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559)
〈 559화 〉 559 스테이지 목표
* * *
1.
파국 직전에 구원당한 무리는 어떻게 되는가.
장도현과 각성자연합이 정답을 보여주었다.
“뒤지도록 숨 막혀. 나 강제로그아웃 당하면 사인은 분위기에 숨 막혀서 질식사인 줄 알아라.”
분위기에 짓눌려서 압사는 아니고?
ㄹㅇㅋㅋ
질식사든 압사든 관심 없으니 어케 좀 해보셈ㅋㅋ;
가끔 생리라도 오는지 길드장의 기분이 굉장히 안 좋은 날이면 진땀을 뻘뻘 흘리곤 하는데, 그때도 이 정도로 힘들진 않았던 것 같았다.
“저놈들은 당신들이 오기 전까지 목숨 걸고 모두를 지켰던 저를 토사구팽 하려던 배은망덕한 쓰레기들입니다. 도울 가치도 없습니다.”
“도현오빠가 우리 모두를 도운 건 사실이지만 오빠의 능력은 연비가 좋지 않아요. 그쪽 식량도 다 털리고 나면 우리랑 같은 후회를 할 걸요?”
“후회? 진즉에 날 배신하고 죽여서 식량을 아끼지 못했다고 말이냐?”
“그래요! 솔직히 오빠도 양심이 있으면 20인분 음식을 혼자 먹고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저라면 그렇게 사느니 그냥 자살했을 거예요!”
“그럴 필요 없다. 그냥 내 손으로 널 죽여줄 테니까!”
“꺄아악!”
잠깐 눈만 떼어도 요지경이다.
진짜 개판이 났다.
“야, 야. 저거 말려!”
“오옷…! 이 녀석, 힘이 장난 아닙니다.”
“점혈이라도 좀 해봐.”
“해봤는데 하나도 안 먹혀!”
“근육이 완전 철벽이잖아?”
“이게 먹은 음식 다 떨어져서 지친 상태의 파워라면 배 채우고는 얼마나 강해지는 거야?”
무림인들은 진저리를 쳤다.
어디까지 강해질 수 있을지 강함의 끝이 상상조차도 되지 않았다.
‘과연 최종보스가 될 남자답군.’
민우성은 빠르게 내막을 파악했다.
이 남자가 폭주함으로써 모두가 두려워하던 헤비쿠커 최종보스전이 탄생한다.
60시간을 공략해도 공략진척도가 고작 10%에 불과한 미친 보스전이.
‘그마저도 정석적인 공략은 아니겠지. 폭식능력자를 한계까지 먹여서 과식으로 죽이는 작전이.’
폭식능력자가 힘을 쓰거든 아무리 칼로리를 많이 쌓아도 한 순간에 힘을 다 써버릴지도 모른다.
만일 칼로리를 채우는 것과 비우는 것이 동시에 일어난다면 60시간의 10배인 600시간으로도 모자라 6000시간의 초장기전 공략이 될지도 모른다.
당연히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그딴 것과 싸우는 것이 정사루트라면 히든루트 공략이 정답이 맞겠지.
그렇다면 누구의 편을 들어야할까.
폭식능력자 장도현?
나머지 각성자연합?
‘다 필요 없다. 길드장님이라면 어떻게 할지만 생각해라.’
민우성은 생각을 줄였다.
그는 답안지를 알고 있다.
언제나 답을 보여주며 자신의 뒤를 따라올 이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는 자.
정상급 스트리머 묵언검객.
해남파 장문인 해응응.
무림비망록의 귀환자.
그녀는 강자와의 싸움을 갈망하지만 스트리머계에서도 자신과 같은 존재가 나타나기만을 바라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그래, 그녀가 기다리고 있다.
우지우와 자신이 성장하는 것을.
물론 저 하찮은 우지우 녀석에게 기대를 하고 있을 리 없으니 정확히는 민우성 그에게만!
‘쉬운 길은 그냥 여기서 저 위험한 녀석을 죽이는 것이 제일이지.’
보통 사람이 히든루트에 들어왔다면 그런 식으로 미래의 사고를 방지하려 들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묵언검객의 방식이 아니었다.
‘길드장님이라면 무조건 수하로 만든다.’
이것이 정답.
그러니 손을 내밀었다.
“걱정 마십시오, 장도현씨. 우리는 당신을 해치거나 굶어죽일 생각이 없습니다. 우리 호위대에 참여하신다면 역으로 충분한 양의 식량을 드리죠.”
“정말이냐?”
“정말입니다. 우리는 연합군의 지시를 어겨서라도 당신들을 구출하러 이곳까지 찾아온 민간인들입니다. 아귀가 들끓는 남극대륙을 가로질러서요.”
이렇게까지 말했는데도 신용이 들지 않으면 그건 사람을 절대로 믿지 않는 꼴통이지.
“…믿겠다. 당신들은 착한 사람이군.”
장도현은 눈앞의 각성자연합을 가리켰다.
“그럼 날 죽이려고 했던 이 배은망덕한 것들은 어떡할 생각이지?”
그러게 말이다.
이것들은 죽여야 하나?
못할 것도 없지만 여기는 좀 헷갈리는데.
길드장님은 때로는 죽이기도 하고, 때로는 아군으로 거두기도 했다.
그것을 가르는 기준에는 사람을 해치려 들었는가, 해치려 든 이유에 정당함이 있는가 따위가 포함된 걸로 기억한다.
은혜를 모르는 정신상태는 배은망덕하지만 적진 한복판에서 모두가 굶어죽을 위기면 누구라도 나쁜 녀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우리도 어쩔 수 없었어요.”
“한 번만 용서해주시게.”
힘이 있음에도 공격하지 않고 자비를 구걸한다.
험난한 전장을 넘나든 것 치고는 온건한 반응이다.
본질부터 나쁜 놈들은 아니라는 뜻이다.
어쩌면 그저 겁쟁이들일지도 모르고.
망설이는 민우성 대신 우지우가 뒤에서 외쳤다.
“큰일 났어요!”
“무슨 일입니까?”
“무전기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오는데, 이거 들어봐야 겠어요!”
무전을 든 민우성은 올 것이 왔다고 생각했다.
치직. 여기는 세종기지 베이스캠프. 각성자연합과 접촉한 기네스북 거대요리 전문가팀에 알립니다. 지금 즉시 각성자연합을 사살하십시오.
“당신들 미친 거 아니야? 얘들은 멀쩡한 사람이라고. 아귀들이랑 며칠이나 싸운 사람들한테 그게 할 소리야?”
각성자연합은 극도로 위험합니다. 현재 112개국에서 출입금지 및 수배령이 내려진 인물들로 발견 즉시 신고 혹은 사살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우지우가 민우성한테 물었다.
“얘들이 사람도 죽였어?”
“아니야! 우린 아귀만 죽였다고!”
“도현오빠 말이 맞아요. 우리가 추한 모습을 보이긴 했어도 전부 정부에서 등을 떠민 대로 시키는 일을 했을 뿐이라고요!”
“그런 것치곤 이것저것 탐한 게 많은 것 같은데? 지원금이라거나, 연금이라거나.”
“그걸 당신이 어떻게 알지? 민간인들은 우리 상황을 전혀 알지 못하고 우리는 그런 사정까지 알려준 기억은 없는데.”
장도현은 컷씬을 통해 정보를 습득한 우지우의 발언에서 모순을 짚어내었다.
각성자연합의 눈에도 의심과 공포가 공존하기 시작하더니 주춤주춤 다들 뒷걸음질을 쳤다.
괜히 민우성처럼 멋진 모습을 보이고 싶어서 나섰다가 일을 더 어렵게 만든 우지우에게 민우성이 뒤로 빠져있으라고 눈으로 욕했다.
“불필요한 오해가 생긴 것 같은데 상황은 제가 정리하도록 하죠.”
민우성은 우선 무전을 들었다.
“이쪽 상황은 위성으로 관측하고 있습니까?”
GPS 발신신호로 위치만 파악하고 있습니다.
“손목에 차고들 계시는 일괄지급 된 스크린폰 말이군요.”
여러분에게 충분한 전투수행능력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동부방면 남극기지들에서는 연락이 없습니까?”
구조요청은 들어오고 있지만 저희로서는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무전을 끊었다.
더 이상은 들을 말도, 들을 가치도 없다.
“모두들 손목에 찬 스크린폰을 벗으십시오. 그 시계는 여러분의 위치를 알리며 항공표적이 될 수 있는 과녁표입니다.”
“어째서 우리를 도왔지? 수많은 나라들이 각성자인 우리를 죽이지 못해서 안달인데. 같은 신세가 되고 싶은 건가?”
“우리도 당신들과 비슷한 일을 겪었기 때문입니다.”
무림인은 각성자 출신이 많다.
당장 민우성부터가 그런 인물이었다.
“과연… 기네스북 거대요리 전문가들도 국가의 눈에 찍힌 것은 마찬가지라는 건가.”
장도현은 무언가 다른 방향으로 이해를 했지만.
아무튼 이제는 동료가 된 처지.
서로를 보는 눈에 더 이상 긴장과 경계, 두려움이 오가는 일은 없었다.
“잠깐만요! 스크린폰에 현장상황이나 상부와의 연락을 녹화하거나 녹음한 파일들이 잔뜩 있어요.”
“저희한테 전송하십시오.”
파일을 모두 옮기고 스크린폰을 부쉈다.
“이제 어떡할 거지?”
“동부방면 남극기지들의 구출을 개시합시다.”
“우리도 힘든 처지에?”
“남극을 벗어나려면 배나 항공기 둘 중 하나는 있어야 합니다. 과학자들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그 방면 국가들은 구조에 나설 수밖에 없습니다.”
“과연. 모든 국가가 우리들의 적은 아니라는 건가.”
동부기지로의 대이동이 개시되었다.
2.
방송을 본 팽휘룡은 마음이 급해졌다.
“저놈들, 보통 영리한 것이 아니군.”
험난한 무림세계를 극복하고 귀환에 성공한 팽휘룡은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민우성과 우지우는 에 도달했음을.
1. 인근 과학자들이 탈출할 때까지 기지로 몰려드는 아귀 웨이브를 막는다.(?시간)
2. 아귀들의 만족도 평균점수가 일정점수 이상(4.0)을 기록한다.
3. 민간인 구조를 일정인원 이상 달성한다.(1000명 이상)
스테이지 목표.
그 내용은 기지로 몰려오는 아귀들을 막고 민간인을 구조하며 아귀들의 만족도 점수를 일정점수 이상 달성할 것만을 요구하고 있다.
작전을 수행할 장소가 서북부방면의 남극기지인지, 동부방면 남극기지인지는 처음부터 알려주지 않았던 것이다.
“만일 연합군의 지시를 따랐더라도 미션은 성공했겠지만 그건 잘못된 루트로 진입하는 ‘함정루트’였겠지. 랭커 녀석들도 게임을 잘못 이해하고 있었군.”
하긴 멀티모드가 출시되기 전의 헤비쿠커는 플레이어 혼자서 전장에 영향을 미쳐야 했다.
난이도야 하향되었을지라도 어지간히 대단한 플레이어가 아닌 이상에야 전선 전체에 미칠 영향력은 훨씬 적었을 터.
유의미한 구출을 위해서는 이번 스테이지에 도달하기 전까지 기네스북 거대요리 전문가들 사이에서 수준급의 실력과 지휘력을 얻어야만 했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그만한 다재다능한 플레이어가 없었기에 잘못된 루트의 공략만이 이루어졌군.”
해남파의 방송을 보고 느꼈던 예감이 맞았다.
헤비쿠커는 망겜이 아니다.
어쩌면 이 게임도 갓겜이 될 수 있다.
해남파의 해응응.
무림인으로서도 정상을 넘보던 그 여자는 일찍이 그 사실을 깨닫고 해남파의 저력과 안목을 증명하고자 이 방송을 주도한 것이다.
하지만 눈치 챘다.
한 발 뒤처지긴 했어도 하북팽가는 이 경쟁의 끄트머리에 올라섰다.
추격하기엔 아직 늦지 않았다.
“플레이어 전원에게 소집령을 내려라. 이 이상 놈들이 공략진도를 내게 두었다가는 손 쓸 새도 없이 최초공략을 빼앗기게 된다!”
두 거대문파의 공략경쟁이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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