 요력이 증발하는 속도가 극도로 빨라요.’
요괴 본인이 직접 요력을 옮긴 것도 아니고
요력석이 온전한 형태를 이룬 것도 아니며
요력의 주인이 살아있는 것마저도 아니다.
‘이번 흡수는 시간싸움이에요.’
대상을 살해하는 것만으로도 대상이 지닌 요력의 일부를 흡수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방식으로 얻을 수 있는 요력은 전체량에 비하면 지극히 미량.
‘보스토벌보다도 훨씬 더 위험한 다리를 건너게 생겼군요.’
파편화된 심장과 요력석으로부터 흡수하는 요력.
그 성질은 극도로 거칠며 날카롭다.
가시가 난 것처럼 오돌토돌한 기를 흡수하며
근맥 전체가 쿡쿡 쑤시는 감각.
조금만 조절에 실수하거나 기의 순환속도를 제어하지 못하면 기맥이 찢어지는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위험한 고비.
안전을 도모하려면 기의 대부분은 버리고 미량의 기운만을 천천히 흡수해야 한다.
‘족히 3개월 치의 내공은 얻을 수 있겠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한 성과다.
내공의 볼모지인 현대지구에서는 이룰 수 없는 기적 같은 결실이다.
‘하지만 20년 내공에 미치지 못하는 결실이라면, 그런 기적은 아무런 의미도 없어요.’
그러니 위험을 감수한다.
안전이 장담되는 요력포집량을 훌쩍 뛰어넘어
팔이 부르르 떨리고
몸속에 천둥이 치는 것처럼
포악한 요력이 질주하는 위험을 부담한다.
‘한 번의 실수도 허락해서는 안 돼요.’
기맥 전체에 얇은 내공을 코팅하듯이 두르고 기막이 찢어지지 않는 선에서 포집한 요력의 체내 순환속도를 높인다.
한 바퀴.
두 바퀴.
회전이 요력에 돋아난 가시를 떼어내고
억지로 길을 들이며 정순한 기를 추축하며
순도 높은 정순한 내공을 분류한다.
‘이조차도 부족해요.’
1갑자 60년의 요력을 정제하여 8년 공력을 뽑아내었던 이전과 달리.
이번에 그녀가 포집한 요력은 불과 30년.
그마저도 기의 불안전성이 백목귀 때보다 극도로 심각하다.
60년 요력에서 8년 내공을 모았다면
30년 요력에서는 4년 내공을 모은다.
그런 얄팍한 계산은 통하지 않는다.
기의 성질이 거칠어진 만큼
덜어낼 양도 더욱 커지기에.
그녀가 흡수할 수 있는 내공은 고작 반.
2년 내공에 불과하다.
14의 공력이 16의 공력으로 상승한다.
그것도 대단하기는 하다.
하지만 만족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아영이의 자궁문신을 안정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해 필요한 공력은 20. 정석적인 방법을 고집할 때가 아니에요.’
또 묵념이야?
묵념검객은 진짜 국룰이네
아니 이거 그거 같은데?? 백목귀 잡을 때 그거
명상?
ㅇㅇ
누가 감각링크 좀 들어가봐
묵언검객 감각링크는 좀 무서운데;
니가 들어가
후유증 개오지는 인간이라서 함부로 들어가기도 무서움;
시청자들이 간을 보며 망설이는 사이.
해응응은 더욱 위험한 고비에 도전했다.
‘기를 정제하는 방법이 정석적인 운기조식 하나만 있는 건 아니죠.’
어떻게든 정제만 할 수 있다면 몸 전체로 기를 주천시키는 일은 하지 않아도 된다.
안정적인 운기가 아닌
혈도를 비틀고 개폐하며
좁은 경로 내에서 반복적으로 기를 돌리는
정제속도를 급격히 끌어올리는 심법.
내상을 각오한 과감한 결단에
대량의 요력이 급속도로 오른쪽 팔의 닫힌 고리 속을 순환한다.
??
?
왜 코피?
먼가 잘못 되고 있는 거 아님?
설마 지금 마나연공법 돌리는 중임?
요괴들 요력을 흡수하는 거야?
그게 돼?
절대 안 됨 이미 에픽판타지 랭커들이 시도해본 적 있는데 감수해야 할 위험에 비해서 얻을 수 있는 양이 너무 적음
근데 지금 하고 있잖아
우리 방장님이 주화입마 따위 올 테면 오라고 노빠구 직진 박는 13남자라서 그래요
진짜 남자로 태어났으면 대장군감ㄷㄷ
말려야 하는 거 아님? 코피까지 났잖아
와씨 의복 아래로 오른팔 꿈틀거리는 모습 진짜 기괴하네
아무것도 모르는 이들이 겉으로 보기에도 심상치 않은 운기행공.
급기야 굳게 다문 입술 사이에서도 한 줄기 피가 새어나왔다.
‘근맥이 상하는 건 막았어요. 기의 운행이 거칠어서 혈관이 압박을 당하고 있지만, 파열까지 이어지지도 않았죠.’
그녀의 몸에 가해지는 충격이라고 해도 기껏해야 기의 불균형에서 비롯된 압력에 신경 말단의 일부가 터지는 애교 수준.
그녀가 행하고 있는 운기행공의 위험성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화아악!
일시적으로 두 배 가까이 부풀어 올랐던 팔이 환한 빛과 함께 본래의 형체를 되찾았다.
‘해냈군요.’
고집스럽게 날뛰던 기의 고삐를 붙잡고 단숨에 체내로 거두는 일에 성공했다.
14년 공력에서 19년 공력으로 껑충 뛰어오른 내공.
고작 2년에 그쳤을 내공흡수량이 2.5배에 달하는 5년 내공증진으로 이어졌다.
목표로 했던 20년 공력에는 한 발자국 부족한 내공이지만 문제는 없다.
“괘, 괜찮으십니까?”
바람 한 점 불지 않는 곳에서 홀로 무사복을 펄럭거리며 잔여요력을 분출하는 묵언검객.
‘불순물은 이쯤에서 배출하는 편이 낫겠죠.’
정제하고 남은 요력을 자연스레 전신으로 분출하는 그녀에게서는 요력 특유의 요사한 기운이 줄기줄기 뿜어져 나왔다.
새어나오는 기를 몰살검이 받아먹으며 웅웅 울려대지만 그조차도 모든 기운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새어넘치는 양이 더욱 많았다.
펄럭!
스스스스스
요사하다 못해 귀기어린 기세를 뿜어내는 묵언검객의 주변에서 병귀들이 좌우로 밀려나며 우르르 쓰러졌다.
“왜, 왜! 왜 갑자기 저한테 오시는 겁니까!”
점점 인간을 벗어나는 기세에 너무 놀란 나머지 입을 절며 덜덜 떠는 짐꾼.
그런 그의 뒷덜미를 묵언검객이 붙잡아 들어 올리니 애처로운 비명이 끊이질 않았다.
‘아이고, 기어이 이 요괴 같은 여자가 본색을 드러냈구나!’
인간인 척 행세하던 저 여자가 당장 얼굴보다 커다랗게 입을 쩍 벌리며 자신을 산채로 씹어 먹는 꼴을 상상하며 겁에 질린 겁쟁이반요.
지금만큼은 병귀들도, 두더지인간들도 그의 반응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누구라도 지금의 묵언검객에게 뒷덜미를 잡히는 두려운 경험은 겪고 싶지 않았으니까.
“엄마야!”
따끔한 고통에 겁쟁이반요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비명을 질렀지만, 각오했던 산 채로 씹어 먹히는 고통은 일절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의 목적은 맛도 없는 반요가 아니라 그가 등에 짊어졌던 배낭 속 요력석이었으니.
풀어헤쳐진 배낭과 함께 지면에 내던져진 짐꾼은 엉금엉금 바닥을 기며 조금이라도 묵언검객에게서 멀어지고자 안간힘을 썼다.
우리 지금 뭘 보고 있는 거야?
마왕강림?
반요곡 최후의 날?
뭐가 됐든 정상은 아니야.
방송을 보는 모두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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